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WE하다-서울시지적발달장애인복지협회, 장애인 고용 증진 업무협약

발달장애인 취업 지원 및 고용 안정 강화 협력

김윤오 WE하다 대표(사진 왼쪽)와 김태수 서울특별시지적발달장애인복지협회장 <사진=장애인일자리신문>

(주)WE하다(대표 김윤오)와 사단법인 서울특별시지적발달장애인복지협회(회장 김태수)가 30일 장애인 고용 증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양 기관은 이날 협약식을 통해 장애인 고용 증진과 자립 지원을 위해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협약의 주요 내용은 ▲서울시지적발달장애인복지협회 산하 이용 장애인의 취업 지원 ▲장애인 고용 확대 및 안정 ▲장애인 정보 교류 ▲고용 확대를 위한 홍보 활동 지원 등이다.

이번 협약으로 서울시지적발달장애인복지협회를 이용하는 발달장애인들은 (주)WE하다를 통해 체계적인 취업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또한 고용 안정을 위한 지속적인 관리와 정보 교류도 강화될 전망이다.

김윤오 (주)WE하다 대표는 “이번 협약을 통해 발달장애인의 일자리 창출과 안정적인 고용 환경 조성에 기여할 수 있게 됐다”며 “장애인의 실질적인 자립을 돕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양 기관은 앞으로 정기적인 협의를 통해 협약 내용을 내실 있게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현장] “장애라는 수식어 없이, 무대 위 ‘우리’로 서는 법”

‘장애아티스트 리얼타임토크쇼—진짜, 우리 이야기’ 세번째 무대
배우 이성수·조우리, 직업 예술인으로서 이야기하는 ‘현장’

(사진 왼쪽부터) 배우 이성수, 배우 조우리, 아나운서 이창훈 <사진=장애인일자리신문>

“시각장애라고 해서 모두 안보이는 건 아닙니다. 저시력 장애도 있어요. 이건 장애의 정도가 아닙니다. 각각의 다른 몸이죠. 잘 안보이는 몸이 있고 더 잘 보이는 몸이 있는 것 뿐, 거기에 좋고 나쁘고는 없어요” 이성수 배우의 말에 관객의 끄덕임으로 객석에 작은 파도가 일었다.

지난 26일 KT&G 상상플래닛 8층 커뮤니티라운지에서 열린 ‘장애아티스트 리얼타임토크쇼—진짜, 우리 이야기’는 장애라는 말에 가려지지 않은 예술가들의 현재를, 있는 그대로 무대로 불러냈다. 진행은 시각장애 아나운서 이창훈이 맡았다. 무대에 선 배우 이성수와 조우리는 장애라는 이름에 가려지지 않은, 직업인으로서 예술가의 얼굴을 확인할 수 있었다. 관객석에서는 때때로 웃음이 섞였고, 공감의 박수가 이어졌다.

배우 이성수는 연극 무대를 중심으로 활동하며 뮤직드라마, 다큐, 무용 퍼포먼스를 넘나든다. 동시에 ‘힘빼고컴퍼니’를 이끌며 무대와 객석의 장벽을 낮추는 접근성 자문 활동을 이어왔다.

그는 접근성에 대해 화두를 던진다. “접근성을 누군가를 위한 보조적 서비스로 인식하는 순간 대상화가 시작되고, 시혜자와 수혜자가 생깁니다. 이를테면 경사로를 휠체어 보조 수단으로만 보면 ‘누구를 위해 설치해 준 것’이 되죠. 그냥 경사로가 있다는 것, 그리고 비장애인도 즐겁게 이용할 수 있도록 디자인한다면 어떨까요.”

그는 이어 “접근성 논의는 듣기에는 착한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기존의 기준·가치·문화를 바꾸는 일”이라고 말했다. 본질적으로 ‘투쟁’이며, 변화에는 물리적·정서적 에너지가 많이 든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처음엔 호의적이지만, 상황이 조금만 버거워지면 다수의 논리로 쉽게 돌아가 버립니다. 그 순간 제가 ‘빌런’처럼 보일 때가 많아요. 사회는 맥락보다 ‘화를 냈다’는 사실만 기억하니까요.” 그는 ‘착한 장애인’이라는 사회적 기대를 살아내야 했던 경험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오늘은 표정 관리하며 ‘착한 장애인 모드’로 와봤다”는 말에는 자조 섞인 웃음도 배어 있었다.

