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 위기 넘긴 대한민국, 선진국의 기준은 사회적 약자에 있다

계엄 해제와 평화적 정권 교체로 제도적 복원력 입증… 이동권·탈시설·복지 지출 수준은 여전히 과제

<사진= 유튜브 동영상 갈무리>

대한민국은 이미 국제사회에서 경제적 선진국으로 분류된다. 2021년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는 한국의 지위를 개발도상국 그룹에서 선진국 그룹으로 변경했다. 이는 1964년 UNCTAD 창설 이후 처음 있는 사례였다.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세계 10위권 안팎을 유지하고 있으며, 반도체·자동차·배터리 등 주력 산업의 수출 경쟁력도 공고하다.

문화적 영향력 역시 확대됐다. 2020년 영화 ‘기생충’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등 4관왕을 차지했다. 음악 그룹 방탄소년단은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100’ 1위를 기록하며 세계 대중음악 시장의 중심에 섰다. 넷플릭스를 비롯한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서 한국 드라마와 예능 콘텐츠가 상위권을 차지하는 현상도 이어지고 있다. 경제와 문화 영역에서 한국의 위상은 더 이상 주변부가 아니다.

그러나 선진국의 기준은 성장률이나 수출 실적에만 있지 않다. 사회적 약자를 얼마나 두텁게 보호하느냐는 또 다른 척도다. 이 지점에서 한국 사회는 여전히 구조적 과제를 안고 있다.

장애인 이동권 문제는 대표적 사례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수년째 지하철 역사와 도심 곳곳에서 저상버스 확대, 지하철 엘리베이터 설치, 특별교통수단 확충 등을 요구해 왔다. 국토교통부와 각 지방자치단체는 교통약자 이동편의 증진 계획에 따라 저상버스 도입을 확대하고 있지만, 지역 간 격차는 여전하다.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전국 저상버스 도입률은 30%대를 넘어섰으나 일부 지방 중소도시에서는 여전히 절반에 못 미친다. 출퇴근 시간대 지하철 시위가 반복되는 배경에는 이러한 체감 격차가 자리하고 있다.

탈시설 정책도 사회적 논쟁이 이어지는 분야다. 보건복지부는 장애인의 지역사회 자립을 지원하기 위한 단계적 탈시설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지역사회 주거 지원과 활동지원 서비스를 확대해 시설 중심 보호 체계에서 벗어나겠다는 구상이다. 반면 일부 시설 운영자와 보호자 단체는 지역사회 인프라와 의료·돌봄 체계가 충분히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급격한 전환은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탈시설은 권리 보장이라는 가치와 안전 확보라는 현실 과제가 맞물린 정책 영역이다.

발달장애인 돌봄 공백 문제도 반복적으로 제기된다. 정부는 발달장애인 지원 종합대책을 통해 주간활동 서비스와 긴급돌봄 체계를 확대하고 있으나, 현장에서는 인력 부족과 낮은 서비스 단가를 구조적 한계로 지적한다. 일부 복지기관은 예산 부담으로 프로그램을 축소하거나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는 단순한 기관 운영 문제가 아니라 국가 재정 우선순위와 직결된 사안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공공사회복지 지출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나 국내총생산 대비 비율은 여전히 OECD 평균보다 낮은 수준으로 평가된다. 고령화 속도가 빠른 점을 감안하면 향후 복지 수요는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재정 건전성과 복지 확충 사이에서 어떤 균형을 선택할 것인지는 중장기 정책 방향을 가르는 핵심 변수다.

2024년과 2025년을 거치며 확인된 것은 한국 민주주의의 회복력이다. 헌법적 절차에 따른 권력 통제와 시민의 참여는 국제사회에서도 주목받았다. 그러나 정치적 위기 대응 능력이 곧바로 사회적 약자의 삶의 질 개선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이동권, 탈시설, 돌봄 체계, 복지 재정과 같은 문제는 일상 속에서 지속적으로 드러나는 구조적 과제다.




