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장애인 취업 지원금 슬그머니 줄어들자…”정부는 효과 먼저 조사해야”

시민단체 의뢰 보고서 “지원 악화 근거 충분…개혁 중단하고 실태 연구 먼저 해야”

<사진=Unsplash>

영국에는 장애인이 직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정부가 비용을 지원해주는 제도가 있다. 수어 통역사를 고용하거나 이동용 택시를 타는 데 드는 돈을 보조해주는 식이다. ‘일하는 데 필요한 지원(Access to Work·이하 AtW)’이라는 이름의 이 제도를 두고 요즘 영국에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영국 정부가 조용히 지원 기준을 강화하고 금액을 줄이고 있는데, 그에 따른 영향이 얼마나 심각한지 제대로 조사한 데이터가 없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최근 사회정책 연구·캠페인을 무료로 지원하는 학술 연구팀 무브먼트 리서치 유닛(MRU)이 발표한 보고서에는 정부에 대한 두 가지 요구가 담겨있다. 지금 당장 진행 중인 제도 개편을 멈추고, 이 제도가 장애인의 삶에 실제로 미치는 영향이 어떤지 제대로 연구하라는 것이다.

이번 보고서는 ‘일하는 데 필요한 지원 변경 반대 캠페인’이 의뢰해 올해 초 작성됐다. 이 캠페인은 약 10년 전 보수당 정부 시절에도 AtW 축소에 맞서 싸운 단체다. 당시 공론화를 이끄는 데 실질적인 역할을 했고, 지금도 같은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는 판단 아래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MRU는 AtW가 장애인의 고용 유지, 소득 안정, 정신 건강에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여러 연구에서 반복적으로 확인됐다며 특히 일부 연구에서는 이 지원이 없으면 계속 일하기 어려운 장애인이 상당수라는 부분에 주목했다.

문제는 정부가 장애인 고용 지원을 줄였을 때 실제로 어떤 결과가 생기는 지 수치로 보여줄 관련 데이터를 충분히 공개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더불어 지원을 신청해도 처리가 늦어지고, 심사는 형식적이며, 어떤 기준으로 지원 여부를 결정하는지도 불투명하는 등 체감 경험도 나빠지고 있다. 그러다 보니 지원을 받을 자격이 있어도 결국 포기하고 일을 그만두는 경우가 생긴다는 것.

보고서의 주요 권고 사항은 세 가지다. 먼저, 정부가 AtW를 받은 장애인 집단과 유사한 장애를 가졌지만 지원을 받지 못한 대조군을 비교하는 방식의 효과 평가 연구를 실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AtW가 없어질 경우 잃게 될 소득세 규모를 산출해 비용·편익 분석을 수행할 것도 요구했다. 아울러 충분한 연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어떠한 제도 변경도 중단해야 한다고 못 박았다.

보고서는 신청 처리 지연 단축과 담당자 교육 개선 등 제도 개선 요구도 담았다.

보고서는 “AtW가 장애인의 취업 유지에 미치는 전반적 효과에 대한 근거는 여전히 불충분하지만, 개인 차원의 경험이 최근 수 년간 악화됐다는 근거는 충분하다”며 “정부가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결론 내렸다.

캠페인 측은 이번 보고서가 AtW가 ‘필요 중심 서비스’에서 ‘비용 중심 서비스’로 바뀌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이와 맞물려 이번 주 정부에 AtW의 필요 중심 원칙을 지켜달라는 청원도 시작됐다. 청원에는 최근의 제도 변화가 수급자로 하여금 “지원을 당연한 권리가 아닌 감사한 시혜로 여기게 만든다”고 적시됐다.

이번 캠페인을 지지하는 단체로는 장애인반긴축연대(DPAC), 영국수어통역사전국연합(NUBSLI), 장애인 주도 극단 그래에(Graeae) 등이 있다.

그래에의 공동 대표 겸 예술감독인 제니 실리는 본인도 AtW 지원 삭감을 직접 경험했다. 20년 넘게 AtW로 영국수어 통역 비용을 지원받아온 그는 지난해 영국 노동연금부(DWP)로부터 지원을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통보를 받았다. DWP는 그래에가 사용자 차원의 조정을 할 수 있고, 실리가 “최소한의 필요 지원”에 의존해야 하며, AtW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또 그래에가 평등법상 합리적 조정의 일환으로 지원 비용의 부족분을 자체 충당해야 한다고도 했다.

