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2025 취업사례집 일-원’을 통해 본 장애인 고용 사례와 취업 당사자들의 모습(7) 서울재활병원, 재활 이후의 삶까지 잇다
의료사회복지사와 일자리 지원기관 협력으로 중도장애인 사회복귀 길 열어

<사진=서울시장애인일자리통합지원센터 제공>
장애인의 지속 가능한 고용과 사회 참여를 위한 노력은 시대를 관통하는 숙제이다. 본지는 서울시장애인일자리통합지원센터에서 발간한 ‘2025 취업사례집 일-원’에 소개된 사례를 바탕으로, 일터에서 자신의 역할을 만들어가고 있는 장애인 취업자들의 이야기를 기획 시리즈로 전한다. 현실적인 어려움을 넘어 실제로 일하며 성장하고 있는 당사자들의 모습을 통해, 장애인 고용이 어떻게 개인의 삶과 조직, 사회를 변화시키는지 살펴본다.[편집자주]
서울재활병원이 재활 치료 이후의 삶까지 포괄하는 지원 모델을 통해 중도장애인의 사회복귀와 자립을 돕고 있다.
서울재활병원 윤민영 의료사회복지사는 뇌졸중과 척수손상 등으로 중도장애를 입은 환자들과 장애등록 이전 단계부터 함께하며 재활 이후의 삶을 설계해 왔다. 그는 치료 과정에서 환자들에게 발병 이전의 직업과 퇴원 이후의 삶에 대해 묻고, 재활의 목표를 일상 회복에 그치지 않고 사회 참여로 확장하고 있다.
문제는 발병 이후 약 6개월간 이어지는 재활의 골든타임이 장애등록 이전 단계에 해당한다는 점이다. 현행 제도상 장애인 고용서비스는 장애등록 이후에만 제공돼, 이 시기는 사회복귀 관점에서 지원의 공백이 발생하기 쉽다. 윤 의료사회복지사는 이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퇴원 이후 낮병동 통원치료 단계까지 환자를 추적 관리하며, 장애등록이 완료되는 즉시 서울시장애인일자리통합지원센터와 연계해 취업 상담이 이뤄지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 같은 협력의 결과로 지난해 10월, 공공기관 장애인 인턴 취업 사례가 나왔다. 발병 전 편의점을 운영하던 30대 남성 A씨는 재활치료를 마친 뒤에도 기능 회복을 이어가며 “다시 내 힘으로 일하고 싶다”는 목표를 분명히 했다. 장애등록 직후 센터와의 상담이 진행됐고, 직업 상담과 취업 알선을 거쳐 공공기관 사무직 인턴으로 채용됐다. 병원과 일자리 지원기관이 함께 만들어낸 성과였다.
센터는 이러한 협력을 확대하기 위해 서울재활병원 1층과 5층 엘리베이터 옆에 홍보용 LED 광고를 게시했다. 치료 중인 환자와 보호자가 자연스럽게 취업 정보를 접하고, 회복 이후의 삶을 미리 그려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윤민영 의료사회복지사는 “병원은 중도장애인에게 사회로 나아가기 전 마지막 관문”이라며 “병원에서 조금만 더 정보 제공과 연계가 이뤄진다면 퇴원 이후에도 다음 단계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에게 재활의 목표는 집으로 돌아가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사회 구성원으로 다시 자리 잡고 자신의 역할을 이어가는 데 있다.
윤종민 서울시장애인일자리통합지원센터 취업지원팀 대리는 “올해 처음으로 서울재활병원과 협력해 재활 치료 중이거나 치료를 마친 장애인을 대상으로 취업 연계를 진행했다”며 “앞으로도 맞춤형 상담과 다양한 취업 정보 제공을 통해 중도장애인의 자립적인 삶이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병원에서 사회로 이어지는 회복의 여정 한가운데에는, 치료 이후의 삶까지 책임지려는 의료사회복지사의 노력이 자리하고 있다. 이는 제도와 현장을 잇는 작은 실천이 중도장애인의 내일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