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2025 취업사례집 일-원’을 통해 본 장애인 고용 사례와 취업 당사자들의 모습(1) 식품안전정보원, 연구직 장애인 고용으로 포용적 인재 정책 실천

장애인이라는 선입견을 버려야
전문성과 공공성을 결합한 영역에서 가능성 확인

<사진=서울시장애인일자리통합지원센터 제공>

장애인의 지속 가능한 고용과 사회 참여를 위한 노력은 시대를 관통하는 숙제이다. 본지는 서울시장애인일자리통합지원센터에서 발간한 ‘2025 취업사례집 일-원’에 소개된 사례를 바탕으로, 일터에서 자신의 역할을 만들어가고 있는 장애인 취업자들의 이야기를 기획 시리즈로 전한다. 현실적인 어려움을 넘어 실제로 일하며 성장하고 있는 당사자들의 모습을 통해, 장애인 고용이 어떻게 개인의 삶과 조직, 사회를 변화시키는지 살펴본다.[편집자주]

장애인 고용 통계를 보면 단순노무직 비중은 30.2%로 다른 직종에 비해 여전히 높다. 이러한 상황에서 식품안전정보원이 장애인을 연구직으로 채용한 사례는 의미가 있다. 식품안전정보원은 장애 여부보다 개인의 역량과 전문성에 초점을 맞추고, 장애인 고용을 조직 운영의 한 요소로 반영한다.

식품안전정보원에는 현재 시각장애와 뇌병변장애를 가진 연구원이 근무한다. 권재호 푸드QR시스템부 연구원은 선천성 시각장애를 지닌 인재로, 식품 QR코드를 통해 제공되는 영양정보와 조리법이 정확하게 연계돼 있는지를 검수하고, 이를 점자와 수어 영상으로 제공하는 업무를 수행한다. 그는 화면 확대 기능과 단축키 등 보조기기를 활용해 업무를 수행하며, 개인의 작업 방식에 맞게 업무 환경을 조정해 나간다.

권 연구원의 채용 과정에는 서울시장애인일자리통합지원센터의 연계가 있었다. 센터는 단순 사무보조가 아닌 연구직 채용을 제안했고, 현재 권 연구원은 시각장애인 점자·QR 표시제도와 ESG 연계 식품포장 정책 연구에도 참여하고 있다. 그는 “국내 정책 개선에 참고가 될 수 있는 연구를 수행한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변존 연구기획부연구원은 뇌병변장애를 지닌 인재로, 해외 대학 강의 경험과 국제 봉사활동, 음악 활동 등의 이력을 바탕으로 정책 연구 및 행정 지원 업무를 맡고 있다. 두 연구원은 소속 부서는 다르지만, 정보취약계층의 식품 안전 정보 접근성을 높인다는 공통의 목표 아래 의견을 공유하며 업무를 수행한다.

식품안전정보원은 장애인 채용 시 우대 가점 부여, 필기시험 면제, 제한경쟁제도 등을 통해 채용 절차의 부담을 낮춘다. 채용 이후에는 유연근무제 운영, 이동 동선을 고려한 좌석 배치, 회의와 협업 과정에서의 접근성 보완 등 근무환경 개선을 병행한다. 이러한 조치는 장애인 직원의 안정적인 근무와 장기근속으로 이어진다.

이재용 원장은 장애인 고용을 기관의 의무가 아닌 경쟁력으로 인식한다. 그는 “성과와 역량 중심의 채용을 기본으로 하되, 사회적 형평성과 다양성을 함께 고려해야 조직의 역량이 강화된다”고 말한다. 또한 “센터와의 협력을 통해 서류와 면접만으로는 파악하기 어려운 지원자의 실제 역량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식품안전정보원은 점자 식품안전 자료 발간과 수어 영상 제공 등 정보취약계층을 위한 접근성 강화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다. 그 결과 식품안전정보포털 ‘식품안전나라’는 공공서비스 부문에서 성과를 인정받았다.

