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경기도 ‘장애인 기회소득’ 3년, 복지 실험을 넘어 고용 연계 모델로

의무고용제와의 구조적 결합 통해 지속 가능성 높여야

<사진=AI Gemini 생성 이미지>

경기도청이 2023년 7월 전국 최초로 도입한 ‘장애인 기회소득’은 기존 소득보장 정책과 결이 다른 실험이다. 일정 요건을 충족한 등록 장애인이 스마트워치를 활용해 주 2회 이상, 1회 1시간 이상의 건강활동을 인증하면 월 10만 원을 지급하는 구조다. 단순 현금 이전이 아니라 사회적 가치 활동에 대한 보상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도에 따르면 현재 참여자는 1만 명을 넘어섰고, 지난해 참여자 27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84.8%가 신체 건강이 개선됐다고 응답했다. 정책 도입 취지였던 건강권 증진과 사회적 고립 예방 측면에서 일정 부분 성과가 나타난 셈이다. 기존 장애인연금이나 활동지원서비스가 생계와 돌봄을 중심에 둔 제도라면, 기회소득은 활동 참여를 정책 목표로 삼았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그러나 이 정책은 아직 다른 광역·기초 지자체로 확산되지 못하고 있다. 이유는 분명하다. 첫째, 정책 효과에 대한 객관적 검증이 충분히 축적됐다고 보기 어렵다. 건강 개선 효과가 참여자 자기응답 방식에 기반하고 있어 의료지표 등 외부 통계와의 연계 분석이 필요하다. 둘째, 재정 부담이다. 월 10만 원씩 최대 30개월 지급하는 구조는 참여 인원이 늘어날수록 예산 규모가 급증한다. 수요 예측이 빗나갈 경우 추가경정예산 편성이 불가피하다. 셋째, 중앙정부 복지체계와의 정합성 문제다. 장애인연금·장애수당·활동지원서비스 등 기존 제도와 기능이 중첩되거나 혼선이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 설계의 정교함이 요구된다.

이러한 한계에도 불구하고 정책의 실험적 가치는 가볍게 볼 수 없다. 오히려 해법은 확산 여부 자체보다 ‘어떻게 구조를 고도화할 것인가’에 있다. 그 연결 고리는 장애인 의무고용제다.

현행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에 따라 상시근로자 50인 이상 사업장은 장애인을 일정 비율 이상 고용해야 하며, 이를 관리하는 기관은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다. 고용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기업은 고용부담금을 납부한다. 공단 통계에 따르면 매년 상당수 기업이 직접 고용 대신 부담금 납부를 선택하고 있고, 이에 따른 부담금 규모도 2024년 기준, 약 830억원대에 이른다. 제도의 취지가 고용 확대에 있음에도 현실에서는 ‘미이행에 대한 비용 지불’ 구조로 굳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 지점에서 장애인 기회소득을 고용 전 단계의 역량 축적 플랫폼으로 재설계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부담금 일부를 활동 기반 소득 지원과 직무훈련 프로그램에 연계해 기업이 참여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 건강활동 인증에 더해 직무교육, 디지털 역량 강화, 현장 실습 등을 결합하면 참여자는 소득 안정과 함께 노동시장 진입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서도 준비된 인재풀을 확보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한 일정 요건을 충족한 기업에 대해 부담금 감면, ESG 평가 가점 등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제도적 장치도 검토 대상이다. 이는 부담금을 단순 제재 수단이 아니라 사회적 투자로 전환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물론 기본소득이 고용을 대체하는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 소득 보장은 안전망이고, 고용은 권리라는 원칙은 분명히 해야 한다. 다만 복지와 고용정책이 분리된 채 작동하는 현재 구조로는 장애인의 실질적 경제활동 참여를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다.

경기도의 장애인 기회소득은 아직 완성형 모델이 아니다. 효과 검증과 재정 지속 가능성, 중앙정부 제도와의 정합성 확보라는 과제가 남아 있다. 그러나 정책을 중단하거나 축소할 문제가 아니라, 고용정책과의 구조적 결합을 통해 진화시킬 시점이다. 장애인을 보호의 대상에 머물게 할 것인지, 사회적 가치 생산의 주체로 인정할 것인지에 대한 선택이 이제 제도의 방향을 가를 것이다.




