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미디어재단이 오는 24일부터 25일까지 부산시청자미디어센터에서 ‘제20회 장애인미디어축제’를 개최한다.
장애인미디어축제는 장애인의 미디어 접근권과 표현권 확대를 목적으로 2006년 시작된 행사로, 올해 20회를 맞았다. 이번 축제는 ‘경계 없는 미디어, 하나된 우리’를 주제로 진행된다.
행사에는 부산장애인총연합회, 부산척수장애인협회, 부산장애인청년연합회 등 부산지역 17개 장애인단체가 참여한다. 장애인단체 관계자와 회원 120여 명을 비롯해 유관기관 관계자와 시민 등 약 500명이 행사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축제 기간 동안 체험·전시·상영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부산시청자미디어센터 1층 미디어체험관과 로비에서 진행되는 ‘장미마당’에서는 ‘어둠속의 영화관’과 ‘소리로 읽는 미술’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어둠속의 영화관’은 암실 환경에서 시각장애인 로드마스터의 안내를 받으며 영화관 이용 과정을 체험하는 프로그램이다. ‘소리로 읽는 미술’은 발달장애 예술인의 작품을 전시하고 음성해설 서비스를 함께 제공한다.
‘장미극장’에서는 지역 대학생들이 제작한 장애 인식 개선 콘텐츠와 배리어프리 영화가 상영된다. 장애 관련 콘텐츠 3편과 배리어프리 단편영화 2편이 공개되며, 개막작으로 배리어프리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상영될 예정이다.
장애인표준사업장 생산품을 소개하고 판매하는 라이브커머스 프로그램 ‘장미라이브’도 운영된다.
개막식에서는 발달장애 청년들로 구성된 뮤지컬 극단 ‘하이파이브 친구들’의 공연이 진행된다.
부산광역시와 유관기관 관계자들은 행사에 참석해 장애인 미디어 권익 증진과 포용적 미디어 환경 조성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최철호 시청자미디어재단 이사장은 “장애인미디어축제는 지난 20년간 장애인의 미디어 참여와 표현의 가치를 사회와 함께 나누어 온 소중한 축제”라며 “앞으로도 시청자미디어재단은 장애 여부와 관계없이 누구나 미디어를 통해 자신의 목소리를 표현하고 소통할 수 있는 포용적 미디어 환경 조성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행사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과 체험 프로그램 신청 방법은 부산시청자미디어센터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넷플릭스, 다운증후군 아들과 아버지 이야기 담은 ‘컬러북’ 공개
흑백 화면 속 애틀랜타를 걷는 父子…당사자 배우 캐스팅으로 화제
아내를 먼저 떠나보낸 아버지와 다운증후군이 있는 아들이 함께 야구장을 향해 걷는다. 애틀랜타의 거리를 흑백 화면으로 담아낸 영화 ‘컬러 북’이 최근 넷플릭스에서 공개됐다.
데이비드 포춘 감독이 쓰고 연출한 이 영화는 아들을 혼자 키우게 된 홀아비 럭키(윌 캐틀렛)가 다운증후군이 있는 아들 메이슨(제레미아 다니엘스)과 함께 처음으로 야구 경기에 가는 하루를 따라간다. 두 사람이 그 하루 동안 겪는 좌절과 작은 기쁨 속에서, 영화는 가족이란 무엇인지, 돌봄이란 무엇인지를 조용히 묻는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캐스팅이다. 메이슨 역을 맡은 제레미아 다니엘스는 실제로 다운증후군이 있으며, 이 영화가 그의 스크린 데뷔작이다. 장애 당사자를 주연으로 세운 선택은 영화에 특별한 진정성을 부여한다는 평을 받고 있다.
포춘 감독은 2023년 AT&T 언톨드 스토리 어워드에서 100만 달러의 제작 지원금을 받아 이 영화를 완성했다. 장벽이 높은 독립영화 제작 환경에서 장애인 서사를 중심에 놓은 작품이 대형 지원을 받아낸 사례로도 주목된다.
