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공공기관용 ESG 기준 첫 마련

지난 10일 가이드라인 발표…환경 사회 지배구조 37개 핵심지표 제시

기획재정부가 공개한 공공기관 ESG 가이드라인 문서 표지 <사진=기획재정부 제공>

기획재정부가 공공기관에 특화된 ESG 가이드라인을 처음으로 내놓으며 공공부문 ESG 경영의 체계적 틀을 공식화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10일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열고 공공기관 ESG 경영 확산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처음으로 확정했다. 그동안 글로벌 차원의 ESG 제도화가 빠르게 진행됐지만 공공성을 핵심 기능으로 하는 기관에 맞춘 기준은 부재했다.

여러 공공기관은 경험 부족으로 ESG 도입에 어려움을 겪어 왔고 알리오에 공시된 정보 역시 정량 중심이라 일반 국민이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었다. 기재부는 국내외 기준과 연구결과를 검토하고 전문가 의견을 반영해 공공기관 적용 가능성을 높인 지침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가이드라인은 환경 사회 지배구조 분야에서 총 37개 핵심지표와 80개 세부지표로 구성됐다. 사회 분야에는 안전경영, 일과 가정의 양립 지원, 상생협력 구매 실적 등 공공기관 고유 기능을 반영한 지표가 포함됐다. 환경 분야는 온실가스와 에너지, 폐기물 관련 항목을 중심으로 구성됐으며 지배구조 분야는 이사회 구성과 활동, 성별 다양성, 내부감사 관련 지표를 담았다.

기재부는 공통 적용 지표를 중심으로 하되 기후리스크와 생물다양성 등 도전적 지표는 자율 공시항목으로 제시했다. 각 지표에는 정량값뿐 아니라 목표 대비 성과, 목표 달성 노력, 향후 계획 등도 포함해 기관별 추진 상황을 보다 입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기재부는 “앞으로도 공공기관의 ESG 경영체계가 조기에 정착·확산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지속할 예정”이라며 “먼저 국제기준 개정, 전문가·공공기관 의견수렴 등을 토대로 가이드라인을 지속적으로 수정·보완해 나가고, 가이드라인을 바탕으로 ESG 공시항목 확대·체계화 및 경영평가 내 ESG 평가 항목과의 연계 강화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26년 만에 의료급여 ‘부양비’ 전면 폐지…장애인 의료접근성 개선 기대

가족 소득 간주 규정 내년 1월 폐지…정신건강·간병 지원도 확대

<사진=Unsplash>

보건복지부가 의료급여 제도상의 부양비를 내년 1월 폐지하기로 하면서 장애인을 비롯한 취약계층의 의료 접근성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복지부는 의료급여 수급 자격 산정 시 적용해온 부양비 규정을 2026년 1월부터 전면 폐지한다고 지난 9일 밝혔다. 부양비는 부양의무자의 소득을 수급자 소득으로 간주해 의료급여 대상 여부를 판단해온 제도로, 2000년 도입 이후 26년 만에 폐지되는 것이다.

복지부는 국비 기준 내년 의료급여 예산을 전년 대비 1조 1500억원 늘어난 9조8400억원으로 편성했다. 예산에는 부양비 폐지에 따른 신규 수급자 진료비, 정신질환 관련 수가 개선, 요양병원 간병비 시범사업 비용 등이 포함됐다.

부양비 폐지로 가족과 실제 교류가 없거나 지원을 받지 못하는 장애인 1인 가구 등이 수급권을 회복할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복지부는 내다봤다.

정신건강 분야도 확대된다. 개인 상담치료 급여는 주 최대 2회에서 7회로, 가족상담은 주 1회에서 최대 3회로 늘어난다.

중증·응급 정신질환자 대상 초기 집중치료 수가가 신설되고 입원료도 인상된다.

