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 제주 장애인 단체와 간담회… “국가장애인위원회 설치로 정책 책임 강화하겠다”
6·3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장애인시민본부장을 맡고 있는 서미화 의원이 제주를 찾아 지역 장애인 단체들과 간담회를 갖고 장애인 정책에 대한 구상을 밝혔다.
서 의원은 11일 오전, 제주시 이도일동에 위치한 제주혼디누림터 회의실에서 지역 장애인 단체 관계자들과 만나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했다. 이 자리에서 서 의원은 “대통령직속 국가장애인위원회 설립을 통해 장애인 정책의 국가적 책임을 명확히 하고자 한다”며 “이번 대선 승리를 통해 반드시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서 의원은 장애인권리보장법 제정, 교통약자의 이동권 확대, 발달·정신장애인을 위한 국가 책임제 시행 등을 주요 추진 과제로 제시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제주 지역 단체들은 다양한 현안을 제기했다. 전국 농아인쉼터의 환경 개선, 뉴스 자막과 수어 내용의 일치 보완, 척수장애인을 위한 정부지원금 증액, 장애인 전용 체육시설 확충 등의 요구가 나왔다.
같은 날 오후에는 서귀포시 서귀동에 위치한 서귀포시 장애인회관에서 두 번째 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는 장애인 콜택시 서비스 개선을 포함한 이동권 보장, 중증장애인을 위한 권리 중심의 공공일자리 확대, 장애인 단체에 사회복지사 배치를 위한 법적 근거 마련, 발달장애인을 위한 정책 접근성 제고 등 보다 구체적인 지역 요구가 전달됐다.
서 의원은 “현장의 다양한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장애인이 배제되지 않는 국가, 함께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장애인에 대한 정책 실천, 이제 정치가 해결할 때
2025년 5월, 대한민국은 다시금 선거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각 정당의 정책 공약이 발표되는 가운데, 장애인 당사자들의 참정권을 비롯한 권리 보장 요구도 점차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들은 단순한 복지 시혜가 아닌, ‘동등한 시민으로서의 삶’을 요구하며 정치권의 응답을 기다리고 있다.
대표적인 장애인 권리 운동 단체인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는 지난 10여 년간 “장애등급제의 완전한 폐지”를 촉구해왔다. 2019년 정부는 1~6급으로 나뉘던 기존의 장애등급제를 공식 폐지하고, ‘서비스 지원 종합조사’ 방식으로 전환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전장연은 여전히 이 제도가 본질적으로 등급제를 유지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종합조사표는 여전히 장애인의 실제 욕구보다는 점수에 따라 활동지원 시간을 제한하고, 장애 유형과 상황의 다양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전장연은 활동지원 서비스가 ‘필요한 만큼’ 제공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복잡한 종합조사표나 기계적 기준이 아닌, 개인의 삶과 욕구를 중심으로 맞춤형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는 이 같은 요구에 난색을 표한다. 예산 확대가 불가피한 데다, 서비스의 공정성과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한 행정적 부담, 지방정부 간 역량 격차 등의 문제가 얽혀 있기 때문이다.
정치적 고려도 무시할 수 없다. 장애인의 권리 보장은 많은 국민의 지지를 받지만, 전장연의 지하철 시위 등 일부 강경한 방식은 여론을 양분시키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 이에 따라 정치권은 장애인 정책을 우선순위에 두기보다는 조심스럽게 접근해온 측면이 있다. 특히 코로나19와 글로벌 경기 침체, 정치적 혼란이 이어지던 최근 몇 년 동안은 사회적 약자 정책이 후순위로 밀리는 경향도 뚜렷했다.
이제 정권 교체를 앞두고, 다시 한번 사회적 약자를 위한 정책이 정계의 핵심 의제로 부상해야 할 때다. 장애인의 이동권, 정보 접근권, 노동권, 교육권 등은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이며, 그 실현은 선의가 아니라 의무의 문제다. 발달장애인을 위한 ‘이해하기 쉬운 선거자료’ 제작 요구 역시 같은 맥락에서 제기되고 있다. 이는 공직선거법과 장애인차별금지법, 발달장애인법 등에서 명시한 참정권을 실질적으로 구현하자는 요구이며,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동등한 주체’로 살아가기 위한 기본 전제이다.