영화는 2024년 트라이베카 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된 뒤 오스틴·도빌·시카고·덴버 영화제에서 잇달아 상을 받았다. 시카고 국제 영화제에서는 미국 독립영화 관객상을 수상하며 대중적 반응도 확인했다. 현재 뉴욕·로스앤젤레스·애틀랜타 일부 극장에서도 동시 상영 중이다.
포춘 감독은 “사랑과 가족, 그리고 우리가 뿌리를 둔 공동체에 대한 이야기”라고 소개하면서 “전 세계 시청자들이 이 캐릭터들과 진짜 방식으로 연결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장애를 가진 당사자의 목소리와 얼굴을 스크린 위에 올리려는 움직임은 최근 영미권 영화·드라마에서 이어지고 있다. ‘컬러 북’은 그 흐름 속에서, 화려하지 않지만 묵직한 방식으로 자기 자리를 만들어가고 있다.
장애예술인 창작물 우선구매 설명회 개최… 공공기관 참여 확대 추진
작품 전시·구매 상담 연계 운영…우선구매제도 이해도 제고
<사진=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제공>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이하 장문원)이 장애예술인 창작물 우선구매제도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공공기관의 참여를 확대하기 위한 설명회를 개최한다.
장문원은 오는 24일 오후 2시 우선구매기관을 대상으로 ‘장애예술인 창작물 우선구매 설명회’를 개최한다고 18일 밝혔다.
장애예술인 창작물 우선구매제도는 ‘장애예술인 문화예술 활동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국가기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이 장애예술인의 미술품·공예품·공연 등 창작물을 우선적으로 구매하도록 권장하는 제도다. 장애예술인의 판로 확대와 지속 가능한 창작활동 기반 조성을 목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번 설명회는 올해 6월부터 10월까지 총 3회에 걸쳐 진행되는 오프라인 방문·초청 설명회의 첫 행사다. 제도 안내와 함께 장애예술인의 창작물을 직접 관람하고 구매 상담을 진행할 수 있는 전시 연계형 프로그램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설명회에서는 우선구매제도 개요와 실적 제출 방법, 우수 사례 등을 안내한다. 또한 현장에 장애예술인들의 다양한 창작물을 전시해 공공기관 관계자들이 작품을 직접 살펴보고 구매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장문원은 설명회 이후에도 참여 기관을 대상으로 우선구매 실적 제출을 지원하고, 성과공유회 등 후속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우수 사례를 확산하고 기관들의 지속적인 참여를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장문원 관계자는 “이번 설명회는 복잡하게 느껴질 수 있는 제도를 보다 쉽게 이해하는 것은 물론 장애예술인들의 우수한 창작물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자리”라며 “공공 영역에서 장애예술인 창작물 우선구매가 더욱 활성화될 수 있도록 우선구매기관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설명회는 장애예술인 창작물 우선구매제도 대상 기관을 대상으로 운영되며, 관련 기관에는 공문과 안내 메일을 통해 신청 방법이 안내되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 장애인합창단 서울팀 출범…50명 규모로 확대 운영
충주·서울 이원화 운영 체계 구축 연지동 사옥에 합창단 전용 연습시설 마련
<사진=현대엘리베이터 제공>
현대엘리베이터가 사내 장애인합창단인 ‘오르락(樂)합창단’ 서울팀을 출범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연지동 현대그룹빌딩에서 조재천 대표이사를 비롯한 임직원 6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오르락합창단 서울팀 출범식’을 개최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서울팀 창단으로 현대엘리베이터는 기존 충주팀과 신규 선발된 서울팀 단원 20여 명을 포함해 약 50명 규모의 합창단을 운영하게 됐다.
오르락합창단은 현대엘리베이터가 2024년 장애인 일자리 창출과 문화예술 활동 지원을 목적으로 창단한 사내 합창단이다. 창단 이후 제32회 전국장애인합창대회에서 은상을 수상한 바 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앞으로 합창단을 충주와 서울에서 이원화해 운영할 계획이다. 각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되 대규모 행사나 전국대회 등에는 함께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합창단 운영의 연속성과 통일성을 위해 기존 충주팀을 지도해 온 박경환 지휘자가 전체 합창단을 총괄 지도한다.