요양병원 중증 입원환자 간병비 지원은 하반기 중 추진된다. 복지부는 중증 장애인의 장기 입원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본인부담 차등제도 도입된다. 연간 외래진료 365회 초과 이용 시 본인부담률을 30%로 상향하되, 중증장애인·산정특례 등록자·아동·임산부 등은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다만 여전히 일부 부양의무자 기준이 남아 있어 실효성을 위해 추가 완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복지부는 상반기 중 부양의무자 기준 완화 로드맵을 마련하고, 폐지 이후 신규 수급자 발굴·안내 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지역사회 의료·복지자원 연계, 정신건강 서비스 인력 확충, 예산의 지속가능한 운용 등도 과제로 제시했다.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가족에게 실제로 받지 않는 소득을 ‘있는 것처럼’ 간주해 치료받을 권리를 가로막아왔던 불합리한 제도가 사라진다”며 “‘건강권은 가족이 아닌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비로소 반영됐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폐지가 취약계층 의료 접근성 확대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평가하면서도, 제도 변화가 현장에서 체감될 수 있도록 수급 절차 정비와 지역 인프라 보강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공공기관 42% 우선구매 의무 미달…‘우선구매의 날’ 법제화 추진

김예지 의원, 9월 9일 지정 포함한 특별법 개정안 발의…“반복적 목표 미달 개선 필요”

지난 9월 9일 열린 중증장애인생산품박람회에 참가한 기업 부스 전경 <사진=장애인일자리신문>

올해 공공기관 1024곳 가운데 434곳이 중증장애인생산품 우선구매 의무비율을 충족하지 못한 가운데, 국회에서 ‘우선구매의 날’을 지정하는 법 개정이 추진된다. 개정안은 매년 9월 9일과 1주간의 ‘우선구매 주간’을 신설해 공공기관의 구매율 제고와 인식 개선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예지 의원은 지난 8일 공공기관의 중증장애인생산품 구매 활성화를 위해 ‘중증장애인생산품 우선구매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고 밝혔다.

현행법은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공기업 등 1천24개 공공기관이 매년 총구매액의 일정 비율 이상을 보건복지부 지정 중증장애인생산품으로 우선 구매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법정 의무구매 비율은 올해까지 1.0%, 2025년부터는 1.1%다.

그러나 2024년 기준 우선구매 대상 공공기관 1천24곳 중 434곳(42.4%)이 의무비율을 달성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208개 기관은 5년 연속 목표치를 충족하지 못해 제도의 실효성 논란이 제기돼 왔다.

올해 전체 공공기관 총 구매액은 72조1천696억원이며, 이 중 중증장애인생산품 구매액은 7천896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체 평균 우선구매 비율은 1.09%로 법정 기준을 소폭 웃돌았으나, 기관별 편차가 큰 상황이다.

보건복지부는 의무구매 미달성 기관 434곳에 시정요구서를 발송했으며, 2025년부터 미달성 기관을 대상으로 의무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다. 다만 반복적인 목표 미달에도 불구하고 제재 수단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개정안은 매년 9월 9일을 ‘중증장애인생산품 우선구매의 날’로 지정하고, 해당 날짜를 포함한 1주일을 ‘우선구매 주간’으로 운영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기간 공공기관은 교육·홍보 캠페인을 집중 실시해 우선구매의 필요성을 알리고 구매 확대를 유도하게 된다.

김 의원은 “중증장애인생산품 우선구매는 장애인의 일자리와 소득을 보장하는 핵심 정책”이라며 “상당수 공공기관이 법적 의무를 지속적으로 이행하지 못하는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인식 제고와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내년부터 의무비율이 상향되는 만큼, 우선구매 주간 지정뿐 아니라 예산·교육·컨설팅 등 종합적인 지원 대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장애인 미술 공모전”…제2회 SDAM 공모전 개최

총 상금 200만 원…내년 1월 23일까지 작품 공모
선정작 서울신라호텔서 전시 및 도록 제작 예정

제2회 SDAM 공모전 포스터 <사진=SDAM 제공>

장애인 예술가들의 일상을 담은 회화 작품을 발굴하는 ”제2회 SDAM 공모전’이 다음 달 23일까지 작품을 공모한다.