새롭게 출범할 정권은 코로나19 이후 잠시 멈췄던 권리 기반 복지 정책의 궤도를 다시 가다듬어야 한다. 사회적 약자를 위한 정책은 더 이상 미뤄둘 수 없는 시대적 과제이며, 진정한 선진국으로 나아가는 기준이기도 하다. 숫자로 계산된 복지가 아니라, 사람을 중심에 둔 복지로의 전환이 절실하다.
전장연의 외침은 단지 특정 단체의 요구가 아니다. 이는 우리 사회가 약자를 어떻게 대하고, 그들과 어떻게 함께 살아갈지를 묻는 질문이다. 새 정권은 그 질문에 외면이 아닌 실천으로 답해야 할 것이다.
민주당 서미화의원, 국회 조찬기도회 참석
사진출처 : 더불어민주당 장애인위원회 보도자료
더불어 민주당 서미화 의원은 어버이날인 5월 8일 오전, 국회의원회관 대 회의실에서 열린 ‘민주주의 회복과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한 국회기도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전했다.
서미화 의원은 지난 2월 24일 ‘더불어 민주당 전국장애인위원회 발대식’을 통해 위원장으로써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발대식을 시작으로 전국 순회 간담회 등 장애인들의 정치 참여에 기여하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서의원은 이 발대식을 앞두고 “장애인이 시민으로 이동하는 시대로 라는 슬로건을 바탕으로 10만 장애인 당원 시대를 통한 정권교체를 이루어내 민주주의 회복과 사회 대통합에 앞장설 것”이라는 다짐을 밝힌 바 있다.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장애인본부장 “헌정 질서 회복이 장애인 시민권 보장 전제조건”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장애인본부 본부장 더불어민주당 제공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장애인본부본부장은 2일 “헌정 질서와 민주주의를 완전 회복하는 것이 장애인 시민권 보장의 전제조건”이라고 했다.
서 본부장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윤석열 내란잔당들의 무책임과 무능이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며 “내란대행 한덕수는 대선출마를 위한 셀프재가와 대선 출마선언, 내란대행을 이어받은 최상목 부총리는 국회의 탄핵의결이 두려워 사표를 던지고 도망쳤다”고 했다.
그러면서 서 본부장은 “국민을 무시하는 한덕수 전 대통령 권한대행 등 내란 세력들의 행동이 갈수록 가관”이라며 ”대선 승리로 내란의 완전한 종식을 반드시 이뤄내고 헌정질서와 민주주의를 완전 회복하는 것이 장애인 시민권 보장의 전제조건이다”고 강조했다.
제 13회 대한민국장애인예술경연대회 스페셜 K 예선 접수 시작!
사진출처 : 장예총 누리집
장애인예술경연대회 ‘스페셜K’가 올해로 제13회를 맞이하며 참가자를 모집한다.
‘스페셜K’는 2011년 처음 시작된 이래 장애예술인의 발굴과 역량 강화를 통해 예술 활동의 사회적·예술적 기반을 마련하고자 기획된 전국 단위의 장애인예술경연대회다.
올해 경연은 ▲국악 ▲클래식 ▲실용음악 ▲무용 ▲연극·뮤지컬 등 총 5개 부문으로 진행된다. 참가 대상은 예술에 관심이 있는 대한민국 거주 장애인 누구나 가능하며, 단 스페셜K 대상 수상자 및 2022년부터 2024년까지 3년 이내 수상 이력이 있는 참가자는 제외된다.
참가 신청은 6월 20일(금) 오후 6시까지 가능하며, 신청 링크(https://linktr.ee/specialk1)를 통해 접수할 수 있다. 특히 올해는 ‘원클릭 간소화 지원서’를 도입해 컴퓨터 없이도 모바일 환경에서 2분 내 지원이 가능한 시스템을 운영함으로써 더 많은 장애예술인들의 접근성과 편의를 높였다.
예선 심사는 6월 중 전문 심사위원단의 서류 및 동영상 검토를 통해 본선 진출자를 선정하며, 본선 결과는 경연 당일 현장에서 확인할 수 있다. 최종 결선인 ‘스페셜K 어워즈(Special K Awards)’ 진출자는 8월 6일(화) 장예총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될 예정이다.
본선 각 부문 수상자에게는 ▲금상 100만 원 ▲은상 50만 원 ▲동상 30만 원 ▲장려상 10만 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이어지는 결선 ‘스페셜K 어워즈’에서는 ▲국회의장상(대상) 500만 원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최우수상) 300만 원 ▲장예총 상임대표상(우수상) 150만 원이 수여된다. 특히 올해는 상금 규모가 일부 상향 조정되어, 국회의장상은 기존 700만 원에서 500만 원으로, 상임대표상은 100만 원에서 150만 원으로 변경되었다.