장기 내부장애 15개 유형 운영… 7월부터 ‘췌장장애’ 등록 가능

정은경 장관, 1형당뇨병 소재 영화 ‘슈가’ 관람… 환우 “역사적 전환점” 평가

영화 ‘슈가’의 한장면<사진=유튜브 예고편 갈무리>

우리나라의 장애인 등록 제도는 ‘장애인복지법’에 근거해 운영되며, 현재 15개 장애 유형을 법적으로 인정하고 있다. 과거 1~6급 등급제는 2019년 폐지됐으며, 현재는 ‘심한 장애’와 ‘심하지 않은 장애’로 구분하는 체계다.

이 가운데 신체 외부 기능장애뿐 아니라 내부 장기 기능 손상도 장애 범주에 포함된다. 내부 장기 관련 장애에는 신장장애, 심장장애, 간장애, 호흡기장애, 장루·요루장애, 뇌전증장애 등이 있다. 이들 유형은 장기간 지속되는 만성 질환으로 인해 일상생활이나 사회생활에 상당한 제약이 발생하는 경우 등록이 가능하다. 단순한 질환 보유만으로는 인정되지 않으며, 의학적 진단과 기능 제한 정도에 대한 심사를 거쳐야 한다.

이 같은 내부장애 체계에 올해부터 ‘췌장장애’가 새롭게 포함된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12월 「장애인복지법 시행령」을 개정해 인슐린 분비 기능이 상실된 경우를 장애 유형으로 인정했으며, 개정안은 오는 7월 1일부터 시행된다. 이에 따라 1형당뇨병 환자 가운데 일정 기준을 충족하는 경우 장애 등록이 가능해진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2월 20일 서울 용산 CGV에서 1형당뇨병 환우 및 가족들과 함께 영화 ‘슈가’를 관람하고 간담회를 열었다. 영화는 1형당뇨병을 진단받은 아들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어머니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배우 최지우가 주인공 ‘미라’ 역을 맡아, 의료기기와 제도 개선을 위해 사회적 장벽에 맞서는 과정을 그렸다.

이날 행사에는 환우와 가족, 대한당뇨병학회 소속 의료진, 보건복지부 관계자 등 140여 명이 참석했다. 행사는 보건복지부와 한국1형당뇨병환우회가 공동 주최하고 대한당뇨병학회가 주관했다. 참석자들은 영화 관람 후 정책 방향과 지원 확대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환우와 가족들은 췌장장애 신설을 두고 “오랜 노력 끝에 맺은 결실”이라고 평가했다. 학회 측도 당뇨병 관련 정책 수립과 이행 과정에서 전문적 자문과 실무 지원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췌장장애로 등록될 경우 장애인서비스지원 종합조사를 거쳐 활동지원서비스를 받을 수 있으며, 소득 수준에 따른 장애수당과 장애인 의료비 지원 대상이 된다. 공공요금 감면과 세제 혜택 등 기존 장애인 복지제도도 적용된다.

정 장관은 간담회에서 1형당뇨병 환우들이 제도권 안에서 필요한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고 설명하며, 인슐린 펌프와 연속혈당측정기 등 의료기기 보험급여 확대 요구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시행령 개정으로 내부 장기 기능 손상에 대한 국가 책임 범위가 확대되면서, 장기 질환과 장애의 경계에 놓여 있던 환자들의 사회보장 체계 편입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의료적 관리의 영역에 머물러 있던 1형당뇨병이 복지 정책의 틀 안으로 들어오게 되면서, 향후 세부 판정 기준과 지원 수준이 현장에서 어떻게 작동할지 주목된다.




평택시, ‘장애인 문화예술 진흥사업’ 공모…지속 가능한 예술 생태계 구축 과제로

해외는 ‘예술가 중심 장기 지원’…국내는 단기 공모 위주 구조 한계 지적

장애인 작가들의 작품 전시회 모습<사진=장애인일자리신문>

평택시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예술로 소통하는 도시 조성을 목표로 민간 보조사업자 모집에 나섰다. 시는 2월 20일부터 3월 6일까지 ‘2026년 장애인 문화예술 진흥사업’에 참여할 단체를 공개 모집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장애인 문화예술 교육과 장애 예술인·비장애인 간 협업을 통해 장애인의 문화예술 권리를 증진하는 데 목적을 둔다. 2026년 사업은 기존 3개 분야를 통합해 ▲장애인·비장애인 예술단체 협업 ▲장애인 대상 문화예술 향유 지원 등 2개 분야로 개편됐다. 총 사업비는 4천333만 원이며, 단체별 최대 1천만 원까지 지원된다.

시는 문화예술 교육과 발표 프로그램을 우선 지원해 지역 내 장애 예술인들에게 실질적 기회를 제공하고 사업 운영의 내실을 도모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는 장애인의 문화예술 접근성과 참여 기회를 확대하려는 지방정부의 정책 흐름과 맞닿아 있다.

