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염전 노동착취에… 정부, 합동 대응체계 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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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장애인 폭행·강제노동 피해 잇따라… 765개 염전 전수 점검·엄정 대응 방침

AI로 생성된 이미지 <사진=장애인일자리신문>

올해 전라남도 영광군 염산면의 한 염전에서 60대 업주 A씨와 공범 2명이 직업소개소를 통해 노동자 3명을 고용한 뒤 상습 폭행·감금하고 임금을 착취한 사실이 드러났다. 피해자 가운데 한 명은 지적 판단력과 의사소통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상태였다. 사건은 피해자가 길을 배회하다 쓰러진 것을 목격한 주민의 112 신고로 알려졌다. 피해자 3명은 여성가족부로부터 인신매매 피해자로 공식 확정됐으며, 피해 기간은 짧게는 2개월 반, 길게는 3년 이상이었다.

지적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범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4년 2월, 전남 신안군 신의도의 한 염전에서 지적장애인을 섬으로 유인해 감금·폭행·강제노동을 시킨 사실이 처음 드러났다. 정부 전수조사 결과, 직접 피해자 63명이 구출됐고 강제노동·임금착취 피해 노동자는 370명으로 파악됐다. 관련 사범 129명이 처벌됐으나 기소된 염전업자 36명 중 실형은 단 1명에 그쳤다. 2021년에는 신안의 한 염전에서 지적장애인이 7년 동안 폭행과 노동착취를 당하다 탈출한 사건이 KBS 보도로 알려졌다. 피해자는 임금을 받지 못한 것은 물론, 기초생활수급비와 본인 명의 카드까지 업주에게 빼앗겼다.

전형적인 수법은 직업소개소나 지인을 통해 “좋은 일자리”라며 접근한 뒤 지적장애·경계성 지능 등 판단력이 취약한 사람을 표적으로 삼는 것이다. 외딴 섬이나 접근이 어려운 염전으로 이동시켜 탈출을 차단하고, 폭행·협박으로 저항 의지를 꺾은 뒤 임금 미지급, 수급비·카드 착취, 신분증 통제로 이어진다. 이는 형법상 감금·폭행죄, 장애인복지법상 경제적 착취, 근로기준법 위반, 인신매매등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상 강제노동 인신매매에 해당하는 중범죄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장애인학대 신고 건수는 2018년 3,658건에서 2024년 6,031건으로 6년 사이 65% 늘었다. 미국 국무부는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해 2022~2023년 한국의 인신매매 등급을 1등급에서 2등급으로 낮추기도 했다.

고용노동부와 해양수산부는 “노동권 침해와 인권 유린이 더 이상 반복돼서는 안 된다”며 경찰청, 지방정부와 함께 합동 대응체계를 구축·운영한다고 2일 밝혔다. 전국 염전 765개소 중 80%가 신안·전남 지역에 집중돼 있다.

고용노동부는 전체 염전 765개소에 기초노동질서 자가진단 공문을 긴급 배포해 사업주가 스스로 폭행 여부, 근로계약 및 최저임금 준수 여부를 점검하도록 했다. 목포고용노동지청은 신안군 염전 55개소를 불시 방문해 패트롤 감독을 실시하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지난 5월부터 지방정부와 합동으로 전체 염전 고용실태 전수조사를 진행 중이다. 폭행·강제노동·임금착취 등 인권침해 정황이 확인되면 고용노동부와 경찰청에 즉시 통보한다. 이주노동자 인권침해 대응에만 운영하던 고용노동부-경찰청 핫라인은 내국인 노동자 사건으로 확대된다.

위법사항이 확인된 사업장에 대해 고용노동부는 즉시 형사입건하고, 해양수산부와 지방정부는 허가 취소, 사업 참여 제한, 지원금 환수 등 행정제재를 병행한다. 피해자 보호가 필요한 경우 보호시설 연계 및 피해 회복 지원도 함께 실시한다. 염전 사업주를 대상으로 한 노동법 준수 교육도 확대할 계획이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폭행과 강제근로 등 노동자의 인권을 짓밟는 전근대적 노동착취는 어떠한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다”며 “관계기관과 긴밀히 협력하여 노동 착취와 인권침해를 끝까지 추적하고, 법 위반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으로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황종우 해양수산부 장관은 “염전 근로자의 인권과 노동권 보호는 지속가능한 천일염 산업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전제”라며 “위법행위가 확인된 사업장에 대해 허가 취소 등 관리 수단을 엄격히 적용하고, 관련 제도 보완을 통해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생산환경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2014년 이후에도 같은 사건이 반복된 데는 솜방망이 처벌, 지방 행정의 사각지대, 직업소개소 관리 부실, 장애인 피해자가 스스로 신고하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이번 대응이 실질적 변화로 이어지려면 사후 단속에 그치지 않고 직업소개소 단계의 사전 차단, 장애인 피해자 전담 지원 체계 상설화, 처벌 수위의 실질적 강화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