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하다와 성북장애인복지관은 10일 서울 성북장애인복지관에서 장애인 일자리 확대와 문화예술 활동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날 협약식은 오전 10시 30분부터 복지관 4층 관장실에서 진행됐다. 협약식에는 성북장애인복지관 황성혜 관장, 이형철 사무국장, 김병수 팀장과 ㈜WE하다 관계자들이 참석해 양 기관의 주요 사업을 소개하고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어 업무협약 체결과 기념촬영이 진행됐다.
이번 협약을 통해 양 기관은 장애인의 안정적인 일자리 창출과 사회참여 확대를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특히 장애인 선수와 예술인의 취업 연계 및 사후관리, 장애인 문화예술 활동 지원, 지역사회 네트워크 구축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추진할 계획이다.
㈜WE하다는 장애인 운동선수와 예술인의 취업을 연계하고 고용 이후 사후관리까지 지원하는 ‘WE하다 WORKS’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e-스포츠 기반 휠체어 레이싱 게임 개발 사업인 ‘스피노(SPINO)’, 장애예술인의 전시 기회 확대를 위한 온라인 갤러리 ‘스담(SDAM)’ 등을 운영하며 장애인의 경제활동과 사회참여를 지원하고 있다.
황성혜 성북장애인복지관 관장은 “이번 협약을 계기로 지역사회 장애인을 위한 맞춤형 고용 지원과 문화예술 활동 기회를 확대하고, 민간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장애인의 자립과 사회참여를 지원하는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양 기관은 앞으로 각 기관이 보유한 전문성과 자원을 바탕으로 장애인의 고용 기회 확대와 문화예술 활동 활성화를 위한 협력 사업을 지속적으로 발굴·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장애인기업종합지원센터, AI 전자상거래 교육생 모집…온라인 창업부터 사업화까지 연계 지원
인공지능 활용 마케팅 실습 중심 50시간 교육 운영 우수 수료생 최대 1억8천만 원 창업 지원
<사진=장애인기업종합지원센터 제공>
(재)장애인기업종합지원센터(이사장 박마루)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온라인 창업 역량 강화를 위해 장애인 예비창업자를 대상으로 전자상거래 교육생을 모집한다. 생성형 AI를 활용해 적은 인력과 비용으로 온라인 판매와 마케팅을 수행할 수 있는 창업 환경이 확대되는 가운데, 교육부터 사업화 자금 지원까지 연계하는 창업 지원 체계를 마련했다.
센터는 한경국립대학교 평택캠퍼스에 새롭게 구축한 장애인 기업가 역량강화센터에서 진행하는 ‘AI 전자상거래 교육’ 참여자 30명을 오는 14일 오후 6시까지 모집한다고 밝혔다. 교육은 오는 21일부터 진행된다.
이번 교육은 상대적으로 초기 자본과 공간 제약이 적은 전자상거래와 생성형 AI 기술을 접목해 장애인 예비창업자의 온라인 창업 역량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동이나 점포 운영 부담이 큰 장애인 창업자에게 온라인 기반 사업 모델은 비교적 진입장벽이 낮은 창업 방식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AI 기술의 확산으로 1인 창업자가 수행할 수 있는 업무 범위도 확대되고 있다.
교육 과정은 인터넷 상점(스마트스토어) 개설과 사업자 등록 절차 등 기초 창업 과정부터 온라인 판매 실무까지 단계별로 구성됐다. 특히 생성형 AI를 활용한 상품 상세페이지 제작, 홍보 문구 작성, 제품 홍보 영상 제작, 실시간 방송 판매(라이브커머스) 운영 등 실제 온라인 판매에 필요한 디지털 마케팅 실습을 중심으로 진행한다.
기존에는 상품 이미지 제작이나 영상 편집, 홍보 콘텐츠 제작을 위해 전문 인력이나 외부 업체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생성형 AI를 활용하면 상당 부분을 직접 수행할 수 있다. 센터는 이번 교육을 통해 초기 창업 비용과 외주 의존도를 줄이는 저비용·고효율 창업 전략을 교육할 계획이다.