식품안전정보원의 사례는 장애인 고용이 특정 직무에 한정되지 않고, 전문성과 공공성이 요구되는 영역에서도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개인의 역량을 기준으로 한 채용과 조직 차원의 지원이 결합될 때, 장애인 고용은 제도적 요구를 넘어 실제 현장에서 작동하는 방식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서울시장애인일자리통합지원센터, 장애인 고용 현장 담은 2025 취업사례집 발간

공공·민간 취업 사례와 당사자 인터뷰 수록… 지속 가능한 고용 과정 조명

<사진=서울시장애인일자리통합지원센터 제공>

서울시장애인일자리통합지원센터는 12월 16일 장애인의 지속 가능한 고용과 사회 참여 사례를 담은 「2025 취업사례집 일-원」을 발간했다. 이번 사례집은 장애인의 취업 성과를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취업 이후 직무 적응과 고용 유지까지 이어지는 실제 과정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사례집에는 공공·민간 분야 기관과 기업의 장애인 고용 사례와 함께 취업 당사자의 인터뷰가 수록됐다. 장애인이 일자리를 찾는 과정부터 조직에 적응하고 안정적으로 근무하기까지의 경험을 담아, 현장에서의 구체적인 지원 방식과 운영 과정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사례집 명칭인 ‘일-원’은 ‘일로 원하는 것을 이루고 사회의 일원이 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단순한 취업 성공 사례를 넘어, 장애인이 사회 구성원으로서 역할을 이어갈 수 있는 고용의 가치를 강조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번 사례집에는 식품안전정보원, 단국대학교사범대학부속중학교, 재단법인 기빙플러스, 서울대학교병원, 에스케이쉴더스주식회사, 대왕기업 등 공공과 민간 영역의 다양한 기관이 참여했다. 각 기관은 장애 유형과 직무 특성을 고려한 고용 사례와 현장 운영 경험을 공유하며, 기관별 장애인 고용 방식의 차이와 공통점을 함께 보여준다.

특히 서울재활병원 사례에서는 센터가 서울시 광역 취업지원기관으로서 자치구 네트워크를 활용해 중도장애인의 사회 복귀를 지원한 과정을 구체적으로 담았다. 의료와 고용, 지역 자원이 연계된 취업 지원 모델을 제시하며, 중도장애인을 위한 통합적 고용 지원의 가능성을 드러냈다는 평가다.

이재구 센터장은 “취임 후 처음 발간하는 사례집이라 의미가 크다”며 “이번 사례집이 장애인 고용 확대를 위한 다양한 시도와 협력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기획] 학술논문을 통해 살펴본 장애인 삶의 모습 (10) 장애 발생 시기와 노후준비 궤적은 어떻게 연결되는가?

장애 발생 시기가 노후 준비를 가른다
중장년 장애인 노후 준비 궤적에 드러난 삶의 격차

<사진=AI Gamma 생성 이미지>

장애인일자리신문은 장애인들의 삶에 있어 최고의 복지 혜택은 ‘일자리’라는 신념으로 시작됐다. 이 어려운 숙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선 ‘장애인의 삶’이 어떤 모습인지 살펴볼 필요를 느꼈다. 한국장애인개발원에서는 2018년부터 장애인삶 패널조사를 통해 장애발생 이후의 변화를 장기간추적하여 실증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다. 또한 2021년부터 연구자와 대학원생들이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이 데이터를 개방하여 180여편이 넘는 연구 성과를 얻을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지난 10월 1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는 장애인의삶 패널조사 데이터를 활용한 연구의 성과를 공유하는 학술대회가 열렸다. 장애인일자리신문은 이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논문들을 통해 장애인의 삶에 대한 학술적 의미의 모습들을 살펴보기로 한다.[편집자 주]

중장년 장애인의 노후 준비 과정은 단일한 경로가 아니라 장애 발생 시기와 개인이 보유한 자원에 따라 뚜렷하게 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애를 언제 경험했는지가 이후 삶의 안정성과 노후 대비 수준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 실증적으로 확인된 것이다.

