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장애인 건강격차, 고용 유지 발목…우울·만성질환 취약에 의료접근성도 낮아
국립재활원, 9년간 데이터 분석 결과 발표…”교차적 차별에 정책 필요”

여성장애인이 비장애인 여성은 물론 남성장애인보다도 건강 수준과 의료 접근성에서 뒤진다는 분석이 나왔다.
보건복지부와 국립재활원은 2013년부터 2021년까지 9년간 국민건강영양조사와 장애등록 정보를 결합해 분석한 ‘그림으로 보는 여성장애인 건강’ 자료집을 11일 발간했다고 밝혔다. 분석에는 총 5만6167명 가운데 장애인 3580명, 이 중 여성장애인 1469명의 데이터가 활용됐다.
자료집에 따르면 여성장애인의 건강관련 삶의 질 지수(EQ-5D)는 0.7681로 비장애인 여성(0.9659)과 비장애인 남성(0.956), 남성장애인(0.8507)보다 낮았다. 주관적 건강수준에서도 ‘나쁨’과 ‘매우 나쁨’ 응답 비율이 높아, 건강 자가평가에서 전반적인 취약성이 확인됐다.
활동제한 지표도 눈에 띈다. 일상생활과 사회생활에서 활동제한이 있는 비율은 장애인 28.26%로 비장애인 4.03%를 크게 웃돌았다. 특히 80대 이상 여성장애인의 절반 이상이 연간 손상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 접근성 격차도 뚜렷했다. 치과진료 미치료 경험률은 장애인이 비장애인보다 높았고, 장애인 내부에서도 여성에서 유의하게 높았다. 국가건강검진에서도 골밀도 검사 수검률은 비장애인 여성 78.2%, 장애인 여성 62.0%로 16.2%포인트 차이를 보였고, 심한 여성장애인은 47.4%에 그쳐 격차가 30%포인트 이상 벌어졌다. 암검진 수검률 역시 위암 74.5%, 간암 55.2%, 폐암 53.9%, 대장암 72.1% 수준으로 제시됐으며, 2019년 코로나19 이후 장애인과 비장애인 간 수검 격차가 확대되는 흐름도 나타났다.
만성질환 지표는 여성장애인에게 불리한 조건을 드러냈다. 관절염 의사진단율은 여성장애인이 비장애인보다 2배 이상 높았고, 60대 이후 급격히 증가했다. 비만은 모든 연령대에서 비장애인 여성보다 장애인 여성이 높았으며, 장애유형별로는 정신장애 58.33%, 신장장애 58.18%, 지적장애 52.23%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정신건강에서는 우울장애 유병률이 비장애인 2.3%에 비해 장애인 5.1%로 높았고, 장애인 가운데서도 여성 7.5%가 남성 3.6%의 2배 수준이었다.
신체활동 실천율 격차도 확인됐다. 유산소 신체활동 실천율은 비장애인 여성 41.5%, 장애인 여성 23.9%로 차이가 났고, 남성장애인 34.7%와 비교해도 낮았다.
사회경제적 지표는 여성장애인의 복합 취약성을 시사했다. 가구 소득수준에서 하 소득구간 비율은 장애인 50.84%로 비장애인 34.24%보다 높았고, 경제활동 참여율은 모든 연령대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낮았다.
전문가는 “건강 격차가 장기적으로 노동시장 참여와 고용 유지에 구조적 제약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활동제한과 만성질환, 우울 취약성은 일상 업무 수행 체력과 직무 적응력에 영향을 미치고, 의료 접근성이 낮으면 적시 치료가 어려워 결근과 조기 이탈 위험이 높아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신체활동 실천율 저하는 직무 선택 폭을 좁히고, 소득 격차와 결합되면 건강 악화-근로 지속 어려움-소득 감소-치료 지연의 악순환이 강화될 수 있다”며 “예방 중심 건강관리와 직무 설계, 의료 접근성 개선이 함께 논의돼야 한다”고 말했다.
국립재활원 측은 “세계보건기구와 유엔이 여성장애인의 ‘교차적 차별’을 우려하며 성인지적 관점의 정책 개발을 권고해 왔다”고 설명하면서 “여성장애인의 건강정보를 공유해 건강 향상과 제도 개선에 기여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