총 50시간의 교육을 이수한 수료생에게는 장애인기업종합지원센터가 운영하는 창업 지원사업 신청 시 최대 2점의 가점이 부여된다. 우수 수료생으로 선발되면 창업 사업화 자금과 점포 임대보증금 등 최대 1억8천만 원 규모의 지원을 패스트트랙 방식으로 받을 수 있다.
이번 교육은 단순한 창업 교육에 그치지 않고 교육 이수와 창업 지원사업을 연계한 것이 특징이다. 교육을 통해 창업 역량을 갖춘 예비창업자가 사업화 자금 지원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 체계를 마련해 실제 창업으로 연결될 가능성을 높였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최근 전자상거래 시장에서는 생성형 AI를 활용한 콘텐츠 제작과 디지털 마케팅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상품 설명 작성과 이미지 제작, 홍보 영상 편집, 고객 홍보 콘텐츠 제작 등을 AI가 지원하면서 소규모 창업자도 적은 비용으로 온라인 판매를 시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센터 역시 이러한 시장 변화에 맞춰 장애인 창업자의 디지털 전환과 AI 활용 역량 강화를 주요 지원 방향으로 추진하고 있다.
식약처, 화장품 점자·음성 안내 확대 추진…장애인 정보접근성 개선 논의
업계 간담회 개최…연내 점자·QR코드 표시 가이드라인 마련 예정
<사진=식품의약품안전처 제공>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시각·청각장애인의 화장품 정보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화장품 용기 점자 표시와 음성·수어영상 변환용 코드 활성화를 추진한다. 이를 위해 업계와 간담회를 열고 현장 의견을 수렴했으며, 연내 관련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계획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7월 7일 화장품 점자 및 음성·수어영상 변환용 코드 표시 활성화를 위한 간담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간담회는 지난 7월 2일 발표한 ‘2026 식의약 안심 60대 과제’의 일환으로 추진됐으며, 시각·청각장애인에 대한 화장품 정보 제공을 확대하기 위한 지원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간담회에는 김예지 국회의원과 화장품 제조업자, 책임판매업자 등 10여 개 기업 관계자가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화장품 용기에 점자와 음성·수어영상 변환용 코드를 함께 표시한 사례를 공유하고, 표시 확대 과정에서의 애로사항과 필요한 지원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현재 국내에서는 일부 화장품 업체가 자율적으로 점자 표시와 QR코드를 활용한 정보 제공을 시행하고 있으나 적용 제품과 표시 방식은 업체별로 차이가 있다. 이에 따라 시각·청각장애인이 제품 정보를 확인하는 방식도 일관되지 않은 상황이다.
시각장애인의 경우 제품명과 용도, 사용기한, 사용상 주의사항 등을 직접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으며, 청각장애인은 음성 중심으로 제공되는 제품 정보를 이용하는 데 제약이 있을 수 있다. 화장품은 피부에 직접 사용하는 제품인 만큼 제품 정보에 대한 접근성은 안전한 사용과도 관련된다.
식약처는 화장품 용기와 포장에 점자와 음성·수어영상 변환용 코드를 표시하는 제품이 확대될 수 있도록 연내 ‘점자 및 QR코드 표시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계획이다. 가이드라인에는 표시 대상과 방법 등이 담길 예정이며, 화장품 영업자를 대상으로 행정적 지원도 추진할 방침이다.