장애인 고용 플랫폼 기업 WE하다가 주최하고 장애 예술가 플랫폼 SDAM, 장애인일자리신문이 주관하는 이번 공모전은 ‘나의 하루’를 주제로 장애인 예술가들이 일상 속에서 경험하는 순간들을 자유롭게 표현한 작품들을 모집한다.

참가 자격은 장애인복지법에 따라 등록된 장애인이면 연령과 예술 경력에 관계없이 누구나 가능하다. 단, 개인 참가만 허용되며 팀 참가는 불가하다.

출품 분야는 회화(유화, 아크릴, 수채화)로 제한되며, 캔버스 기준 10~25호 크기의 작품을 제출해야 한다. 기존에 제작된 작품도 출품 가능하지만, 타 공모전 입상작과 표절 작품은 제외된다.

접수는 2026년 1월 19일부터 23일까지이며 작품 이미지(JPG, PNG)와 참가신청서 장애인증명서를 이메일로 제출하면 된다. 1차 합격자는 2월 2일 발표되며, 발표 당일부터 7일까지 실물 작품을 제출해야 한다. 참가비는 3만원이다.

최종 수상작 발표는 내년 2월 넷째 주로 예정돼 있다. 공모전 총 상금규모는 200만원으로 대상 수상자 1명에게는 100만원이 주어지며, 최우수상 2명에 30만원, 우수상 4명에는 10만원이 각각 시상된다.

수상작 중 선정작은 내년 3월 20일부터 22일까지 서울신라호텔에서 전시될 예정이며 전시 도록도 제작할 계획이다.

SDAM 관계자는 “하루를 살아가는 과정에서 느낀 감정과 생각, 일과 삶이 서로 스며드는 순간들을 작품으로 보여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 올해 장애인복지 우수 지자체 20곳 선정

제주시·해남군·관악구 대상…5일 장관 표창 수여
현장 중심 복지사업 성과 평가

해남군 신청사 <사진=해남군청 제공>

보건복지부는 올해 지방자치단체 장애인복지사업 평가에서 우수 지자체 20곳을 선정하고 5일 장관 표창을 수여한다고 밝혔다. 이 평가는 2020년 도입된 이후 지역별 우수사례를 발굴해 장애인복지 수준을 높이는 데 활용돼 왔다.

올해 대상은 제주 제주시, 전남 해남군, 서울 관악구가 받았다. 전북 익산시와 남원시, 경기 양평군과 경남 창녕군, 인천 계양구와 대구 달서구 등 6곳이 최우수상을, 광주 광산구 등 9곳이 우수상을, 전남 나주시와 서울 은평구가 분야우수상을 각각 수상했다.

대상 지자체의 주요 사례는 다음과 같다. 제주시가 1인 장애인 가구를 대상으로 맞춤형 주거 환경을 개선하고, 휠체어 이용자 중심의 버스 정류장 및 탑승 환경을 점검해 이동 편의성을 높였다. 해남군은 지역 내 최초로 장애인표준사업장을 유치하고 의료 접근성이 낮은 장애인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의료지원을 운영했다. 관악구는 비상시 자동으로 작동하는 ‘긴급고지 라디오’를 재난 취약계층 90가구에 시범 보급하고, 고령 장애인 위기가구를 대상으로 돌봄과 다학제 의료 서비스를 제공했다.