임정민·장윤선·정주영 성균관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연구진은 장애인실태패널조사 1차부터 6차까지의 자료를 활용해 중장년 장애인의 노후 준비 과정을 분석했다. 연구는 재무, 건강, 여가, 대인관계 등 네 가지 영역을 종합한 다차원적 노후 준비 지표를 구성하고, 집단중심다중추세모형과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통해 시간에 따른 변화 양상과 그 결정 요인을 살펴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분석 결과, 중장년 장애인의 노후 준비는 세 가지 유형의 궤적으로 구분됐다. 재무·건강·여가·대인관계 전반에서 취약한 ‘다영역 취약형’, 재무와 건강 영역에서 특히 어려움이 두드러지는 ‘재무·건강 취약형’, 상대적으로 재무와 사회적 영역은 유지되지만 건강 문제가 중심이 되는 ‘건강 취약형’이다. 이는 노후 준비가 특정 영역의 문제가 아니라 여러 삶의 조건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임을 보여준다.

이러한 궤적을 가르는 핵심 요인 중 하나는 장애 발생 시기였다. 연구에 따르면, 생애 초기에 장애를 경험한 이른바 생애지속형 장애인은 노화 과정에서 장애를 경험한 집단보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노후 준비 궤적에 속할 가능성이 높았다. 조기 장애 경험이 교육, 직업 선택, 생활 방식 전반에 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치며, 이에 적응해 온 시간이 누적되면서 노후 준비에서도 차이를 만들어낸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장애 발생 시기만으로 모든 차이가 설명되지는 않았다. 소득 수준, 건강 상태, 사회적 관계망과 같은 다양한 자원 요인 역시 노후 준비 궤적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는 장애라는 위험 요인 자체보다, 그 이후 축적되는 자원과 기회의 불균형이 노후 불안과 격차를 확대시킬 수 있음을 시사한다.

연구에 참여한 임정민 연구원은 “이번 분석을 통해 생애과정 이론과 누적적 불평등 이론을 중장년 장애인 삶의 맥락에 부분적으로 확장 적용했다”며, “장애를 둘러싼 위험이 시간에 따라 누적되거나 완화되는 과정을 실증적으로 보여줌으로써, 중장년 장애인의 노후 불안을 개인 책임의 문제로만 볼 수 없다”고 문제를 지적 했다.

이번 연구를 통해 전문가들은 장애 발생 시기와 개인의 자원 수준을 고려한 맞춤형 노후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또한 중장년기에 접어든 장애인을 대상으로 재무, 건강, 사회적 관계를 아우르는 종합적 개입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이는 중장년 장애인의 노후 위험을 사전에 완화하고 삶의 격차를 줄이기 위한 제도적 대응의 필요성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해석된다.




최중증발달장애인을 위한 ‘사람중심 적극적 지원’의 첫걸음

외적 보상을 통한 일시적 반응 보다
자기 인식에서 비롯된 삶의 변화 유도가 중요

<사진=서울장애인종합복지관 유튜브 갈무리>

발달장애인 복지 현장에서 ‘사람중심 적극적 지원(Person Centered Active Support)’이 새로운 지원 원칙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 개념은 장애인을 보호와 관리의 대상으로만 인식해 온 기존 돌봄 방식에서 벗어나, 당사자를 자신의 삶을 주도하는 주체로 존중하자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사람중심 적극적 지원’은 1980~1990년대 영국과 호주에서 시작됐다. 당시 연구자들은 중증 발달장애인이 거주시설과 보호시설에서 일상생활을 수동적으로 보내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일상의 상당 부분이 ‘대신 해주는 돌봄’으로 이루어지면서, 선택과 참여의 기회가 제한되고 삶의 질이 저하된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이에 따라 영국의 짐 맨셀(Jim Mansell) 등을 중심으로 ‘액티브 서포트’ 개념이 등장했고, 지원 방식을 조정하면 중증 장애인도 일상 활동에 의미 있게 참여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축적됐다.