또한 결선 진출팀에게는 3~4일간 합숙 형태로 운영되는 전문 멘토링 프로그램이 제공돼 예술적 완성도를 높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스페셜K 수상자에게는 장예총 및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는 각종 행사에 예술인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며, 유관 기관 공연 섭외 시 우선 추천되는 특전도 제공된다.
장예총 신동일 상임대표는 “장애예술의 전문성과 가능성을 널리 알리고자 하는 ‘스페셜K’는 해를 거듭할수록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어가고 있다”며 “새로운 시대를 이끌어 갈 뛰어난 장애예술인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2024년 직무개발사업 우수사례 (13)] “안전도 지키고 고용도 잡고”… 장애인 신직무 ‘소방 안전 파트너스’ 주목
중대재해처벌법 대응과 장애인 채용 결합한 혁신 모델 교보문고 등 선제적 도입… “반복적 점검 직무, 장애인 적합성 높아”
<사진=한국장애인고용공단 제공>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발간한 ‘2024년 직무개발사업 우수사례집’은 장애 적합 직무 부족이라는 구조적 과제를 해소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의 성과를 담고 있다. 선도기업 전략직종 직무개발, 현장 중심 직무개발, 중증장애인 고용모델 개발·확산사업 등에서 발굴된 13건의 우수 사례와 164건의 아이디어 공모 성과는 변화하는 산업환경 속에서 장애인 고용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다. 본지는 해당 사례들이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구현되고 있는지 점검하고, 지속 가능한 직무 개발을 위한 과제와 개선 방향을 연속 기획을 통해 심층적으로 살펴볼 예정이다.[편집자주]
장애인 고용의 새로운 해법으로 제시된 ‘소방 안전 파트너스’ 직무가 현장에 안착하며 제도 변화와 기업 수요를 연결하는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단순한 신규 채용 성과를 넘어, 중대재해 예방이라는 사회적 요구와 장애인 일자리 확대 정책을 결합한 모델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 경기북부지사는 지난해 사업장 내 소방 안전시설을 점검·관리하는 직무인 ‘소방 안전 파트너스’를 개발하고, 이를 통해 총 16명의 장애인 근로자를 채용했다고 밝혔다. 채용 인원은 교보문고 7명, 이노위드 9명이다.
이번 직무 개발의 배경에는 중대재해 예방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자리하고 있다. 2022년 시행된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은 일정 규모 이상 사업장에 안전·보건 관리 의무를 강화했다. 적용 대상이 확대되면서 5인 이상 사업장에서도 효율적인 안전관리 체계를 구축해야 하는 부담이 커졌다. 그러나 소규모 또는 비제조 업종 사업장의 경우 전문 인력을 별도로 두기에는 비용 부담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경기북부지사는 이러한 현실에 착안해 기존 안전관리 인력을 대체하지 않으면서도, 사업장 내 소화전·소화기·비상출입구 등 기본적인 소방 안전시설의 점검과 기록 관리, 이상 유무 확인을 전담하는 직무를 설계했다. 초기 단계에서는 안전팀과의 업무 중복, 기존 인력 대체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이에 지사는 각 사업장의 인력 구조와 시설 현황을 분석해 역할을 세분화하고, 기존 인력은 법정 점검과 총괄 관리에 집중하도록 조정했다.
직무의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한 체계도 마련됐다. 소방 안전 분야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직무 모형을 설계하고, 맞춤형 직업훈련 과정을 운영했다. 기초 직업 소양 교육에 이어 소방시설 구조 이해, 점검 절차, 안전 수칙 교육 등 현장 중심의 심화 과정이 병행됐다. 훈련 이후에는 지원고용 프로그램과 취업 후 적응 지도가 이어져 근로자의 직무 숙련도를 단계적으로 높이고 있다.
참여 기업 입장에서도 제도적 유인이 작용했다. 장애인 의무고용률을 충족하지 못해 부담금을 납부하던 사업체의 경우, 이번 채용을 통해 의무 고용률을 초과 달성하면서 부담금 면제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이미 의무고용을 이행하던 사업체는 고용장려금 증가라는 재정적 효과를 얻는다. 기업의 안전관리 수준을 강화하면서 동시에 법적 의무를 이행하는 구조가 형성된 셈이다.