복지부는 수상 지자체의 사례를 모아 우수 사례집으로 발간할 예정이다. 차전경 장애인정책국장은 “현장에서 실효성 있는 복지사업을 위해 애쓰는 지자체 관계자들께 감사드린다”며 “우수사례 확산을 통해 장애인복지정책이 더욱 활성화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복지부 내년 예산 137조4949억 확정… 장애인 지원 분야 증액

올해 대비 12조 원 증가… 활동지원·발달장애인·아동서비스 등 전반 확대

지난 9월 20일 광주시에서 열린 ‘2025 광주시장애인 한마음체육대회’에 참가한 장애인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장애인일자리신문>

보건복지부는 2026년도 보건복지부 예산 및 기금운용계획 총지출 규모가 137조4,949억 원으로 확정됐다고 밝혔다. 이는 2025년 예산 125조4,909억 원보다 12조40억 원(9.6%) 증가한 수준이다.

장애인 관련 예산이 여러 항목에서 확대됐다. 장애인거주시설 10개소의 증·개축을 위한 기능보강 예산은 34억1천만 원으로 반영됐다.

장애인 활동지원 가산급여 단가는 10% 인상되며 관련 예산 62억5천만 원이 추가됐다. 장애아동가족지원 예산도 확대됐다. 발달재활서비스와 언어발달지원의 평균 지원 단가가 5천 원씩 오르며 소득 기준에 따라 17만~25만 원 수준으로 책정된다. 총 42억 2천만 원이 투입된다.

성인 발달장애인을 위한 지원도 한층 두터워졌다. 주간활동서비스 제공 인원이 200명 늘어나고, 최중증 발달장애인을 돌보는 종사자에게 지급되는 전문수당이 인상됐다. 주간 그룹 서비스 단가도 함께 올라 총 69억 6천만 원이 추가 반영됐다.

학대피해 장애인 쉼터 운영을 위한 예산도 늘었다. 남녀 분리시설 운영 지원 항목에 4억 원이 반영됐다.




‘태안 일가족 비극’ 1형 당뇨 장애 인정 첫발…장애인 권리예산 206억 증액

‘췌장장애’ 신설 등 예산 증액 본회의 통과
돌봄 비극 해소·어린이재활 공공성 강화 반영

<사진=PIXABAY>

더불어민주당 서미화 의원실은 지난 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2026년도 보건복지부 예산안에서 장애인 권리 및 정신건강 예산 총 206억 7,400만 원이 증액되었다고 밝혔다. 이번 증액은 장애인의 생존과 돌봄, 안전 보장을 위한 핵심 권리예산 중심으로 편성됐다. 사회적 참사로 이어졌던 현장의 절박한 요구를 제도적으로 반영한 결과다.

가장 주목받는 부분은 1형 당뇨병 환자의 ‘췌장장애’ 신규 등록을 위한 준비 예산 확보다. 2026년부터 새로 시작되는 췌장장애 등록에 필요한 현장 인력 인건비와 의학 자문 수당을 위한 장애정도 심사제도 운영 예산에 15억 8300만 원이 반영됐다.

1형 당뇨병은 평생 인슐린 투여와 24시간 혈당 관리가 필요하지만, 그동안 신체적 장애로 인정받지 못해 환자와 가족의 경제적·정신적 고통이 가중됐다. 특히 지난해 1월 충남 태안에서 1형 당뇨병을 앓던 9세 딸과 그 가족 3명이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은 1형 당뇨를 장애로 인정해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를 높이는 계기가 됐다.

최중증 발달장애인의 24시간 통합돌봄 지원을 확대하기 위한 예산도 대거 반영됐다. 발달장애인 주간활동서비스는 대상자 200명을 확대하기 위해 38억4900만 원이 늘어났으며, 최중증 발달장애인 24시간 개별 1대1 지원과 주간 개별 1대1 지원의 종사자 전문 수당이 인상, 총 5억4200만 원이 증액됐다. 주간 그룹 1대1 지원 역시 통합돌봄서비스 단가가 25억6600만 원으로 늘었다. 가족의 과도한 돌봄 부담으로 인해 발생하는 ‘돌봄 살해’ 등의 비극을 막고, 국가가 최중증 발달장애인에 대한 책임을 강화해 24시간 지원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는 조치다.