여기에 1990년대 이후 확산된 사람중심 접근이 결합되면서 현재의 ‘사람중심 적극적 지원’ 개념이 정립됐다. 이는 서비스의 효율이나 기관 운영 중심이 아니라, 개인의 욕구와 선호, 생활 방식을 기준으로 지원을 설계해야 한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한다. 보호와 통제 중심의 돌봄이 아닌, 장애인을 삶의 주체로 인정하는 방향 전환이 핵심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제도적으로 완전히 정착된 단계는 아니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정책 논의와 현장 실천을 중심으로 점진적인 도입이 이뤄지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추진한 최중증 발달장애인 통합돌봄 시범사업은 이러한 흐름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현장에서는 일부 장애인종합복지관과 발달장애인 거주시설을 중심으로 개인별 일과 재구성, 소규모 지원팀 운영, 이용자 반응을 기반으로 한 지원 방식 전환 등이 시도되고 있다. 다만 인력 부족과 높은 업무 강도, 서비스 제공량 중심의 행정 평가 체계 등은 여전히 실천 확산의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다.

서울장애인종합복지관은 16일, 온라인 공유회를 통해 사람중심 적극적 지원을 국내 현장에 소개하고 실천 사례를 공유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번 공유회는 사람중심 적극적 지원 모델의 기본 개념을 설명하고,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를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전달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1부에서는 최미영 관장이 사람중심 적극적 지원의 의미와 현장 적용 가능성을 주제로 강의를 진행했고, 2부에서는 복지관 소속 사회복지사들이 통합돌봄 현장에서 경험한 적용 사례를 공유했다.

최미영 서울장애인종합복지관 관장은 “최중증 발달장애인은 대부분 관계형성에 어려움을 겪는다”며 “당사자가 의미있는 활동과 관계에 참여하도록 돕는 접근은 당사자가 스스로 가치 있고 유능한 존재로 인식하게 하며, 긍정적 정체성 형성으로 이어지게 한다”고 말했다.

사람중심 적극적 지원은 아직 국내 장애인 복지 전반에 보편화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최중증 발달장애인 지원을 둘러싼 사회적 요구가 커지는 상황에서, 이 개념은 장애인 복지가 ‘얼마나 돌보는가’에서 ‘어떻게 함께 살아가는가’를 묻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함을 보여주는 하나의 기준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서울장애인종합복지관, 최중증 발달장애인 지원 실무자 대상 온라인 공유회 개최

사람중심 적극적 지원 모델 소개와 현장 적용 사례 공유

<사진=시립서울장애인종합복지관>

서울장애인종합복지관(관장 최미영)은 오는 12월 16일 최중증 발달장애인 지원 실무자를 대상으로 한 온라인 공유회 ‘최중증 발달장애인 사람중심 적극적 지원, 첫걸음’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공유회는 최중증 발달장애인을 지원하는 전국의 실무자들에게 사람중심 적극적 지원(Person Centered Active Support) 모델을 소개하고, 복지관이 현장에서 축적해 온 실천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행사는 온라인으로 진행되며, 사전 신청자에 한해 시청 링크가 제공된다.

행사 1부에서는 최미영 관장이 ‘사람중심 적극적 지원이란?’을 주제로 강의를 진행한다. 강의에서는 일상적인 지원 과정에서 실무자가 실천할 수 있는 작은 변화가 발달장애인의 삶에 어떤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오는지를 중심으로 설명할 예정이다.

이어지는 2부에서는 최중증 발달장애인 통합돌봄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복지관 소속 사회복지사 4명이 현장에서 경험한 사람중심 적극적 지원의 4대 원칙 적용 사례를 발표한다. 발표는 이론 설명에 그치지 않고 실제 이용자와의 사례와 경험을 중심으로 구성돼 실무 현장에서의 활용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최미영 관장은 “사람중심 액티브 서포트는 특정한 기법이 아니라, 지원을 바라보는 관점과 태도의 변화에서 출발한다”며 “이번 공유회가 발달장애인 지원 현장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당사자의 주도적인 삶을 지원하는 데 의미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참가 신청은 서울장애인종합복지관 공식 홈페이지와 복지관 블로그를 통해 가능하다.