서울팀 출범에 맞춰 연지동 현대그룹빌딩에는 합창단 전용 시설도 마련됐다. 단체 연습이 가능한 대연습실과 파트별 연습 및 개인 훈련을 위한 소연습실, 전용 라커룸, 미팅룸 등이 구축됐다.
이와 함께 그룹사 임직원과 합창단원이 이용할 수 있는 복합 휴게공간 ‘에이치-하모니(H-Harmony)’도 조성됐다. 해당 공간은 휴식과 소규모 행사, 영상 시청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될 예정이다.
현대엘리베이터 관계자는 “서울팀 창단은 단원들이 보다 안정적인 환경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 범위를 확대했다는 의미가 있다”며 “충주팀에 이어 서울팀도 다양한 활동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근 기업들은 장애인 고용 분야를 제조·사무직 중심에서 문화예술, 체육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하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 역시 장애인합창단 운영과 사내 복지카페 조성 등을 통해 장애인 고용과 문화예술 활동 지원을 병행하고 있다.
한편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해 충주캠퍼스 본관에 장애인을 고용한 사내 복지카페 ‘엘리스 카페’를 개소해 운영하고 있다.
한국자폐인사랑협회, 발달장애 예술인 출퇴근형 문화예술 일자리 추진
서울시 지원 사업… 창작·전시·인식개선 직무 결합한 맞춤형 고용 모델 도입
발달장애 예술인들이 출퇴근 기반 문화예술 일자리 사업에 참여해 창작 활동을 진행하는 모습 <사진=한국자폐인사랑협회 제공>
한국자폐인사랑협회가 서울시 지원을 받아 최중증 발달장애 아마추어 예술인을 대상으로 한 출퇴근 기반 문화예술 일자리 사업을 추진한다고 11일 밝혔다. 협회는 이 사업이 재택 중심 일자리의 한계를 보완하고, 발달장애인이 실제 직장 환경에서 규칙적으로 출퇴근하며 사회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된 새로운 고용 모델이라고 밝혔다.
서울시는 올해 장애인 고용 확대를 위해 약 1200억원을 투입해 공공·민간을 포함한 약 1만 개의 장애인 일자리 지원에 나섰다. 장애인일자리사업은 공공형·민간형·특화형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서울시와 서울문화재단은 그간 장애예술인 창작공간 입주 지원, 복지관 연계 문화예술교육 강사 채용, 자립생활센터 기반 문화예술 복지일자리 등 다양한 형태로 장애인 문화예술 활동을 지원해 왔다. 그러나 기존 사업은 창작 지원이나 재택 기반에 머무는 경우가 많았고, 출퇴근과 사회적 상호작용, 도슨트·강사 직무를 결합한 형태는 드물었다.
협회는 이번 사업의 배경에 대해 “보호작업장 근로자는 최저임금 적용 대상에서 제외돼 공공일자리 참여자에 비해 현저히 낮은 임금을 받고 있으며, 이 격차가 생산 현장을 기피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직무 역량 축적 기회 감소와 숙련 인력 이탈로도 이어지고 있다” 고 설명했다.
참여자는 문화예술 창작 및 콘텐츠 제작, 장애인식개선 강사 활동 두 가지 직무를 수행한다. 작품 창작과 전시, 굿즈 제작, 도슨트 활동 등이 포함되며, 장애인식개선 직무는 발달장애인이 자신의 작품과 경험을 바탕으로 직접 시민과 소통하는 방식으로 구성됐다. 장애인을 지원의 대상으로만 보던 기존 구조에서 벗어나, 당사자를 소통의 주체로 세운다는 점에서 기존 사업들과 차별화된다.