이와 함께, 장애인 활동 지원 인력의 처우를 개선하고 서비스 질을 높이기 위한 예산도 확보됐다. 장애인활동지원 가산급여 단가가 기존 3000원에서 3300원으로 10% 인상되면서 62억5000만 원이 증액되었다. 또한, 발달재활서비스와 언어발달지원 평균 지원단가도 각각 5000원씩 인상되어 총 42억1800만 원이 늘었다.

어린이 재활 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한 예산도 반영됐다. 공공어린이재활 병원·센터 운영지원 예산으로 대전 병원 9억 원이 순증됐으며, 경기 병원과 서울·제주 병원·센터도 지원 단가 인상에 따라 총 2억 9,100만 원이 증액됐다. 수익성이 낮아 민간 병원이 기피하여 장애 아동의 재활 치료 접근성이 떨어지는 문제를 해결하고, 이미 개원한 대전 공공어린이재활병원 등이 겪는 만성적인 운영 적자 문제를 해소해 공공 재활 의료 인프라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다.

서미화 의원은 이번 증액된 예산에 대해 “장애정도심사, 활동지원 가산급여, 최중증 발달장애인 1대1 지원 등은 모두 장애인의 생명과 안전에 직결되는 필수 권리예산”이라며 “특히 ‘췌장장애’ 등록에 필요한 인력이 확보된 것은 현장의 절박한 요구를 반영한 의미 있는 성과”라고 밝혔다. 아울러 “증액된 예산이 당사자에게 제대로 전달되도록 집행 단계까지 철저히 점검하겠다”고 덧붙였다.




[현장] 축하 대신 ‘해고’와 싸우는 세계 장애인의 날… “빼앗긴 일자리를 돌려달라”

‘권리중심 공공일자리’ 폐지 2년, 복직 투쟁 이어가는 해고 노동자들
오세훈 시장 ‘약자와의 동행’ 비판하며 사과와 일자리 복원 촉구

권리중심노동자해복투와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3일 오전 11시 서울 지하철 1호선 시청역 서울역 방면 승강장에서 ‘장애인권리약탈자 오세훈 서울시장 규탄 및 권리중심공공일자리 복원 쟁취 결의대회’를 열었다. <사진=장애인일자리신문>

세계 장애인의 날인 3일 오전 11시, 서울지하철 1호선 시청역 서울역 방면 승강장이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과 연대 시민들로 가득 찼다. ‘권리중심노동자해복투’와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주최한 ‘장애인권리약탈자 오세훈 서울시장 규탄 및 권리중심공공일자리 복원 쟁취 결의대회’에 참석한 이들은 2년 가까이 이어진 해고 사태를 해결하라며 서울시를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집회의 배경에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2024년 전면 폐지한 ‘권리중심 중증장애인 맞춤형 공공일자리’ 사업이 있다. 2020년 도입된 이 사업은 중증장애인이 유엔장애인권리협약을 홍보하고 권익 옹호 활동을 하며 임금을 받는 일자리였으나, 서울시가 예산을 전액 삭감하면서 400여 명의 노동자가 2024년 1월 2일 자로 일자리를 잃었다. 주최 측은 오 시장이 이에 대한 사과나 설명 없이 사회복지 유관 기관들을 잇달아 폐지하며 약자 복지를 후퇴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날 현장에서는 해고 당사자들의 성토가 쏟아졌다. 2023년 말까지 문화예술 직무로 근무했던 권리중심노동자해복투 해고노동자 장효창 씨는 자신들이 수행한 업무가 유엔장애인권리협약에 기반한 정당한 노동이었음을 강조했다. 그는 “대한민국이 2007년 비준한 국제 협약을 서울시가 저버리고 장애인의 노동권을 박탈했다”며 “약자와 동행하겠다는 오 시장은 최악의 상황에 놓인 해고 장애인들과의 동행부터 약속해야 한다”고 복직 의지를 다졌다.