88세…공부하기 딱 좋은 나이

고령 장애인 학습자 대상 맞춤형 지원 이어온 결과
장애인을 포함한 포용 교육의 필요성 재고

전주 장애인야학교에 참여한 최은섭 씨가 중학교 검정고시 합격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전주시 제공>

전주시 장애인야학교에서 88세 장애인 학습자가 중학교 검정고시에 합격하며 장애인 교육의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전주시는 사단법인 다온복지센터 장애인야학교에 참여한 최은섭 씨(88세)가 8월 시행된 중학교 졸업학력 검정고시에 합격했다고 9일 밝혔다. 최 씨는 학령기에 정규 교육을 받지 못했으나, 장애인야학교에서 기초 문해교육과 개인 맞춤형 수업으로 실력을 쌓아 합격의 결실을 맺었다.

장애인 교육은 법적·정책적 권리로 보장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는 여전히 많은 도전과 과제를 안고 있다. 국제 연구들은 장애인을 포함한 포용 교육이 교육적 형평성과 사회적 통합을 증진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문 교원 부족, 물리적 인프라의 제약, 장애인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사회적 낙인 등이 실질적인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음을 지적한다.

예컨대 포용 교육에 대한 학술자료에 따르면 장애 학생이 일반 교실 및 통합 교육 환경에 참여할 때 사회적 기술, 정서적 안정, 학업 성취도 향상 등 긍정적 효과가 보고되고 있지만, 동시에 교사의 전문성 부족과 시설 지원의 한계가 실행의 걸림돌로 작용한다고 한다.

또한 국제 기구인 유니세프는 장애아동이 같은 교실에서 교육받을 수 있도록 모든 수준의 시스템 변화—교사 연수, 접근성 개선, 교육 자료 제공—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 같은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국내외에서 장애인 교육의 긍정적 성과를 보여주는 사례들이 점진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전주 최은섭 씨의 사례는 성인 장애인이 체계적 지원을 통해 실제 학력을 취득한 성공 사례로 주목된다. 전주시 장애인야학교는 기초 문해에서 검정고시 대비까지 맞춤형 수업과 상담·이동 지원·시험 응시 안내 등 통합적 지원체계를 갖추어 학습자 접근성을 확대해 왔다.

미국 워싱턴대학교 DO-IT Center의 프로그램 성과 분석에 따르면, DO-IT 프로그램 참여 학생은 일반적인 장애 학생보다 고등학교 졸업률이 높았다는 보고가 있다.

세계 여러 국가에서도 포용교육을 확대하기 위한 정부·NGO 협력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유럽 일부 단체는 포용 교육의 모범 사례를 발굴해 공유하며, 장애학생이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교육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이처럼 장애인 교육의 발전 방향은 단순한 제도적 보장이 아니라, 현장 기반의 맞춤형 지원 확대, 전문 교원 역량 강화, 장애 특성에 맞춘 접근성 향상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지적이 학계와 교육 현장에서 공통적으로 제기된다. 국제 연구들은 효과적인 포용교육 실현을 위해 체계적인 정책 개혁과 교육 인프라 개선, 사회적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언한다.