QR코드를 활용하면 스마트폰을 통해 제품명과 사용방법, 주요 성분, 사용 시 주의사항 등을 음성이나 수어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식약처는 이를 통해 시각·청각장애인의 화장품 정보 접근성을 높이고, 기업의 점자 및 정보 제공 확대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정책은 화장품 표시 개선과 함께 장애인의 정보접근권을 생활용품 분야로 확대하는 정책의 하나로 추진된다. 점자와 QR코드 표시 기준이 마련되면 기업의 표시 방식이 보다 일관되게 운영되고, 장애인이 필요한 제품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환경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예지 국회의원은 “시각·청각 장애인에게 제품 정보를 정확히 아는 것은 단순한 편의나 배려 차원이 아니라, 안전과 직결된 기본권의 문제”라며 “식약처와 업계의 노력이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져 어떤 소비자도 정보에서 소외되지 않고 안심하고 화장품을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안영진 바이오생약국장은 “식약처는 소비자의 화장품 정보 접근성을 개선하기 위해 화장품 업계와 긴밀히 협력하고 행정적·재정적 지원 등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앞으로도 업계와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연중기획-장애인으로 살아가기(6)] 같은 장애인이라도 달랐다…장애 유형이 만드는 삶의 격차
발달장애인 고용률 27~28%, 지체장애인은 48% 노동시장 진입 차이가 소득과 사회참여의 격차로 이어져
<사진= AI Gemini 생성 이미지>
장애는 개인의 신체적 변화로 시작되지만 그 이후의 삶은 건강, 일자리, 소득, 사회관계 등 여러 영역에서 복합적인 변화를 겪게 된다. 그러나 지금까지 장애인의 삶을 장기적인 데이터로 추적하며 구조적으로 분석한 보도는 많지 않았다. 본지는 장애인 삶 패널조사 연구 자료와 현장 취재를 바탕으로 장애 발생 이후 개인의 삶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그리고 제도와 현실 사이에 어떤 간극이 존재하는지를 살펴보는 연중기획 ‘장애인으로 살아가기’를 시작한다. 이 연재에서는 장애인의 건강, 고용, 소득, 사회참여 등 다양한 삶의 지표를 분석하고 정책적 과제를 짚어볼 예정이다.[편집자주]
장애인의 취업이 비장애인보다 어렵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장애인의 삶을 자세히 살펴보면 또 다른 격차가 존재한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차이가 아니라 장애 유형에 따라 노동시장 진입 기회와 이후의 삶이 달라지는 것이다.
2024년 장애인경제활동실태조사에 따르면 15세 이상 등록장애인의 고용률은 36.1%였다. 하지만 장애 유형별로는 큰 차이를 보였다. 안면장애는 50.5%, 간장애는 49.8%, 지체장애는 48.0%, 시각장애는 41.7%로 전체 평균을 웃돌았다. 반면 자폐성장애는 28.0%, 지적장애는 27.2%, 청각장애는 26.0%, 호흡기장애는 20.0%, 뇌병변장애는 13.6%, 정신장애는 10.5%에 그쳤다. 같은 장애인 안에서도 고용률이 약 40%포인트 차이를 보인 것이다.
이 같은 차이는 발달장애인에게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지체장애인은 두 명 중 한 명 가까이가 일하고 있지만, 지적장애인과 자폐성장애인은 네 명 중 한 명 정도만 취업한 상태다. 학교를 졸업한 뒤 일반 노동시장으로 연결되는 과정이 원활하지 않고, 취업 이후에도 직장 적응과 고용 유지에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취업 여부는 경제적 자립에도 영향을 미친다. 장애인경제활동실태조사에 따르면 임금근로 장애인의 월평균 임금은 100만 원 미만이 28.2%를 차지했다. 100만~150만 원은 12.3%, 150만~200만 원은 10.2%, 200만~300만 원은 25.2%, 300만 원 이상도 25.2%였다. 장애인 임금근로자 10명 가운데 약 4명은 월 150만 원 미만의 임금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 형태도 안정적이지 않다. 장애인경제활동실태조사와 장애인고용 관련 연구에서는 발달장애인이 다른 장애 유형보다 단순노무직과 시간제 근무 비중이 높고, 일반 기업보다 보호고용이나 지원고용에 종사하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 때문에 근속기간이 짧고 안정적인 소득을 확보하기 어려운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
취업의 차이는 사회참여의 차이로도 이어진다. 한국장애인개발원의 장애인삶 패널조사는 사회활동 참여와 사회적 관계, 삶의 만족도 등을 조사하고 있다. 조사 결과 취업 여부는 사회참여와 삶의 만족도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으로 나타났다. 경제활동에 참여하지 못할수록 사회활동과 대인관계가 제한되는 경향이 확인됐다.