[2024년 직무개발사업 우수사례 (3)] 클린룸 문턱 낮춘 ‘반도체 라인 파트너’… DB하이텍 사례로 본 첨단 산업 장애인 고용의 확장 가능성

한국장애인고용공단과 협업해 생산공정 직무 재설계, 중증장애인 11명 채용
직무 구조화와 현장 적응 지원이 성패 가른다

<사진=한국장애인고용공단 제공>

과거 반도체 대기업의 고용 지표는 이러한 현실의 어려움을 여실히 보여준다. 2016년 기준 삼성전자는 상시근로자 9만3566명 가운데 장애인 의무고용 인원이 2526명이었으나 실제 고용은 1562명에 그쳤다. 에스케이하이닉스 역시 상시근로자 2만1491명 중 156명만 채용해 의무고용 인원 580명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첨단 제조업 특유의 높은 진입 장벽과 엄격한 안전 규정으로 인해 의무 미이행이 두드러졌던 셈이다.

하지만 최근 생산 공정의 세분화와 직무 재설계가 이루어지면서 첨단 산업에서도 장애인 고용의 돌파구가 마련되고 있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발간한 2024년 직무개발사업 우수사례집을 보면 이러한 질적 변화의 흐름이 뚜렷하게 감지된다.

공단은 산업 현장에서 장애인이 수행할 수 있는 적합 직무를 올해 총 36건 새롭게 개발했다. 직무개발사업 규모는 2023년 30건에서 올해 36건으로 늘었고 내년에는 40건을 목표로 하는 등 꾸준히 확대되는 추세다. 올해 발굴된 직무 가운데 13건은 실질적인 고용 확대로 이어진 우수 사례로 꼽히며 164건의 직무 아이디어 공모 결과도 함께 수록됐다.

이 가운데 디비하이텍 사례는 첨단 제조업 현장에서 장애인 직무를 성공적으로 설계했다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는다. 이 회사는 기업과 공단이 긴밀히 협력해 생산공정 내 역할을 근본적으로 재구성했다. 그 결과 중증장애인을 포함한 장애인 11명이 새롭게 만들어진 반도체 라인 파트너 직무로 채용돼 현장에 투입됐다.

직무 개발 과정에는 기업 인사 담당자와 현업 부서, 직무 컨설팅 기관, 공단 관계자가 모두 참여했다. 직무디자인팀은 생산라인 전반을 꼼꼼히 분석해 장애인이 수행할 수 있는 직무 후보군 9개를 먼저 도출했다. 이후 공정 안전성과 작업 난이도, 현장 수용성, 생산 기여도 등을 다각도로 검토해 반도체 라인 파트너라는 최종 직무를 완성했다.

반도체 라인 파트너는 먼지가 통제되는 클린룸 환경에서 생산라인의 청정도를 유지하는 장비 관리와 물류 이동을 전담한다. 주요 업무는 쉘프와 스미프 등 주요 공정 장비의 청결 상태를 관리하고 반도체 원판인 웨이퍼 이동을 지원하는 것이다. 반도체 공정은 미세한 오염이나 먼지에도 생산 수율이 직격탄을 맞기 때문에 철저한 청정 관리와 정확한 물류 흐름은 공정 안정성 유지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기업 내부에서도 초기에는 클린룸 환경 내 장애인 고용 가능성에 대해 신중한 검토가 이뤄졌다. 작업 동선과 장비 접근 방식, 안전 규정이 매우 엄격하게 관리되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정 전체를 분석하고 직무를 잘게 쪼개는 방식으로 접근해 기존 인력 운영 체계 안에서 새로운 역할을 충분히 설계할 수 있었다. 공단은 시각화된 작업 매뉴얼과 단순화된 동선 등 맞춤형 단계별 직무 로드맵을 제공해 현장 안착을 적극적으로 도왔다.

이러한 개별 기업의 끈질긴 노력과 공단의 지원이 맞물리면서 거시적인 장애인 고용 지표도 개선되는 추세다. 전체 장애인 고용률은 2023년 3.17퍼센트에서 2024년 3.21퍼센트로 소폭 상승했다. 공공부문이 3.9퍼센트, 민간부문이 3.03퍼센트를 기록했다. 특히 고용저조 사업체를 대상으로 한 맞춤형 컨설팅을 통해 498개소에서 총 2873명이 신규 채용되는 가시적인 성과도 거두었다.




