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률 55% 대 비장애인 77%…EU, 2030 장애인 권리 전략 업그레이드로 격차 해소 나서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지난 6일 2021-2030 장애인 권리 전략을 전면 강화하는 내용의 커뮤니케이션을 발표했다. 장애인 고용 격차 해소, 탈시설 지원, 보조 기술 투자 등 구체적 실행 방안을 담은 이번 전략은 장애인 9천만 명이 EU 경제와 사회에 완전히 참여할 수 있도록 기반을 다지는 데 초점을 맞췄다.
EU 전체 인구 5명 중 1명 이상인 9천만 명이 장애를 안고 생활한다. 그러나 장애인 고용률은 55%에 그쳐 비장애인(77%)과 22%p 차이를 보인다. 장애인 3명 중 1명은 빈곤 위험에 노출돼 있어 EU 평균의 두 배에 달하며, 140만 명은 여전히 시설에서 생활하고 있다.
집행위원회는 장애인을 노동 시장·교육·사회 전반에서 배제할 경우 EU GDP 손실이 연간 최대 14억 2천만 유로, 세수 손실은 최대 4억 9천300만 유로에 이른다고 밝혔다. 반면 접근성에 투자하고 장벽을 제거하면 장애인이 가진 기술과 재능이 EU 경제에 온전히 기여해 노동력 부족 해소에도 실질적 도움이 된다는 분석이다.
이번 전략 강화는 2021년 수립된 ‘EU 2021-2030 장애인 권리 전략’의 중간 점검 성격을 띤다. 집행위원회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AI 확산, 글로벌 장애인 지원 감소 흐름 등 2021년 이후 달라진 환경을 반영해 전략을 전면 업데이트했다. 이해관계자 의견과 유엔 장애인 권리 위원회(UN CRPD)의 권고, 유럽 의회 및 유럽 경제 사회 위원회의 강력한 이행 요구도 이번 업데이트의 주요 배경이 됐다.
2021년부터 현재까지 성과도 있었다. 유럽 장애인 카드·주차 카드 도입, 접근 가능한EU(AccessibleEU) 자원 센터 설립, 독립 생활 지침 발표, 장애인 고용 패키지 도입 등이 추진됐다. 유럽 사회 기금(ESF+)을 통해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약 130만 명의 장애인이 관련 사업에 참여했고, 투입된 총 자금은 약 110억 유로(국가 공동 자금 포함)에 달한다.
이번 강화 전략의 핵심 축 가운데 하나는 장애인 고용 확대다. 기존 ‘장애인 고용 패키지’를 더욱 강력히 시행하고, 직장 내 AI 활용에 따른 새로운 과제와 장애 여성이 겪는 복합 차별 문제를 별도로 다루기로 했다. 구체적으로는 교육에서 고용으로의 전환 지원, 장애 고용 격차 해소 조치, 고용과 복지급여 연계 지침 제공, 장애인의 일을 장려하는 제도 보완 등이 포함됐다. 다양한 생애 단계에서의 포괄적 교육·훈련 강화도 병행된다.
집행위원회는 포용이 민주주의에도 기여한다고 강조했다. 장애인이 시민 생활과 정치 생활에 완전히 참여할 수 있을 때 민주주의가 더욱 건강해진다는 논리다. 이를 위해 2029년 유럽 선거를 포함한 선거·정치 과정의 접근성을 높이는 ‘포용적 민주주의 이니셔티브’도 추진된다.
시설 중심 돌봄 체계를 지역사회 기반 서비스로 전환하기 위해 ‘EU 독립 생활 연합’도 새롭게 출범한다. 정책 입안자와 이해관계자가 함께 참여하는 이 연합은 EU 자금 지원을 바탕으로 장애인이 거주지와 함께 사는 곳을 스스로 선택하고 독립적으로 생활하는 데 필요한 지원을 제공한다.
권리를 일상으로 연결하는 실질적 조치도 뒤따른다. 유럽 장애인 카드와 주차 카드가 EU 전역에 공식 출시돼 회원국 간 장애 상태 상호 인정을 촉진하고, 장애인이 문화·여가·교통 서비스에 실질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AI 기반 보조 기술에 대한 투자도 확대되며, ‘배리어 프리 운송 의제’를 통해 항공·철도·버스 등 모든 교통 수단에서 접근성을 높여 이동성과 자율성도 함께 지원한다.
전략은 EU 경계를 넘어 전 세계 장애인 권리 강화로도 이어진다. 전 세계 인구의 16%인 10억 명 이상이 장애를 안고 살고 있다. 집행위원회는 외부 활동에서 장애 포함을 더욱 주류화하고, 글로벌 게이트웨이 투자를 통해 인프라·서비스·일자리 창출 이니셔티브의 접근성과 포용성을 보장할 방침이다. 우크라이나 재건 과정에도 접근성과 장애 포함 원칙이 적용되며, 장애인이 재건 노력에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집행위원회는 장애 관련 기존 법률의 완전하고 효과적인 이행을 돕는 최신 모니터링 프레임워크를 별도로 마련할 계획이다. 회원국이 2021-2030 전략을 실질적으로 이행할 수 있도록 집행위원회 차원의 지원도 지속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