현장에서는 직무 안정성에 대한 평가도 나온다. 소방 안전시설 점검은 정기성과 반복성이 뚜렷해 업무 범위가 명확하고, 일정한 매뉴얼에 따라 수행할 수 있어 직무 표준화가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는 중증장애인을 포함한 다양한 유형의 장애인에게 적합한 근무 환경을 제공할 가능성을 높인다.
다만 지속 가능성을 위해서는 몇 가지 과제가 남아 있다. 첫째, 직무가 단순 보조 업무에 머물지 않도록 역량 단계별 경력 경로를 설계할 필요가 있다. 둘째, 타 업종과 타 지역으로 확산하기 위해서는 업종별 안전관리 체계에 맞춘 세부 직무 조정이 요구된다. 셋째, 실제 재해 예방 효과에 대한 정량적 평가가 뒤따라야 제도적 설득력이 강화될 수 있다.
경기북부지사는 향후 지자체 및 유관기관과 협력해 직무 설명회와 간담회를 확대하고, 참여 기업의 전국 지점으로 채용을 넓히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공단 역시 직무 표준안 고도화와 후속 모니터링을 통해 모델의 안착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소방 안전 파트너스’는 장애인 고용을 단순한 복지 정책이 아니라 산업 현장의 구조적 수요와 연결한 사례로 평가된다. 안전관리 강화라는 사회적 과제와 고용 확대라는 정책 목표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이 모델이 지속 가능한 일자리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기획]장애영향평가와 장애인지예산, “장애포괄적 사회로 나아가는 첫걸음”
정책 설계 전 과정에 ‘장애 관점’ 반영…법제화·통계기반 구축이 관건
<사진=장애인일자리신문>
지난 4월 25일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 누리홀에서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주최로 ‘장애영향평가와 장애인지예산 도입을 위한 정책세미나’가 열렸다. 이날 논의는 단순한 제도 소개를 넘어, 현행 정책 구조가 장애인의 삶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점검하고 이를 제도적으로 교정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문제 제기로 확장됐다.
장애영향평가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수립·집행하는 법령과 정책, 각종 사업이 장애인에게 미칠 영향을 사전에 분석하고 개선방안을 도출하는 제도다. 이는 정책 시행 이후 발생하는 차별이나 배제의 문제를 사후적으로 보완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정책 설계 단계부터 장애인의 접근권과 참여권, 정보권을 반영하자는 취지다.
장애인지예산은 재정 운용 전 과정에서 장애인의 관점을 반영해 예산의 형평성과 효과성을 점검하는 체계를 의미한다. 현재 일부 지방정부에서 관련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으나, 국가 차원의 통합적 기준과 평가체계는 아직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전문가들은 장애인지예산이 단순히 특정 사업 예산을 늘리는 개념이 아니라, 기존 예산이 장애인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하고 재구조화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세미나에서 제시된 정책 방향은 단계적 접근을 전제로 한다. 우선 ‘장애인권리보장법’을 제정해 장애영향평가와 장애인지예산의 법적 근거를 명확히 하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를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실시해 제도의 실효성을 검증하자는 것이다. 이후 장애구분통계 체계를 정비하고, 전담 전문조직을 설치해 평가의 객관성과 독립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제안이 뒤따랐다.
이 과정에서 성별영향평가와 성인지예산의 도입 경험이 참고 사례로 제시됐다. 성평등 정책이 법적 근거와 통계 기반을 갖추면서 제도화된 것처럼, 장애 분야 역시 독립적 법률과 전문 인력, 표준화된 지표 체계가 마련되어야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영국은 평등법에 근거해 공공기관이 정책 수립 시 장애인을 포함한 다양한 집단에 대한 영향을 분석하도록 하고 있으며, 덴마크 역시 장애정책 실행 과정에서 영향평가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두 사례 모두 법적 의무와 행정 지침, 통계 자료를 기반으로 정책 설계 단계에서 차별 가능성을 점검한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다만 제도의 실효성은 평가 결과의 공개 범위와 시민 참여 수준에 따라 달라진다는 점도 함께 지적됐다.