2012년 런던 패럴림픽 개막식 공동 예술감독을 맡기도 했던 실리는 공개 캠페인 끝에 지원을 되찾았다. 그러나 그는 이번 주 “AtW를 둘러싼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지원 갱신을 신청했다가 이의 제기까지 기각당한 장애인 예술가들과 거의 매일 대화를 나누고 있다고 밝혔다. 한 시각장애인 작가의 경우 택시 이용 지원이 전액 삭감됐고, AtW 측은 연간 세금 신고 때 비용을 청구하면 된다고 안내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리는 “이는 인권에 대한 심각한 침해”라며 “장애인과 그들과 함께 일하는 통역사·활동지원사·기록보조인 등 모두가 세금을 내는데, 이런 삭감은 경제적으로도 전혀 논리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DPAC 공동 창립자 린다 버닙은 “이 보고서는 여러 연구 성과를 꼼꼼하게 통합한 결과물”이라며 “지원이 삭감되고 처리 기간마저 지연되는 지금이야말로 정부가 AtW의 중요성을 입증하는 연구를 직접 발주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버닙은 키어 스타머 총리를 비롯한 노동당 인사들이 스스로를 “노동자를 위한 정당”이라고 강조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AtW가 제때 마련되지 않는다면 노동당, 특히 스타머 총리는 장애인을 필수 지원 없이 사회에서 내던지는 것에 만족한다고 솔직하게 밝혀야 한다”고 비판했다.




“148억 부담금보다 어려운 채용인가”…서울대병원 논란이 던진 공공의료의 과제

강원대병원·경북대치과병원은 의무고용률 달성
“직무 발굴과 조직 의지가 해법” 지적

<사진=서울대학교병원 전경>

국내 최고 공공의료기관으로 꼽히는 서울대학교병원이 장애인 의무고용률 미달 문제로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서울대병원은 지난해에도 법정 의무고용률을 채우지 못하면서 공공기관 가운데 가장 많은 장애인 고용부담금을 납부하게 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서미화 의원이 한국장애인고용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서울대병원의 지난해 장애인 고용률은 2.85%로, 공공기관 의무고용률인 3.8%에 미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서울대병원이 납부해야 하는 부담금은 21억4400만원으로 집계됐다. 서울대병원은 2020년 이후 6년 연속 공공기관 부담금 납부액 1위를 기록했고, 누적 부담금은 148억원을 넘어섰다.

서울대병원 측은 의료기관 특성상 의사·간호사·의료기사 등 면허 기반 전문직 비중이 높아 장애인 의무고용률 달성에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실제로 상급종합병원은 응급·중증 진료 비중이 높고 교대근무 체계가 강해 일반 공공기관과 동일한 기준으로 접근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그러나 같은 국립대병원 체계 안에서도 상반된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서 단순히 ‘의료기관 특수성’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강원대학교병원은 장애인 고용률 4.2%를 기록하며 의무고용률을 초과 달성했다. 강릉원주대학교치과병원은 4.03%, 경북대학교치과병원 역시 3.96%를 기록하며 기준을 충족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들 병원의 공통점은 장애인 채용을 단순한 ‘복지 영역’이 아니라 병원 운영 체계 안의 인력 전략으로 접근했다는 점이다. 원무·행정·자료관리·고객안내·전산지원·시설관리 등 비의료 직무를 세분화하고 장애 특성에 맞는 직무 재설계를 병행한 사례들이 대표적이다.

특히 강원대병원은 지역 장애인체육회와 협력해 장애인 선수 고용 모델을 운영하고 있다. 장애인 선수들이 병원 소속 직원으로 활동하면서 훈련과 대회 참가, 장애인 인식개선 활동 등을 병행하는 방식이다. 최근 공공기관들이 ESG 경영과 연계해 확대하고 있는 대표적인 고용 사례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장애인 의무고용 문제를 단순히 ‘채용 숫자’로만 접근해서는 해결이 어렵다고 보고 있다. 병원 내 적합 직무를 체계적으로 발굴하고, 직무지원인·보조공학기기·근무환경 개선 등을 연계하는 구조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장애계에서는 장애인 고용부담금 제도 역시 현실에 맞게 보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행 제도에서는 부담금이 실제 신규 채용에 들어가는 비용보다 낮아 일부 기관들이 고용보다 부담금 납부를 선택하는 구조가 형성돼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대병원 사례는 결국 공공기관 장애인 고용의 핵심 과제가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의료현장의 특수성을 고려한 현실적 지원은 필요하지만, 동시에 ‘채용이 어려운 기관’이라는 설명만으로는 더 이상 사회적 설득력을 얻기 어려워지고 있다. 반면 다른 국립대병원들의 사례는 직무 발굴과 조직의 의지가 결합될 경우 공공의료기관에서도 충분히 장애인 고용 확대가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이제는 실행으로” 금융권, 보험업계와 함께 장애인 고용 확대 나서