결국 장애 유형에 따른 노동시장 진입 격차는 취업에서 끝나지 않는다. 취업의 차이는 소득의 차이로 이어지고, 소득의 차이는 사회참여와 자립 수준의 차이로 연결된다. 특히 발달장애인은 노동시장 진입 단계에서부터 높은 장벽을 경험하면서 다른 장애 유형보다 삶의 격차가 더욱 크게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장애인 정책도 이러한 현실을 반영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지금까지는 장애인 전체를 하나의 집단으로 보는 정책이 많았지만, 최근 통계는 장애 유형에 따라 노동시장 접근성과 자립 여건이 크게 다르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발달장애인의 경우 학교에서 직업으로 이어지는 전환교육과 직무지도, 고용 유지 지원을 강화하는 맞춤형 정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발달장애인 보호자 지원, ‘심리적 소진 예방’으로 확대…긴급돌봄 넘어 가족 지원 강화
경북센터, 긴급돌봄서비스 이용 보호자 대상 정신건강 교육 실시 돌봄 지속 위한 보호자 지원 중요성 커져
<사진=AI Gemini 생성 이미지>
한국장애인개발원 경상북도장애아동·발달장애인지원센터(센터장 박성우)는 1일 경산시근로자복지회관에서 ‘발달장애인 긴급돌봄서비스 이용 보호자 심리적 소진 예방 교육’을 실시했다.
이번 교육은 발달장애인 긴급돌봄서비스와 최중증 발달장애인 긴급돌봄서비스를 이용한 보호자의 돌봄 부담과 심리적 스트레스를 완화하기 위해 마련됐으며, 보호자 20여 명이 참석했다.
교육은 보호자 소진 예방 및 정신건강 관리 교육과 도자기 페인팅 체험으로 진행됐다. 경상북도지역장애인보건의료센터가 지원한 정신건강 관리 교육에서는 보호자가 자신의 심리 상태를 점검하고 일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 정서 관리 방법을 살펴봤다.
이어 진행된 도자기 페인팅 체험은 보호자들이 돌봄에서 잠시 벗어나 휴식과 재충전의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마련됐다. 참가자들은 체험 활동을 함께하며 돌봄 경험을 공유했다.
이번 교육은 발달장애인 지원 정책이 당사자 중심에서 가족과 보호자 지원까지 확대되는 흐름을 보여주는 사례로 볼 수 있다. 발달장애인은 장기간 가족이 돌봄을 담당하는 경우가 많고, 중증 또는 최중증 발달장애인은 지속적인 돌봄이 필요한 사례가 적지 않다. 이에 따라 보호자의 심리적 소진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발달장애인의 안정적인 생활과도 연결되는 과제로 인식되고 있다.
최근에는 발달장애인에 대한 돌봄서비스뿐 아니라 보호자의 정신건강과 돌봄 지속 가능성을 함께 지원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정책적으로 강조되고 있다. 보호자의 질병이나 사고 등으로 돌봄이 중단될 경우 발달장애인이 돌봄 공백에 놓일 가능성이 있는 만큼, 긴급돌봄서비스와 보호자 지원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다만 현재 보호자 지원은 교육과 체험, 가족 휴식지원 등 단기 프로그램이 중심을 이루고 있어 정기적인 심리상담과 장기적인 정신건강 지원체계 확대가 과제로 남아 있다. 부모의 고령화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보호자 지원은 발달장애인의 지역사회 생활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기반으로도 평가된다.
박성우 경북센터장은 “발달장애인을 돌보는 보호자는 지속적인 돌봄 과정에서 높은 심리적 부담을 경험할 수 있어 보호자 지원 역시 중요하다”며 “앞으로도 발달장애인 가족이 안정적으로 지역사회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보호자 지원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에세이]가짜 친절이라도 필요했던 우리들에게
제 19회 전국장애인문학제 대상 수상작가 ‘나다(필명)’
<사진= AI Gemini 생성 이미지>
평범하다고 생각했던 아이가 장애 판정을 받고 나면, 정상 발달을 하는 평범한 아이들을 함께 만나는 게 눈치 보이고 어색해지는 시점이 온다. 특히나 함께 놀기 위해 다 같이 모였는데 텐트럼(감정이나 욕구를 적절히 표현하지 못해 격하게 분출하는 상태)이라도 발생하는 날에는 마음이 무너져 내린다.
그때부터 부모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경으로 다양한 치료에 관심을 쏟게 되고, 그 과정 속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난다. 한참 관계에 위축되어 있던 시절, 나는 나에게 무척 호의적이고 친절했던 한 다단계 판매원 아줌마에게 마음을 많이 열게 되었다.