장애인 교육의 긍정적 사례는 이 같은 방향성의 실현 가능성을 보여준다. 장애인야학교에서의 최 씨 합격 사례는 개인의 노력과 기관 지원의 결합이 교육적 성취로 이어질 수 있음을 확인시켰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성과를 토대로 맞춤형 지원과 포용적 제도 강화를 지속해 나가는 것이 향후 장애인 교육 정책의 핵심 과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기획] 학술논문을 통해 살펴본 장애인삶의 모습 (9)1인 가구 장애인의 우울 변화에 대한 연구

장애수용 수준이 낮고 교류하는 사람이 적으며
경제적 어려움이 큰 경우, 우울이 악화

<사진=AI Chat gpt 생성 이미지>

장애인일자리신문은 장애인들의 삶에 있어 최고의 복지 혜택은 ‘일자리’라는 신념으로 시작됐다. 이 어려운 숙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선 ‘장애인의 삶’이 어떤 모습인지 살펴볼 필요를 느꼈다. 한국장애인개발원에서는 2018년부터 장애인삶 패널조사를 통해 장애발생 이후의 변화를 장기간추적하여 실증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다. 또한 2021년부터 연구자와 대학원생들이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이 데이터를 개방하여 180여편이 넘는 연구 성과를 얻을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지난 10월 1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는 장애인의삶 패널조사 데이터를 활용한 연구의 성과를 공유하는 학술대회가 열렸다. 장애인일자리신문은 이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논문들을 통해 장애인의 삶에 대한 학술적 의미의 모습들을 살펴보기로 한다.[편집자 주]

1인 가구 장애인의 우울 변화가 세 가지 유형으로 나뉘며, 개인의 심리·사회적 요인이 이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김율하등 총신대학교 사회복지대학원 석사과정 연구팀은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개년 동안 꾸준히 1인 가구로 생활한 장애인 689명을 대상으로 성장혼합모형을 적용해 우울 변화의 경로를 추적했다.

연구진은 우울 수준의 시간적 흐름에 따라 집단 내에 상당한 이질성이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분석 결과는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정리됐다. 초기 우울 수준이 낮고 시간이 지나면서 감소하는 ‘저수준 감소 집단’, 중간 정도의 수준으로 시작해 변화가 거의 없는 ‘중간수준 유지 집단’, 그리고 초기부터 높은 수준을 보이며 시간이 갈수록 우울이 더 심화되는 ‘고수준 증가 집단’이다.

또한 각 유형에 속할 가능성을 결정하는 요인도 함께 도출됐다. 자아존중감이 낮은 경우에는 저수준 감소 집단보다는 중간수준 유지 집단에 속할 가능성이 높았다. 특히 장애수용 수준이 낮고 가까이 교류하는 사람이 적으며 경제적 어려움이 큰 경우, 우울이 악화되는 고수준 증가 집단에 포함될 위험이 높게 나타났다.

연구 결과는 1인 가구 장애인의 우울 문제가 단일한 패턴으로 설명되기 어렵다는 점을 나타낸다. 개인의 심리적 특성뿐 아니라 사회적 관계망과 경제적 여건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우울의 경로를 결정짓는 만큼, 정책 역시 유형별 맞춤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연구진은 “우울 수준이 높은 집단일수록 사회적 고립과 경제적 부담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어 조기 개입과 지속적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연구에 참여한 김율하 연구원은 “우울이 조기에 발견되지 않을 경우 만성적 우울 혹은 더 심각한 정서적 어려움으로 이어지게 될 가능성이 높다”며 “지역사회 연결 등을 통한 신속한 개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분석이 1인 가구 증가 추세 속에서 장애인의 정신건강 정책을 재정비하는 근거자료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지역사회 기반의 정서 지원, 경제적 취약층을 위한 보완 대책, 관계망 확대 프로그램 등 통합적 접근의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번 연구는 1인 가구 장애인의 우울 예방과 완화를 위한 정책적 방향성을 제시하며, 향후 복지 서비스 설계 과정에서 중요한 참고 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발달장애인의 키다리 아저씨·공공후견인에 대한 관심 필요

지역사회 자립을 위해 꼭 필요
신청 후 1년을 대기하기도…

<사진=네이버 블로그 갈무리>

동화속에서 키다리아저씨는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조용히 고아 소녀를 도와주는 사람이다. 현실속에서 이런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성인 발달장애인의 후견인들이다.