보험사 맞춤형 직무 개발로 고용의무 초과 달성 기대

간담회에서 장애인 고용컨설팅을 제안하는 모습 <사진=한국장애인고용공단 제공>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지난 14일 보험권과의 간담회를 열고 금융권 장애인 고용 확대의 구체적 실행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고용노동부, 금융감독원, 생명보험협회, 손해보험협회가 함께한 간담회는 지난 3월 6일 체결한 금융권 장애인 고용 확대 업무협약의 후속조치다. 은행권(4월 7일), 증권사·자산운용사(4월 28일)에 이은 금융권 업권별 릴레이 간담회의 최종 일정이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은 참석한 18개 보험사 인사담당자에게 장애인 채용 및 고용유지 지원제도, 맞춤훈련, 직무개발 등 다양한 고용 서비스를 소개했다. 보험업의 특수성을 고려한 채용 설계 방향과 중·장기 장애인 고용 확대 로드맵, 단계별 이행방안도 제시했다.

금융권의 장애인 고용 확대 노력은 3월 6일 업무협약 체결로 본격화했다. 이날 협약식에는 고용노동부 김영훈 장관, 금융감독원 이찬진 원장, 은행연합회 조용병 전무이사, 금융투자협회 황성엽 회장, 생명보험협회 김철주 전무이사, 손해보험협회 이병래 회장 등이 참석했다.

협약 체결 이후 금융권은 업권별로 단계적 간담회를 진행했다. 4월 7일에는 은행연합회와 19개 은행이 참여한 은행권 간담회를 개최했다. 4월 28일에는 금융투자협회, 22개 증권사, 9개 자산운용사가 모여 증권사·자산운용사 간담회를 열었다. 이번 5월 14일 보험권 간담회는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 18개 생보·손보사가 함께 진행한 금융권 업권별 릴레이 간담회의 마무리 일정이다.

이종성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은 협약 체결 당시 “금융권은 조직과 직무의 특수성이 분명한 분야인 만큼 장애인 고용 역시 이러한 특성을 반영한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화생명은 장애인 고용의 대표적 우수기업으로 꼽혔다. 사내카페 바리스타, 헬스키퍼, 도서관 사서보조 등 특화직무를 개발해 2023년 보험업계 최초로 고용의무를 초과 달성했다. 지난해 고용노동부 장관상인 트루컴퍼니 상을 수상했다.

삼성화재도 보험업 연계 직무 인큐베이팅 모델로 주목받았다. 청약 점검, 설계 점검 등 보험업 본업과 연계한 장애인 특화직무를 개발 중이며, 한국장애인고용공단과의 협약을 통해 맞춤훈련과 직무실습을 병행하고 있다.

이번 간담회의 의의는 보험업계가 스스로 현황을 점검하고 해결책을 모색했다는 점이다. 설계사 중심의 영업 구조, 전문자격 요건 등 타 금융업권과 구별되는 보험업의 고용 특수성을 감안할 때, 이번 논의가 실질적 변화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이종성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은 “세 차례에 걸친 업권별 릴레이 간담회를 통해 금융권 전반에서 장애인 고용에 대한 높은 관심과 의지를 확인했다”며 “금융권 유관기관 협의체를 중심으로 현장 과제를 하나씩 이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장애인 고용은 비용 아닌 성장”…정부 의지가 바꾸는 일자리 정책의 흐름

금융권 협약·기업 공개편지·현장 행보까지
장애인 일자리 정책, ‘권고’에서 ‘산업 변화’ 단계로

<사진=고용노동부 전경>

장애인 일자리 정책을 둘러싼 최근 정부의 움직임이 이전과는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산업별 직무 발굴과 민관 협력 체계 구축, 기업 문화 변화까지 유도하는 방향으로 정책의 무게중심이 이동하는 모습이다. 특히 고용노동부와 금융감독원이 금융권과 공공기관, 민간기업을 대상으로 연쇄적인 장애인 고용 확대 행보를 이어가면서 장애인 일자리 창출에서 정부 의지의 중요성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최근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금융권을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3월 고용노동부와 한국장애인고용공단, 금융권 협회들은 ‘금융권 장애인 고용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이후 은행권, 금융투자업계, 보험업계를 대상으로 한 후속 간담회가 잇따라 열렸다. 단발성 캠페인이 아니라 업권별로 장애인 고용 모델을 확산하려는 구조적 접근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간담회에서는 금융업 특성에 맞춘 직무 사례들이 공유됐다. 한국투자증권은 청년 장애인을 디자인과 사무직으로 채용해 모바일 UI와 배너 제작 업무 등에 참여시키고 있으며, 한화투자증권은 화상영어 교육 운영 보조 직무를 도입했다. KB증권은 역사 내 네일케어 서비스 사업을 통해 중증 여성장애인 일자리를 운영 중이며, 유진투자증권은 발달장애인을 대상으로 디자인·예술 관련 직무를 확대하고 있다.