그분은 어떻게든 고객을 유치해야 했고, 원인이 명확하지 않은 자폐라는 장애를 가진 내 아이의 상황은 회사의 상품을 홍보하기에 좋은 명분이 되었다. 그렇게 나는 손쉽게 그분의 타깃이 되었다.
외출해서 타인과 함께할 때면 늘 긴장 속에서 마주해야 했던 아이의 텐트럼과 민망한 실수들. 이상하게도 다단계 영업을 하는 그분을 만날 때만큼은 긴장이 풀어졌다. 내가 ‘지인을 빙자한 잠재적 고객’이었기에, 역설적으로 내 상황의 어려움과 고충을 그분 앞에서는 편안하게 털어놓을 수 있었던 것이다.
남편은 그 다단계 아줌마를 대체 왜 만나는 것이냐며 나를 비난했다.
“그 아줌마는 물건 팔려고 당신 만나는 거잖아. 그냥 당신이 좋아서 만나겠어?”
날 선 말에 나도 모르게 가슴속에 묻어둔 속마음이 터져 나왔다.
“그럼 장애가 있는 우리를 누가 좋아할 건데? 누가 그렇게 만나고 싶어 할 건데! 물건을 팔려는 사람이면 어때, 우리한테 친절하잖아. 우리한테 관심 가져 주잖아. 그게 뭐가 나쁜 건데! 당신마저도 우리랑 시간 보내는 걸 힘들어하면서!”
나는 아줌마의 관심이 영업을 위한 친절이라는 것을 뻔히 알고 있었음에도 그 관계를 놓지 못했다. 만나서 커피를 마시고, 아이에게 도움이 된다는 유산균과 영양제를 구입하고, 앞으로의 막막함을 토로하며 위로를 받았다. 돈으로 산 다정함일지라도 내겐 절실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이의 배변 실수가 있다는 연락을 받고 옷을 들고 급히 학교로 향했다. 마침 점심시간이었다. 다른 아이들은 까르르 웃음소리를 내며 삼삼오오 모여 놀고 있었지만, 내 아이는 운동장 의자 앞에 쭈그려 앉아 홀로 손으로 흙을 파고 있었다. 저 멀리서 나를 발견한 아이는 이내 씩씩하게 웃어 보였다.
마음 한켠이 저릿했다. 어렴풋이 예상은 했지만, 아이에겐 친구가 없었다. 말을 잘 못 하니 조잘조잘 이야기를 나눌 수도 없었을 것이고, 규칙을 이해하기 어려우니 게임에 끼기도 힘들었을 것이다. 또래들 틈에서 아이가 감당했을 고독이 고스란히 전해져 마음이 무거워졌다. 아이는 혼자 놀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
얼마 지나지 않아 학교에서 다른 연락이 왔다. 학교폭력에 관한 안내 전화였다. 옆 반 남자아이가 어깨를 밀치며 아이를 괴롭혔다는 내용이었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아, 집에 돌아온 아이에게 널 괴롭히는 친구는 무조건 피하라고 몇 번이고 단단히 일렀다.
아이는 알겠다고 답했지만, 정작 방으로 들어가 그 친구의 이름을 계속해서 중얼거렸다. 심지어 자신의 노트에 그 아이의 이름을 빼곡하게 적어 내려갔다. 미움인지 반가움인지 알 수 없는 기묘한 기호였다. 어떤 감정이길래 친구의 이름을 문신처럼 마음에 새겨 넣듯 적었던 걸까.
당황스러운 것은 그다음 아이의 반응이었다. 아이는 그 친구를 피하기는커녕 쉬는 시간만 되면 옆 반까지 찾아가 인사를 건넸다. 아이는 자신을 괴롭히고 놀리는 것조차 친근한 ‘관심’의 표현으로 오해했던 것이다. 매일 혼자였던 아이에게는 그 관심이 다정했는지 거칠었는지는 중요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저 누군가 자신을 바라보고, 이름을 불러주고, 반응해 주는 것만으로도 세상과 연결되어 있다고 느꼈던 것은 아닐까. 결국 그 친구가 매일 찾아오는 아이를 부담스러워해 선생님께 불편함을 호소하고서야 이 슬픈 엇갈림은 끝이 났다.
