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장의 문턱 낮추는 변화… 장애인 문화예술 접근성, 산업의 과제로 떠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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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어통역·음성해설 넘어 접근성 전문인력 양성까지
따뜻한동행·YG 협업에 쏠리는 관심

<사진=따뜻한동행 제공>

장애인들은 공연장을 찾는 과정에서 다양한 장벽을 경험해왔다. 휠체어 이동이 어려운 공연장 구조와 제한적인 장애인 좌석, 시야 문제뿐 아니라 청각장애인을 위한 자막·수어통역 부족, 시각장애인을 위한 음성해설 미비 등 정보 접근성 문제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발달장애인의 경우 강한 조명과 음향, 긴 대기 동선 등 공연 환경 자체가 관람 부담으로 작용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이에 따라 공연예술계에서는 장애 유형별 특성을 반영한 다양한 배리어프리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일부 연극과 뮤지컬에서는 수어통역과 실시간 자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시각장애인을 위한 음성해설과 터치투어 프로그램도 확대되는 추세다. 공연 시작 전 무대와 소품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돕는 터치투어는 시각장애인의 공연 이해도를 높이는 대표적인 접근성 프로그램으로 평가받고 있다.

최근에는 발달장애인과 감각장애인을 고려한 ‘릴랙스 퍼포먼스(Relaxed Performance)’ 도입 사례도 늘고 있다. 객석 조명을 완전히 끄지 않거나 자유로운 입·퇴장을 허용하고, 감각 자극을 줄인 음향 환경을 조성하는 방식이다. 장애인의 특성을 공연 운영에 반영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다만 이러한 변화에도 불구하고 실제 공연 현장에서 장애인 접근성이 충분히 보장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특히 대중음악 콘서트와 대형 공연 분야는 국공립 예술기관에 비해 접근성 체계 구축이 상대적으로 미흡하다는 평가가 많다. 치열한 온라인 예매 경쟁과 장시간 대기 문화, 복잡한 이동 동선 등이 장애인 관객에게는 또 다른 진입 장벽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사회복지법인 따뜻한동행과 YG엔터테인먼트가 추진하는 ‘유니버설 스테이지(Universal Stage)’ 사업은 공연 접근성을 산업 차원에서 고민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양측은 최근 장애인 관객 지원 인력 양성 프로그램인 ‘유니버설 스테이지 크루’ 발대식을 열고 공연 접근성 전문 인력 양성에 나섰다. 선발된 참여자들은 공연 접근성 개념과 장애 유형별 지원 방법, 현장 대응 역량 등을 교육받은 뒤 실제 공연 현장에서 이동 지원과 관람 보조기기 운영, 장애인 관객 응대 등의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이번 사업은 단순한 사회공헌 활동을 넘어 공연 운영 시스템 자체의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기존에는 장애인 문화예술 지원이 일회성 초청 행사나 후원 중심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았다면, 이번 사례는 공연 현장의 접근성 체계를 구축하고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글로벌 팬덤을 기반으로 성장한 K-팝 산업에서 접근성 문제가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했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해외 공연 시장에서는 이미 수어통역 전용 구역과 실시간 자막 서비스, 감각안정 공간 운영 등 다양한 접근성 시스템이 확대되고 있다. 국내 공연업계 역시 장애인의 문화 향유권을 단순 복지 영역이 아닌 산업의 지속가능성과 직결된 과제로 바라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장애인 접근성이 특정 계층만을 위한 편의 제공이 아니라 고령자와 임산부, 일시적 이동약자 등 모두를 위한 공연 환경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공연 접근성을 높이는 노력이 결국 더 많은 관객이 공연 문화를 누릴 수 있는 기반이 된다는 의미다.

따뜻한동행과 YG엔터테인먼트의 이번 협업이 단발성 사업에 그치지 않고 공연 산업 전반의 접근성 기준을 바꾸는 계기로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