보험업계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한화생명은 보험업계 최초로 장애인 의무고용률을 달성한 사례를 공유하며 포용적 고용문화 확산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금융감독원은 “장애인 고용이 단순 의무 이행에서 그치지 않고 포용적 가치 실현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같은 변화의 중심에는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취임 이후 강화된 현장 중심 정책 기조가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장관은 장애인 표준사업장을 직접 방문해 중증·발달장애인 고용 모델을 점검하고, 금융권과 대기업을 대상으로 장애인 일자리 확대 협력을 주문해 왔다. 특히 최근에는 ‘기업에 보내는 공개 편지’를 통해 장애인 고용을 단순 부담이 아닌 사회와 기업이 함께 성장하기 위한 투자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기업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촉구하기도 했다.

과거 장애인 고용 정책이 의무고용률 관리와 부담금 중심으로 운영됐다면 최근에는 산업별 맞춤 직무 발굴과 지속가능한 고용환경 조성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는 점도 달라진 부분이다. 단순 보조업무를 넘어 디지털 디자인, 콘텐츠 제작, 서비스 운영, 문화예술 분야 등으로 장애인 직무 범위가 확대되고 있는 점은 이러한 변화를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장애인 일자리 확대에서 정부 정책의 방향성과 지속적인 메시지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보고 있다. 금융권처럼 감독기관의 영향력이 큰 산업일수록 정부의 정책 기조가 실제 고용문화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금융권의 움직임 역시 고용노동부와 금융감독원이 협업 체계를 구축하고 우수사례를 공유하면서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아직까지는 일부 프로젝트가 제한적 규모에 머물고 있다는 한계도 존재한다. 장애인 고용이 특정 지원직무에만 집중되거나 단기 사업 형태로 운영될 경우 지속가능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에 따라 단순 채용 숫자를 넘어 정규직 확대와 경력개발 체계 구축, 핵심 직무 참여 확대 등이 앞으로의 과제로 꼽힌다.

그럼에도 최근 정부의 움직임은 장애인 고용 정책이 단순 복지 영역을 넘어 노동시장 구조와 산업 문화 변화의 문제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정부가 직접 기업과 산업계에 메시지를 보내고 협업 구조를 만들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장애인 일자리 정책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공무원 되려면 이렇게”…대구서 장애인 공직설명회 개최

공단·인사혁신처·국방부 손잡고 채용 정보 한자리에…5월 22일 고려대서 2차 설명회

‘2026년도 장애인 공직설명회’ 현장 <사진=한국장애인고용공단 제공>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지난 13일 장애인 구직자의 공공부문 진출 지원을 위해 ‘2026년도 장애인 공직설명회’를 대구대학교에서 개최했다. 설명회에는 대구·경북 지역 장애대학생 등 70여 명이 참석했다.

공단은 지난 4월 20일 인사혁신처와 공동으로 온라인 공직설명회를 먼저 열어 채용 전형 안내, 시험 편의 지원, 면접 전략, 임용 후 근무지원 등의 정보를 제공했다. 이후 대구에서 오프라인 1차 설명회를 개최한 데 이어 오는 5월 22일 서울에서 2차 설명회를 열 계획이다.

이번 대구 설명회에서 공단은 인사혁신처, 국방부와 협력해 장애인 공무원 및 군무원 채용제도, 시험 절차, 지원 시 유의사항 등을 안내했다. 특히 현직 공무원과 군무원이 참여한 ‘선배와의 대화’ 코너에서는 시험 준비 과정과 임용 후 근무 경험을 생생하게 전달했으며, 질의응답도 함께 진행했다.

공단이 이처럼 공직 진출 지원에 공을 들이는 데는 이유가 있다. 지난 4월 29일 발표된 ‘2025년 장애인 의무고용현황’에 따르면 공공부문 전체 고용률은 3.94%로 의무고용률(3.8%)을 웃돌지만, 공무원 부문 고용률은 2.85%에 머물러 여전히 의무 기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교원 비중이 높은 교육청, 헌법기관(국회·대법원·헌법재판소·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 특정 직종 구조가 고용률을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꼽힌다. 민간 부문이 1991년 의무고용제도 시행 이후 35년 만에 처음으로 의무고용률(3.1%)을 달성하며 전체 증가분의 84.9%를 담당한 것과 대비되는 흐름이다. 민간이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사이, 공직 문턱은 여전히 높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류정진 한국장애인고용공단 고용촉진이사는 “공공부문 일자리는 장애인 구직자가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고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중요한 영역”이라며 “공단은 앞으로도 관계기관과 협력하여 장애인의 공공부문 진출 확대를 위한 지원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2차 설명회는 오는 5월 22일 고려대학교 SK미래관 최종현홀에서 열린다. 인사혁신처와 국민체육진흥공단·인천국제공항공사·해양환경공단 등 공공기관 3곳이 참여하며, 장애인 채용 전형·주요 직무·취업 준비 방향 등을 소개하고 질의응답도 진행할 예정이다.