엄마인 나조차도 사회적으로 고립되는 것이 두려워 자본주의적 친절에 마음을 의지했는데, 매일 혼자였던 아이라고 무엇이 달랐을까. 방식이 어떠했든, 누군가 자신을 봐주는 그 순간만큼은 아이도 자신이 살아있다는 느낌을 받았던 것 같다.
어쩌면 사람은 관심을 먹고 살아가는 존재인지도 모른다. 따뜻한 관심이라면 더없이 좋겠지만, 외로움이 깊어질수록 사람은 때로 그 관심의 모양까지 가려낼 여유를 잃는다. 나도 그랬고, 아이도 그랬다.
그래서 나는 이제 아이와 함께 ‘자신을 아프게 하지 않는 건강한 관심을 알아보는 법’을 천천히 배워가고 싶다. 그러니 관심과 친절에 쉽게 약해지는 우리에게 바보 같다고 이야기하지 말아 주었으면 한다. 우리는 그저, 너무 외로웠을 뿐이다.
한일 사회적 농업 교류회 개최…장애인 자립 지원 정책·현장 사례 공유
장애인기업종합지원센터, 일본 하마마쓰시와 제4회 교류회 열어 사회적 농업 협력 방안 논의
<사진=장애인기업종합지원센터 제공>
(재)장애인기업종합지원센터는 지난 25일 센터 대강당에서 일본 시즈오카현 하마마쓰시청 농림수산과와 ㈜교마루엔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제4회 한일 사회적 농업 교류회’를 개최했다.
이번 교류회는 한국과 일본의 사회적 농업 정책과 운영 사례를 공유하고 장애인의 경제적 자립과 농촌지역 상생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사회적 농업은 농업 활동을 기반으로 장애인과 고령자 등 취약계층에게 일자리와 직업훈련, 사회참여 기회를 제공하는 농업 모델이다. 농업의 생산 기능과 복지서비스를 결합한 형태로, 장애인의 경제활동 참여를 확대하고 지역사회와 연계한 지속 가능한 일자리 창출 방안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날 장애인기업종합지원센터는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협력해 추진하는 발달장애인 가족 창업 지원사업인 ‘가치만드소’를 소개했다. 가치만드소는 농업을 기반으로 발달장애인 가족의 창업을 지원하는 특화사업으로, 현재 전국 7개 지역에서 운영되고 있다.
일본 방문단은 하마마쓰시의 사회적 농업 정책과 운영 사례를 발표했다. 하마마쓰시는 농업인과 학계, 복지기관, 행정이 참여하는 ‘유니버설 농업 연구회’를 운영하며 장애인의 농업 참여 확대를 위한 실증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교마루엔은 장애인 39명을 포함해 청년부터 80대 고령자까지 약 100명이 함께 근무하는 사회적 농업 기업으로, 농업과 복지를 연계한 운영 사례를 공유했다.
장애인기업종합지원센터와 하마마쓰시, ㈜교마루엔은 2023년 부산에서 첫 교류회를 개최한 이후 광주광역시와 하마마쓰시를 오가며 교류를 이어오고 있다. 2024년에는 일본 하마마쓰시에서 업무협약을 체결했으며, 이번 교류회에서는 양국의 정책 추진 경험과 현장 운영 사례를 중심으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참석자들은 사회적 농업이 장애인의 경제적 자립과 지역사회 일자리 확대를 지원하는 방안 중 하나라는 점에 의견을 같이했다. 또한 농촌지역의 인력 부족 문제와 장애인의 고용 확대라는 공통 과제에 대응하기 위해 정책과 현장 경험을 지속적으로 공유해 나갈 필요성을 확인했다.
