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퍼즐은 일하는 장애인!!!이재명 정부에 바란다.(9)
최저임금 적용 제외 40년 논쟁…장애인 노동권 보장 해법은 무엇인가
제도 폐지 요구 속 재정 부담·직무 설계 등 현실적 대안 논의 필요

장애인 노동권을 둘러싼 제도 개선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장애인 단체들은 오랜 기간 유지돼 온 최저임금 적용 제외 제도와 일부 공공부문의 장애인 의무고용 적용 제외 조항이 장애인의 노동권을 제한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제도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 제도 폐지가 현실화될 경우 재정 부담과 고용 구조 변화가 불가피해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함께 제기된다.
장애계가 문제로 지적하는 대표적인 조항은 최저임금법 제7조다. 이 조항은 노동 능력이 현저히 낮다고 인정되는 장애인에 대해 고용노동부 장관의 인가를 받을 경우 최저임금 적용을 제외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제도는 1986년 최저임금법 제정 당시 도입된 이후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한국장애인재활협회에 따르면 이 제도에 따라 직업재활시설 등에서 일하는 발달장애인 약 1만 명이 최저임금보다 낮은 임금을 받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일부 시설에서는 월 평균 임금이 약 40만 원 수준에 머무르는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장애계에서는 이러한 구조가 장애인의 노동을 ‘훈련’ 수준으로만 보는 인식을 고착시킬 수 있다고 비판한다.
장애인의 노동시장 참여 역시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통계청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24년 장애인 경제활동 실태조사에 따르면 장애인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35.7%로 비장애인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 취업자 가운데 단순노무 직종 종사 비율도 약 41%에 달해 직무 다양성이 부족한 구조적 한계가 지속되고 있다.
장애인 의무고용 제도 역시 사각지대가 존재한다. 현행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은 일정 규모 이상의 사업장에 장애인 의무고용률을 적용하고 있지만, 경찰과 소방 등 일부 공안직군과 군인은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 때문에 정부부처와 공공기관의 장애인 고용률이 낮아지는 원인 가운데 하나로 지적돼 왔다.
장애계에서는 이러한 제도적 한계를 개선하기 위해 여러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발달장애인을 위한 공공부문 직무를 별도로 설계하는 방안과 직업재활시설과 민간 기업을 연결하는 연계 고용 확대, 최저임금 보장을 위한 국가 재정 지원 등이 거론된다. 관련 단체의 추계에 따르면 최저임금 적용 제외 대상 약 9800명에게 최저임금을 보전하기 위해서는 연간 약 1230억 원 정도의 재정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제도 개선 과정에서는 현실적인 쟁점도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최저임금 적용 제외 제도를 폐지할 경우 직업재활시설의 운영 구조 변화와 재정 부담 문제를 동시에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고용보험기금 등 재원 분담 체계를 명확히 하지 않으면 제도 지속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공공부문 의무고용 확대 역시 직무 설계가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경찰이나 소방과 같은 공안직군의 경우 현장 업무 수행에 신체적 요건이 요구되는 만큼 행정 지원, 기록 관리, 민원 안내 등 보조 직무를 체계적으로 발굴하는 방식의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연계 고용 제도의 실효성 확보도 중요한 과제다. 기업이 단순히 장애인 고용부담금 감면을 목적으로 형식적인 연계 고용을 추진할 경우 장애인 근로자의 안정적인 근속이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직무 적응 코칭, 근속 지원 서비스, 기업 인센티브 확대 등을 함께 설계해야 실질적인 고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결국 최저임금 적용 제외와 의무고용 적용 제외 문제는 단순한 법 조항 개정의 문제가 아니라 장애인의 노동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에 대한 사회적 선택의 문제로 평가된다. 제도 개선이 현실적인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재정 지속 가능성 확보와 직무 다양화, 그리고 장애인을 노동시장 구성원으로 인식하는 사회적 인식 변화가 함께 추진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