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학술논문을 통해 살펴본 장애인삶의 모습 (2) 장애인 자녀를 둔 아빠는 일을 열심히, 엄마는 운동을 신나게

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의 주평균 운동일수가 우울에 미치는 영향
성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

<사진=AI로 생성한 이미지>

장애인일자리신문은 장애인들의 삶에 있어 최고의 복지 혜택은 ‘일자리’라는 신념으로 시작됐다. 이 어려운 숙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선 ‘장애인의 삶’이 어떤 모습인지 살펴볼 필요를 느꼈다. 한국장애인개발원에서는 2018년부터 장애인삶 패널조사를 통해 장애발생 이후의 변화를 장기간추적하여 실증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다. 또한 2021년부터 연구자와 대학원생들이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이 데이터를 개방하여 180여편이 넘는 연구 성과를 얻을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지난 10월 1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는 장애인의삶 패널조사 데이터를 활용한 연구의 성과를 공유하는 학술대회가 열렸다. 장애인일자리신문은 이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논문들을 통해 장애인의 삶에 대한 학술적 의미의 모습들을 살펴보기로 한다.[편집자 주]

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는 자녀 부양 부담으로 인해 정신적, 신체적 어려움이 발생한다. 또한 장애를 발견하는 시기가 빨라질수록 장애 자녀를 돌봐야 하는 부모의 어려움이 오랫동안 지속된다. 이러한 부모의 우울을 개선할 수 있는 건강관련 사회심리적 보호요인을 발굴하고 정책적 지원을 모색하는 연구가 있다.

삼육대학교 보건학과 김지연 박사팀은 지난 10월 1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5회 장애인삶 패널조사 학술대회에서 ‘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의 주평균 운동일수가 우울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논문을 발표했다.

이 연구는 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의 주평균 운동일수가 우울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부모의 성별 차이에 따른 지원 방향을 탐색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진행됐다. 한국장애인개발원 장애인삶 패널조사 ‘6차수 데이터’를 기반으로 총 1,849명(아버지 686명, 어머니 1,163명)을 대상으로 분석하였다.

그 결과 주평균 운동일수는 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의 우울 완화에 전체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성별로 구분했을 때 여성은 운동 빈도가 우울에 직접,간접적으로 모두 유의한 영향을 보였던 반면 남성은 간접효과만 유의하게 나타났다. 남성에게는 운동보다는 직업의 유무가 운동에 비해 더 의미있는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발표를 맡은 김지연 박사는 “연구에서 나타난 성별 격차는 국가의 가족정책 유형과 건강 간의 구조적 관련성을 시사한다. 이는 장애인 자녀의 돌봄 부담의 분배, 직업, 소득 등의 격차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토론을 진행한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김지영 교수는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여성 부모는 돌봄 부담으로 인한 참여 제약을 고려해 단기 돌봄, 지역사회 소그룹 운동 프로그램이 병행될 필요가 있다. 남성 부모는 일,가정 양립 지원과 건강증진 프로그램을 연계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