“채용 넘어 자립으로”…대구 장애인 취업박람회, 현장 연결형 고용 플랫폼 자리매김

현장면접·직업컨설팅·취업지원 한자리 제공…지난해 39명 실제 취업 성과
특수학교 졸업예정자 참여 확대 속 “사후관리 강화 필요” 목소리도

<사진=대구시 제공>

대구시가 장애인 고용 확대와 경제적 자립 지원을 위한 현장 중심 취업 지원에 나선다. 단순 채용행사를 넘어 장애인 구직자와 기업을 직접 연결하는 실질적 고용 플랫폼으로 취업박람회의 역할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대구시는 오는 13일 대구직업능력개발원 실내체육관에서 ‘2026 대구광역시 장애인 취업박람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박람회는 대구시가 주최하고 한국장애인복지관협회 대구광역시협회와 한국장애인고용공단 대구지역본부가 공동 주관한다.

행사에는 지역 내 미취업 장애인과 특수학교 졸업예정자 등이 참여하며, 총 28개 기업이 현장 채용 면접과 구직 상담을 진행한다. 이력서·자기소개서 컨설팅을 비롯해 직업훈련 및 취업지원제도 안내까지 한자리에서 제공하는 ‘원스톱 지원’ 방식으로 운영된다.

특히 올해 박람회는 장애 유형별 맞춤형 지원에 초점을 맞춘 점이 눈길을 끈다. 행사장에는 수어 통역사와 자원봉사자가 배치되며, 참가자 이동과 상담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편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향수 책갈피 만들기, 옥수수전분 입욕제 체험, 양말목 컵받침 제작 등 체험형 부대행사도 함께 운영해 구직자들의 심리적 부담을 낮추고 참여 접근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대구시는 현장 매칭 효과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지난해 열린 박람회에서는 350명이 현장 면접에 참여했으며, 이 가운데 39명이 실제 취업으로 이어졌다. 단순 행사 참여에 그치지 않고 실제 고용 성과로 연결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다만 장애인 고용 현장에서는 여전히 해결 과제도 적지 않다. 장애인 구직자 상당수가 반복적인 단기 일자리나 제한된 직무군에 집중되는 현실 속에서, 취업 이후 장기근속과 직무 적응을 지원할 수 있는 사후관리 체계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특수학교 졸업 이후 진로 공백을 겪는 청년 장애인과 중증장애인의 경우 현장 중심 직업훈련과 지속적인 취업 연계 지원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기업들의 장애인 채용 인식 변화도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최근에는 ESG 경영 확대와 장애인 의무고용 이행 필요성에 따라 장애인 채용에 관심을 보이는 기업들이 늘고 있지만, 여전히 일부 업종에서는 직무 개발과 근무환경 조성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장애인 취업박람회가 단발성 행사에 머무르지 않기 위해서는 취업 이후 직무 적응 지원과 기업 컨설팅, 장애 유형별 직무 발굴 등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보고 있다. 단순 채용을 넘어 장애인의 안정적인 경제활동과 지역사회 자립 기반을 마련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확대돼야 한다는 것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장애인의 경제적 자립과 사회참여 확대를 위해 현장 중심 취업 지원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겠다”며 “구직자와 기업 모두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취업 연계 환경 조성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EU 집행위, 장애인 고용·포용 전략 전면 강화…”권리를 일상으로”

고용률 55% 대 비장애인 77%…EU, 2030 장애인 권리 전략 업그레이드로 격차 해소 나서

<사진=Unsplash>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지난 6일 2021-2030 장애인 권리 전략을 전면 강화하는 내용의 커뮤니케이션을 발표했다. 장애인 고용 격차 해소, 탈시설 지원, 보조 기술 투자 등 구체적 실행 방안을 담은 이번 전략은 장애인 9천만 명이 EU 경제와 사회에 완전히 참여할 수 있도록 기반을 다지는 데 초점을 맞췄다.

EU 전체 인구 5명 중 1명 이상인 9천만 명이 장애를 안고 생활한다. 그러나 장애인 고용률은 55%에 그쳐 비장애인(77%)과 22%p 차이를 보인다. 장애인 3명 중 1명은 빈곤 위험에 노출돼 있어 EU 평균의 두 배에 달하며, 140만 명은 여전히 시설에서 생활하고 있다.

