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수첩] 우리 아이보다 하루만 더 살았으면…
발달장애인, 상대적으로 짧은 수명
기대수명 격차를 줄이는 방법은…

발달장애 자녀를 둔 부모들에게 흔히 들을 수 있는 말이다. 자신들의 사후 홀로 남겨질 발달장애 자녀를 미리 안타까워하는 부모들의 마음은 비슷한 모습이다.
그런데 발달장애인들의 기대수명은 비장애인 보다 훨씬 짧다는 것이 국내외 여러 연구에서 밝혀진 사실이다. 이는 단순한 건강의 문제만이 아닌 구조적 차별과 불평등이 생애 전반에 걸쳐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우리나라의 경우 2016년부터 2022년까지 장애인의 평균 수명은 꾸준히 늘었지만 일반인(77.9세)에 비해 지적장애인(57.9세)이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발달장애, 지적장애인의 경우 평균 사망 연령이 다른 장애 유형보다 낮고, 사망 원인 또한 뇌혈관 질환, 폐렴, 소화기계 암 등 예방 가능한 질환의 비중이 높은 것으로 보고 됐다.
해외 사례 역시 비슷하다. 영국에서 발간된 ‘LeDeR(학습장애 검토 보고서)’에 따르면 발달장애에 해당하는 학습장애 성인의 평균 사망 연령은 약 62세로, 영국 전체 평균보다 20년 가까이 짧았다. 보고서는 이들의 사망자 중 상당수가 예방 또는 치료가 가능한 원인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발달장애인의 낮은 기대수명은 개인의 건강 문제를 넘어 제도적 문제와 직결된다. 의료·복지 서비스의 접근성 부족, 맞춤형 건강 관리 시스템의 미비, 사회적 고립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삶의 모습을 바꾸고 수명을 줄이는 결과를 낳았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를 단순한 통계가 아닌 ‘사회적 불평등의 지표’로 보고 있으며, 국가적 차원에서 해결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장애인 건강검진 체계의 정비, 발달장애 특화 의료기관 확충, 지역사회 기반의 조기 개입 프로그램 확대 등은 수명 격차 해소를 위한 기본적인 과제다. 또한 일자리와 소득 안정, 사회적 관계망 강화 역시 건강과 직결된 중요한 요인으로 지목된다. 장애인의 짧은 수명이 “개인의 한계”가 아닌 “사회적 책임”임을 분명히 인식할 필요가 있다.
발달장애인의 수명이 짧은 이유는 단순히 통계의 문제가 아니다. 건강관리를 통해 예방이나 치료가 가능한 질환으로 인해 수명이 단축된다면 이는 공동체 단위에서 고민해야 할 시사점을 제시하는 것이다. 생애의 길이가 곧 존엄과 권리의 문제라면, 발달장애인의 삶을 더 오래, 더 건강하게 만드는 것은 우리 모두의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