사업 운영 공간은 카페와 전시를 결합한 문화복합공간 형태로, 창작·전시·관람이 함께 이뤄지는 환경을 단계적으로 조성한다. 학교와 연계한 ‘찾아가는 전시회’를 통해 발달장애 예술인이 직접 작품을 설명하고 시민과 만나는 경험도 제공할 예정이다.
협회는 멘토링, 직무교육, 현장 코칭 등 체계적인 지원으로 참여자의 창작 역량과 직무 능력을 지속적으로 키워나갈 계획이다. 기존 문화예술 사업과 연계해 발굴-육성-전시-고용으로 이어지는 단계적 지원 체계를 구축하고, 향후 전국 표준 모델로 발전시키는 것도 목표다. 협회는 이번 고용 사업 외에도 재산관리지원, 가족휴식지원, 권익옹호, 인식개선 교육, 실무자 연수 등 다양한 복지사업을 전국 13개 지부와 6개 부설기관을 통해 운영하고 있으며, 과거에는 하나금융과 연계해 자폐성장애인 바리스타 및 예술가를 고용하고 복합문화공간을 운영한 사업을 진행한 바 있다.
김용직 한국자폐인사랑협회 회장은 “현재 장애인 일자리 정책은 유형 간 보상 격차로 인해 현장의 균형이 무너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장애인의 노동이 정당하게 평가받을 수 있도록 제도적 보완과 함께, 발달장애인의 강점을 반영한 일자리 모델 확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발달장애 예술인이 사회와 소통하는 주체로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지속 가능한 일자리 구조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장애예술인 창작물, 상점형 전시로 판로 연다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18~27일 ‘모두예술상점’ 개최
모두예술상점 포스터 <사진=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제공>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이 장애예술인의 창작물 유통과 판로 확대를 위한 상점형 전시 행사 ‘모두예술상점’을 오는 18일부터 27일까지 서울역 서울스퀘어 별관 5층 모두미술공간에서 개최한다.
예술원은 지난해에도 같은 공간에서 열린 ‘이음아트포트 2025’를 개최한 바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이 공동 주최했던 이음아트포트 2025는 장애예술인 50명의 작품 100점을 선보이며 창작물 우선구매제도를 공공기관에 본격적으로 알리는 계기가 됐다. 당시 행사는 전시와 더불어 공공기관 맞춤형 작품 정보 제공, 현장 구매 상담, 저작권 교육 강연, 업무협약 체결 등을 아우르며 장애예술인 창작 생태계 조성을 위한 종합 플랫폼으로 주목받았다.
올해에는 ‘모두예술상점’으로 이름을 바꾸고 행사 형식을 ‘상점형 전시’로 전환해 작품과 관람객의 거리를 좁혔다. 회화·일러스트·공예 등 다양한 창작물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으며, 관람객은 작품을 직접 살펴보고 구매 가능한 창작물 정보를 현장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작품별 정보와 구매 안내, 동선 안내를 함께 제공해 관람과 구매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했다.
이번 행사는 장애예술인의 창작 활동이 지속 가능한 예술 활동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실질적인 유통과 판로 확대에 초점을 맞췄다. 공공기관과 유관기관 관계자들이 장애예술인 창작물을 직접 살펴보고 작품 구매·대여·전시 협력 등 다양한 연계 방안을 검토할 수 있도록 구성된다.
특히 오는 24일에는 우선구매기관을 대상으로 장애예술인 창작물 우선구매제도 설명회가 운영된다. 장애예술인 창작물 우선구매제도는 2023년 3월부터 시행된 제도로,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공공기관 등이 해당 연도 창작물 구매 총액의 3% 이상을 장애예술인 창작물로 구매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설명회에서는 제도 취지와 구매 기준, 구매·대여 절차 등을 안내하고 현장에서 실제 구매와 전시 협력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다.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은 “‘모두예술상점’은 장애예술인의 창작물을 소개하는 자리이자 실제 구매와 협력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남의 장”이라며 “이번 행사를 통해 장애예술인의 작품이 더 많은 공간과 일상 속에서 함께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장애 예술인 고용, 전시로 꽃피우다…LS일렉트릭 ‘그린캔버스’ 첫 공식 전시회
작품 감상 넘어 ‘연결과 공감’ 메시지 전달 장애인 고용과 문화예술 활동 지원의 새로운 모델 제시
<사진=LS일렉트릭 제공>
발달장애 예술인들이 기업의 구성원으로서 창작 활동을 이어가며 사회와 소통하는 새로운 장애인 고용 모델이 주목받고 있다.