발제에 나선 한국법제연구원 장민영 연구위원은 “정책 결정 과정에서 장애인의 관점이 구조적으로 반영되지 못하는 현실을 지적”하며, “영향평가와 예산 제도가 권리 실현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목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김동기 교수는 장애구분통계의 부재를 핵심 한계로 꼽았다. “장애 유형과 정도, 지역별·연령별 특성을 반영한 기초 데이터가 충분히 축적되지 않는다면 영향평가 역시 형식적 절차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국내 장애 관련 정책은 부처별로 분산돼 추진되는 경우가 많아 종합적 영향 분석이 어려운 구조다. 예컨대 교통·주거·고용·문화 정책이 각각 개별 부처에서 설계되면서 장애인의 이동권, 노동권, 정보 접근권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통합 지표는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같은 구조적 한계는 정책 사각지대를 낳고, 결과적으로 추가적인 보완 예산을 필요로 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장애영향평가와 장애인지예산은 이러한 사후 보완 구조를 사전 예방 체계로 전환하자는 제안이다. 그러나 제도 도입을 위해서는 법적 근거 마련과 더불어 평가 결과의 공개, 시민 참여 확대, 전문 인력 양성 등 복합적 과제가 남아 있다. 특히 평가가 단순한 행정 절차로 전락하지 않도록 독립성과 실질적 권한을 확보하는 방안이 핵심 쟁점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이번 세미나는 제도 도입 필요성을 공론화하는 데 의미를 두고 있으나, 향후 입법 과정과 정부 정책 반영 여부가 실질적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장애인의 권리를 선언적 수준에서 넘어 구조적으로 보장하기 위해서는 정책 설계와 재정 운용의 기준 자체를 재정의해야 한다는 점에서, 장애영향평가와 장애인지예산 논의는 한국 사회의 정책 패러다임을 시험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인천지사 직무 개발 방치 기기 관리 통해 보행권 보호·최대 4,584개 일자리 창출 가능성 제시
<사진=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제공>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발간한 ‘2024년 직무개발사업 우수사례집’은 장애 적합 직무 부족이라는 구조적 과제를 해소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의 성과를 담고 있다. 선도기업 전략직종 직무개발, 현장 중심 직무개발, 중증장애인 고용모델 개발·확산사업 등에서 발굴된 13건의 우수 사례와 164건의 아이디어 공모 성과는 변화하는 산업환경 속에서 장애인 고용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다. 본지는 해당 사례들이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구현되고 있는지 점검하고, 지속 가능한 직무 개발을 위한 과제와 개선 방향을 연속 기획을 통해 심층적으로 살펴볼 예정이다. [편집자주]
최근 전동킥보드와 전기자전거 등 공유 모빌리티가 일상적 교통수단으로 자리 잡으면서 도시 풍경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라스트마일 이동 수단으로서의 편의성은 높아졌지만, 이면에는 무질서한 주·정차와 방치 문제, 보행 안전 위협이라는 구조적 과제가 쌓이고 있다. 특히 휠체어 이용자와 유모차 동반 보행자, 시각장애인 등 교통약자의 이동권 침해 사례가 반복적으로 제기되며 관리 체계의 보완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공유 모빌리티 기기가 점자블록 위나 횡단보도 진입부, 건물 출입구 앞에 방치될 경우 보행 동선이 차단되고 충돌 위험이 높아진다. 시각장애인의 경우 흰지팡이로 감지하기 어려운 각도와 위치에 기기가 세워져 있을 경우 낙상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자체와 운영업체가 수거 및 재배치 인력을 운영하고 있으나, 도심 전역을 상시 관리하기에는 인력과 비용 부담이 따른다는 한계가 지적돼 왔다.
이 같은 문제의식 속에서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인천지사는 ‘공유 모빌리티 안전관리원’이라는 신규 직무를 개발했다. 이 직무는 방치되거나 무단 주차된 전동킥보드·전기자전거를 지정 구역으로 이동시키고, 외관 이상 여부와 작동 상태를 점검하는 역할을 맡는다. 단순 수거 업무에 그치지 않고, 보행 동선 확보와 안전 위험 요소 사전 제거라는 공공적 기능을 수행하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직무 설계 과정에서는 업무 강도와 이동 동선, 장비 무게, 의사소통 방식 등을 세분화해 분석했다. 그 결과, 이동과 운반이 가능하고 반복 업무 수행이 가능한 발달장애인, 그리고 현장 의사소통에 큰 제약이 없는 청각장애인에게 적합성이 높다는 판단이 도출됐다. 위험 요소를 최소화하기 위해 2인 1조 근무, 안전 교육, 보호 장비 착용, 활동 구역 사전 지정 등의 관리 체계도 함께 마련됐다.
