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지자체 61% 장애인 의무고용 미달… 공무원 직군 고용 부진이 핵심 원인
법정 고용률 3.8%에도 절반 이상 불이행

전국 기초지방자치단체 10곳 중 6곳이 법정 장애인 의무고용률을 지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공무원 직군에서의 고용 부진이 이행률 저조의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 226개 기초지자체 가운데 61%인 138곳이 장애인 의무고용률 3.8%를 달성하지 못했다.
수도권에서는 경기도 31개 기초지자체 중 수원·여주·오산·용인·화성을 제외한 26곳이, 인천은 10곳 중 6곳이 기준에 미달했다. 강원특별자치도는 태백시를 제외한 17곳, 충북은 청주시를 제외한 10곳, 충남은 부여군·아산시·천안시를 제외한 12곳이 의무고용률을 지키지 못했다. 전북특별자치도는 무주·익산·임실·전주를 제외한 10곳, 전남은 무안군을 제외한 21곳, 경북은 성주군을 제외한 21곳, 경남은 고성·사천·창녕·함양을 제외한 14곳이 의무고용률을 달성하지 못했다.
반면 서울·부산·광주·대전·울산은 모두 의무고용률을 충족했다. 특히 부산 연제구의 장애인 고용률은 6.2%로 전국 최고였다.
공무직 등 비공무원 근로자의 장애인 고용률은 6.12%로 의무고용률을 크게 웃돈 반면, 공무원 직군은 2.85%로 현저히 낮았다. 이는 기초지자체 전체 평균이 양호하게 보이더라도 실제 공직 내 장애인 고용은 여전히 법정 기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특정직 공무원 비중이 높은 기관일수록 적합 직무 발굴이 미흡해 채용이 지연되는 경향이 나타난다. 지방자치단체들이 일반 행정직 중심의 고용 방식을 유지한 채 직무 재설계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점도 한계로 지적된다.
의무고용률을 지키지 못한 지자체는 장애인고용부담금을 납부해야 한다. 일부 지자체는 장애인 일자리 창출 대신 매년 수억 원대의 부담금을 지출하고 있다.
광주광역시의 경우 2024년 기준 총 부담금 납부액은 104억 원으로, 공무원 부문 납부액은 약 23억 원, 비공무원 부문 납부액은 약 80억 원에 달했다. 비공무원 부문의 비중이 높긴 하지만, 공무원 부문에서도 수십억 원의 예산이 지출되고 있는 것이다.
부담금은 미고용 인원 1인당 월 납부해야 하는 금액으로 산정되며, 2025년 기준 미고용 시 1인당 월 약 209만 원이 부과된다. 이는 3/4 이상 고용한 기관의 125만 원 대비 약 1.7배 높은 수준이다.
한 지방자치단체 관계자는 “의무를 지키지 못하면 재정 부담이 크지만, 장애인에게 적합한 직무가 제한돼 있어 구조적 개선 없이는 해결이 어렵다”고 밝혔다.
정부는 장애인 의무고용률을 2017년 3.0%에서 2024년 3.8%로 상향하며 장애인 고용 확대라는 국가 정책 의지를 드러냈지만, 지자체의 대응은 여전히 미흡하다.
고용노동부와 행정안전부는 장애인 고용 실적이 저조한 지자체에 지방교부세 등 재정 인센티브와 패널티를 연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단순한 부담금 부과에서 벗어나 지방재정과 직접 연동하는 방식으로 실효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또한 지역 맞춤형 공공일자리 발굴과 예산 확보가 핵심 과제로 제시된다. 정부는 중증장애인 채용 확대를 위해 보조공학기기 지원, 고용 관리 비용 보조 등 다양한 장려금 제도를 운영 중이나, 지자체의 활용률은 낮은 편이다.
전문가들은 미이행률이 낮은 광역지자체와 높은 기초지자체 간의 협력체계를 구축해 장애인 채용 노하우와 직무개발 자원을 공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한다.
채용 절차를 마친 뒤 임용 단계에서 장애인 공무원이 근무 환경 문제로 포기하는 사례도 지속되고 있다. 장애 특성에 맞지 않는 배치나 편의시설 부족이 원인이다. 전문가들은 “단순히 고용률을 맞추는 데 그치지 말고, 임용 전 직무 적합성 평가와 편의시설 설치 의무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서미화 의원은 “의무고용률은 법으로 정한 최소 기준”이라며 “지자체가 스스로 장애인에게 맞는 일자리를 발굴하고 공직 진출의 문턱을 낮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장애인의 자립은 지역사회와 노동에서 시작된다. 지역이 함께 책임을 져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