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예지 의원 “장애인 건강권, 치료 넘어 학습의 영역으로 전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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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교육 중심 정책 방향 제시 긍정적 평가
“현장 체감 높일 전달체계 보완 과제도 남아”

<사진=김예지의원실 제공>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예지 의원이 장애인 건강권 정책의 방향을 기존 의료서비스 확대 중심에서 교육과 예방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제기해 주목받고 있다. 장애인의 건강 문제를 단순한 치료의 영역이 아니라 ‘건강을 배우고 형성하는 과정’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장애인 건강정책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예지 의원은 8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제8차 장애인 건강정책 개선 릴레이 간담회–장애인 건강권 교육, 나아가야 할 방향은?’을 통해 장애인 건강권 교육 체계의 현황과 개선 과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이번 간담회는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한국장애인보건의료협의회와 공동으로 개최됐다.

간담회에서는 장애인건강권법 제13조와 제14조를 근거로 추진 중인 장애인 건강교육의 실태가 공유됐다. 특히 보건복지부의 2023 장애인 실태조사에서 지역사회 내 건강교육 및 건강교실 경험률이 1.5%에 불과하다는 점이 언급되면서 현재의 건강권 정책이 실제 현장까지 충분히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 의원은 그동안 장애인 건강권 논의가 병원 접근성과 의료서비스 공급 확대에 집중돼 왔다면 앞으로는 장애인이 건강정보를 이해하고 스스로 건강을 관리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는 방향으로 정책이 전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치료를 제공하는 수준을 넘어 장애인이 예방·관리 중심의 건강체계를 경험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특히 김 의원은 의료현장의 구조적 문제를 바꾸기 위해서는 예비 보건의료인 교육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의학·치의학·간호학 등 보건의료 분야 학생들이 교육 과정에서 장애에 대한 이해를 충분히 갖추지 못할 경우 현재의 비장애 중심 의료시스템 역시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는 장애인 건강권 문제를 단순한 복지 정책이 아니라 의료 인력 양성과 교육 정책의 문제로까지 확장해 접근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발제를 맡은 조주희 교수 역시 “건강은 치료가 아니라 학습의 과정”이라고 강조하며 교육–의료–복지를 연계한 건강권 교육 모델을 제시했다. 예비 보건의료인과 예비교사 참여 사례를 소개하면서 장애 이해 교육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자문위원들도 장애인 건강권 교육을 선택적 프로그램이 아닌 보편적 필수교육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특히 장애인의 건강정보 이해 능력을 높이는 것은 물론 활동지원사, 요양보호사, 복지기관 종사자 등 일상 돌봄을 담당하는 전달체계 인력까지 교육 대상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간담회는 장애인 건강권 정책의 패러다임 변화를 시도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기존 정책이 의료기관과 재활서비스 중심이었다면 이번 논의는 장애인이 지역사회 안에서 지속적으로 건강을 관리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췄기 때문이다. 특히 건강권 문제를 ‘치료받을 권리’에서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배우는 권리’까지 확장해 해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다만 현실적인 과제도 남아 있다. 전국 17개 지역장애인보건의료센터에서 다양한 건강권 교육이 운영되고 있지만 실제 장애인 당사자의 체감도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지역 간 인프라 차이와 중증·발달장애인의 접근성 문제, 교육 참여 지원체계 부족 등은 앞으로 추가 점검이 필요한 부분으로 꼽힌다.

또 교육 확대만으로 의료현장의 구조적 차별이 모두 해소되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장애인 편의시설 부족과 의사소통 지원 미비, 짧은 진료시간 문제 등 물리적·제도적 환경 개선 역시 함께 추진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이번 간담회는 장애인 건강권 정책이 단순한 의료 지원을 넘어 예방과 교육 중심으로 확장될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시도로 평가된다. 김예지 의원이 밝힌 것처럼 건강권 교육이 일회성 사업에 그치지 않고 안정적인 제도로 정착할 수 있을지 향후 국회의 입법 논의와 정부의 후속 정책이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