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10명 중 2명, 병원 가고 싶어도 못 간다
이동불편·경제적 부담이 발목…정부, 주치의·방문진료 손질 나서

장애인 10명 중 2명은 의료기관을 이용하고 싶어도 실제로는 가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주치의 지정과 방문진료 등 관련 제도의 손질에 나섰지만, 현장에서 체감하는 변화는 아직 미미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3년 장애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장애인의 미충족의료율은 17.3%로 집계됐다. 미충족의료란 최근 1년간 의료기관을 이용하려 했지만 시간·비용·거리 등의 이유로 실제로는 이용하지 못한 경우를 말한다. 이용하지 못한 주된 이유로는 이동불편(36.5%)이 가장 많았고, 경제적 부담(27.8%)이 뒤를 이었다.
장애인의 만성질환 유병률은 87.7%로, 비장애인보다 1.6배 높은 수준이다. 병원을 더 자주 찾아야 할 이유가 분명한데도, 접근 자체가 어려운 구조적 모순이 수치로 드러난 셈이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8일 이스란 제1차관 주재로 ‘장애인 일차의료 활성화를 위한 간담회’를 개최했다. 의과·한의과 전문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관계자 등이 참석해 장애인 의료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 개선 방향을 논의했다.
현재 정부는 장애인의 미충족의료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두 가지 시범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하나는 ‘장애인 건강주치의 시범사업’으로, 중증장애인이 원하는 의원급 의사를 주치의로 지정해 만성질환 관리·예방·건강상담 등을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방식이다. 2018년부터 운영 중이지만, 낮은 수가와 행정 부담으로 의사 참여율이 낮다는 게 의료계의 공통된 지적이다. 다른 하나는 ‘일차의료 방문진료 시범사업’으로,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노인이 병원을 직접 방문하기 어려울 경우 의사가 가정이나 시설을 찾아가 진료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두 사업 모두 제도 활성화가 미진해 장애인이 실제로 체감하는 수준은 낮은 상태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공급자 참여를 늘리기 위한 수가 현실화 방안, 의과·한의과가 함께하는 다학제적 접근 강화, 활동지원·돌봄서비스 등 통합돌봄과의 연계 체계 구축 등이 핵심 의제로 다뤄졌다. 특히 통합돌봄 연계와 관련해서는 보건·복지·지자체 등 서비스 주체가 달라 실질적인 연계 체계 마련이 쉽지 않다는 현장의 어려움도 공유됐다.
이스란 제1차관은 “장애인에 대한 건강권 보장 및 의료접근성 향상을 위한 일차의료 활성화는 중요한 정책과제”라며, “오늘 간담회에서 제언해주신 의견을 검토해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이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는 등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