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첫 발달장애인 음악단 ‘신한 SOL레미오’ 창단…기업 장애인 문화예술 고용 확산 신호탄

ESG 경영과 장애인 고용 의무 이행을 동시에…문화예술 직무 통한 새로운 고용 모델 주목

<사진=신한은행 제공>

신한은행이 은행권 최초로 발달장애인 음악단 ‘신한 SOL레미오’를 창단하면서 기업의 장애인 문화예술 고용 모델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장애인 고용을 단순한 의무 이행이 아니라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지속가능 경영의 한 축으로 확장하려는 흐름이 확산되고 있다는 평가다.

신한은행은 발달장애인 연주자 약 40명 규모로 구성되는 음악단을 운영하고 연주자를 직접 채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주자뿐 아니라 연습생을 함께 선발해 직업 역량을 키운 뒤 고용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점도 특징이다. 연습 공간은 서울 강남구 신한아트홀에 마련되며, 은행 행사와 사회공헌 공연, 지역사회 문화 활동 등 다양한 무대를 통해 활동하게 된다.

이번 음악단 창단은 기존의 단발성 후원이나 공연 지원을 넘어 장애인 예술인을 기업이 직접 고용하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발달장애인 연주자들이 안정적인 환경에서 음악 활동을 이어가며 전문성을 키울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국내 기업들은 문화예술 직무를 활용한 장애인 고용 모델을 점차 확대하고 있다. 건설업계에서는 SK에코플랜트가 발달장애인 클래식 앙상블을 창단해 연주자를 직원으로 채용했으며, 반도체 기업 네패스는 발달장애인 연주자로 구성된 ‘루아 체임버 오케스트라’를 운영하고 있다. 게임업계에서는 컴투스 그룹이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을 통해 장애인 오케스트라를 운영하며 공연 활동을 직무로 인정하는 고용 모델을 도입했다.

이 같은 시도는 기업이 장애인 고용 의무제에 대응하는 방식이 다양해지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장애인 고용률을 단순히 숫자로 맞추는 수준을 넘어 기업의 조직과 사업 구조 안에서 장애인이 지속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직무를 발굴하려는 움직임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문화예술 분야는 장애인의 직무 선택 폭을 넓힐 수 있는 영역으로 평가된다. 상대적으로 신체적 노동 의존도가 낮고 개인의 재능과 전문성을 살릴 수 있어 발달장애인을 비롯한 다양한 장애 유형에서 직업 활동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공연 활동을 통해 지역사회와 직접 소통하면서 장애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ESG 경영이 기업 경영의 중요한 기준으로 자리 잡으면서 이러한 변화는 더욱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고려하는 ESG 경영에서 장애인 고용과 문화예술 지원은 대표적인 사회적 가치 창출 활동으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기업이 문화예술을 활용한 장애인 고용 모델을 적극적으로 도입할 경우 장애인에게는 안정적인 일자리와 직업 정체성을 제공하고, 기업에는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는 지속가능 경영 기반을 마련하는 상호 보완적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신한은행의 발달장애인 음악단 창단은 이러한 흐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기업의 사회적 역할이 강조되는 시대에 장애인 문화예술 고용이 새로운 기업 참여 모델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