집행위원회는 장애인을 노동 시장·교육·사회 전반에서 배제할 경우 EU GDP 손실이 연간 최대 14억 2천만 유로, 세수 손실은 최대 4억 9천300만 유로에 이른다고 밝혔다. 반면 접근성에 투자하고 장벽을 제거하면 장애인이 가진 기술과 재능이 EU 경제에 온전히 기여해 노동력 부족 해소에도 실질적 도움이 된다는 분석이다.

이번 전략 강화는 2021년 수립된 ‘EU 2021-2030 장애인 권리 전략’의 중간 점검 성격을 띤다. 집행위원회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AI 확산, 글로벌 장애인 지원 감소 흐름 등 2021년 이후 달라진 환경을 반영해 전략을 전면 업데이트했다. 이해관계자 의견과 유엔 장애인 권리 위원회(UN CRPD)의 권고, 유럽 의회 및 유럽 경제 사회 위원회의 강력한 이행 요구도 이번 업데이트의 주요 배경이 됐다.

2021년부터 현재까지 성과도 있었다. 유럽 장애인 카드·주차 카드 도입, 접근 가능한EU(AccessibleEU) 자원 센터 설립, 독립 생활 지침 발표, 장애인 고용 패키지 도입 등이 추진됐다. 유럽 사회 기금(ESF+)을 통해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약 130만 명의 장애인이 관련 사업에 참여했고, 투입된 총 자금은 약 110억 유로(국가 공동 자금 포함)에 달한다.

이번 강화 전략의 핵심 축 가운데 하나는 장애인 고용 확대다. 기존 ‘장애인 고용 패키지’를 더욱 강력히 시행하고, 직장 내 AI 활용에 따른 새로운 과제와 장애 여성이 겪는 복합 차별 문제를 별도로 다루기로 했다. 구체적으로는 교육에서 고용으로의 전환 지원, 장애 고용 격차 해소 조치, 고용과 복지급여 연계 지침 제공, 장애인의 일을 장려하는 제도 보완 등이 포함됐다. 다양한 생애 단계에서의 포괄적 교육·훈련 강화도 병행된다.

집행위원회는 포용이 민주주의에도 기여한다고 강조했다. 장애인이 시민 생활과 정치 생활에 완전히 참여할 수 있을 때 민주주의가 더욱 건강해진다는 논리다. 이를 위해 2029년 유럽 선거를 포함한 선거·정치 과정의 접근성을 높이는 ‘포용적 민주주의 이니셔티브’도 추진된다.

시설 중심 돌봄 체계를 지역사회 기반 서비스로 전환하기 위해 ‘EU 독립 생활 연합’도 새롭게 출범한다. 정책 입안자와 이해관계자가 함께 참여하는 이 연합은 EU 자금 지원을 바탕으로 장애인이 거주지와 함께 사는 곳을 스스로 선택하고 독립적으로 생활하는 데 필요한 지원을 제공한다.

권리를 일상으로 연결하는 실질적 조치도 뒤따른다. 유럽 장애인 카드와 주차 카드가 EU 전역에 공식 출시돼 회원국 간 장애 상태 상호 인정을 촉진하고, 장애인이 문화·여가·교통 서비스에 실질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AI 기반 보조 기술에 대한 투자도 확대되며, ‘배리어 프리 운송 의제’를 통해 항공·철도·버스 등 모든 교통 수단에서 접근성을 높여 이동성과 자율성도 함께 지원한다.

전략은 EU 경계를 넘어 전 세계 장애인 권리 강화로도 이어진다. 전 세계 인구의 16%인 10억 명 이상이 장애를 안고 살고 있다. 집행위원회는 외부 활동에서 장애 포함을 더욱 주류화하고, 글로벌 게이트웨이 투자를 통해 인프라·서비스·일자리 창출 이니셔티브의 접근성과 포용성을 보장할 방침이다. 우크라이나 재건 과정에도 접근성과 장애 포함 원칙이 적용되며, 장애인이 재건 노력에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집행위원회는 장애 관련 기존 법률의 완전하고 효과적인 이행을 돕는 최신 모니터링 프레임워크를 별도로 마련할 계획이다. 회원국이 2021-2030 전략을 실질적으로 이행할 수 있도록 집행위원회 차원의 지원도 지속된다.