오대희 공공운수노조 서울시사회서비스원지부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장애인일자리신문>

갑작스러운 해고 통보가 장애인 당사자의 삶을 어떻게 무너뜨렸는지에 대한 증언도 이어졌다. 서울형권리중심중증장애인맞춤형공공일자리 해고노동자 김홍기 씨는 “이 일자리는 단순한 돈벌이가 아니라 지역사회에서 당당하게 살아갈 권리 그 자체였다”며 “아무런 이유 없이 400명을 해고한 것은 생계와 자존감을 송두리째 뺏어간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대 발언에 나선 노동계 인사들은 서울시의 행태를 ‘복지 퇴행’으로 규정하며 강하게 비판했다. 세종호텔지부 허지희 사무장은 독일의 장애인 복지 시스템과 비교하며 “독일은 장애인의 이동·교육·주거권을 제도적으로 보장하고 통합 환경을 조성하는 반면, 한국은 예산 논리로 장애인을 배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오 시장이 복지를 위장해 줬다가 뺏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며 정치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공운수노조 서울시 사회서비스원지부 오대희 지부장은 “서울시가 공공돌봄 전담 기관인 사회서비스원을 졸속 해산하면서 돌봄 노동자 400명도 거리로 내몰렸다”며 “장애인 노동자와 돌봄 노동자 총 1000여 명이 공공의 책임 회피로 인해 일자리를 잃은 셈”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학생인권조례와 탈시설 지원 조례 폐지 등 오세훈 시정의 복지 정책이 전방위적으로 무너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해고된 발달장애인의 가족들은 일자리 폐지가 가져온 고통을 호소했다. 발달장애 자녀를 둔 우진아 씨는 “권리중심 공공일자리는 성인 발달장애인에게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루틴과 안정감을 주는 빛과 같은 존재였다”며 “갑작스러운 해고로 일상이 깨진 자녀들이 좌절감에 자해 행동까지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 2년간 서울시에 수차례 대화를 요구했으나 묵살당했다며, 400명 전원 복직과 오 시장의 사과를 강력히 촉구했다.

권리중심노동자해복투와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3일 오전 11시 서울 지하철 1호선 시청역 서울역 방면 승강장에서 ‘장애인권리약탈자 오세훈 서울시장 규탄 및 권리중심공공일자리 복원 쟁취 결의대회’를 열었다. <사진=장애인일자리신문>

최용기 전국권리중심중증장애인맞춤형공공일자리협회 서울지부장은 닫는 발언에서 “전국적으로 2,000여 명의 중증장애인이 이 모델을 통해 노동하며 삶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는데, 정작 제도를 처음 만든 서울시만 이를 없애버렸다”고 비판했다. 그는 60평생 처음으로 자신의 노동으로 월급을 받으며 ‘나도 일할 수 있다’고 외쳤던 중증장애인들의 희망을 꺾은 오 시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참가자들은 시민 호소문을 통해 “해고는 살인이며, 장애인의 노동도 노동”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오 시장을 ‘장애인 권리 약탈자’로 규정하며 시민들에게 혐오 정치를 멈추고 공공일자리 복원에 힘을 보태달라고 당부했다.

집회 도중 서울교통공사 측이 소란 행위 금지 방송을 내보내자, 주최 측은 “엘리베이터조차 제대로 설치되지 않은 현실에서 장애인이 왜 거리로 나왔는지부터 물어야 한다”고 항의하기도 했다.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9호선 노량진역을 거쳐 국회의사당역으로 이동해 세계 장애인의 날 본 행사에 합류했다.




장애인고용공단, 생활공간까지 넓힌 ‘접근성 데이터’ 4만5천건 구축

시시각각·계단뿌셔클럽·모두의 산책…민관 협업 통해 이동권 조사 방식 전환

접근성 데이터 수집 활동 과정에서 시설 정보를 촬영하는 모습 <사진=한국장애인고용공단 제공>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민간 기술 기업과 공공기관이 함께 추진해 온 ‘3대 접근성 사회공헌활동’을 올해 마무리했다.

