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시군구 통합돌봄 오늘 시작, 집에서 의료·요양 한 번에

복지부 229개 지자체 전담조직 구축 완료, 의협은 “현장 인프라 부족” 우려

이스란 보건복지부 제1차관은 지난 2월 4일 의료요양 통합돌봄 사업을 지원하는 20개 통합돌봄 전문기관에 지정서를 수여하고, 기관별 통합돌봄 정책지원 추진계획을 논의하는 행사를 개최했다. <사진=보건복지부 제공>

오늘부터 노인과 장애인이 병원이나 요양시설에 들어가지 않고도 자기 집에서 맞춤형 의료·돌봄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통합돌봄 제도가 전국적으로 가동된다.

보건복지부는 전국 229개 시군구 모두에 전담조직을 구성하고 현장 인력을 배치하는 등 통합돌봄 출범을 위한 기반 조성을 마무리했다고 지난 26일 발표했다. 기준인건비 기준으로 5346명의 전담인력을 확보했으며, 지난 11일 기준 5202명이 현장에 투입됐다. 복지부는 남은 인원도 연내 충원될 수 있도록 행정안전부와 공동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통합돌봄 대상은 노쇠·장애·질병 등으로 혼자 일상을 영위하기 어려운 65세 이상 고령자와 의료 수요가 높은 지체·뇌병변 등 장애인이다. 소득 기준은 따로 두지 않는다. 다만 장애인은 현재 102개 지자체에 한해 신청 가능하다.

신청 절차는 본인이나 가족이 거주지 읍면동 행정복지센터 또는 국민건강보험공단 지사에 직접 방문하거나 우편·팩스를 이용하면 된다. 접수 후 담당자가 사전조사를 거쳐 대상 적격 여부를 가리고, 판정이 나면 지자체·건보공단 직원이 가정을 찾아 건강 상태와 생활환경을 종합 파악한다. 이를 토대로 전문가가 개인별 서비스 지원계획을 짜고, 해당 부서들이 연계해 서비스를 실행하는 구조다. 계획은 3개월 주기로 재점검해 상황 변화에 맞게 조정할 수 있다.

제공되는 서비스는 방문진료, 치매관리, 퇴원환자 지역사회 복귀 지원 등 보건의료 영역부터 보건소 방문건강관리, 노인운동 프로그램, 방문간호·요양, 재택의료, 주야간·단기 시설보호, 긴급돌봄, 독거노인 응급안전안심서비스까지 폭넓게 구성돼 있다. 다만 실제 이용 가능한 서비스는 개인별 돌봄 필요도 평가와 해당 지자체 여건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시행 첫날을 맞아 각 지자체도 저마다의 준비 상황을 공개했다. 강원특별자치도는 18개 전 시군에서 동시 시행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도는 사업 운영 전반과 전담 인력, 읍면동 현장 체계, 의료서비스 확충 등 주요 항목을 사전 점검했고, 시행 전 원주시 어르신 가정을 직접 찾아 현장 여건도 살폈다. 박송림 도 복지보건국장은 “처음 시행하는 제도이니만큼 현장에서 일정 부분 어려움이 있겠지만 완벽보다는 실행에 방점을 두고서 도 차원의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보완을 통해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인천시도 관련 법 시행에 맞춰 사업을 개시했다. 조례 제정과 민관 협력 체계를 갖추고, 전담인력 275명을 단계적으로 현장에 투입할 계획이다. 유준호 인천시 외로움돌봄국장은 “돌봄이 필요한 시민이 살던 곳에서 안전하게 삶을 이어가도록 현장 중심의 돌봄 체계를 지속해서 점검하고 보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청주시는 올해 14개 신규 사업을 포함해 모두 67개 사업에 11억6000만원을 투입, 지역 특성에 맞는 돌봄 체계를 꾸린다. 시니어클럽 6곳과 손잡고 노인일자리 인력을 활용한 틈새 돌봄을 운영하며, 낙상·화재 예방용품 22개 품목을 1인당 생애 100만원 한도로 지원하는 안전한 홈케어와 재활치료사 가정방문 서비스도 시작한다. 노인복지관·사회복지관·사회적협동조합과 연계해 가사·식사·주거환경 개선 같은 생활밀착형 서비스 확대도 추진한다.

전북 익산시는 보건의료·건강관리·요양·일상돌봄·주거환경 등 5개 분야에 걸쳐 47개 돌봄 자원을 체계적으로 갖췄다. 가사지원, 반찬·영양식 배달, 외출 동행, 방문 재활, 주거환경 정비, 건강생활용품 제공 등 지역 특화 프로그램을 함께 운영한다. 익산 지역 13곳을 포함해 도내 24개 의료기관과 협약을 맺어 고령 퇴원환자가 지역사회로 돌아올 때 끊김 없이 돌봄을 이어받을 수 있는 연결망도 구축했다.

정헌율 익산시장은 “통합돌봄 사업은 돌봄을 지역사회 중심으로 확장하는 데 의미가 있다”며 “노인과 장애인이 살던 곳에서 건강하고 안정적인 삶을 이어갈 수 있도록 촘촘한 돌봄 서비스를 제공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의사협회는 제도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현장 실행력에 대해서는 우려를 나타냈다.

의협은 시행 전날인 26일 정례 브리핑에서 재가 의료 서비스에 참여할 의료 인프라가 아직 충분하지 않다고 진단했다. 통합돌봄에 참여하는 의료인에 대한 적절한 보상 기준이 마련되지 않은 점도 해결 과제로 꼽았다. 의료 전달체계 안에서 각 전문 직역의 역할이 명확히 구분되고 존중받는 토대 위에서 서비스 연계가 이뤄져야 제도의 지속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의협은 “이러한 현실적 조건이 갖춰지지 않으면 통합 연계가 구호에 머물 수 있다며,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지속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