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부모들의 ‘사후 준비’ 관심 증가…신탁·후견제도 활용 방안 주목
하나은행, 장애인 자산보호 위한 신탁상품 개발 추진
재산관리 지원체계 확대 움직임

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들에게 보호자 사후 자녀의 생활 안정은 중요한 관심사 가운데 하나다. 특히 발달장애인이나 중증장애인의 경우 재산이 있더라도 금융거래와 계약, 각종 행정절차 등을 직접 처리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어 재산관리 방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 국내에는 장애인의 재산관리와 의사결정을 지원하기 위한 제도로 장애인신탁, 성년후견제도, 공공후견사업 등이 운영되고 있다.
장애인신탁은 장애인이 증여받은 재산을 금융기관 등에 맡겨 관리하는 제도다. 신탁계약에 따라 생활비나 의료비 등을 정기적으로 지급하도록 설계할 수 있으며,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 일정 요건을 충족할 경우 세제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성년후견제도는 질병이나 장애 등으로 의사결정에 어려움이 있는 사람을 위해 법원이 후견인을 선임하는 제도다. 후견인은 재산관리와 법률행위 등을 지원하며 법원의 감독을 받는다.
보건복지부와 지방자치단체는 발달장애인 등을 대상으로 공공후견사업도 운영하고 있다. 공공후견인은 복지서비스 이용 지원과 재산관리, 법률행위 지원 등의 역할을 수행하며, 일정 요건을 충족할 경우 후견 관련 비용을 지원받을 수 있다.
다만 신탁과 후견제도에 대한 인지도가 높지 않고 이용 절차에 대한 정보도 충분히 알려져 있지 않아 실제 활용은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러한 가운데 금융권에서도 장애인 자산보호를 위한 제도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
하나은행은 최근 사단법인 온율과 장애인 자산관리 신탁 및 성년후견 제도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온율은 법무법인 율촌이 사회공헌 활동을 위해 설립한 공익법인으로 성년후견과 공익법률지원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양 기관은 장애인과 고령층 등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자산관리 신탁과 성년후견 제도 활성화를 위해 협력할 계획이다. 특히 장애인의 사후 자산을 보호하기 위한 유언대용신탁 상품 개발을 추진하고, 제도 이용 편의성 향상을 위한 세미나와 공동 연구도 진행할 예정이다.
유언대용신탁은 생전에 금융기관과 신탁계약을 체결하고 사망 이후에도 계약 내용에 따라 재산이 관리되도록 하는 방식이다. 장애인 가족을 위한 생활비 지급과 자산관리 계획을 사전에 설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련 제도의 활용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장애인 자산보호는 단순히 재산을 상속하는 문제를 넘어 보호자 사후에도 안정적인 재산관리 체계를 마련하는 문제와 연결된다. 이에 따라 장애인신탁과 성년후견제도, 공공후견사업 등 기존 제도와 함께 금융권의 신규 서비스 개발 움직임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