공단은 지난해 한 해 동안 ‘시시각각 프로젝트’, ‘계단뿌셔클럽 챌린지’, ‘모두의 산책 프로젝트’를 통해 총 4만5000여 건의 접근성 데이터를 모았다고 지난 1일 밝혔다. 단순 봉사활동 중심이던 기존 사회공헌 구조를 ‘데이터 기반 공공자산’ 축적 방식으로 전환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공단은 최근 몇 년간 교통약자 도보 내비게이션 구축을 장기 과제로 삼아 전국 단위 빅데이터 수집 활동을 이어 왔다. 지난해에도 사회복지, 환경, 문화 등 4000여 회의 직원 참여형 사회공헌 활동을 진행했고, 그중 이동권 개선 사업인 시시각각·모두의 산책 프로그램을 핵심 축으로 운영했다. 이번에 확보한 데이터는 기존에 실내 시설 중심으로 수집되던 접근성 정보를 상가, 카페, 공원 등 생활·여가 공간으로 확장한 점이 특징이다. 공단은 구축된 데이터를 공공데이터로 연계해 민간 서비스와 정책 기획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3대 프로젝트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시시각각 프로젝트’는 건물 접근 경로 정보를 모으는 활동이다. 시각장애인과 휠체어 이용자가 건물 입구를 찾기 어려운 현실에서 출발해 2022년 시작됐다. 올해는 우체국물류지원단을 비롯한 21개 공공기관 임직원이 참여해 건물 출입구, 엘리베이터, 보행 장애물 등을 촬영한 사진 3만4956건을 수집했다. 이 데이터는 인공지능 식별 기술과 장애인 당사자 검증을 거쳐 무장애 도보 내비게이션의 기초 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 공단은 4년간의 누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공공·민간·지자체 50여 개 기관과 협업을 확대하고, 그동안 정책 사각지대였던 실외 접근 경로 정보를 보완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첫선을 보인 ‘계단뿌셔클럽 챌린지’는 MZ세대의 참여를 끌어내기 위해 ‘앱 플레이’ 방식의 사회공헌을 도입했다. 공단은 사단법인 계단뿌셔클럽, 한국마사회와 협력해 2030 세대의 생활권인 맛집과 카페 접근성 정보를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125명의 참여자가 단체 대화방에서 실시간으로 성과를 공유하고 경쟁하며 4주 동안 6905건의 데이터를 모았다. 계단으로 인해 매번 발길을 돌려야 했던 이동약자에게 ‘갈 수 있는 곳’을 알려주는 지도로 활용될 전망이다. 공단과 두 기관은 접근성 정보 확충을 위한 3자 사회공헌 협약을 체결하고 관련 데이터베이스와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확장하기로 했다.

여가 공간 접근성을 다룬 ‘모두의 산책 프로젝트’도 주목된다. 성남시공공기관협의회 소속 6개 기관과 트레블테크 기업 휴플이 참여해 성남시 주요 공원의 경관, 진입로 경사도, 장애인 화장실 등 이용 편의 정보를 체계적으로 기록했다. 야외 공간에서의 접근성 데이터는 상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었으나, 이번 프로젝트로 3068건의 기록이 신규 구축됐다. 공단은 이를 토대로 ‘도심 공원 접근성 지도’를 제작하고 시민이 많이 찾는 여가 공간의 접근성 사각지대를 줄여 나갈 계획이다.