실제로 국내 다수 지자체는 공모 방식의 보조금 지원을 통해 장애 예술 활동을 장려하고 있다. 창작·공연·전시 프로그램 운영비를 지원하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협업을 유도하는 구조가 일반적이다. 이 같은 정책은 지역 문화예술 현장에서 장애인의 참여 문턱을 낮추는 데 일정 부분 기여해 왔다.

그러나 해외 사례와 비교하면 정책의 지향점과 구조에서 차이가 드러난다. 영국의 장애예술 국제 프로젝트인 Unlimited는 장애 예술가가 주체가 되어 작품을 제작하고, 이를 국내외 무대에서 선보일 수 있도록 장기적으로 지원한다. 단순한 참여 기회를 넘어 예술적 성취와 국제적 확산을 목표로 삼는 것이 특징이다.

미국 VSA 역시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예술 교육, 공연·전시 기회, 멘토링, 경력 개발 프로그램을 포괄적으로 운영하며 예술 활동이 직업적 경로로 이어질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는 장애인을 문화 향유의 대상이 아닌 전문 예술인으로 육성하는 체계에 가깝다.

이들 사례는 장애인 문화예술 정책을 단기적 복지 사업이 아니라 문화 생태계 전략의 일부로 다룬다는 점에서 국내 지자체 사업과 구별된다. 국내는 대체로 연 단위 공모 중심의 지원 구조를 유지하고 있어 지속성 확보가 쉽지 않고, 예산 규모 또한 제한적이라는 한계가 있다. 장애 예술인의 창작 역량 축적과 시장 진출, 국제 교류까지 아우르는 중장기 전략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상당수 사업이 ‘참여 확대’에 초점을 맞추는 데 그치면서, 장애 예술인이 기획 단계부터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구조는 아직 충분히 정착되지 못했다는 평가도 있다. 문화적 권리 보장의 관점에서 정책을 설계하기보다, 사회참여 지원 차원에 머무르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몇 가지 개선 방향을 제시한다. 우선 장애 예술인이 직접 기획하고 운영하는 프로젝트에 대한 다년간 지원 체계를 마련해 창작의 연속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단년도 사업을 반복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교육·창작·발표·유통으로 이어지는 단계별 지원 모델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지역 단위 사업이라 하더라도 국제 교류 프로그램과 연계해 장애 예술인의 활동 무대를 확장하는 전략이 요구된다. 이는 지역 문화의 다양성을 높이는 동시에 예술인의 역량 강화를 촉진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평택시의 이번 공모는 지역 차원에서 장애인 문화예술 활성화를 모색하는 의미 있는 시도다. 다만 단기 지원을 넘어 지속 가능한 예술 생태계 구축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정책의 방향성과 구조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고민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 함께 제기되고 있다.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를 허무는 문화도시를 지향한다면, 그 토대 역시 장기적 안목 위에서 설계될 필요가 있다.




경기도, 발달장애인 노년기 전환지원 본격화

지역사회 자립 확대 속 인프라·전문인력 확충등 과제도 여전

<사진=경기도청 전경>

경기도가 발달장애인의 중·장년기 이후 삶을 대비하기 위한 ‘발달장애인 노년기 전환지원’ 사업을 위해 26일까지 참여기관을 모집한다고 밝혔다.

이는 보호자의 돌봄에 의존해 온 발달장애인이 고령기에 접어들면서 돌봄 공백 위험이 커지고 있는 현실을 반영한 조치다. 만 35세 이상 발달장애인을 대상으로 지역사회 안에서 건강하고 안정적인 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 체계를 구축하는 데 목적을 둔다.

복지전문가와 지역사회 구성원이 참여하는 소규모 모임을 기반으로 개인별 지원계획을 수립하고, 건강관리와 사회참여, 일상생활 역량 강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방식이다. 이는 노년기 전환 과정 전반을 준비하도록 돕는다는 점에서 기존 청년·성인 중심 정책과 차별화된다.

이은주 경기도 장애인자립지원과장은 “중・장년 발달장애인들은 돌봐주는 부모님들이 돌아가실 경우 심각한 돌봄 부재 상황에 처한다”며 “이분들이 계속해서 지역사회에 거주할 수 있는 소통체계를 마련할 수 있도록 많은 기관들의 참여를 바란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가 추진 중인 ‘탈시설 장애인 지역사회 자립지원’ 시범사업은 거주시설 장애인이 지역사회로 전환할 때 주거, 활동지원, 사례관리 등을 연계하는 통합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서울시와 일부 광역자치단체는 자립생활주택을 운영해 시설 퇴소 장애인이 일정 기간 지역사회에서 생활을 경험하며 자립을 준비하도록 돕고 있다.