결론적으로 “접근성은 태도의 문제”라고 말한다. 물리적 환경은 하루아침에 달라지기 어렵다. 대신 ‘시설은 좋지만 응대가 나쁜 곳’과 ‘시설은 부족하지만 응대가 좋은 곳’ 중에서 다수가 후자를 선택한다는 사례는 접근성의 본질을 분명히 보여준다. 그는 단호하게 말했다. “접근성은 경청입니다. 특히 갈등의 순간, 다수나 권력자가 소수자의 말을 듣는 겸손이 가장 중요합니다.”

메시지는 자연스럽게 ‘일’로 이어진다. 접근성이 보조가 아닌 공유의 원리로 설계될 때, 장애예술가는 관객이자 노동자로서 동등하게 일할 수 있다. 공연 현장의 응대, 리허설 시간 배치, 안전 동선, 음성·촉각 정보의 제공은 관람 편의가 아니라 채용과 지속 고용의 전제 조건이다. 시설이 조금 부족해도 응대가 좋은 곳을 사람들이 선택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좋은 응대는 곧 협업의 태도이고, 협업의 태도는 팀에 장애예술인이 ‘직업인’으로 참여할 수 있게 만드는 가장 직접적인 장치다.

‘장애아티스트 리얼타임토크쇼—진짜, 우리 이야기’ <사진=장애인일자리신문 제공>

배우 조우리는 뇌병변 장애를 가진 연출가이자 배우다. 그는 ‘틴에이지 딕’ 등 무장애 공연을 제작하며 무대 위에서 장애를 고정된 이미지가 아닌 새로운 감각으로 풀어왔다. 무대에 선 그는 “배우는 그저 캐릭터로 보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글쓰기에 대한 고민도 털어놨다. “글은 여전히 가장 어렵습니다. 몸의 언어를 문자로 번역하는 과정 자체가 큰 부담이에요.” 그럼에도 그는 비장애 배우들과 함께 시각·청각 등 다양한 감각을 탐색하며, 장애의 경험을 단순히 ‘이해해야 할 불편’이 아닌 새로운 무대 언어로 확장해 나가고 있다. “배우들이 장애의 감각을 직접 몸으로 겪어보는 과정이 있으면, 이해가 깊어지고 리얼리티가 생겨요.”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다. 그는 소극장의 열악한 접근성을 구체적으로 지적했다. 경사로와 화장실, 대기 동선, 냉난방, 밀집된 좌석 구조까지, 관람 자체를 어렵게 만드는 요소가 여전히 많다. “긴 대기, 비위생적이고 과밀한 공간은 몸에 직접적인 부담이 됩니다. 형식적 배려가 아니라 실제로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합니다.”

소극장의 경사로, 화장실, 대기 동선, 냉난방은 관람 편의를 넘어 근로환경의 핵심 요소다. 대기 시간이 길고, 과밀·비위생 환경이 이어지면 다음 날의 촬영이나 공연에 바로 타격이 간다. 개인의 의지 문제가 아니라, 제작 시스템이 ‘장애 예술가의 노동’을 가능하게 설계했는지의 문제다. 캐스팅 단계에서부터 당사자가 역할과 현장 규칙을 함께 설계하면 리얼리티는 올라가고, 이탈률은 내려간다. 즉, 접근성은 예술의 완성도와 고용의 지속성을 동시에 끌어올리는 생산성 변수다.

또 영화·드라마에서 발달장애인의 서사가 조금씩 늘고 있지만, 지체·청각·시각 등 다양한 장애 예술인의 주체적 참여는 여전히 드물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기술 집약적인 장르일수록 리얼리티는 당사자가 직접 참여할 때만 가능하다”며 “영화·드라마에서 장애인이 직접 캐스팅되고, 서사 결정에도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의 바람은 간단했다. “저는 이름 앞에 ‘장애인 배우’라는 수식 없이, 그냥 동등한 예술가로 평가받고 싶습니다. 장애가 서사의 도구나 장식이 아니라 작품의 고유성과 동등하게 취급되길 바랍니다”

두 배우는 시종 위트있는 발언으로 관객을 웃게 했지만, 무대에 흐른 공기는 결코 가볍지 않았다. 진심 어린 발언과 자조 섞인 유머, 그리고 단단한 문제의식은 깊은 울림을 남긴다. 접근성은 모객의 기술 뿐 아니라, 예술가가 오늘도 출근할 수 있게 만드는 최소한의 노동 인프라다. 경사로를 누가 ‘허락’해 주는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어떻게 ‘함께’ 타고 올라야 하는가 하는 물음이 생겼다. 그 물음에 대한 답을 경청해야 한다는 다짐도 함께.




