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광주·울산·세종·충남·전남 추가 공모 실시
행동치료·전문진료·가족지원까지 통합체계 확대

보건복지부가 전국 단위의 ‘발달장애인 거점병원·행동발달증진센터’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의료 접근의 어려움과 행동 문제로 인해 적절한 치료를 받기 어려웠던 발달장애인을 위한 전문 의료체계를 전국적으로 구축하겠다는 취지다.
복지부는 오는 18일부터 광주광역시, 울산광역시, 세종특별자치시, 충청남도, 전라남도 등 현재 미지정 상태인 5개 시·도를 대상으로 ‘발달장애인 거점병원·행동발달증진센터’ 추가 지정 공모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지정 대상은 해당 지역 소재 종합병원이며, 지정 기간은 3년이다. 올해 사업 예산은 인건비와 사업비 등을 포함해 기관당 3억8800만원 규모다.
발달장애인 거점병원 제도는 발달장애인의 특성과 의료 환경을 고려한 전문 진료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도입됐다. 일반 병원 이용 과정에서 의사소통의 어려움, 낯선 환경에 대한 불안, 감각 과민 등으로 진료 자체를 포기하는 사례가 많았던 현실을 개선하기 위한 정책이다.
특히 자해·공격 행동 등 중증 행동 문제를 동반하는 경우 일반 의료기관에서 적절한 대응이 어려워 보호자들이 큰 부담을 떠안아야 했다는 점에서 전문 치료기관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에 따라 정부는 종합병원급 의료기관을 ‘발달장애인 거점병원’으로 지정하고, 병원 내 ‘행동발달증진센터’를 함께 운영하는 방식으로 지원체계를 구축해왔다. 거점병원은 발달장애인의 질환 치료와 장애 특성을 고려한 진료를 담당하며, 행동발달증진센터는 행동치료와 보호자·종사자 교육 등을 수행한다.
현재 서울, 경기, 부산, 강원, 충북, 전북 등 일부 지역에서는 이미 거점병원이 운영되고 있지만, 여전히 일부 권역은 전문 의료기관 공백 상태가 이어져 왔다. 이번 추가 공모는 이러한 지역 격차를 줄이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복지부는 올해부터 지정 기준도 일부 완화했다. 기존에는 소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를 반드시 확보해야 했지만, 올해부터는 불가피한 경우 일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로도 운영이 가능하도록 했다. 현장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돼 온 전문 인력 부족 문제를 고려한 조치다.
신청 기관은 발달장애인 진료 전문의 3명 이상과 발달장애 치료인력 5명 이상을 확보해야 하며, 문제행동 치료를 위한 입원 병상과 연평균 100명 이상의 진료 실적도 갖춰야 한다. 행동발달증진센터 역시 전문 인력과 안전시설, 관찰시설 등을 별도로 마련해야 한다.
정부는 이번 확대 정책을 단순한 의료기관 지정에 그치지 않고 ‘장애친화 의료체계’ 구축의 출발점으로 보고 있다. 복지부가 최근 발표한 ‘제1차 장애인 건강보건관리 종합계획(2026~2030년)’에는 장애친화 산부인과, 장애인 건강검진기관, 발달장애인 거점병원을 시·도별 1개소 이상 확충하고, 장기적으로는 이를 통합한 ‘장애친화병원(가칭)’ 체계로 확대하는 방안도 담겼다.
다만 전문가들은 양적 확대와 함께 실질적인 운영 역량 확보가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발달장애 진료는 일반 진료보다 긴 시간과 높은 전문성이 요구되지만 관련 인력은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특히 성인 발달장애인의 정신건강 문제를 전문적으로 다룰 수 있는 의료진 확보는 전국적으로도 쉽지 않은 과제로 꼽힌다.
또한 일부에서는 현재 제도가 자해·공격 행동 중심의 위기 대응에 집중돼 있다는 점도 한계로 지적한다. 예방적 건강관리와 치과·내과·응급의료 등 전반적인 장애친화 진료 확대까지 이어져야 실질적인 의료 접근권 보장이 가능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럼에도 이번 추가 공모는 발달장애인의 의료 사각지대를 줄이기 위한 국가 차원의 의료지원 체계가 본격적으로 전국 단위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