시범 운영은 인하대학교와 협력해 진행됐다. 경증 청각장애인 1명과 중증 청각장애인 1명을 채용해 캠퍼스 내 공유 모빌리티 기기 관리 업무를 수행하도록 했다. 일정 기간 운영 결과, 지정 구역 내 정위치율이 향상되고 보행 불편 민원이 감소하는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인천지사는 분석했다. 직무 적응도와 근무 지속 가능성 역시 긍정적으로 평가되면서 발달장애인 2명을 추가 채용하는 성과로 이어졌다.
확산 단계에서는 민간 운영사와의 협력도 이뤄졌다. 공유 모빌리티 기업인 지바이크와 인하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추가 고용에 참여하면서 총 3명이 더 채용됐다. 이는 공공기관 주도의 직무 개발이 민간 영역으로 확장된 사례로, 사회적 가치와 사업 효율성을 동시에 고려한 협력 모델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이 모델이 주목받는 이유는 도시 문제 해결과 장애인 고용이라는 두 과제를 결합했다는 데 있다. 그동안 장애인 일자리는 단순 반복 업무나 보호 고용 중심으로 제한되는 경우가 많았다. 반면 공유 모빌리티 안전관리원은 급변하는 도시 교통 환경 속에서 실질적 수요가 존재하는 영역을 직무로 구체화했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보인다. 도시의 질서 회복이라는 공익적 목표와 고용 창출이라는 사회적 목표를 동시에 추구하는 구조다.
인천지사는 대학, 공공기관, 대규모 사업장 등을 중심으로 이 모델을 전국 단위로 확산할 경우 최대 4,584개의 장애인 일자리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는 기관별 평균 필요 인력, 운영 구역 규모, 근무 형태 등을 반영한 잠정치로, 향후 참여 기관 수와 계약 구조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 현재는 기업 및 공공기관 관계자 간담회, 현장 설명회, 언론 홍보 등을 통해 직무 도입을 제안하고 있는 단계다.
다만 제도적 정착을 위해서는 몇 가지 과제도 남아 있다. 첫째, 운영업체와의 비용 분담 구조를 명확히 해야 지속 가능성이 확보된다. 둘째, 안전사고 발생 시 책임 범위와 보험 체계를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셋째, 단기 시범사업에 그치지 않도록 지자체 조례나 협약을 통한 제도화 방안도 검토 대상이다.
공유 모빌리티는 이미 도시 교통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았다. 관리 체계가 뒤따르지 못할 경우 편의성은 곧 위험 요소로 전환될 수 있다. 공유 모빌리티 안전관리원 모델은 이러한 공백을 메우는 동시에 장애인에게 새로운 노동 기회를 제공하는 실험적 시도다. 도시의 보행 안전을 회복하는 일이 곧 포용적 고용 확대와 연결될 수 있는지, 이번 사례의 확산 여부가 그 가능성을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2024년 직무개발사업 우수사례 (11)] 국제학생 증가 시대, 장애인 일자리로 답하다… 한남대 ‘국제학생 어드바이저’ 모델의 의미
대학 국제화 수요와 장애인 고용정책 접목 직무 세분화·교육체계 구축으로 지속가능성 모색
<사진=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제공>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발간한 ‘2024년 직무개발사업 우수사례집’은 장애 적합 직무 부족이라는 구조적 과제를 해소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의 성과를 담고 있다. 선도기업 전략직종 직무개발, 현장 중심 직무개발, 중증장애인 고용모델 개발·확산사업 등에서 발굴된 13건의 우수 사례와 164건의 아이디어 공모 성과는 변화하는 산업환경 속에서 장애인 고용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다. 본지는 해당 사례들이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구현되고 있는지 점검하고, 지속 가능한 직무 개발을 위한 과제와 개선 방향을 연속 기획을 통해 심층적으로 살펴볼 예정이다. [편집자주]
K-팝과 K-드라마 등 한류 확산으로 한국 유학을 선택하는 외국인 학생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 통계에 따르면 국내 고등교육기관에 재학 중인 외국인 유학생 수는 최근 10여 년간 뚜렷한 증가세를 보여 왔으며, 정부는 ‘Study Korea 300K’ 정책을 통해 유학생 30만 명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대학의 국제화 전략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유학생의 학업·생활 적응을 체계적으로 지원할 인력 수요도 함께 확대되고 있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한남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장애인 고용 확대와 대학 국제화 수요를 접목한 ‘국제학생 어드바이저’ 직무를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해당 직무는 한국장애인고용공단, 기업 관계자, 직무 컨설팅 전문가와의 협업을 통해 설계됐다. 단순 보조 업무가 아닌, 국제학생 지원의 한 축을 담당하는 전문 직무로 기획됐다는 점이 특징이다.