탈시설 논쟁 20년, 인권과 돌봄 사이에서 길을 묻다

지역사회 인프라 확충과 개인별 지원체계 정교화 병행해야 실질적 선택권 보장

<사진= AI Gemini 생성 이미지>

탈시설의 근거는 분명하다. 2008년 발효된 유엔 장애인권리협약은 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다른 사람과 동등하게 살아갈 권리를 명시하고, 특정한 거주시설에서의 분리·격리를 강요받지 않을 권리를 규정하고 있다. 협약 제19조는 국가가 지역사회 기반 서비스와 개인별 지원을 확충할 의무가 있음을 분명히 한다. 이러한 국제 기준에 비춰볼 때, 대규모 수용시설 중심의 정책은 장기적으로 재검토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일부 시설에서는 인권침해 사건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며 구조적 한계를 드러내 왔다.

그러나 현실은 단순하지 않다.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국내에는 여전히 수만 명의 장애인이 거주시설에서 생활하고 있으며, 발달장애나 중증 중복장애가 있는 경우 24시간 지원이 필수적인 사례도 적지 않다. 지역사회 기반 서비스가 충분히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시설을 일괄적으로 축소하거나 폐쇄할 경우, 당사자와 가족에게 돌봄 부담이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활동지원 인력 부족, 주거공간 확보 난항, 의료·행정 서비스 연계 미흡 등의 문제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해외 사례는 시사점을 제공한다. 스웨덴은 1990년대 초 ‘정상화’ 이념에 따라 대규모 수용시설을 단계적으로 폐쇄했지만, 동시에 소규모 그룹홈과 개인별 지원예산 제도를 확충했다. 독일 역시 연방 차원의 장애인참여법을 통해 개인예산제와 지역사회 통합 서비스를 확대하며 시설 의존도를 낮춰왔다. 공통점은 시설 폐쇄 자체가 목표가 아니라, 지역사회에서의 삶을 가능하게 하는 지원체계를 선행·병행했다는 점이다. 충분한 재정 투입과 전문 인력 양성, 주거·고용·의료 정책의 연계가 뒤따르지 않으면 탈시설은 선언에 그칠 수밖에 없다는 교훈이다.

국내에서도 변화의 조짐은 있다. 일부 지자체는 자립지원주택을 도입하고, 개인별 서비스 계획을 수립하는 시범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지역 간 격차가 크고, 지원 수준이 당사자의 실제 욕구를 충족하기에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발달장애인의 경우 도전적 행동에 대응할 전문 인력과 위기지원 체계가 미비해 지역사회 전환이 지연되는 사례가 보고된다.

결국 쟁점은 ‘탈시설이냐 유지냐’의 이분법이 아니라, 선택권을 어떻게 실질화할 것인가에 있다. 선택권이란 단순히 형식적 거주지 선택을 의미하지 않는다. 충분한 활동지원 시간, 안정적 주거, 접근 가능한 의료, 소득 보장과 고용 기회가 종합적으로 갖춰질 때 비로소 현실적 선택이 가능해진다. 시설 거주를 당분간 선택하는 경우에도 인권 기준과 서비스 질을 강화해 지역사회와의 단절을 최소화해야 한다.

정책적 해법은 단계적 전환과 기반 확충의 병행에 있다. 첫째, 지역사회 서비스 확충을 국가 책임으로 명확히 하고 중장기 재정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둘째, 개인별 지원계획 수립 과정에 당사자와 가족, 현장 전문가의 참여를 제도화해 형식적 절차에 머물지 않도록 해야 한다. 셋째, 시설 역시 폐쇄 여부를 넘어 소규모화·개방화·전문화 등 구조 개편을 통해 지역사회와 연계된 지원 거점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2024년 직무개발사업 우수사례 (2)] 기술이 허문 장애의 벽, 건설 현장 ‘안전 관제’의 패러다임을 바꾸다

