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퍼스트, 장애인이기 전에 사람이 먼저

발달장애인 자조모임에서 시작
장애 인권운동의 핵심 언어로

<사진=장애인일자리신문>

발달장애인 자기옹호운동 ‘피플퍼스트(People First)’는 1973년 미국 오리건주에서 시작됐다. 당시 발달장애인들이 스스로의 권리와 결정을 존중받기 위해 모임을 결성하면서 “우리는 장애인이기 전에 사람이다”라는 선언을 내세운 것이 출발점이다.

이후 이 운동은 미국과 유럽, 호주 등으로 확산돼 발달장애인의 자기결정권과 사회참여를 강조하는 세계적 흐름으로 자리 잡았다.

국내에서는 2000년대 초반 자립생활센터를 중심으로 피플퍼스트 운동이 소개됐고, 2008년 ‘피플퍼스트 서울’을 시작으로 지역별 자조모임이 꾸려졌다. 2016년에는 전국 조직인 ‘한국피플퍼스트’가 창립되며 활동이 본격화됐다.

한국피플퍼스트는 발달장애인이 직접 발언하고 참여하는 구조를 중심으로 운영된다. 전국 각지에서 당사자 모임이 정기적으로 열리며, 회원들은 토론회와 워크숍을 통해 자기결정과 권리옹호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있다. 주요 활동으로는 ‘피플퍼스트 전국대회’ 개최, 쉬운 정보 제공 캠페인, 발달장애인 정책제안 등이 있다.

최근에는 지역 자립생활센터를 중심으로 다양한 형태의 피플퍼스트 자조모임이 운영되고 있다.

의정부시세움자립생활센터에서는 ‘제15회 피플퍼스트대회’를 지난 9월 25일 개최하고 차별, 자립, 탈시설, 연애, 일자리 등의 주제로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은평문화예술회관에서는 발달장애인과 가족, 관련 기관의 참여로 ‘제3회 은평피플퍼스트대회’를 6일 개최했다. ‘발달장애인에 대한 인식, 맞춤형 공공일자리, 자유발언 등으로 자신들의 의견을 직접 표현했다.

양천구 디지털미디어센터에서 7일 열린 ‘2025년 발달장애인 옹호 네트워크 교류회’에서는 행사의 진행부터 의제 발표, 장기자랑까지 모든 영역에서 발달장애인 당사자들이 직접 참여해서 행사의 취지를 잘 살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안수미 사람사랑장애인자립생활센터 간사는 “2022년부터 피플퍼스트 운동을 시작했다. 관내 공공장소를 직접 찾아다니며 발달장애인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표지판을 제작하는 등의 활동을 지원한다. 당사자 활동가들이 직접 참여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피플퍼스트 운동이 발달장애인을 위한 복지나 보호 중심의 접근이 아닌, 당사자가 주체적으로 참여하는 인권 기반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고 인정한다.

발달장애인이 직접 말하고 결정하는 문화가 확산되면서, 피플퍼스트 운동은 국내 장애인 인권운동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