전국 각지의 장애인자립생활센터는 동료상담, 권익옹호, 자립기술 훈련 등을 통해 지역사회 정착을 지원하고 있으며, 발달장애인 주간활동서비스와 활동지원제도 역시 일상 유지의 기반이 되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프로그램이 병행되면서 장애인의 삶의 선택권은 과거보다 확대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발달장애인 분야에서는 성인기 이후 정책 공백을 보완하려는 시도가 점차 늘고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구조적 한계가 여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선 수요에 비해 공급이 충분하지 않다는 문제가 제기된다. 자립생활주택과 전환지원 프로그램은 여전히 대기자가 많고, 사업 예산은 대부분 연 단위로 편성돼 장기적 계획 수립에 제약이 따른다.

지역 간 격차도 뚜렷하다. 수도권과 달리 일부 지방은 자립생활센터나 전문기관 자체가 부족해 정책 접근성이 낮다. 같은 장애 유형이라도 거주 지역에 따라 지원 수준이 달라지는 현실은 형평성 논란으로 이어진다.

전문 인력의 안정적 확보 역시 과제다. 발달장애인의 노년기 전환은 건강, 심리, 사회관계, 주거 문제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어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지만, 사회복지 인력의 처우와 근무 여건은 여전히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주거 기반의 한계도 반복적으로 제기된다. 체험형 자립주택 이후 장기적 거주 대안이 충분히 마련되지 못하면 지역사회 정착이 불안정해질 수 있다. 여기에 안정적인 소득과 일자리 연계가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자립은 형식적 수준에 머물 가능성이 있다.

경기도의 노년기 전환지원 사업은 고령 발달장애인 증가라는 새로운 사회적 과제를 정책 의제로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자립이 일회성 지원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주거·소득·돌봄을 아우르는 통합적 설계와 안정적인 재정 기반 마련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앙정부와 지역사회, 장애 당사자 모두가 유기적으로 움직일때 장애인들의 진정한 자립이 이루어 진다는 의식이 필요한 시점이다.




올해 중증장애인 국가공무원 70명 선발

18개 부처 23개 분야 경력채용 실시
3월 10일부터 원서접수

<사진=인사혁신처 전경>

행정·기상·사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올해 중증장애인 국가공무원 70명을 선발한다. 인사혁신처는 13일 ‘2026년도 중증장애인 국가공무원 경력경쟁채용시험 시행계획’을 공고하고, 18개 중앙행정기관에서 23개 분야에 걸쳐 채용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채용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교육부, 보건복지부 등 18개 부처를 대상으로 하며, 직급별 선발 인원은 7급 2명, 8급 1명, 9급 58명, 연구사 8명, 전문경력관 나군 1명이다. 직무 분야는 행정, 전산, 기상, 사서, 보건연구, 농업연구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최종 합격자는 우편물 관리, 교무·학사행정, 기상예보 지원, 농업 자료 연구 등 중증장애인 근무에 적합한 직위에 배치될 예정이다.

원서 접수는 3월 10일부터 16일까지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이후 서류전형은 4월, 면접시험은 5월 21~22일에 실시되며, 최종 합격자는 7월 10일 발표된다. 응시 자격은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에 따른 중증장애인으로, 선발 단위별로 정해진 자격증, 경력, 학위 요건 가운데 하나 이상을 충족하면 지원할 수 있다. 세부 응시 요건과 시험 일정, 편의 지원 신청 방법 등은 국가공무원 채용 전용 시스템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중증장애인 국가공무원 경력채용은 상대적으로 고용 여건이 열악한 중증장애인의 공직 진출을 확대하기 위해 2008년 처음 도입됐다. 첫해 18명을 선발한 이후 지난해까지 총 525명이 채용됐으며, 중앙부처에서 근무하는 중증장애인 공무원 수는 2024년 기준 1,221명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인사혁신처는 올해도 수험 환경 개선을 위해 다양한 편의 제공에 나선다. 원서 접수 단계에서 예비 연락처를 받아 시험 단계별 주요 정보를 안내하고, 면접 시에는 인공와우 등 보조기기 착용과 필담 면접을 허용한다. 시험 당일 돌발 상황에 대비해 특별상황 전담 대응조직을 운영하며, 임용 이후에도 높낮이 조절 책상과 보조공학기기, 휠체어 이동 지원 등 근무 환경 개선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김성훈 인사처 차장은 “중증장애인이 공직을 새로운 출발점으로 삼을 수 있도록 적합한 직위를 지속적으로 마련하고, 장애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지원으로 응시 환경을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기획]경기도 직업재활시설, 양적 확대 넘어 구조 개편 과제 직면