고용 부담금 대신 직무 혁신 택한 DL E&C의 실험과 산재 예방의 상관관계 분석

<사진=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제공>

건설업의 장애인 고용은 그간 ‘불가능에 대한 도전’에 가까웠다. 2023년 민간 부문 산업별 장애인 고용 현황에 따르면 건설업의 장애인 고용률은 1.98%로, 전체 20개 산업 중 17위에 머물러 있다. 이는 현장의 험준한 지형과 육체노동 중심의 공정 특성상 장애인이 활약할 공간이 좁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DL E&C는 시각적 관찰과 판단이 핵심인 ‘안전 모니터링’에 주목했다. 실시간 CCTV 피드를 통해 안전모 미착용이나 중장비 작업 반경 내 보행자 진입을 감시하는 업무는 고도의 집중력을 요하지만, 물리적 이동성은 필수 조건이 아니다. 이를 통해 중증장애인이 재택근무로 현장의 안전을 지키는 역설적이지만 효율적인 구조가 완성되었다.

전지혜 인천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기존의 장애인 고용이 기업의 시혜적 차원에서 이루어진 단순 반복 업무였다면, 이번 모델은 기업의 핵심 리스크인 ‘산업재해’를 관리하는 중추적 역할을 맡겼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한 “특히 현장 경험이 있는 산재 장애인을 관제 요원으로 투입한 것은 그들이 가진 ‘현장의 감각’을 안전 데이터로 치환한 영리한 설계”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채용된 인원 중 상당수는 과거 건설 현장에서 근무하다 불의의 사고를 당한 이들로, 누구보다 위험 요소를 직관적으로 파악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현장의 목소리도 긍정적이다. DL E&C의 한 안전관리 담당자는 “본사 관제실에서 파악하지 못하는 세밀한 현장의 움직임을 재택 관제 요원들이 실시간으로 잡아내 무전으로 전파할 때 그 효과를 체감한다”며 “초기에는 관제 정확도에 의구심이 있었으나 현재 유효 관제율이 90%를 상회하면서 현장 소장들 사이에서도 추가 인력 배치를 요청하는 목소리가 높다”고 전했다. 이는 장애인 고용이 비용 지출이 아닌, 사고 예방을 통한 비용 절감 효과(Cost-Saving)로 이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참여 근로자들의 삶의 질 변화 역시 주목할 만한 지점이다.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한 중증장애인 A씨는 “신체적 제약으로 대기업 취업은 꿈도 꾸지 못했고, 특히 지방 거주 장애인은 기회조차 적었다”며 “기술의 도움으로 현장의 안전을 지킨다는 자부심과 함께 안정적인 소득원을 얻게 되어 삶의 활력을 찾았다”고 말했다. 이는 장애인 고용 정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 단순히 ‘일자리 숫자’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기술을 매개로 거주지와 신체 조건의 제약을 없애는 ‘직무 최적화’에 있음을 증명한다.

서울지역본부는 이번 DL E&C의 성공 사례를 가이드라인으로 제작해 국내 주요 건설사 및 대규모 플랜트 산업군으로 확산시킬 계획이다. 단순한 고용 부담금 납부로 의무를 회피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기술과 인간의 협업을 통해 산업 현장의 안전망을 촘촘히 하는 이 모델은 ESG 경영의 실천적 대안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결국 ‘건설 현장 안전 사각지대 지킴이’의 확산은 장애인에게는 장벽 없는 일자리를, 기업에게는 사고 없는 작업 환경을 제공하는 지속 가능한 산업 생태계 구축의 신호탄이 되고 있다.




