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인도 근로계약서 읽을 수 있어야”…사회적기업, 쉬운정보 기준 92개 공개

소소한소통, 10년·1,300건 제작 경험 담은 ‘쉬운정보 가이드라인 1.0’ 무료 배포

<사진=소소한소통 제공>

발달장애인을 비롯해 정보 이해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위한 쉬운정보 제작 기준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사회적기업 소소한소통이 3가지 실행 원칙과 92개 세부 실행 기준을 담은 ‘쉬운정보 가이드라인 1.0’을 만들어 무료로 배포했다.

‘발달장애인 권리보장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10조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이 발달장애인에게 이해하기 쉬운 형태로 정보를 제공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장애인복지법’과 유엔 장애인권리협약에도 정보 접근과 의사소통 보장 근거가 마련돼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 공통으로 참고할 수 있는 제작 기준은 없었다.

소소한소통은 2017년부터 약 10년간 1300건이 넘는 쉬운정보를 제작해 왔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그 과정에서 축적한 제작 경험과 데이터를 정리한 것이다.

쉬운 근로계약서, 화재 시 행동요령 포스터, 개인정보 보호 교육 자료 등이 대표적인 제작 사례다. 쉬운 근로계약서의 경우 ‘갑·을’, ‘근로계약기간’ 같은 법률 용어를 ‘회사·직원’, ‘일하는 기간’으로 바꾸고 그림을 함께 넣는 방식으로 제작됐다.

해외에서는 이미 법제화가 이뤄진 사례가 있다. 영국은 2016년부터 모든 병원과 보건의료 기관이 발달장애 환자에게 진료 안내서, 수술 동의서, 약 복용법 등을 ‘이지 리드(Easy Read)’ 포맷으로 제공하는 것을 법적 의무로 지정했다.

뉴질랜드는 2022년 ‘플레인 랭귀지 법(Plain Language Act)’을 제정해 공공기관이 국민에게 전달하는 서식·안내문·웹사이트 문서에 전문용어와 관료적 표현을 쓰지 못하도록 했다. 모든 공공기관에 담당자를 두어 문서 작성 기준 이행을 상시 점검하게 하는 구조다.

소소한소통은 “이 가이드라인은 쉬운정보의 절대 기준이 아닌 다양한 현장에서 함께 참고하고 더 나은 기준을 만들어가는 논의의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가이드라인은 소소한소통 홈페이지에서 누구나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