최저임금 보장·전이 지원·단일유형 개편 등 질적 전환 요구

<사진=AI Gemini 생성 이미지>

경기도 내 장애인직업재활시설이 양적 확대를 이뤘지만, 임금 보장과 노동시장 전이, 운영 체계의 정체성 문제 등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경기복지재단이 2025년 12월 발간한 ‘경기도 장애인직업재활시설의 운영 향상 방안 연구’는 도내 직업재활시설의 재정, 인력, 운영 실태를 종합 분석하고 향후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경기도에는 총 189개소의 장애인직업재활시설이 운영 중이다. 2020년 155개소에서 크게 증가한 수치다. 총 정원 5,183명 가운데 4,907명이 이용하고 있어 정원 충족률은 94.7%에 달한다. 이용자 중 근로장애인은 3,384명, 훈련장애인은 1,523명이며, 특히 발달장애인의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양적 성장은 분명한 성과지만, 기능적 정체성의 혼선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현행 시설 유형은 보호작업장, 근로사업장, 직업적응훈련시설로 구분돼 있으나 실제 운영 과정에서는 기능이 상당 부분 중복된다. 임금 지급과 전이 지원을 동시에 수행하고, 근로와 훈련의 경계도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유형 구분이 정책 목표와 현장 운영 사이의 괴리를 낳고 있다는 분석이다.

임금 구조 역시 구조적 한계로 지목됐다. 최저임금 적용제외 인가를 받은 장애인의 2021년 월 평균 임금은 약 37만 원으로, 같은 해 월 최저임금의 19.7% 수준에 그쳤다. 보호고용 체계가 일정 부분 고용 기회를 제공하고 있지만, 실질적 소득 보장 기능은 미흡하다는 의미다. 여기에 매출 감소와 수익 구조의 불안정성까지 겹치면서 재정 기반의 취약성도 드러났다.

국제적 흐름도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유엔장애인권리위원회는 보호고용 중심 체계에 대해 개방고용으로의 전환을 권고하고 있으며, 보고서 역시 이러한 흐름 속에서 직업재활시설의 본질적 개선 필요성을 언급했다. 보호 중심 구조가 장기화될 경우 사회통합과 노동권 보장이라는 시대적 요구와 충돌할 수 있다는 문제의식이다.

이에 따라 보고서는 질적 성장 중심의 구조 개편을 정책 방향으로 제시했다. 우선 현행 다유형 체계를 장기적으로 단일 유형 모델로 재편해 이용자 사정, 직업훈련, 근로활동, 전이 지원을 통합 제공하는 구조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보호고용 중심 운영과 개방고용 지향 사이의 긴장을 고려해 중앙정부 차원의 폭넓은 논의가 병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최저임금 보장과 전이 지원 정책을 강화하고, 장기 보호고용에 머무는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점도 제안했다. 임금 체계 개편과 보충급여 제도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시설 수 증가에 따른 재정 부담과 관리 난이도를 고려해 도와 시군 차원의 질 관리 체계 고도화가 요구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중고령 장애인 증가에 대비한 서비스 개발과 개인예산제 기반 지원 도입도 함께 언급했다. 이는 직업재활시설을 단순 생산 공간이 아닌 생애주기별 지원과 지역사회 통합을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방향성과 맞닿아 있다.

경기도 직업재활시설은 양적 확대라는 1단계를 넘어 질적 전환의 분기점에 서 있다. 보호와 고용이라는 이중적 과제를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지, 소득 보장과 노동시장 전이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할 수 있을지가 향후 정책 논의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설 연휴에도 멈추지 않는 장애인 돌봄, 경남도 24시간 대응 체계 가동