LS일렉트릭은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서울 종로구 이음갤러리에서 발달장애 예술인 미술단 ‘그린캔버스(Green Canvas)’의 첫 공식 전시회 ‘전기가 흐르는 사이(Where Electricity Flows)’를 개최했다.
이번 전시는 단순한 작품 전시를 넘어 장애 예술인의 창작 역량과 사회 참여 가능성을 보여주는 자리로 마련됐다. 지난해 창단된 그린캔버스 소속 작가 10명은 약 30점의 작품을 선보이며 각자의 시선과 감성을 관람객들과 공유했다.
전시의 중심에는 작가들이 함께 제작한 대형 공동작품 ‘세계와 이어지는 LS일렉트릭’이 자리했다. 작품에는 LS일렉트릭의 국내외 사업장이 세계 지도 위에 배치됐으며, 이를 빛으로 연결해 전력망의 역할과 사람 사이의 연결 가치를 동시에 표현했다.
특히 관람객이 참여하는 인터랙티브 방식이 눈길을 끌었다. 작품과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거나 여러 사람이 함께 작품 앞에 설수록 조명이 더욱 밝아지도록 설계해 존중과 공감, 그리고 협력의 의미를 시각적으로 구현했다. 이는 전기가 연결될 때 에너지를 만들어내듯 사람 역시 관계와 소통을 통해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개인 작품 역시 관람객들의 관심을 모았다. 자연과 도시, 일상과 상상 속 풍경을 다양한 색채와 표현 방식으로 담아낸 작품들은 발달장애 예술인들의 독창적인 감성과 창의성을 보여줬다. 관람객들은 작품 속에서 순수한 시선과 풍부한 상상력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번 전시가 주목받는 이유는 작품성뿐 아니라 장애인 고용의 새로운 방향성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많은 장애인 고용이 단순 반복 업무 중심으로 이뤄지는 현실에서, 그린캔버스는 장애인의 재능과 전문성을 직업으로 연결한 사례로 평가된다.
LS일렉트릭은 문화예술 분야를 통한 장애인 고용 확대를 위해 지난해 중증 발달장애 미술인 10명을 정식 직원으로 채용해 그린캔버스를 창단했다. 이들은 안정적인 고용 환경 속에서 창작 활동을 이어가며 전문 예술인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앞서 LS일렉트릭은 2023년 발달장애인 11명으로 구성된 합창단 ‘그린보이스’를 창단해 운영해 왔다. 그린보이스는 미국 뉴욕 카네기홀 무대에 오르며 장애 예술인의 가능성을 국내외에 알린 바 있다.
장애인 고용이 단순히 의무를 이행하는 수준을 넘어 개인의 재능과 잠재력을 발굴하고 사회적 가치로 연결하는 방향으로 변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번 전시는 장애 예술인들이 창작을 통해 사회와 연결되고, 기업 역시 포용적 고용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로 평가된다.
청년 장애인에게 필요한 것은 시혜가 아닌 기회…정책 사각지대 드러낸 ‘이음’ 포럼
교육·취업·주거·문화생활까지 청년 장애인들이 마주한 현실적 장벽 재조명
<사진=보건복지부 제공>
보건복지부와 한국장애인개발원이 최근 출범시킨 청년 장애인정책 포럼 ‘이음’은 단순한 의견수렴 기구를 넘어 청년 장애인들이 직면한 현실적 문제를 정책 의제로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그동안 장애인 정책은 돌봄과 복지, 소득보장 중심으로 추진돼 왔다. 그러나 청년 장애인들이 실제로 마주하는 문제는 교육과 취업, 주거, 문화생활, 디지털 접근성 등 생애 전반에 걸쳐 복합적으로 나타난다. 이번 포럼에서 청년 당사자들이 교육, 자립, 문화, 접근성 분야를 주요 의제로 제시한 것도 이러한 현실을 반영한 결과로 볼 수 있다.
