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다운증후군 아들과 아버지 이야기 담은 ‘컬러북’ 공개
흑백 화면 속 애틀랜타를 걷는 父子…당사자 배우 캐스팅으로 화제

아내를 먼저 떠나보낸 아버지와 다운증후군이 있는 아들이 함께 야구장을 향해 걷는다. 애틀랜타의 거리를 흑백 화면으로 담아낸 영화 ‘컬러 북’이 최근 넷플릭스에서 공개됐다.
데이비드 포춘 감독이 쓰고 연출한 이 영화는 아들을 혼자 키우게 된 홀아비 럭키(윌 캐틀렛)가 다운증후군이 있는 아들 메이슨(제레미아 다니엘스)과 함께 처음으로 야구 경기에 가는 하루를 따라간다. 두 사람이 그 하루 동안 겪는 좌절과 작은 기쁨 속에서, 영화는 가족이란 무엇인지, 돌봄이란 무엇인지를 조용히 묻는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캐스팅이다. 메이슨 역을 맡은 제레미아 다니엘스는 실제로 다운증후군이 있으며, 이 영화가 그의 스크린 데뷔작이다. 장애 당사자를 주연으로 세운 선택은 영화에 특별한 진정성을 부여한다는 평을 받고 있다.
포춘 감독은 2023년 AT&T 언톨드 스토리 어워드에서 100만 달러의 제작 지원금을 받아 이 영화를 완성했다. 장벽이 높은 독립영화 제작 환경에서 장애인 서사를 중심에 놓은 작품이 대형 지원을 받아낸 사례로도 주목된다.
영화는 2024년 트라이베카 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된 뒤 오스틴·도빌·시카고·덴버 영화제에서 잇달아 상을 받았다. 시카고 국제 영화제에서는 미국 독립영화 관객상을 수상하며 대중적 반응도 확인했다. 현재 뉴욕·로스앤젤레스·애틀랜타 일부 극장에서도 동시 상영 중이다.
포춘 감독은 “사랑과 가족, 그리고 우리가 뿌리를 둔 공동체에 대한 이야기”라고 소개하면서 “전 세계 시청자들이 이 캐릭터들과 진짜 방식으로 연결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장애를 가진 당사자의 목소리와 얼굴을 스크린 위에 올리려는 움직임은 최근 영미권 영화·드라마에서 이어지고 있다. ‘컬러 북’은 그 흐름 속에서, 화려하지 않지만 묵직한 방식으로 자기 자리를 만들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