활동지원 서비스 정상 운영하고 발달장애인 긴급돌봄 상시 지원

<사진=경상남도청 전경>

경상남도가 설 연휴 기간에도 장애인 돌봄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24시간 특별 대응 체계를 운영한다. 명절 기간 돌봄 인력 부족이나 서비스 중단으로 생길 수 있는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장애인과 가족이 안심하고 연휴를 보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경남도는 연휴 기간에도 중증장애인을 대상으로 제공되는 장애인 활동지원 서비스를 평소와 동일하게 유지한다. 기존 서비스 시간이 종료된 이후에도 추가 돌봄이 필요한 경우에는 관련 기관과 협력해 맞춤형 서비스 연계를 강화하고, 야간과 공휴일에도 돌봄이 중단되지 않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특히 연휴 중 활동지원사의 개인 사정 등으로 서비스 제공이 어려워지는 상황에 대비해 대체 인력을 사전에 확보하고, 긴급 상황 발생 시 즉시 돌봄이 이어질 수 있는 대응 체계를 구축했다. 이를 통해 연속적인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보호자의 입원이나 경조사 등으로 일시적인 돌봄 공백이 생길 수 있는 발달장애인 가정을 위해 긴급돌봄 체계를 24시간 상시 가동한다. 긴급 돌봄이 필요한 경우 일시 보호와 상담 지원을 제공해 가족의 부담을 덜고 안정적인 돌봄 환경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김동희 경남도 장애인복지과장은 “설 연휴 기간 동안 장애인 돌봄 공백을 최소화하는 데 중점을 두고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장애인과 가족이 일상 속에서 돌봄 걱정 없이 생활할 수 있도록 지원 체계를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오피니언] 장애인의 자립을 위한 마지막 단추, 주거에 대한 해법은…

공동생활가정·지역사회 정착 위한 핵심 제도
안정적 운영과 전문 인력 양성이 과제

발달장애인의 삶에서 가장 큰 불안은 보호자가 더 이상 돌볼 수 없게 되는 순간이다. 부모가 중심이 된 가족 돌봄 체계는 시간이 지날수록 한계에 부딪히고, 성인이 된 발달장애인이 어디에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는 여전히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숙제로 남아 있다. 이러한 돌봄 공백을 해소하고 발달장애인의 실질적인 자립을 가능하게 하는 대안으로 그룹홈(공동생활가정)의 역할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그룹홈은 발달장애인이 지역사회 안에서 소규모로 함께 생활하며 일상생활 능력을 키우는 공동생활가정 형태의 주거 지원 제도다. 대규모 거주시설과 달리 일반 주택에서 4~6명의 장애인이 생활하며, 사회복지사의 지원을 통해 자율성과 독립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보호 중심의 시설 모델에서 벗어나 지역사회 속에서 보통의 삶을 살아가도록 돕는다는 점에서 발달장애인 복지정책의 필수 요소로 평가된다.

아무리 직업훈련과 일자리 지원이 확대되더라도 안정적인 주거 기반이 없으면 자립은 불가능하다. 많은 발달장애인이 성인이 된 이후에도 부모에게 의존해 생활하는 현실이 반복되는 이유다. 그룹홈은 일과 생활을 연결하는 안전한 거점이 되어 발달장애인이 직장과 사회활동을 지속할 수 있도록 돕는다. 안정적인 주거 환경이 마련될 때 비로소 경제적 자립과 사회적 자립도 현실이 된다.

그룹홈이 가진 가장 큰 의미는 일상의 회복이다. 발달장애인은 대규모 시설보다 익숙한 주거환경에서 더 안정감을 느끼고, 지역 주민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며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 장보기, 대중교통 이용, 여가활동 참여와 같은 평범한 경험이 반복되면서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하는 힘도 커진다. 이러한 과정은 한 사람의 시민으로 살아가기 위한 필수적인 훈련이기도 하다.

그러나 국내 현실에서 그룹홈의 공급은 여전히 충분하지 않다. 지역에 따라 이용 가능한 시설 수가 크게 부족하고, 입소 대기 기간이 길어 많은 가정이 불안을 안고 있다. 운영 예산의 불안정성, 인력 부족, 지역사회 인식 부족 등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지적된다. 제도는 존재하지만 실제 생활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수준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

특히 그룹홈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기 위해서는 운영을 책임지는 사회복지사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발달장애인의 일상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원하는 이들이 바로 현장의 사회복지사들이다. 이들의 전문성과 헌신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제도라도 제대로 작동하기 어렵다. 따라서 발달장애 특성을 깊이 이해하고 진심으로 생활을 지원할 수 있는 전문 인력 양성에 대한 체계적인 투자와 교육이 반드시 필요하다. 안정적인 처우와 근무 환경을 보장하는 일 역시 그룹홈의 지속가능성을 좌우하는 핵심 조건이다.

