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구 장애인단체, “집·노동·예산 없이 권리 없다”…구청 앞 노숙 농성
지원주택 배정 지연·권리중심 일자리 부재 항의
“서울시 후퇴해도 종로구는 독자 정책 집행 책무”

종로구 지역 장애인 단체들이 지원주택 배정 지연과 권리중심 일자리 부재를 이유로 29일 오후 4시 종로구청 앞에서 긴급 노숙농성에 돌입했다.
종로구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이하 종로구420공투단)은 이날 성명을 통해 “집이 없으면 온전한 독립도 없다”며 “종로구가 활동지원 구비 100시간을 결정했지만, 지원주택 배정은 ‘예산 없음’과 ‘굳이 종로가 먼저 해야 하느냐’는 이유로 미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종로구420공투단은 2009년 ‘종로구 중증장애인 지원 조례’ 제정을 요구하며 결성된 ‘종로구 중증장애인 지원을 위한 공동행동’에서 시작됐다. 이후 매년 4월 ‘장애인의 날’을 ‘장애인차별철폐의 날’로 재정립하기 위한 권리 보장 운동을 전개해왔다.
이들은 현재 체험홈과 자립주택 계약 만료자, 이주·정착 대기자들이 주거 지원 부재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경기도에서 권리중심노동자로 일하던 한 장애인이 종로구로 이주한 뒤 권리중심 공공일자리 부재로 일을 이어갈 수 없게 된 사례를 들어 “권리중심노동의 연속성이 끊겼다”고 비판했다.
공투단은 “오세훈 서울시장 체제에서 권리중심노동자 400명이 해고됐고, 서울시 탈시설지원조례가 폐지되는 등 자립·탈시설 예산이 축소되면서 지역사회 정착이 아닌 시설 복귀 위험이 커졌다”고 우려했다.
이어 “보건복지부 장애인일자리사업 참여자들은 노동이 ‘권리’가 아닌 ‘복지’ 영역에서 다뤄지며 2~3년마다 해고 위기를 겪고 있다”며 “근로지원인도, 전담지원인력도 없이 파견의 파견, 외주의 외주에 노출된 장애인들이 같은 벽에 부닥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공투단은 “이는 개인의 민원이 아니라 모든 장애인에게 반복되는 구조적 문제”라며 “시설에서 나오려는 사람들, 체험홈·자립생활주택 계약 만료를 앞둔 사람들, 다른 구에서 종로로 이주하려는 사람들 모두의 현재진행형 과제”라고 설명했다.
특히 “기초지자체는 장애시민이 가장 먼저 마주하는 정부”라며 “서울시가 후퇴해도 종로구청은 독자적으로 권리 예산과 정책을 집행할 책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공투단은 “서울의 중심 종로가 시작하면 다른 구가 따라온다”며 “종로는 타 자치구의 본이 되는 권리 표준을 제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더 이상의 회피가 아니라 정책과 예산으로 답해야 할 때”라며 “이제는 종로구에서 출발해 모든 자치구에서 장애인도 시민으로 이동하는 민주주의를 실현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