이종성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은 “전국 공공기관과 민간 기술 기업이 함께하면서 생활 전반의 접근성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었다”며 “이동권과 여가권을 보장하는 공공서비스 디자인과 사회공헌 모델을 계속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장애인, 고령자, 유아차 이용자 등 이동약자가 인구의 상당 비중을 차지해 접근성 데이터가 도시 인프라의 품질을 좌우하는 자료로 평가된다. 공단은 이번에 축적된 데이터를 공공데이터, 내비게이션, 지방정책 등과 연계해 사회공헌 활동이 ‘보이는 봉사’에서 ‘축적되는 자산’으로 전환되는 효과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매출 38% 껑충 뛰는데”…1인 중증장애인기업 지원 예산은 ‘걸음마’

내년 첫 정식예산 17억8천만원…전체 8779곳 중 115곳만 혜택
시범사업서 성과 입증됐지만 수어통역 등 맞춤형 인력 공급 난항

장애인기업종합지원센터는 2024년 12월 9일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김동아, 서미화 의원,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과 함께 1인 중증장애인기업 업무지원인 제도 활성화를 위한 정책 토론회를 개최했다. <사진=장애인기업종합지원센터 제공>

홀로 기업을 운영하는 중증장애인의 손발이 되어주는 ‘업무지원인 서비스’가 시범사업을 통해 매출 증대 등 뚜렷한 성과를 보였음에도 내년도 예산 편성은 수요 대비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대상 기업의 1% 남짓한 수준만 지원받을 수 있어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예산 확대와 운영 방식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국회입법조사처가 28일 발표한 ‘중증장애인 기업 업무지원인 제도 현황과 개선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도 1인 중증장애인기업 업무지원인 서비스 예산안은 총 17억8천만원이다. 이는 2년여의 시범사업을 거쳐 편성된 정식 예산이지만, 지원 가능 규모는 115개 사에 불과하다. 2023년 기준 등록된 1인 중증장애인기업이 8799개인 점을 고려하면 약 1.3%의 기업만이 혜택을 볼 수 있는 셈이다. 사실상 대부분의 기업은 지원 사각지대에 놓이게 된다.

업무지원인 서비스는 장애인기업법에 따라 중증장애인의 경영 활동을 돕기 위해 업무보조, 의사소통 지원, 경영지도 인력을 파견하는 제도다. 지난 2년간 별도 예산 없이 장애인기업종합지원센터가 타 사업비 2억원을 전용해 시범 운영했다.

예산 부족 속에서도 성과는 확실했다. 2024년 수계기업 대상 성과평가 결과, 지원을 받은 기업들의 매출액은 전년 대비 38.7% 증가했다. 안정적인 업무 지원이 곧장 기업의 생존력과 성장으로 이어진다는 점이 데이터로 입증된 것이다.

문제는 예산의 절대 규모뿐만 아니라 질적 공급의 불균형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청각장애인을 위한 ‘의사소통형’ 지원은 인력난으로 인해 실적이 전무했다. 2024년 신청자 80명 중 업무보조형 등은 선정됐으나, 수화통역이 필요한 기업은 전문 통역사를 구하지 못해 단 한 곳도 지원받지 못했다. 수화통역사의 전문성을 고려할 때 현재의 지원 단가로는 인력을 구하기 어렵다는 것이 현장의 목소리다. 입법조사처는 비용 현실화를 통해 수화통역 자격증 소시자를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창업 단계의 지원 공백도 과제다. 현행 제도는 이미 사업 중인 기업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예비 창업자가 사업자 등록 등 복잡한 행정 절차를 밟을 때에는 정작 도움을 받을 수 없다. 보고서는 중소벤처기업부의 장애인창업 지원사업과 연계해 준비 단계부터 업무보조인을 파견한다면 창업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행정적인 후속 조치도 늦어지고 있다. 장애인기업법 시행령은 업무지원인 서비스에 관한 세부사항을 중기부 장관이 고시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 제도 안착을 위해서는 구체적인 운영 기준을 담은 고시 제정이 선행돼야 한다.

국회입법조사처는 보고서를 통해 예산 증액을 통한 지원 대상 확대, 예비 창업자 포함, 의사소통형 인력 확보, 관련 고시 조기 마련 등 네가지 개선안을 제시했다. 내년부터 지원 시간이 기존 월 최대 58시간에서 160시간으로 대폭 늘어나는 등 제도가 본격화하는 만큼, 재정적 뒷받침이 필수적이라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