2013년 성년후견제도가 시행되면서 발달장애인도 성년후견제도를 이용할 수 있도록 2015. 11.부터 시행된 ‘발달장애인 권리보장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9조에 근거하여 공공후견 지원사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병원 진료, 관공서 민원, 은행업무등 평범한 일상생활의 모든 분야가 발달장애인에게는 넘어야 할 숙제이다. 이런 모든 일들의 뒤에 후견인들의 보이지 않는 도움이 있다.

공공후견지원사업이 운영 10여 년을 지나며 제도적 성과와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도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와 발달장애인지원센터를 중심으로 공공후견인 양성과 배치가 꾸준히 이뤄지고 있으나, 실제 현장의 목소리는 여전히 “제도가 삶의 변화를 안정적으로 뒷받침하기에는 부족하다”는 데 무게가 실린다.

현재 공공후견인으로 활동하는 이들은 주로 사회복지사, 자원봉사자, 지역사회 활동 경험이 있는 일반 시민 등 다양하다. 이들은 법률적·행정적 대리뿐 아니라 병원 동행, 작은 재정관리, 정서적 지지 등 피후견인의 삶 전반을 지원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각 지역 발달장애인지원센터에서는 꾸준히 교육과 정기 점검을 진행하고 있으나 후견인의 실제 업무는 표준화된 지침보다 훨씬 넓고 복잡한 영역에 걸쳐 있다. 일부 후견인은 “처음에는 봉사 정신으로 시작했지만 실제 활동은 예상보다 훨씬 무겁고 복합적이었다”고 털어놓는다.

후견인의 역할과 권한은 법적으로 정해진 틀이 있지만, 시설 종사자나 가족과의 조율 과정에서는 여전히 모호한 부분이 많다. 피후견인의 의사결정이 시설의 운영 방식이나 보호자의 기대와 충돌할 경우도 있고, 후견인이 법적 권한을 실질적으로 집행하기 어려운 사례도 적지 않다.

또한 후견인의 무거운 책임에 비해 처우나 전문적 지원체계는 충분하지 않아 지속적으로 활동하기 어려운 경우가 발생한다. 지역별 후견인 수급의 편차가 큰 상황에서 한 명의 후견인이 여러 명을 지원하는 경우도 있어 제도의 실효성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이러한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해 지자체나 기관등에서 간담회, 토론회, 후견인 모임 등을 꾸준히 운영하고 있다.

시설 중심의 지원 구조에서 벗어나 피후견인의 개별 욕구를 실질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지역사회 기반의 후견체계 구축이 강조되고 있다. 후견인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보장하기 위한 행정 절차 정비와 지자체의 책임성 강화도 함께 요구되고 있다.

공공후견인지원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한 발달장애인지원센터 담당자는 “발달장애인들의 어려움을 공감하고 후견인 활동을 시작하신 분들이 현실적인 문제에 직면하고 그만두는 경우가 많다”며 “후견인들의 처우 개선과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한 교육등에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공후견지원사업은 후견인의 헌신과 노력으로 그 효과는 서서히 자리 잡고 있으나, 제도가 안정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현장의 경험을 반영한 정비가 필수적이다. 후견인의 전문성과 지속성을 보장하고 피후견인의 삶을 세밀하게 보호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될 때, 공공후견제도는 비로소 발달장애인의 실질적 권리 보장 장치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장애인 재난안전 대비 강화…개발원, 한파·폭설 대응 가이드 공개

장애유형별 맞춤 요령 제시…지원자 역할도 강조

<사진=한국장애인개발원 제공>

한국장애인개발원은 겨울철 재난 위험에 대비한 ‘장애인 재난안전가이드 카드뉴스 2호(한파·폭설 대비)’를 발행했다고 8일 밝혔다. 이번 자료는 2021년부터 축적된 장애유형별 재난안전 안내서를 바탕으로 구성됐으며, 한파와 폭설 상황에서 장애 특성에 맞춰 적용할 수 있는 실질적인 안전수칙을 담고 있다.