먼저 교육 분야에서는 여전히 출발선의 격차가 존재한다. 장애 학생의 고등교육 진학률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대학 생활 과정에서 필요한 지원은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강의자료 접근, 실습 참여, 진로 상담, 취업 연계 프로그램 등에서 비장애 학생과의 격차가 발생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특히 지방에 거주하는 장애 청년들은 교육 기회 자체가 수도권에 비해 제한적인 경우가 많다.
취업과 자립 역시 중요한 과제다. 장애인 고용률은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청년 장애인들이 원하는 양질의 일자리를 얻기는 여전히 쉽지 않다. 취업 이후에도 승진 기회 부족, 낮은 임금 수준, 제한된 직무 선택 등 다양한 문제에 직면한다. 일부 청년들은 취업을 하더라도 기초생활보장제도나 각종 지원제도와의 관계 속에서 소득 증가가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하는 현실을 경험하기도 한다.
주거 문제도 청년 장애인의 자립을 가로막는 대표적인 장애물로 꼽힌다. 독립생활을 원해도 접근 가능한 주택이 부족하고, 활동지원 서비스와 연계된 주거 지원 체계도 충분하지 않다. 특히 중증장애인의 경우 지역사회에서 독립적으로 생활하기 위해 필요한 지원 인프라가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문화와 여가 영역은 더욱 오랫동안 정책적 관심에서 비켜나 있었다. 청년기는 또래 관계를 형성하고 다양한 문화 경험을 통해 사회적 정체성을 만들어 가는 시기다. 그러나 장애 청년들은 이동의 어려움과 시설 접근성 부족, 정보 접근 제한 등으로 인해 문화생활과 사회참여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은 경우가 많다. 이는 단순한 여가 문제를 넘어 사회적 고립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는 사회 환경 역시 새로운 과제를 만들고 있다. 무인 주문기와 온라인 서비스, 인공지능(AI) 기반 플랫폼이 일상화되고 있지만 상당수 서비스는 장애인의 이용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하고 있다. 정보 접근성 부족은 교육과 취업, 소비 활동 전반에 영향을 미치며 새로운 형태의 사회적 배제로 이어질 수 있다.
재난 대응 체계 또한 청년 장애인들이 우려하는 분야 가운데 하나다. 긴급 상황 발생 시 장애 유형별 특성을 고려한 정보 제공과 대피 지원 체계가 충분히 마련되지 않았다는 지적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최근 기후위기와 자연재해가 증가하면서 이러한 문제는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이 같은 현실 속에서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포럼 단원들과의 대화를 통해 청년 장애인들이 겪고 있는 교육, 자립, 문화, 접근성 분야의 경험과 애로사항을 직접 청취했다. 정 장관은 “청년들과 가까이서 소통할 수 있었던 뜻깊은 자리를 통해 장애 청년의 관심사와 고민을 더욱 깊이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었다”며 “오늘 첫걸음을 디딘 포럼이 장애 청년이 직접 장애인 정책을 제안·설계하고 정부는 이를 경청하여 반영하는 장애인 정책 수립 과정의 새로운 틀이 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청년 장애인 정책이 단순히 장애인 정책의 일부가 아니라 청년정책과 장애인정책이 만나는 독립적인 영역으로 접근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청년이라는 생애주기 특성과 장애라는 환경적 제약이 동시에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번 ‘이음’ 포럼이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장애 청년들이 정책의 수혜자가 아니라 정책을 설계하는 주체로 참여하게 됐다는 점이다. 청년 장애인의 삶에서 출발한 목소리가 실제 정책으로 연결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성북구립도서관, 청각장애인 위한 수어 안내 영상 공개
성북구수어통역센터와 협력… 이용법부터 특화서비스까지 담아
성북구립도서관 수어 이용 안내 영상 썸네일(수어 통역 영상) <사진=성북문화재단 제공>
성북문화재단 성북구립도서관이 청각장애인을 포함한 모든 구민의 도서관 이용 편의를 높이기 위해 수어 통역 영상을 제작하고 지난 26일 공개했다. 성북구수어통역센터와 협력해 만든 이번 영상에는 성북구수어통역센터장이 직접 출연해 전문성과 신뢰도를 높였다.