국내 장애인 고용은 일정 규모 이상 사업장에 의무고용제도가 적용되고 있으나, 대학을 포함한 교육·연구 분야에서는 직무 특수성과 업무 구조의 경직성 등으로 인해 장애인 고용이 상대적으로 활발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특히 행정·연구 지원 분야는 전문성 요구 수준이 높고 업무 분장이 세분화돼 있어, 장애 특성을 반영한 직무 재설계 없이는 고용 확대가 쉽지 않은 구조다.
국제학생 어드바이저는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직무를 기능 단위로 세분화했다. 주요 업무는 국제학생 대상 교육 콘텐츠 기획·제작, 국제교류팀 행정업무 지원, 교육환경 관리, 교육자료 번역 및 검수 등으로 구성된다. 단순 안내 수준을 넘어, 한국 생활과 대학 제도, 학사 절차 등을 설명하는 자료를 제작하고 이를 다국어로 보완하는 역할까지 포함한다.
직무 설계 과정에서는 장애 유형별 직무 적합성 분석이 병행됐다. 예컨대 문서 기획과 콘텐츠 제작에 강점을 지닌 인력은 교육자료 개발을 맡고, 외국어 역량을 갖춘 인력은 번역·검수 및 국제학생 상담 보조를 담당하도록 구조를 설계했다. 업무 매뉴얼과 직무기술서를 별도로 마련해 표준화했으며, 일정 기간 직무 적응 교육을 거친 뒤 현장에 배치하는 체계를 갖췄다.
이 직무는 역할 단계도 구분했다. 국제학생 교육 기획자, 강사, 번역가, 교육 어시스턴트 등으로 직무를 세분화해 경력 축적이 가능하도록 했다. 단기 계약직 형태에 머무르지 않고, 직무 숙련도에 따라 책임 범위를 확대하는 경력 개발 경로를 제시한 것이다. 이는 장애인 고용이 반복적·단순 업무에 한정되는 구조에서 벗어나 전문성을 기반으로 한 직무 모델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대학 측은 국제학생 지원의 질적 향상도 기대하고 있다. 최근 유학생 증가와 함께 학사 안내 미흡, 문화 차이로 인한 갈등, 행정 절차 이해 부족 등이 과제로 제기되고 있다. 국제학생 어드바이저는 이러한 문제를 사전 예방하는 역할을 맡는다. 사전 오리엔테이션 자료 제작, 생활 안내 콘텐츠 보완, 학내 행정 절차 설명 자료의 다국어화 등을 통해 국제학생의 초기 적응 부담을 낮추는 구조다.
전문가들은 이 모델이 확산되기 위해서는 직무의 표준화와 성과 측정 체계 구축이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고용 인원을 늘리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국제학생 만족도, 행정 효율성 개선 여부 등 객관적 지표를 통해 효과를 검증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대학 자체 예산에만 의존할 경우 지속 가능성이 낮아질 수 있는 만큼, 고용 장려금과 연계한 안정적인 재원 구조 설계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아울러 타 대학에 적용할 수 있도록 매뉴얼을 공유하고, 제도적 지원을 통해 확산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는 제언도 제기된다.
한남대학교 산학협력단은 향후 시범 운영 결과를 토대로 직무 매뉴얼을 고도화하고, 다른 대학 및 교육기관으로 확산을 추진할 계획이다. 단일 대학의 사례에 그치지 않고, 교육·연구 산업 전반에서 적용 가능한 장애인 전문 직무 모델로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이다.
국제학생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대학의 국제화 전략과 장애인 고용 정책을 결합한 이번 시도는 정책적 함의를 갖는다. 유학생 지원이라는 실질적 수요에 기반해 직무를 설계함으로써 고용의 명분과 현장의 필요를 동시에 충족시키려는 접근이기 때문이다.
장애인 고용이 의무 이행 차원을 넘어 전문 영역으로 확장될 수 있을지, 그리고 국제학생 지원의 질적 개선이라는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향후 운영 결과에 달려 있다. 다만 이번 사례는 장애인 일자리 정책이 새로운 산업 수요와 만날 때 어떤 가능성을 가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실험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장애인의날 특집]성인기 발달장애인의 길을 묻다…스포츠가 여는 새로운 일자리 모델
교육 이후 단절되는 지원체계, 체육활동 기반 고용 연계로 돌파구 모색
<사진=장애인일자리신문>
“내 아이가 학교를 졸업한 뒤에는 어디로 가야 할까요.”
