돌봄통합지원법 시행 앞두고 노인 중심 예산 구조 비판…
2027년 인건비 384억·인프라 1조 1310억 요구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이하 한국장총)이 노인·장애인·시민사회 단체와 연대해 ‘돌봄 재정 획기적 확대 공동행동’을 결성하고, 정부와 국회에 실질적인 돌봄 예산 편성을 요구하고 나섰다.
한국장총은 지난 18일 기자회견에 참여해 오는 3월 27일 전국 시행을 앞둔 ‘돌봄통합지원법’이 장애인의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역사회 통합돌봄의 취지는 긍정적이지만, 현행 예산 구조가 노인 중심으로 설계돼 있어 장애인의 필요는 여전히 주변부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다.
한국장총은 현행 통합돌봄 체계의 구조적 문제로 세 가지를 꼽았다. 첫째, 장애 특성 반영 미흡이다. 장애인은 단순 돌봄을 넘어 자립, 이동, 의사소통, 보조기기 지원, 주거환경 개선 등 광범위한 지원이 필요하지만 노인 중심의 예산 구조에서는 이러한 수요가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둘째, 지역 간 격차 심화다. 전문 인력과 고가 보조기기가 필수적인 장애인 서비스 특성상, 재정 여력이 부족한 지자체는 서비스 제공을 기피하고 있다. 실제로 최중증 장애인 활동지원조차 지자체당 10명 내외로 제한되는 등, ‘필요’가 아닌 ‘예산 범위’에 맞춘 협소한 운영이 계속되고 있다. 셋째, 단기 사업 중심 구조의 한계다. 장애 관련 예산 대부분이 1~3년 단위 시범사업 형태로 편성돼 있어, 생애 전반에 걸친 장기적 돌봄 필요에 안정적으로 대응하기 어렵고 인력 고용의 연속성도 확보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에 한국장총은 장애인 전용 통합돌봄 예산 항목 신설과 예방 중심 재정 구조로의 전환을 요구했다. 특히 중증으로 악화된 이후 지원하는 현행 방식보다, 조기 개입·건강관리·주거 안정 등 예방적 서비스에 우선 투자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의료비와 시설비를 절감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예산 요구안도 제시됐다. 참여 단체들은 2027년 통합돌봄 인건비 지원 예산으로 384억 원을 요구했다. 이는 2026년 예산 192억 원 대비 두 배 수준으로, 팀제 도입을 고려한 최소 증액 규모다. 돌봄 인프라 구축 예산은 총 1조 1310억 원 규모로 제안했다. 주야간보호·방문요양·단기보호·재택의료·방문재활 제공기관과 보건소·보건지소·보건진료소, 통합돌봄 복합시설 조성 등을 포함하며, 시군구 단위 30억 원, 시도 단위 300억 원 수준의 재정 투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번 공동행동에는 재단법인 돌봄과미래 등 53개 단체가 참여했다. 이들은 이번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돌봄 중장기 계획 수립과 정책 반영을 위한 공동 대응을 이어갈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