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기획-장애인으로 살아가기(3)] 장애인 가구의 소득 구조, 노동보다 복지에 의존

근로소득은 제한적… 연금과 수당이 생계를 지탱

<사진=Pexels>

장애는 개인의 신체적 변화로 시작되지만 그 이후의 삶은 건강, 일자리, 소득, 사회관계 등 여러 영역에서 복합적인 변화를 겪게 된다. 그러나 지금까지 장애인의 삶을 장기적인 데이터로 추적하며 구조적으로 분석한 보도는 많지 않았다. 본지는 장애인 삶 패널조사 연구 자료와 현장 취재를 바탕으로 장애 발생 이후 개인의 삶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그리고 제도와 현실 사이에 어떤 간극이 존재하는지를 살펴보는 연중기획 ‘장애인으로 살아가기’를 시작한다. 이 연재에서는 장애인의 건강, 고용, 소득, 사회참여 등 다양한 삶의 지표를 분석하고 정책적 과제를 짚어볼 예정이다.[편집자주]

장애인 가구의 소득 구조를 들여다보면 노동소득만으로 생계를 유지하기 어려운 현실이 수치로 드러난다. 일자리 참여가 제한된 상황에서 연금과 각종 수당 등 이전소득이 생활의 중요한 축을 형성하는 구조가 굳어지고 있으며, 이는 단순한 개인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노동시장 접근 자체의 장벽과 맞물린 구조적 문제로 해석된다.

최근 장애인 삶 패널조사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장애인 가구의 월 평균 소득은 292만9900원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근로소득은 175만700원으로 전체 소득의 약 59.7%를 차지했고, 나머지 117만9200원은 근로 외 소득에서 발생했다. 근로 외 소득은 연금소득과 공적 이전소득, 사적 이전소득, 금융소득 등으로 구성되며, 실질적으로는 각종 연금과 수당이 가구 소득의 약 40%를 떠받치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구조는 단기간에 형성된 것이 아니다. 근로소득은 2021년 166만600원에서 2022년 171만2900원, 2023년 175만700원으로 완만한 증가세를 보였지만 증가 폭은 크지 않았다. 같은 기간 근로 외 소득은 106만6100원에서 112만800원, 117만9200원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노동을 통한 소득 확대 속도보다 이전소득의 증가 속도가 더 뚜렷하게 나타난 것이다.

생활비 부담 역시 이러한 구조를 강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장애인 가구의 월 평균 생활비는 2021년 179만8400원에서 2022년 187만2800원, 2023년 196만5400원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생활비 상승 속도는 근로소득 증가 속도를 앞지르고 있으며, 이는 자연스럽게 공적 지원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는 결과로 이어진다.

장애로 인한 추가 지출 역시 가계 구조를 압박하는 주요 요인으로 지목된다. 조사에 따르면 장애로 인해 추가로 발생하는 월 평균 지출은 21만2800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의료비와 재활 치료비, 보호·간병비, 교통비, 보조기구 비용, 활동지원 서비스 이용료 등이 주요 항목이다. 이러한 비용은 비장애 가구에는 상대적으로 적거나 존재하지 않는 지출로, 노동소득만으로 생활을 유지하기 어려운 구조적 부담으로 작용한다.

이처럼 이전소득 의존 구조가 강화되는 배경에는 노동시장 진입 자체의 어려움이 자리하고 있다. 장애인의 노동 참여는 근무일수와 근무시간, 직무 선택의 폭 등에서 제약을 받는 경우가 많다. 이동의 어려움과 근무 환경의 제약, 직무 적합성 부족, 고용주의 인식 문제 등 다양한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노동시장 진입 문턱은 여전히 높게 유지되고 있다. 특히 중증 장애인의 경우 선택 가능한 일자리 자체가 제한적이어서 근로소득 확대가 구조적으로 어려운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노동시장 내부에서도 안정적인 근로를 이어가기 위한 여건은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장애 특성에 맞춘 직무 개발이나 근무 환경 조정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아, 취업 이후에도 근로를 지속하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한다. 이는 결국 노동소득의 지속성과 안정성을 낮추고, 장기적으로 이전소득 의존도를 높이는 결과로 이어진다.

공적 이전소득이 생계를 지탱하는 핵심 축으로 자리 잡았다는 사실은 사회 안전망이 일정 부분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장애인연금과 기초연금, 각종 수당은 최소한의 생활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기반이 되고 있으며, 노동 참여가 어려운 계층에게는 사실상 생계 유지의 마지막 장치로 기능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구조가 장기적으로 고착될 경우 노동을 통한 자립 기회가 축소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노동소득 확대가 어려운 상황에서 이전소득 의존이 지속될수록 개인의 경제적 자립 기반은 약화될 수 있으며, 사회 전체적으로도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장애인 가구의 소득 구조 문제를 단순히 복지 확대 여부로만 접근해서는 해결이 어렵다고 지적한다. 노동시장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직무 개발과 근무 환경 개선, 이동 지원 확대, 고용 안정성 강화 등 구조적 개선이 병행되지 않는다면 근로소득 비중 확대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결국 장애인 가구의 소득 구조는 개인의 선택이나 노력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사회 구조의 결과물에 가깝다. 노동소득과 이전소득의 균형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 그리고 노동시장 진입 장벽을 어떻게 낮출 것인지에 대한 논의는 앞으로 장애인 정책 전반에서 중요한 과제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