홍연희 아가페 주간활동센터 원장은 “발달장애인들의 일상적인 삶을 위해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다. 그중에 보호자가 사라진 이후 홀로 살아갈 걱정이 가장 큰 고민이다. 그룹홈이 그 대안으로 선택할 수 있지만 믿고 맡길만한 인력을 양성해야만 하는 숙제가 있다”고 말한다.

발달장애인의 자립은 가족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사회적 과제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책임지고 지역사회 기반의 주거 인프라를 확대해야만 가능한 일이다. 그룹홈 확대는 복지 서비스의 선택지가 늘어나는 문제가 아니라, 발달장애인이 인간다운 삶을 살아가기 위한 최소한의 권리를 보장하는 일이다.

부모가 평생 돌보지 않아도 안심할 수 있는 사회, 발달장애인이 지역사회 안에서 당당히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그룹홈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필수적인 제도가 되어야 한다. 진정한 자립을 향한 첫걸음은 안정적인 그룹홈 기반에서 시작된다.




[성공회대 서재경 교수 인터뷰] 장애인 노동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말하다

발달장애인에게 일자리는 복지가 아니라 권리다

<사진=장애인일자리신문>

‘월요일의 윤슬’은 한 발달장애인이 근로자로 성장해 가는 과정을 기록한 책이다. ‘최중증 발달장애인’이라는 수식어 대신 ‘근로자 김윤슬’로 살아가는 한 사람의 변화를 통해, 일하는 존재로서의 발달장애인을 조명했다. 이 책을 집필한 이는 성공회대학교 사회복지연구소 서재경 교수다.

서 교수는 오랜 기간 발달장애인의 사회참여와 노동 문제를 연구해 온 전문가다. 그는 장애인을 단순한 보호 대상이 아니라 당당한 사회 구성원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입장을 꾸준히 강조해 왔다. 장애인일자리신문은 발달장애인의 노동 현실과 제도 개선 방향을 듣기 위해 서 교수를 만나 심층 대화를 나눴다.

현재의 노동 기준은 비장애인을 중심으로 설계돼 있다

서 교수는 우리 사회의 노동 구조가 근본적으로 비장애인 중심으로 설계돼 있다고 진단한다. 그는 “지금의 노동시장은 효율성과 생산성을 중심으로 움직인다”며 “채용시험, 평가 기준, 업무 방식 모두가 비장애인을 기준으로 만들어져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구조 속에서 발달장애인이 노동시장에 진입하는 일은 매우 어려울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특히 발달장애인의 특성과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획일적인 평가 체계가 가장 큰 문제라고 강조한다. 그는 “발달장애인은 충분한 잠재력을 갖고 있음에도 기존 기준 때문에 기회를 얻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노동을 바라보는 관점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생산성만으로 사람의 가치를 평가하는 방식에서 벗어나는 것이 출발점이라는 의미다.

단기 공공일자리는 체험 수준에 머문다

현재 운영 중인 장애인 공공일자리에 대해서도 서 교수는 구조적 한계를 지적했다. 제도 자체는 의미가 있지만, 운영 방식이 안정적인 고용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대부분 10개월, 11개월 단위의 단기 계약으로 운영되다 보니 계약이 끝나면 다시 집으로 돌아가야 하는 구조”라며 “이런 방식은 사실상 일자리 체험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개선 방향에 대해서는 보다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고용 구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 교수는 “최소한 3년 정도는 지속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며 “퇴직금 보장, 4대보험 적용과 같은 기본적인 노동권도 당연히 확보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야만 발달장애인 당사자가 미래를 계획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업 고용은 형식이 아닌 실질적 참여가 중요하다

최근 기업들이 고용부담금을 대신해 장애인을 직접 채용하는 흐름에 대해서는 비교적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과거에는 부담금 납부로 고용 의무를 대신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실제 채용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점에서 변화의 가능성이 보인다는 판단이다.

다만 단순히 급여만 지급하는 형식적 고용에 그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장애인 근로자가 회사의 구성원으로 인정받고 조직 문화 안에서 관계를 맺을 수 있어야 한다”며 “회사 행사에 참여하고 동료들과 정기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회사 공간에서 어울릴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자회사형 표준사업장은 현실적인 대안이다

서 교수는 자회사형 표준사업장 모델을 비교적 성공적인 사례로 평가한다. 이 모델은 임금과 근로시간, 복지체계가 안정적으로 구축돼 있고, 기업 입장에서도 지속 가능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그는 “다른 기업들이 벤치마킹할 수 있는 실제 사례가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발달장애인이 어떤 방식으로 일하고 성장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가 더 많이 알려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정보가 축적될 때 기업과 당사자 모두에게 현실적인 길잡이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장애인은 보호 대상이 아니라 동료 근로자다