“누구나 창업할 수 있다”…장애 청년 향한 ‘모두의 창업’ 정책 실효성 주목

시각장애 대학생 “정보 접근 장벽 여전”
장애인 창업 위한 맞춤형 지원체계 필요성 제기

<사진=중소벤처기업부 전경>

중소벤처기업부가 추진 중인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가 청년층의 높은 관심 속에 확산되는 가운데, 장애 청년의 창업 참여 가능성과 정책 접근성을 둘러싼 논의도 함께 주목받고 있다. 단순한 창업 지원을 넘어 장애 여부와 관계없이 누구나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정부 방향이 현장과 어떻게 연결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중기부 한성숙 장관은 지난 6일 대구대학교를 찾아 대학생과 청년 창업가 100여 명과 간담회를 열고 창업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과 정책 개선 의견을 청취했다. 이번 방문은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 신청자가 2만 명을 넘어선 가운데 공고 마감을 앞두고 현장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자금 부담과 창업 실패에 대한 두려움뿐 아니라 정보 접근성, 지역 인프라 부족 등 청년 창업자들이 체감하는 현실적 어려움이 공유됐다. 특히 장애 학생의 목소리가 공개적으로 전달됐다는 점은 이번 현장 방문의 의미를 더욱 키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구대학교 창업동아리 소속 최서현 학생은 “시각장애인으로서 정보 접근성 등 창업 준비 과정에서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지만, 모두의 창업지원 플랫폼을 통해 다시 도전할 용기를 얻었다”며 “신체적 제약이나 실패에 대한 두려움 없이 누구나 창업에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이 더욱 확대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장애계에서는 그동안 장애 청년들이 창업에 관심이 있어도 실제 과정에서 적지 않은 장벽에 부딪혀 왔다고 지적한다. 창업 관련 공고문과 플랫폼의 접근성 부족, 비대면 교육 콘텐츠의 장애 유형별 지원 미흡, 투자 유치 과정에서의 편견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초기 창업 단계에서 필요한 네트워크 형성과 현장 실습 기회가 비장애인 중심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아 장애 청년들이 자연스럽게 배제되는 구조가 반복돼 왔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 간담회에서 정부가 ‘누구나 창업할 수 있는 환경’을 강조한 점은 이러한 문제를 제도적으로 개선하겠다는 신호로 읽힌다. 다만 장애인의 창업 참여를 실질적으로 확대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참여 독려를 넘어 보다 구체적인 지원 체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창업 플랫폼의 웹 접근성 강화, 장애 유형별 멘토링 시스템 구축, 이동·보조공학 지원 확대, 장애 친화형 창업보육공간 조성 등이 대표적 과제로 꼽힌다.

대구대학교를 졸업한 청년 창업가 ㈜더우분투 나도연 대표는 “후배 창업가들도 지역이라는 물리적 한계에 스스로 선을 긋기보다 중기부와 지역사회가 제공하는 든든한 창업 인프라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꿈을 펼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성숙 중기부 장관은 “현장에서 만난 청년들의 아이디어 하나하나가 우리 경제의 새로운 가능성”이라며 “이러한 아이디어가 창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정부도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같은 날 이병권 중기부 제2차관도 동신대학교를 방문해 로컬창업 토크콘서트를 진행하며 지역 기반 창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전남 영광군 굴비골영광시장을 찾아 전통시장 안전관리와 물가 동향을 점검했다.

정부는 「모두의 창업」 캠퍼스 현장 방문을 공고 마감 전까지 이어가며 청년층과의 소통을 확대할 계획이다. 다만 장애 청년들이 정책의 수혜 대상에 머무르지 않고 실제 창업 생태계의 주체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접근성과 참여 구조를 세밀하게 설계하려는 후속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도 함께 나오고 있다.




민간기업, 34년 만에 장애인 의무고용률 첫 달성…여전히 중소기업·공무원 부문은 ‘숙제’

전체 고용률 3.27%·고용인원 30만 명 돌파…구조적 사각지대 해소는 과제로

장애인고용률 변화 추이 <자료=고용노동부 제공>

2025년 장애인 의무고용 현황에서 민간기업이 제도 시행 34년 만에 처음으로 의무고용률을 달성했다.

고용노동부가 지난 29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전체 장애인 고용률은 3.27%로 전년 대비 0.06%포인트 오른 20만9846명으로 나타났다.

이 중 민간기업 고용률은 0.07%포인트 상승한 3.10%로, 의무고용률을 처음 달성했다. 공공부문 고용률은 0.04%포인트 오른 3.94%다.

민간기업 중에서도 1000인 이상 대기업의 상승률이 두드러졌다. 2022년 2.77%에서 2023년 2.88%, 2024년 2.97%에 이어 올해 3.06%를 기록했다. 대기업을 중심으로 장애인 고용이 법적 의무의 영역에서 기업 경영의 주요 요소로 바뀌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ESG 경영의 확산과 함께 장애인 고용이 기업 이미지·평판 관리의 일환으로 편입되고, 단순 업무 중심에서 벗어나 재택·원격 근무 도입 등 채용 가능 직무가 넓어진 것도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고용률 상승과 더불어 장애인 고용 구조에도 변화가 보인다. 지적·자폐·정신 장애 등 정신적 장애 유형의 비중이 올해 23.1%로 2021년 15.5%에서 4년 만에 7.6%p 증가했다. 발달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직업훈련과 취업지원 인프라가 꾸준히 확충되면서 노동시장 진입의 기반이 넓어진 데 대한 결과다. 특히 지적·자폐 장애인이 수행할 수 있는 반복성·정밀성 직무 수요가 대기업을 중심으로 늘었다. 중증 장애인 비중도 37.5%, 여성 장애인 비중도 29.3%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다만 장애인 고용의 질적 측변은 별개의 과제다. 정신적 장애 유형의 비중 확대가 고용 안정성이나 임금 수준, 직장 내 지원 체계의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는지는 더 살펴야 할 필요가 있다.