“신고해도 또…” 장애인 재학대 4배 폭증, 피해 10명 중 7명 ‘발달장애’

2024년 학대의심사례 3,033건…재학대 189건 중 84.7% 발달장애인
신고 의존형 구조 고착…본인 신고 늘었지만 사후지원 역량은 제자리

ai로 생성한 일러스트 <사진=장애인일자리신문>

장애인학대는 신고 의존 구조 속에서 발달장애 청년층과 아동을 집중적으로 겨냥하고 있으며, 중복 피해와 재학대가 구조적으로 반복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장애인권익옹호기관은 전국에서 접수된 학대 신고를 종합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2024 장애인학대 현황보고서’를 26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한 해 접수된 장애인학대 관련 신고는 6천31건으로 전년보다 9.7% 늘었다. 이 가운데 학대의심사례는 절반에 해당하는 3천33건(50.3%)으로, 역시 소폭 증가했다. 의심사례의 98.4%인 2천984건이 실제 조사로 이어진 점은 들어온 사건은 철저히 본다는 신호다. 다만 신고 경로의 79.1%가 ‘신고’, 경찰 통보가 12.0%였다는 사실은 현장 포착이 아니라 누군가의 제보에 구조 전체가 달려 있음을 보여준다. 들어온 건 제대로 보지만 들어오지 않으면 아무도 모른다는 것.

신고자 구성을 보면 구조의 공백은 더 확연하다. 비신고의무자가 73.7%로 압도적이고, 신고의무자는 26.3%에 불과했다. 비의무자 가운데서는 본인 신고가 20.2%(612건)로 전년보다 15.5% 증가했는데, 지적장애인의 본인 신고는 21.1% 늘어 특히 눈에 띈다. 가족·친인척이 약 14%였고, 유관기관 종사자도 23%를 차지했다. 신고의무자 중에서는 사회복지시설 종사자가 12.0%, 초중등 교원이 3.7%를 차지했으나 의료·장기요양 영역은 여전히 미미했다. 학대 피해자가 직접 목소리를 내야 구조가 작동하는 기형적 현실이 드러난 셈이다.

판정 결과 학대로 확정된 사례는 1천449건(47.8%)이었다. 비학대는 36.8%, 잠재위험군은 10.8%, 기타는 4.6%로 나타나 위험 관리 체계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피해자의 다수는 발달장애인으로 나타났다. 확정 학대 피해자 1천449건 중 71.1%(1천30건)가 발달장애(지적·자폐성)인이었고, 부장애유형까지 포함하면 72.9%에 달했다. 성별로는 여성이 54.0%, 남성이 46.0%였고, 연령별로는 20대가 22.6%로 가장 많았으며, 30대 18.1%, 10대 이하 18.6% 순이었다. 30대 이하가 전체의 63.5%를 차지했고, 특히 10대 이하와 30대 피해자는 전년 대비 각각 5.1%, 14.9% 늘었다. 수치를 통해 보호와 의사소통이 취약한 청년·아동층이 고위험군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가해자는 남성이 66.9%로 여성의 두 배였으며, 관계별로는 가족·친인척이 38.0%로 가장 많았다. 부·모·배우자·형제 순으로 나타났고, 타인 비율도 37.4%에 달했는데 그중 지인이 22.6%로 두드러졌다. 모르는 사람 6.8%, 동거인 3.1%, 고용주 2.3%였다. 시설 종사자 등 신고의무자도 20.6%나 차지했고, 이 가운데 사회복지시설 종사자가 15.7%로 비중이 컸다. 결국 집안의 친밀권력, 시설의 제도권력, 일상의 생활권력이 학대 발생의 세 축으로 작용한 셈이다.

학대 유형은 중복 피해가 31.7%로 적지 않았다. 단일 유형 가운데서는 신체적 학대가 33.6%(692건)로 가장 많았고, 정서적 학대 26.5%(547건), 경제적 착취 18.6%(384건), 성적 학대 12.6%, 방임 8.4% 순이었다. 노동력 착취를 포함한 경제적 착취의 경우 임금 미지급 등이 74건(5.1%)이었고, 그중 77%가 지적장애인이었다. 맞고 모욕당하고 돈까지 빼앗기는 중첩 양상이 흔하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발생 장소는 피해자 거주지가 45.0%로 가장 많았고, 가해자 거주지가 7.4%였다. 장애인복지시설은 16.9%로, 그중 거주시설이 12.7%를 차지했다. 직장은 4.8%, 교육기관은 3.3%였고, 상업시설 5.7%, 온라인 공간이 2.8%로 나타나 생활 반경 확장이 새로운 위험으로 떠오르고 있다.