박마루 장애인기업종합지원센터 이사장은 “한국과 일본은 사회적 농업이라는 공통의 주제를 중심으로 장애인의 경제적 자립과 사회참여 확대를 위해 함께 노력해 왔다”며 “이번 교류회를 통해 양국의 정책과 현장 경험을 공유하고, 장애인 자립과 포용적 지역사회 조성을 위한 협력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스즈키 아쓰시 ㈜교마루엔 대표는 “장애인이 창업 주체로 농업에 참여하는 한국의 가치만드소 사업 성과를 직접 확인할 수 있어 매우 뜻깊었다”며 “앞으로도 양국이 축적한 경험을 바탕으로 더 많은 사회적 약자에게 자립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교류와 협력을 이어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광주 가치만드소, 발달장애인 스마트팜 창업 체험 운영…가족 기반 자립모델 확산
직업훈련에 그치지 않고 실제 창업과 소득 창출로 이어진 사례로 평가
<사진=장애인기업종합지원센터 제공>
장애인기업종합지원센터가 운영하는 광주 가치만드소가 발달장애인을 대상으로 스마트팜 창업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장애인 가족 창업 지원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광주 가치만드소는 최근 광주광역시 광산구 스마트팜 시설에서 발달장애인 40명을 대상으로 창업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했다고 밝혔다. 이번 프로그램에는 엠마우스복지관 이용자들이 참여했으며, 참가자들은 스마트팜 현장에서 파종부터 재배, 수확, 포장까지 엽채류 생산 전 과정을 직접 체험했다.
참가자들은 수확한 채소를 활용해 샌드위치를 만드는 실습에도 참여했다. 단순한 농업 체험을 넘어 생산·가공·판매로 이어지는 창업 과정을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된 것이 특징이다.
광주 가치만드소는 중소벤처기업부와 광주광역시, 장애인기업종합지원센터가 발달장애인 가족의 경제적 자립을 지원하기 위해 조성한 창업 특화사업장이다. 스마트팜을 활용해 비교적 적은 노동력으로 안정적인 농산물 생산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발달장애인 가족의 창업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시설 내에는 월 2천㎏ 규모의 엽채류를 생산할 수 있는 스마트팜 설비와 창업보육 공간이 마련돼 있다. 발달장애인 가족은 온라인 교육과 직무진단, 현장 체험, 우수사례 견학 등의 과정을 이수한 뒤 최대 2년 동안 생산시설을 무상으로 이용하며 창업을 준비할 수 있다.
창업 이후 지원도 이어진다. 장애인기업종합지원센터는 입주기업과 예비창업자를 대상으로 점포 임차보증금 지원, 사업화 자금 지원, 판로 개척 등을 연계하고 있다. 특히 로컬푸드 직매장, 공공급식, 교육기관 체험학습 프로그램 등과 연계해 생산물의 안정적인 판매 기반 확보를 지원하고 있다.
최근 장애인 직업재활 정책이 단순 보호고용에서 지역사회 기반의 경제활동 참여와 창업 지원으로 확대되는 가운데, 스마트팜은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작업 환경을 표준화할 수 있어 발달장애인의 직무 적응 가능성을 높이는 분야로 평가받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지방자치단체들도 스마트농업 확산 정책을 추진하면서 장애인 고용 및 창업 분야와의 연계 가능성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실제로 광주 가치만드소에서는 교육 과정을 수료한 발달장애인 가족들이 협동조합을 설립해 엽채류를 생산·판매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는 직업훈련에 그치지 않고 실제 창업과 소득 창출로 이어진 사례로 평가된다.
박진모 광주 가치만드소 센터장은 “지역 장애인 유관기관과의 협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발달장애인에게 다양한 현장 경험과 실질적인 자립 기반을 제공할 수 있는 사업을 발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장애인기업 경기 전망은 개선됐지만… 내수 부진·자금난은 여전
6월 전망지수 101.9 기록하며 기준선 회복 기업 74.2%는 “내수 변화가 매출에 영향”
<사진=장애인기업종합지원센터 제공>
장애인기업의 경기 체감과 전망이 전월 대비 소폭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내수시장 변화가 매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응답이 70%를 넘었고, 기업들은 자금 지원을 가장 필요한 정책으로 꼽았다.
장애인기업종합지원센터는 23일 발표한 ‘2026년 5월 장애인기업 동향 조사’ 결과에서 5월 경기 체감지수(BSI)가 95.7로 전월보다 2.0포인트 상승했다고 밝혔다. 6월 경기 전망지수는 101.9로 전월 대비 2.6포인트 상승했다.
경기실사지수(BSI)는 사업체의 실적과 계획 등에 대한 주관적 판단을 수치화한 지표로, 100을 초과하면 경기 호전을, 100 미만이면 경기 악화를 의미한다.
