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챙기면 소득으로… 확산되는 ‘활동형 장애인 복지’, 과제도 뚜렷

충북 ‘건강소득’·경기 ‘기회소득’ 도입
참여 유도형 정책 전환 속 형평성·지속성 논의 필요

<사진=충북도청,경기도청 전경>

지방자치단체가 장애인의 건강관리와 사회참여를 유도하면서 일정 수준의 소득을 보전하는 ‘활동형 복지모델’을 잇따라 도입하고 있다. 단순 현금 지원에서 벗어나 참여를 전제로 한 보상 체계를 구축했다는 점에서 정책 전환의 흐름으로 평가되지만, 동시에 형평성과 지속가능성에 대한 점검 필요성도 제기된다.

충청북도는 전국 최초로 ‘장애인 더 건강소득 지원 사업’을 시행하며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사업은 장애인이 자발적으로 수행한 건강활동과 사회참여 활동이 일정 기준에 도달할 경우 이를 ‘건강소득’으로 보상하는 구조다. 참여자는 팔 들어올리기, 휠체어 타기, 고무밴드 운동 등 신체활동을 월 12회 이상 수행하고, 복지관에서 제공하는 건강관리 영상 시청 등 사회활동 과제의 절반 이상을 이행하면 매월 5만 원을 지급받는다. 도는 청주·충주·증평·괴산·음성·영동 등 6개 시군에서 저소득층 중증장애인 500명을 대상으로 사업을 운영 중이다.

우영미 충북도 장애인복지과장은 “장애인 더 건강소득 지원사업은 장애인이 일상 속에서 스스로 건강을 관리하고 다양한 사회활동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라며 “장애인들의 신체활동을 통한 육체적·정신적 건강증진과 자기 주도적 목표 설정·달성 및 사회참여 활동을 통해 자존감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경기도 역시 유사한 방향의 정책을 확대하고 있다. 도는 ‘장애인 기회소득’ 2차 참여자 2,000명을 모집하며 사업 규모를 넓히고 있다. 해당 사업은 스마트워치를 활용해 주 2회 이상, 회당 1시간 이상의 건강활동을 인증하면 월 10만 원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건강상태 변화 등록, 건강 콘텐츠 수강, 월 1회 사회참여 활동 등 추가 과제를 수행해야 하며, 연간 최대 120만 원까지 지원된다. 대상은 도내 13세 이상 64세 이하 중증장애인 가운데 기준 중위소득 120% 이하 가구다.

강일희 경기도 장애인복지과장은 “1차 모집에 이어 2차 모집을 신속하게 추진해 더 많은 도민이 정책 효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장애인의 건강관리와 사회참여를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두 사업은 공통적으로 건강활동과 사회참여를 ‘조건’으로 설정하고 이를 소득으로 환산하는 구조를 취하고 있다. 이는 장애인을 수동적 수혜자가 아닌 능동적 참여 주체로 설정했다는 점에서 기존 복지정책과 차별화된다. 특히 건강관리, 사회활동, 소득 보전을 하나의 정책 틀로 결합했다는 점에서 새로운 유형의 복지 실험으로 평가된다.

다만 이러한 흐름이 모든 장애인에게 동일하게 작동하는지는 별도의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정 수준의 신체활동이나 과제 수행을 전제로 한 구조는 건강 상태나 장애 유형에 따라 참여 가능성에 격차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활동 수행이 어려운 중증장애인은 상대적으로 배제될 가능성이 있으며, 결과적으로 지원이 필요한 계층이 오히려 혜택에서 멀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정책 효과를 판단하는 기준 역시 재정립이 요구된다. 현재와 같이 참여 횟수나 지급 인원 중심의 정량 지표에 의존할 경우 사업이 ‘성과 관리형’으로 흐를 가능성이 있다. 건강 개선 정도, 의료비 변화, 사회참여 지속성 등 실질적인 삶의 변화까지 추적하는 평가 체계가 병행돼야 정책의 실효성을 입증할 수 있다.

기술 활용에 따른 접근성 문제도 과제로 꼽힌다. 경기도의 경우 스마트워치를 활용한 활동 인증 방식이 객관성을 높이는 장점이 있지만, 디지털 기기 사용이 어려운 일부 장애인에게는 새로운 진입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대체 인증 수단 마련이나 교육 지원 등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사업이 기존 복지를 대체하는 방식이 아니라 보완적 역할로 자리 잡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기본적인 소득 보장과 돌봄 지원을 유지한 상태에서 건강관리와 사회참여를 촉진하는 추가 인센티브로 기능할 때 정책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지자체의 장애인 정책이 ‘예산 집행’에서 ‘삶의 변화’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형평성, 접근성, 지속가능성을 함께 고려한 정교한 설계가 요구된다. 참여를 유도하는 정책 실험이 실제 자립 기반 강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