구조적 사각지대도 여전하다. 공무원 부문 고용률은 2021년 2.97%를 기록한 이후 내리막을 걸어 올해도 2.85%에 그쳤다. 교원 등 특정직 공무원 비중이 높은 교육청과 헌법기관에서 고용률이 특히 낮게 나타났다. 100인 미만 기업의 고용률도 2024년 2.05%에서 올해 2.13%로 소폭 반등했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100인 미만 기업의 개선이 더딘 데는 구조적 이유가 있다. 현행법상 상시근로자 100인 미만 사업체는 장애인 고용부담금 납부 의무가 없어, 의무를 이행하지 않아도 금전적 불이익이 없다. 여기에 중소기업 특유의 좁은 직무 폭과 장애인 채용 경험 부족, 편의시설 설치 부담이 더해지면서 채용 유인이 구조적으로 약하다.

정부는 이 공백을 메우기 위해 올해부터 50~99인 기업에 중증장애인을 신규 채용할 경우 고용개선 장려금을 지급하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반복적·고의적으로 의무를 회피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부담금 실효성도 강화할 방침이다. 공무원 부문에 대해서는 통합컨설팅과 직무발굴 등 고용 확대 방안을 적극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민간기업이 제도 시행 35년 만에 처음으로 의무고용률을 달성한 것은, 장애인 고용이 단순한 법적 의무를 넘어 노동시장의 보편적 기준으로 자리잡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며, “앞으로 중증·여성 장애인과 정신적 장애 유형 노동자 등이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고용의 양뿐 아니라 질적 다양성을 확보하는 노력을 지속하겠다”라고 밝혔다.




현장 면접으로 이어진 취업의 문… 대전 대덕구 장애인채용박람회 성과 주목

행사장 이전으로 접근성 개선
구직자·기업 300여 명 참여 속 실질적 채용 연계 기대

<사진=대전시 대덕구청 제공>

대전광역시 대덕구가 장애인 고용 확대를 위한 현장 중심의 취업 지원에 나서며 지역 내 일자리 연결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대덕구는 지난 28일 한남대학교 캠퍼스 혁신파크에서 ‘제17회 장애인채용박람회’를 열고 구직 장애인과 기업 간 일자리 매칭을 지원했다고 밝혔다. 이번 박람회는 지역 장애인의 취업 기회를 확대하고 안정적인 노동시장 진입을 돕기 위한 취지에서 마련됐다.

행사는 대덕구와 대덕구장애인종합복지관이 공동으로 추진했으며, 구직 장애인과 구인 기업, 취업 지원기관, 자원봉사자 등 약 300여 명이 참여했다. 행사장에서는 현장 면접과 취업 상담이 동시에 진행되며 구직자와 기업 간 직접적인 만남이 이어졌고, 일부 참여자는 채용 절차로 이어지는 성과를 거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번 박람회는 행사 환경 개선 측면에서도 변화를 시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동안 반복적으로 제기돼 온 주차 공간 부족과 협소한 행사장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개최 장소를 기존 시설에서 한남대학교 캠퍼스 혁신파크로 옮겼다. 이에 따라 넓은 공간 확보와 이동 동선 개선이 이뤄지면서 참가자들의 접근성과 행사 운영 효율성이 동시에 향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장에서 진행된 상담과 면접은 단순한 정보 제공을 넘어 실제 채용 가능성을 높이는 과정으로 운영됐다. 구직자는 자신의 직무 역량과 경력에 맞는 기업과 직접 면담할 수 있었고, 기업 역시 현장에서 적합한 인재를 선별할 수 있어 상호 간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는 분석이다.

대덕구 관계자는 “일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가장 실질적인 복지라는 인식 아래 장애인 일자리 확대 정책을 지속해 왔다”며 “이번 박람회가 구직 장애인에게는 새로운 진입 기회를, 기업에는 필요한 인재를 발굴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지역 환경을 조성하고, 안정적인 고용 기반을 확대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지방자치단체가 주도하는 장애인 채용 행사는 지역 단위 고용 생태계를 형성하는 핵심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 단발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사후 관리와 고용 유지 지원으로 이어질 경우, 장애인 고용의 질적 개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