서 교수는 우리 사회가 지향해야 할 가장 중요한 변화로 인식의 전환을 꼽았다. 장애인을 복지의 수혜자가 아니라 권리를 가진 근로자로 바라보는 시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발달장애인도 충분히 일할 수 있고 사회 속에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믿음이 제도와 문화로 자리 잡아야 한다”며 “그때 비로소 진정한 의미의 장애인 노동이 가능해진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서 교수는 “발달장애인의 노동 문제는 단순한 복지 이슈가 아니라 인간의 존엄과 권리에 관한 문제”라며 “한 사람의 가능성을 믿어주는 사회, 실패해도 다시 도전할 기회를 주는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노동은 누군가에게 자립의 기반이 되고, 또 사회와 연결되는 중요한 통로다. 장애인이 보호받는 존재가 아니라 함께 일하는 동료로 인정받을 때, 우리 사회의 노동 역시 한 단계 성숙해질 것이다.




국립특수교육원, 2026년 장애인 평생학습도시 운영 지자체 80곳 최종 선정

장애인의 삶, 그 자체가 배움의 연속
지역사회와 공공의 체계적 지원이 필요

<사진=국립특수교육원 전경>

장애인은 각자의 인지 능력과 장애 유형에 따라 일반인보다 더 넓은 영역의 학습이 필요하고, 그 기간 또한 길어질 수밖에 없다. 학교 교육을 마치는 것으로 배움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생애 전반에 걸쳐 새로운 기술과 사회 적응 능력을 계속 익혀야 한다. 결국 장애인에게 학습은 특정 시기의 과제가 아니라 삶 자체와 맞닿아 있는 과정이다. 이런 특수성을 고려할 때 장애인 평생학습은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유지되기 어렵고, 지역사회와 공공의 체계적인 지원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의 장애인 평생학습 실태는 여전히 걸음마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평가가 많다. 일부 지방자치단체와 기관을 중심으로 관련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지만 지역별 편차가 크고, 예산과 전문 인력 부족으로 인해 지속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특히 발달장애인이나 중증장애인의 경우 프로그램 접근성이 낮아 실제 참여 기회를 얻기 어려운 구조다. 장애인 평생학습이 복지 서비스 차원이 아니라 교육권 보장의 문제라는 인식이 충분히 자리 잡지 못한 점도 한계로 지적된다.

이러한 가운데 국립특수교육원이 3일 2026년 장애인 평생학습도시 운영 지자체 80곳을 최종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선정은 제출된 사업계획의 실행 가능성과 추진 역량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신규 지정 6개, 계속 지원 28개, 특성화 지원 46개로 확정됐다. 신규 지정 지자체는 강원 고성군, 경기 연천군, 경남 거제시, 서울 광진구와 구로구, 충북 영동군 등이며, 이들 지자체는 국고 최대 4100만원의 사업 운영비를 지원받는다.

신규 지자체들은 장애인 평생학습 기반을 조성하고 학습자 수요를 반영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발굴·운영해 지역 내 장애인의 학습 참여 기회를 확대할 계획이다. 국고 운영 2~3년 차에 해당하는 계속 지원 지자체 28곳은 기존 성과를 토대로 추진체계를 고도화하고 프로그램을 개선·확대해 사업의 안정적 정착을 도모한다. 국고 운영 3년을 초과한 46개 특성화 지원 지자체는 지역 강점과 특성을 반영해 인공지능·디지털 분야와 지역 특화 분야 중심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게 된다.

국립특수교육원은 지자체가 사업을 안정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현장 컨설팅과 담당자 역량 강화 연수, 성과공유회 등을 통해 지원을 이어갈 방침이다. 김선미 국립특수교육원장은 “장애인 평생학습도시 활성화를 위해서는 단순한 프로그램 운영을 넘어 우리 동네에서 장애인이 언제 어디서나 배움에 참여할 수 있는 학습 환경을 갖추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며 “신규·계속·특성화 지원을 통해 지자체 사업 추진 역량과 지속가능성을 높이고 우수사례 확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평생학습도시 선정이 장애인 평생학습의 체계화를 위한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단기 사업에 그치지 않고 지역사회 기반의 지속 가능한 시스템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재원 확보와 전문 인력 양성, 장애 유형별 맞춤형 프로그램 개발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장애인에게 평생학습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점에서, 보다 촘촘한 사회적 지원체계 구축이 요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