부산, ‘세계자폐인의 날’ 기념 넘어 과제로

기념식·블루라이트 점등 속 자폐 인식 개선과 지역 돌봄체계 점검

<사진= 부산광역시 제공>

세계자폐인의 날은 유엔 총회가 2007년 지정해 2008년부터 시행된 국제기념일이다. 자폐성 장애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당사자의 권리 보장과 사회참여 확대를 촉구하는 데 목적이 있다. 국제사회는 이날을 전후해 공공기관과 주요 건축물을 파란색으로 밝히는 ‘블루라이트 캠페인’을 통해 상징적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사진= 부산광역시 제공>

행사는 상징적 의미를 넘어 지역 사회의 과제를 환기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사)한국자폐인사랑협회 부산지부 권민정 지부장은 “자폐성 장애인은 각자의 방식으로 세상과 소통하고 있으며, 지역사회 안에서 안정적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관심과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자폐 인식 개선이 단순한 캠페인에 그쳐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발달장애는 조기 발견과 조기 개입이 중요하며, 생애주기별 지원체계가 연속적으로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학령기 이후 성인기 자립 지원, 직업훈련, 지역사회 기반 서비스 확충은 전국적으로 공통된 과제로 꼽힌다.

부산시 정태기 사회복지국장은 “이번 행사가 자폐성 장애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며 “발달장애인에 대한 교육·홍보는 물론, 지역사회 돌봄체계와 자립 지원 정책을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세계자폐인의 날은 기념식 하루로 끝나는 행사가 아니라, 자폐성 장애를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 구조 속 과제로 바라보는 계기다. 부산의 이번 행사는 상징 캠페인과 문화행사를 통해 시민 참여를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동시에 지역 차원의 실질적 지원 정책을 어떻게 확장해 나갈 것인지가 향후 과제로 남는다.




[2024년 직무개발사업 우수사례 (1)] 단순노무 넘어 ‘품질관리’로… 중증장애인 일자리, 농업 현장에서 답을 찾다

대덕구장애인종합복지관 ‘농산물 품질관리원’ 모델 시범운영… 17명 참여, 11명 취업 연결

<사진=한국장애인고용공단 제공>

올해 선정된 주요 우수 직무를 살펴보면 이러한 변화가 뚜렷하다. 고용노동부 장관상을 받은 인공지능 농업로봇 오퍼레이터를 비롯해 소방 안전 파트너스, 공유모빌리티 안전관리원, 비주얼그래픽 디자이너, 유제품 가공 관련 직무 등 다방면에서 고도화된 직무가 발굴됐다.

특히 농산물 유통 과정에서 필요한 품질 관리 업무를 장애인 직무로 개발한 사례는 고용 영역이 생산 현장으로 확장될 가능성을 보여주며 큰 주목을 받았다. 공단이 추진한 중증장애인 고용모델 개발 사업의 하나로 대덕구장애인종합복지관은 농산물 품질관리원 직무를 재구성하는 시범사업을 진행했다. 이 사업은 농산물 유통 과정의 외관 확인, 중량 점검, 선별 상태 확인, 기록 관리 등을 세분화해 장애인이 원활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시범사업은 약 7개월 동안 운영되며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 발달장애인과 정신장애인 17명이 참여해 전문 교육을 받았으며 이 가운데 15명이 과정을 수료해 약 88퍼센트의 높은 수료율을 기록했다. 이후 지역 농산물 유통업체 등에 실제로 취업한 인원은 11명으로 취업률은 약 73퍼센트에 달했다. 단순 체험이나 단기 훈련에 그치지 않고 실제 고용으로 직결됐다는 점에서 직무개발 사업의 실효성을 입증한 사례로 평가된다.

농산물 품질관리 업무는 농산물의 상품성을 판단하는 중요한 과정이다. 산지유통센터와 공판장에서는 농산물의 외형 상태와 손상 여부를 비롯해 크기와 무게 등을 확인하고 유통 단계의 품질 기준을 관리한다. 그동안 숙련된 작업자나 관리 인력이 주로 담당했던 이 업무를 세분화하고 표준화된 체크리스트를 적용하자 반복 수행이 가능한 장애 적합 직무로 탈바꿈했다.

직무개발 과정에서는 실제 작업 흐름을 분석해 업무 단계를 근본적으로 다시 설계했다. 품질 판별 기준을 시각적으로 알기 쉽게 정리하고 작업 순서를 매뉴얼로 만들었으며 기록 작성 방식도 단순화했다. 교육 과정에서는 농산물 품질 판별 방법, 위생 관리, 작업 안전 등을 중심으로 이론 교육과 현장 실습을 병행했다. 기존 업무 구조 자체를 장애인의 특성에 맞춰 재구성했다는 점이 이번 모델의 가장 큰 특징이다.