5월 체감지수는 기준선인 100에 미치지 못했으나 전월보다 상승했다. 6월 전망지수는 100을 넘어서며 향후 경기에 대한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는 서비스업과 제조업을 중심으로 개선 흐름이 나타났다. 5월 체감지수는 서비스업이 99.5, 제조업이 97.8을 기록했다. 6월 전망지수는 제조업이 103.5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도소매업과 건설업도 각각 101.4를 기록했다.
장애 정도별로는 심한 장애 기업인의 5월 체감지수가 93.1로 전월보다 7.9포인트 상승했고, 심하지 않은 장애 기업인의 체감지수는 96.8로 1.3포인트 상승했다. 6월 전망지수는 심한 장애 기업인 105.7, 심하지 않은 장애 기업인 101.1로 모두 상승했다.
조사 대상 기업의 36.4%는 최근 내수시장 변화를 크게 체감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또한 74.2%는 내수시장 변화가 매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답했다.
내수 변화에 대한 대응 방식으로는 ‘별도 대응 없음’이 49.9%로 가장 높았다. ‘기존 고객·거래처 관리 강화’와 ‘신규 판로 발굴’은 각각 34.8%로 집계됐다.
내수시장 변화가 지속될 경우 필요한 지원으로는 자금 지원이 63.1%로 가장 높았으며, 신규 판로 발굴 지원이 26.7%로 뒤를 이었다.
장애인기업종합지원센터는 공영홈쇼핑 및 경기청년복지몰 연계 사업을 통해 민간 소비시장 진출을 지원하고 있으며, 수출상담회 확대와 해외 온라인 쇼핑몰 입점 지원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박마루 장애인기업종합지원센터 이사장은 “내수시장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판로 확대와 경영 안정 지원 등 현장 수요를 반영한 정책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CRPD 국내법 개정 연대, 장애인권리협약 사각지대 의제 점검 나서
정부 이행계획에 반영되지 못한 장애 의제 191건 모니터링 추진
<사진=한국장애인재활협회 제공>
UN장애인권리협약(CRPD) 국내법 개정 연대가 정부의 장애인권리협약 이행 과정에서 충분히 다뤄지지 못한 장애인권 의제를 점검하기 위한 ‘장애인권리협약 사각지대 의제 모니터링단’을 구성했다.
19일 한국장애인재활협회에 따르면 모니터링단은 국내 장애계가 제기해 온 주요 의제 가운데 정부의 CRPD 최종견해 이행계획에 반영되지 않았거나 충분히 다뤄지지 못한 과제를 확인하고 개선 방안을 제안할 계획이다.
정부는 유엔 장애인권리위원회가 대한민국에 권고한 최종견해를 중심으로 이행계획을 수립해 왔다. 다만 최종견해는 국가 심의 과정에서 제기된 모든 의제를 담는 문서는 아니어서 일부 장애 현안은 정부 이행계획에서도 충분히 다뤄지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에 모니터링단은 대한민국 제2·3차 병합 심의 당시 유엔 장애인권리위원회에 제출된 장애 관련 의제 191건을 대상으로 정부 이행계획과의 연계 여부를 점검할 예정이다. 우선 6월 중 최종견해와 정부 이행계획에 반영되지 않았거나 반영 수준이 낮은 의제를 정리하고, 이후 의제별 이행 현황을 분석해 시민사회 차원의 권고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우주형 교수는 “정부는 제2·3차 최종견해를 협약 이행의 주요 기준으로 삼고 있지만, 심의 당시 시의성이나 논의 범위에 따라 최종견해에 담기지 못한 의제들이 있다”며 “191개 장애 의제 가운데 최종견해와 정부 이행계획 밖에 놓인 사각지대를 확인하고 이행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인영 국장은 “CRPD 제35조에 따라 당사국은 정기적인 이행 보고를 통해 협약 이행 현황을 점검받아야 한다”며 “이번 모니터링은 제2·3차 최종견해 발표 이후의 이행 상황을 시민사회가 점검하고 향후 심의를 준비하는 과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2023년 출범한 CRPD 국내법 개정 연대에는 18개 장애인단체와 전문가들이 참여하고 있다. 개정 연대는 올해 장애인권리협약과 국내법의 정합성을 높이기 위한 법·제도 개선 활동과 함께 사각지대 의제 모니터링을 추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