카드뉴스는 이동이 어렵거나 시각 정보 습득이 제한된 장애인을 위한 기본 요령부터 음성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경우의 대처법, 정서 및 의미 이해가 어려운 장애인을 위한 지원 방향, 신체 건강 취약성을 고려한 공통 수칙 등 다양한 상황을 포괄한다.

특히 정서적 정보 이해가 어려운 장애인을 위한 항목에서는 지원자의 역할을 명확히 제시했다. 가족이나 활동지원사가 일상적으로 재난 상황을 반복 설명해 이해를 돕고, 한파나 폭설 시에는 위험 요소를 구체적으로 표현해 안내할 것을 강조했다.

이는 “맨홀뚜껑이 미끄러우니 천천히 걸어주세요”처럼 평소에도 익숙하게 들을 수 있는 문장을 활용해 행동을 안정적으로 유도하도록 하는 취지다.

이경혜 한국장애인개발원장은 장애인의 재난 대응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유형별 상황에 맞는 정보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겠다”며 관련 콘텐츠 개발을 이어갈 계획을 밝혔다. 이번 카드뉴스는 개발원 누리집과 SNS 채널을 통해 누구나 열람할 수 있다.




장애예술과 인공지능의 만남… 새롭게 부상하는 ‘장애인 AI 아티스트’

기술을 도구로 삼아 표현의 장벽을 넘는 장애인들의 창작 실험 확산

지난 11월 제주에서 열린 ‘AI와 함께하는 제주 에이블아트전 포스터’
<사진=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인공지능 기술이 예술 창작의 한 축으로 자리 잡으면서, 국내에서도 신체적·인지적 제약을 지닌 예술인들이 AI를 활용해 작품을 제작하는 이른바 ‘장애인 AI 아티스트’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 이 흐름은 단순한 보조 기술을 넘어, 표현 방식 자체를 넓히는 새로운 예술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은 최근 신기술 기반 창작 활동을 지원하는 사업을 통해 장애예술인의 디지털 기반 창작 참여를 적극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다. 음악 분야에서는 AI가 생성한 멜로디를 활용해 장애예술인이 직접 곡을 완성하는 프로그램이 운영돼 왔으며 이미지 생성 기술을 활용한 미디어아트 실험도 진행되고 있다. 시각장애인을 위해 생성 이미지를 촉각 형태로 변환하는 시도 역시 이어지고 있으며, 점자와 촉각 콘텐츠를 활용한 감상 환경 연구가 공공부문에서 수상작으로 선정된 바 있다.

지난 11월 제주에서 열린 ‘AI와 함께하는 제주 에이블아트전’에서는 국내 ‘AI 기반 장애예술’ 흐름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발달장애 예술가 4명은 감정을 언어 또는 이미지로 표현하고, 이를 생성형 AI가 시각화함으로써 작품을 완성했다. 관람객이 감정을 입력하면 AI가 즉시 디지털 조형물을 생성하는 체험형 콘텐츠도 함께 선보여 관람 환경의 확장 가능성을 확인하게 했다.

공공 영역에서도 이러한 흐름을 뒷받침하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고 있다. 장애예술인과 콘텐츠 산업 간 협력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기관 간 협약이 추진되고 있으며, 향후 신기술 기반 장애예술 지원사업도 확대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AI가 기술적 보조를 넘어 예술가의 감각과 개성을 확장하는 도구가 되고 있으며, 장애로 인해 기존 방식의 창작에 어려움을 겪던 예술인에게 새로운 표현 통로가 열리고 있다고 평가한다. 다만 기술 접근성의 격차, AI 개입 정도에 따른 창작 주체성 문제 등은 향후 해결해야 할 과제로 지적된다.

AI 기술의 확산 속에서 장애예술인들이 새로운 방식으로 예술 영역에 참여하고 창작 주체로 나서는 흐름은 앞으로도 더욱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