농업 유통 현장의 구조적 상황도 이러한 직무 모델의 정착 가능성을 높인다. 유통 과정에서 상품 선별과 품질 관리가 점차 중요해지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상시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산지유통센터의 경우 계절에 따라 물량이 급증하면서 품질 확인과 기록 관리에 필요한 인력 수요가 꾸준히 발생한다.

전문가들은 이런 산업 구조의 빈틈이 장애인 직무 개발과 훌륭하게 연결될 수 있다고 분석한다. 직업재활 분야 연구자들은 산업 현장에서 실제로 요구하는 업무를 분석하고 재설계하는 방식이 고용 확대의 핵심 과제라고 지적한다. 단순 보조 업무 확대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며 현장의 생산 구조와 맞닿은 직무가 만들어질 때 장기적인 고용 안정성을 담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직무 표준화와 교육 체계가 안정적으로 구축된다면 농업 비중이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맞춤형 장애인 일자리 모델이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본격적인 확산을 위해 해결해야 할 제도적 과제도 남아 있다. 현재 개발된 직무 모델은 발달장애인과 정신장애인을 중심으로 설계돼 있다. 지체장애인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작업대 높이 조정, 이동 동선 확보, 보조 장비 도입 등 물리적 작업 환경 개선이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

또한 직무개발 사업의 실질적 효과를 증명하려면 취업 이후의 고용 유지율, 임금 수준, 장기 근속 가능성 등을 지속해서 추적하고 분석해야 한다. 단순히 취업 문을 여는 것에 그치지 않고 안정적인 고용 생태계로 안착하고 있는지에 대한 장기적인 평가 체계 마련이 시급하다.

중증장애인 고용 정책은 이제 단순 의무고용 충족을 위한 양적 확대에서 벗어나 질적 전환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새롭게 개발된 다양한 직무 모델들은 장애인 일자리가 보호적 영역을 넘어 산업 구조의 핵심으로 파고들 수 있음을 증명하는 의미 있는 첫걸음이다.




장애인 공직 입문을 위한 첫 걸음, 공직설명회 개최




장애인일자리신문, 제1기 이용자위원회 공식 발족

장애인 일자리 정책 현장 감시·독자 소통 강화 목적

이번 위원회는 장애인 일자리 및 복지 분야 전문가 5인으로 구성됐다. 위원장에는 한국지체장애인협회 중앙이사 장호철 씨가 선임됐으며, 김형규 전 평택시복지재단 이사장, 양경석 전 평택시의회 전반기 부의장, 임우근 대한장애인체육회 이사, 이상택 대구장애인근로자지원센터 센터장이 위원으로 위촉됐다.

이용자위원회는 장애인일자리신문의 보도 방향과 편집 방침을 독자 시각에서 점검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기사에 반영하는 역할을 맡는다. 구체적으로는 장애인 의무고용 이행 실태, 지방자치단체 고용 현황, 장애인 일자리 정책 예산 집행 등 주요 현안에 대한 보도 적절성을 정기적으로 평가할 예정이다.

장호철 위원장은 “장애인 고용 문제는 선언에 그쳐서는 안 된다”며 “위원회가 현장 데이터를 바탕으로 정책 이행 여부를 꼼꼼히 들여다보는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고 말했다.

장애인일자리신문은 단순 행사 보도에서 벗어나 현장 기반의 감시 저널리즘을 강화한다는 방침 아래 이번 위원회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분기별로 정례 회의를 열고 보도 내용을 평가하며, 필요 시 독자 의견을 수렴해 편집진에 전달하는 역할도 맡는다.

한편 위원회는 오는 2025년 한 해 동안 장애인 고용과 복지 등을 중점 모니터링 의제로 다룰 계획이다.




경기도, 2025년 장애인 자립욕구 실태조사 실시




여성 장애인 임금, 남성 장애인의 53% 수준… 성별 불균형 비장애인보다 커

사진설명 : 한국장애인개발원 보도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