영상에는 도서관 운영 시간, 회원 가입 방법, 자료 이용 안내 등 기본적인 이용 정보와 함께 독서회·문화 프로그램 등 특화 서비스까지 상세히 담겼다. 홈페이지를 통한 간편 회원 가입, 도서·전자책·잡지·신문 등 다양한 자료 이용 방법도 수어로 설명된다. 영상은 성북문화재단 유튜브 채널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구립도서관 내에서도 안내될 예정이다.
성북구립도서관 관계자는 “도서관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가장 낮은 문턱의 공공기관으로, 신체적·환경적 제약으로 정보에서 소외되는 구민이 없도록 지식정보취약계층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다채로운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사회 모두가 함께 누리는 ‘지식정보 복지’를 실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성북구립도서관은 도서관별로 지역 특성에 맞는 정보취약계층 사업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성북구수어통역센터 인근의 보문숲길도서관은 청각장애인을 위한 수어 연계 독서문화 프로그램과 그림책을 소개하는 수어 북 트레일러를 제공하고, 종암동새날도서관과 청수도서관은 지역 발달장애센터와 손잡고 발달장애인을 위한 회원증 발급·이용 안내, 그림책 스토리텔링, 독후활동·글쓰기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다문화 인구 비율이 높은 성북정보도서관은 다문화가정을 대상으로 스토리텔링과 문화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한편, 구립도서관들은 고령층을 위한 보이스피싱 예방, 생활 안전, 건강 관리, 디지털·문해력 향상 교육도 병행하며 정보 격차 해소와 안전한 지역사회 조성에 힘쓰고 있다.
‘2026 게임문화포럼-우리 모두의 로그인’…게임 접근성은 ‘복지’가 아니라 산업의 미래다
장애인 게이머 위한 기능, 결국 모두의 사용자 경험 바꾼다 “장애인도 함께 즐기는 게임문화.”
<사진=장애인일자리신문 제공>
22일 킨텍스에서 열린 ‘2026 게임문화포럼-우리 모두의 로그인’은 표면적으로는 장애인 게임 접근성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그러나 이날 포럼이 던진 진짜 메시지는 단순한 복지 담론에 머물지 않았다. 게임 접근성은 이제 사회적 배려의 영역을 넘어 게임 산업의 새로운 성장 전략이자 사용자 경험 혁신의 문제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국내 게임업계에서 접근성은 상대적으로 우선순위가 낮은 영역으로 취급돼 왔다. 일부에서는 장애인 이용자를 위한 기능을 “소수 이용자를 위한 비용 부담” 정도로 바라보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포럼에서는 이러한 시각 자체가 시대 변화에 뒤처진 인식이라는 점이 반복적으로 제기됐다.
실제로 접근성 기능은 장애인만을 위한 기술로 끝나지 않는다. 대표적인 사례가 시각·청각 보조 기능이다. 화면 자막 강화, 음성 안내, 방향 표시 UI 같은 기능은 장애인 이용자뿐 아니라 소리를 켜기 어려운 환경의 일반 이용자, 모바일 환경 이용자, 고령 게이머들에게도 동일하게 도움이 된다. 게임업계가 최근 강조하는 UX(사용자 경험) 개선과도 정확히 맞닿아 있는 부분이다.