발달장애 자녀를 둔 부모들이 반복해서 던지는 질문이다. 유아기와 학령기에는 특수교육과 치료 지원, 다양한 복지 서비스가 일정 부분 작동하지만 졸업 이후 성인기로 접어들면 지원 체계는 급격히 줄어든다. 교육 이후의 삶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라는 문제는 여전히 많은 가정이 개별적으로 감당해야 하는 과제로 남아 있다.
현장의 고민은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고용노동부와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자료에 따르면 전체 장애인 고용률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지만 발달장애인의 고용률은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특히 지적장애와 자폐성 장애를 포함한 발달장애인의 경우 직무 적응과 사회적 관계 형성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아 일반 노동시장 진입이 쉽지 않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실의 배경으로 ‘학교 이후 공백’을 꼽는다. 학령기 동안에는 특수교육과 다양한 지원 서비스가 제공되지만 졸업 이후에는 체계적인 활동 공간이나 직업 경로가 충분히 마련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일부 장애인복지관과 평생교육기관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나 직업훈련과 안정적 일자리로 이어지는 구조는 아직 촘촘하지 않다는 평가가 많다.
이 같은 구조적 한계를 보완할 대안으로 최근 주목받는 분야가 체육 활동과 고용을 결합한 모델이다. 반복 훈련과 팀 활동이 중심이 되는 스포츠 환경이 발달장애인의 특성과 비교적 잘 맞는 영역으로 평가되면서다.
지역에서 발달장애인 배드민턴 교실을 운영하고 있는 ‘라온 장애인 배드민턴부’ 강태경 이사는 “발달장애인에게 운동은 단순한 재활이나 여가를 넘어 일상 리듬을 형성하는 중요한 활동”이라며 “꾸준히 참여할 수 있는 체육활동이 직업과 연결될 경우 당사자의 동기와 자존감이 눈에 띄게 높아지는 모습을 현장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강 이사는 이어 “일반 고용시장 진입이 쉽지 않은 현실에서 스포츠 활동을 기반으로 한 장애인 일자리 모델은 비교적 안정적인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며 “선수로서 소속감을 갖고 활동하는 경험 자체가 사회적 관계 형성과 생활 안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
실제 참여 선수 보호자들도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 선수 보호자 A씨는 “운동은 단순한 체력 관리가 아니라 사회생활의 출발점이 됐다”며 “직장에 소속돼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아이의 표정과 생활 태도가 눈에 띄게 달라졌다”고 말했다. 그는 “취업 이후 오히려 운동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하루 일과를 스스로 관리하려는 모습이 늘었다”고 덧붙였다.
정책 전문가들은 발달장애인의 성인기 지원 정책이 보호 중심 접근에서 사회 참여 중심으로 전환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장기적인 자립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활동 공간과 소득 구조가 함께 설계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문화와 체육 분야는 반복 훈련과 협력 활동이 가능해 발달장애인의 특성과 비교적 잘 맞는 영역으로 평가된다.
다만 스포츠 기반 고용 모델이 안정적으로 확산되기 위해서는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안정적인 예산 확보와 지도자 전문성 강화, 선수의 경력 관리 체계 구축 등이 함께 마련되지 않으면 단기 사업에 그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현장에서는 일회성 지원이 아닌 장기적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된다.
부모 모임과 지역 커뮤니티 역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정보 접근성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부모들은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며 정책과 제도를 학습한다. 법률 상담이나 직업 정보 탐색, 체육 프로그램 참여 정보 등이 이러한 네트워크를 통해 전달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제도적 지원이 충분하지 않은 현실에서 비공식적인 안전망으로 기능하고 있다.
발달장애인의 성인기 문제는 더 이상 개별 가정만의 고민으로 남아 있을 수 없다. 교육 이후의 삶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는 당사자의 삶의 질뿐 아니라 가족의 부담, 지역사회의 포용성까지 좌우하는 사회적 과제이기 때문이다. 현장에서 나타나는 스포츠 기반 고용 사례는 발달장애인의 성인기 정책이 새로운 방향으로 확장될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학교를 졸업한 이후에도 이어지는 삶의 궤적을 사회가 함께 설계할 수 있을 때 발달장애인의 성인기는 공백의 시간이 아니라 또 다른 가능성의 시간으로 이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