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멈춰 세운 지하철…전장연, 이재명 정부 첫 출근길 시위
장애인 권리예산 미반영·서울시 권리중심중증장애인노동자 400명 해고 철회 요구

<사진=전장연 페이스북 갈무리>
경기도에서 출발한 4호선 지하철은 역마다 20~30분 가량 정차했다. 열차 안에서는 시위로 일부 구간 지연이 예상된다는 안내 방송이 흘렀다. 일부 승객들은 다른 교통편을 이용하기 위해 역을 빠져나갔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는 5일 오전 4호선 경기 과천시 남태령역과 서울 종로구 혜화역 등에서 ‘63차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 행동을 벌였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진행된 이번 지하철 시위는 서울시의 중증장애인노동자 해고 철회와 2026년 정부 예산에 장애인 권리예산 반영을 촉구하기 위한 것이다.
시위가 벌어지고 있던 남태령역은 무정차로 지나갔다. 열차가 사당역에 도착하자 타 노선으로 갈아타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내렸다. 출근길 시민들의 발걸음이 뒤엉키며 잠시 혼잡한 풍경이 이어졌다.
전장연은 지난 4월 혜화역에서 ‘62차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를 진행한 뒤, 정부와 서울시의 답변을 기다려왔다. 그러나 오세훈 서울시장이 권리중심중증장애인노동자 400명 해고 문제에 대해 “갈라치기와 무시, 조롱으로 일관했다”고 지적하며 다시 거리 행동에 나섰다.
이재명 정부에도 비판이 이어졌다. 전장연은 지난달 2일 국회로 제출된 2026년 정부 예산안에 대해 “장애인이동권은 구멍난 채 방치됐고, 탈시설 권리 보장은 외면당했으며, 자립생활센터 예산은 갈라치기로 운영을 약화시켰다”고 평가했다. 특히 구윤철 기획재정부 장관이 장애인 권리예산을 최종적으로 반영하지 않았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전장연은 “728조 원 규모의 확장 예산 속에서도 장애인의 기본권 보장은 여전히 뒷전으로 밀려났다”며 “출근길 지하철 시위와 국회 대응, 거리 선전전을 이어가며 권리예산이 반영될 때까지 싸움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