해외 게임업계는 이미 접근성을 ‘시장 확장’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Xbox의 적응형 컨트롤러처럼 이용자의 신체 조건에 맞게 자유롭게 조합 가능한 기기들은 단순한 복지 제품이 아니라 새로운 하드웨어 시장 자체를 만들어냈다. 포트나이트의 시각적 사운드 표시 기능 역시 청각장애인을 위한 장치였지만, 현재는 일반 이용자들도 적극 활용하는 핵심 기능이 됐다.
이번 포럼에서도 이러한 흐름은 명확히 드러났다. 발표자들은 장애인 게이머에게 특별한 ‘혜택’을 제공하는 방식보다, 누구나 동일한 경쟁 환경에 진입할 수 있도록 “입장 장벽 자체를 낮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단순한 선의의 문제가 아니라 게임 시스템 설계 철학의 변화에 가깝다.
이승훈 게임이용자보호센터 센터장은 “게임 접근성은 단순한 기술적 보완을 넘어 누구나 함께 참여할 수 있는 포용적 문화의 출발점”이라며 “개발자와 이용자, 당사자의 시선이 함께 모여야 진정한 변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게임 정보 콘텐츠를 운영하는 유튜버 김성회는 “장애인 게이머에게 필요한 것은 특별한 혜택이 아니라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입장권’”이라며 “문턱만 낮춰준다면 충분히 같은 환경에서 경쟁하고 협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접근성을 통해 확보된 기능들은 결국 비장애인 이용자들의 사용자 경험까지 개선하는 방향으로 이어진다”며 산업적 가능성도 함께 언급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접근성이 더 이상 인디게임이나 일부 기업의 실험적 시도가 아니라는 점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2022년부터 축적해 온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시각·청각·운동·인지 영역별 게임 접근성 가이드라인을 공개했다. 이는 접근성을 개인 기업의 선택 문제가 아니라 산업 표준의 영역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이철우 한국게임이용자협회 회장은 “게임 접근성은 단순한 배려의 문제가 아니라 누구나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기본권의 영역”이라며 “게임사들이 장애인 이용자 전용 의견 창구와 접근성 담당 체계를 보다 적극적으로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접근성 문제를 이용자 불편이 발생한 뒤 사후적으로 해결하는 수준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게임 산업은 오랫동안 ‘누구나 즐기는 문화콘텐츠’라고 말해 왔다. 그러나 실제로는 신체적 조건, 감각 차이, 조작 환경에 따라 누군가는 시작조차 어려운 구조가 존재했다. 접근성 논의는 바로 이 지점을 드러낸다. 모두에게 열려 있다고 말하는 산업이 정말 모두를 받아들이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이다.
흥미로운 점은 접근성 확대가 결국 게임 산업의 외연 자체를 넓힌다는 사실이다. 장애인 이용자, 고령층, 초보 이용자까지 포괄하는 설계는 결과적으로 더 많은 소비자를 시장 안으로 끌어들인다. 게임업계가 접근성을 ‘의무’가 아니라 ‘기회’로 바라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쿠팡 e스포츠팀 소속 김민준 선수는 “현실에서는 도움을 받아야 하는 존재로 인식될 때가 많지만 게임 안에서는 오직 실력으로 평가받는다”며 “승리와 성취 경험이 자신감과 자기효능감을 높여주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같은 팀 소속 김규민 선수는 “장애인 e스포츠가 하나의 독립된 스포츠 문화로 성장하려면 장애 자체보다 선수들의 경기력과 게임의 재미에 더 집중해야 한다”며 “선수 발굴과 리그 시스템, 팬 문화가 함께 성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포럼은 장애인 게임문화 논의의 시작점일 수 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행사 이후다. 접근성이 이벤트성 담론에 그치지 않고 실제 개발 단계와 운영 정책, e스포츠 구조, 게임 교육 과정까지 이어질 수 있느냐다. 게임의 미래 경쟁력은 그래픽 성능이나 AI 기술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얼마나 더 많은 이용자를 자연스럽게 게임 안으로 초대할 수 있는가 역시 중요한 산업 경쟁력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