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 위한 ‘궁궐·조선왕릉 현장영상해설’, 태릉까지 확대
기존 4대궁·종묘에 이어, ‘태릉’ 프로그램 추가
전문 해설사 1대 1로 연결해 보다 깊이 있는 관람 지원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본부장 이재필)는 서울관광재단(대표이사 길기연)과 함께 운영하고 있는 시각장애인 대상 궁궐 현장영상해설 서비스 범위를 조선왕릉 ‘태릉’으로 확대해 9월 1일부터 12월 5일까지 운영한다고 22일 밝혔다.
현장영상해설은 시각장애인이 궁궐이나 왕릉을 안전하고 깊이 있게 즐길 수 있도록 영상을 보는 듯한 묘사와 방향, 거리 정보를 구체적으로 제공하는 전문 안내 프로그램이다. 단순한 설명을 넘어 촉각 교구와 공간 체험을 결합해 시각장애인이 역사적 공간을 온전히 느낄 수 있도록 돕는 방식이다.
궁능유적본부는 2023년부터 경복궁, 창덕궁, 덕수궁, 창경궁에서 서비스를 운영해 왔으며, 지난해에는 종묘까지 확대했다. 올해는 해설 횟수를 80회에서 100회로 늘려 참여 기회를 넓혔고, 전문 해설사를 직접 양성해 시각장애인과 1대 1로 매칭하는 방식으로 맞춤형 해설을 제공하고 있다.
이번에 새롭게 선보이는 태릉 프로그램에서는 조선왕릉역사문화관에 설치된 시각장애인용 촉각 안내판과 석호·석양 등 돌로 만든 동물 모형을 직접 만져보며 왕릉의 구조와 의미를 이해할 수 있다. 프로그램은 약 3시간 동안 진행되며, 참가자는 사전 예약을 통해 일정을 조율할 수 있다. 참가자 가족이나 활동보조인 1명이 반드시 동행해야 하며, 서울관광재단이 운영하는 전용 미니밴을 통해 이동도 지원된다.
이번 조치는 단순히 장애인 문화 접근성을 높이는 데 그치지 않는다. 궁궐과 조선왕릉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이자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자산으로, 시각장애인이 이를 향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포용적 문화정책의 상징적 사례로 평가된다. 나아가 이러한 접근은 장애인 관광 활성화와 문화외교적 가치 증대에도 기여할 수 있다. 세계적으로 문화유산을 누구나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접근성 보장은 점차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으며, 한국이 이 분야에서 선도적 모델을 제시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궁능유적본부 관계자는 “시각장애인을 비롯한 사회적 배려 대상자가 국가유산을 보다 쉽고 편리하게 접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이어가겠다”며 “문화유산 향유권 확대는 국민 모두의 권리일 뿐 아니라, 한국 문화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 길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