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민간부문 의무고용률 미달하는데…美 4성급 호텔, 직원 34% 장애인 고용
부티크 호텔, 사우스캐롤라이나 대학교와 연계해 발달장애 학생 직업훈련과 채용 연결
국내 장애인 고용률 3.21%, 의무고용 대상 기업 58.6%는 기준 못 채워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콜롬비아의 부티크 호텔 더 랜턴이 대학과 협력해 발달장애 학생에게 직업훈련과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고 미국 장애 전문 온라인 매체 디스어빌리티 스쿠프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올해 초 문을 연 더 랜턴은 과거 중앙 소방서로 쓰였던 건물을 재생한 호텔이다. 고급 레스토랑과 바를 갖추고 있으며 세 개 동이 연결된 구조다.
개발사 레인즈 컴퍼니는 사우스캐롤라이나 대학교의 발달장애 학생 대상 교육과정인 카롤라이나라이프 프로그램, 환대경영대학과 협력하고 있다. 카롤라이나라이프는 지적·발달장애 학생이 캠퍼스에서 독립적으로 생활하며 파트타임 취업과 직업훈련을 병행할 수 있도록 운영되는 과정이다.
학생들은 더 랜턴에서 컨시어지, 객실 관리, 식음 서비스 등 여러 직무를 경험하고 있다. 일반 직원과 같은 급여를 받으며, 프로그램 졸업 뒤 정식 직원으로 근무하는 사례도 나왔다.
이번 모델은 클렘슨 대학교의 장애 학생 지원 프로그램과 연계해 학생을 고용 중인 셰퍼드 호텔 사례를 참고해 마련됐다. 두 명의 다운증후군 자녀를 둔 호텔 전문가 릭 헤이덕도 레인즈 컴퍼니에 합류해 포용적 고용 구조 설계에 참여했다.
디스어빌리티 스쿠프에 따르면 더 랜턴은 100개 일자리 모집에 1800건의 지원서를 받았고, 현재 전체 직원의 34%가 장애를 가진 직원이다.
카롤라이나라이프의 에리카 밀리런 디렉터는 디스어빌리티 스쿠프에 “시장을 선도하는 최고급 4성급 호텔을 운영하면서도 장애인을 높은 비율로 고용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들이 카롤라이나라이프 학생이라는 사실을 굳이 알리고 싶지 않다. 그들은 그저 조직의 팀원이자 직원일 뿐”이라고 말했다.
밀리런 디렉터는 또 “사우스캐롤라이나 주민 네 명 중 한 명은 장애를 가지고 있으며, 이는 누구나 언제든 속할 수 있는 그룹”이라며 “우리 사회가 포용적인 채용을 계획하지 않는다면 기업이 할 수 있는 일은 크게 제한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상황은 수치에서 차이가 난다. 고용노동부와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발표한 2024년 장애인 의무고용 현황에 따르면 국내 장애인 고용률은 3.21%다. 공공부문은 3.9%로 법정 의무고용률 3.8%를 넘었지만, 민간부문은 3.03%로 의무고용률 3.1%에 미치지 못했다.
장애인 고용 의무 대상 기업은 3만1286곳이다. 이 가운데 58.6%인 1만8335곳이 의무고용 기준을 지키지 않았다. 이들 기업이 납부한 장애인 고용부담금은 7165억원이다.
발달장애인 고용 상황은 더 제한적이다. 보건복지부의 발달장애인 실태조사와 장애인 실태조사, 통계청 고용지표 등을 종합하면 발달장애인의 취업률은 약 30% 수준으로 파악된다. 취업자 상당수는 장애인 직업재활시설이나 장애인 표준사업장 등에 집중돼 있다. 호텔과 외식업 등 일반 서비스업 현장 취업 사례는 많지 않은 편이다.
한국에도 관련 훈련 기반은 있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은 전국에 발달장애인훈련센터 19개소를 운영하고 있다. 이들 센터는 발달장애인의 특성을 반영한 직업훈련과 현장체험을 제공한다. 일부 대학도 발달장애 학생을 위한 평생교육 과정과 전공과를 운영하고 있다.
다만 훈련과 취업의 연결 구조는 아직 제한적이다. 훈련기관과 일반 사업체가 장기적인 협약을 맺고 실습부터 채용까지 연계하는 사례는 많지 않다. 특히 호텔·외식·관광업계에서 대학 또는 훈련기관과 구조적인 파트너십을 통해 발달장애 학생 채용 경로를 만든 사례는 드물다.
더 랜턴 사례는 대학의 직업교육 과정과 실제 사업체 일자리를 직접 연결했다는 점에서 눈에 띈다. 국내에서도 발달장애 학생 대상 교육과정, 직업훈련기관, 서비스업 사업체를 연계하는 방식이 검토 과제로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