재학대는 189건(13.0%)으로, 5년 전 49건에 비해 약 3.9배 늘었다. 이 중 84.7%(160건)가 발달장애인이었고, 장애아동 학대사례도 270건(18.6%)에 달했다. 가해자는 부모가 39.6%(107건)로 가장 많았다. 학대가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반복된다는 사실은 초기 대응의 질과 가해자 분리, 사후 관리의 부실을 드러낸다.

한편, 2024년 학대 판정 사례 1천449건에 대해 장애인권익옹호기관은 총 1만6천514회의 상담과 지원을 제공했으나, 이는 전년보다 3.6% 줄었다. 꾸준히 늘어나는 신고 건수에 비해 인력과 자원이 부족해 후속 지원에 한계가 뚜렷하다는 분석이다.




제 28회 발달장애인 문화체육한마당, 30일 장충체육관서 개최

전시·공연·체육 체험에 연예인 봉사단도 합류
예술과 체육으로 잇는 공존의 무대…SDAM·스피노 등 참여, 사회적 가치 확산

제28회 발달장애인 문화체육한마당 포스터 <사진=서울특별시지적발달장애인복지협회 제공>

서울지적발달장애인복지협회가 주최·주관하고 서울시가 후원하는 ‘제 28회 서울특별시 발달장애인 문화체육한마당대회’가 오는 30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이어지는 이번 행사에는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 관계자 등 650여 명이 참가할 예정이다.

특히 올해에는 ‘오케이 좋아 연예인 봉사단’이 합류해 그 의미를 더한다. 봉사단은 오전 11시 30분 개회식에 참석한 뒤 정오부터 1시간 동안 특별 공연과 더불어 업무협약 체결식을 진행한다. 섹스폰 연주자 박종진, 마술사 함현진, 변검 공연자 김동영, 가수 강태풍, 레오, 크로키오, 초등학생 아이돌팀 ‘박서연의 화이트핑크팀’ 등 다양한 아티스트들이 무대를 꾸밀 예정이다. 또한 신창석 이사장, 최재성, 김보성 등 봉사단 주요 인사들도 재능기부로 참여한다.

대회는 전시문화, 공연문화, 체육문화 세 분야로 나뉘어 진행되며, 발달장애인 미술작품 전시, 노래·춤·악기연주 공연, 10종목의 생활체육 체험, 풍선아트 및 페이스페인팅 참여마당이 마련된다.

전시 문화 부문에 참여하는 SDAM 측은 “의미 있는 행사에 참여하게 되어 기쁘다”며 “앞으로도 장애 예술인의 가능성을 발굴하고 사회에 알리는 창구가 되겠다”고 전했다.

체육문화 부문에 참여하는 스피노는 “운동 능력 향상은 물론 즐거움과 공정성을 동시에 담았다”며 “e-스포츠와 결합해 귀여운 캐릭터가 등장하는 게임 형식의 레이싱으로 즐거움을 만끽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이를 통해 발달장애인의 체육 참여 기회를 넓히고, 비장애인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접점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스피노는 규격화된 고성능 레이싱 휠체어를 기반으로, 누구나 동일한 조건에서 레이싱을 즐길 수 있도록 한다. 기존 휠체어 스포츠가 개인 장비 차이에 따라 공정성을 확보하기 어려웠던 점을 보완한 것이다. 또한 e-스포츠와 접목해 캐릭터 중심의 게임형 레이싱을 선보이며, 신체적 제약을 넘어서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

김태수 서울협회장은 “발달장애인들은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러한 가능성에 대한 탐구나 시도조차 어려운 현실이 있다. 매년 이 대회를 통해 발달장애인의 가능성을 조명하고, 새로운 문화 형성에 보탬이 되기를 바란다”는 소망을 전했다.

서울특별시 발달장애인 문화체육한마당대회는 발달장애인의 문화 향유권 및 신체 활동권 충족, 사회적 네트워크 형성을 위해 매년 열리고 있으며, 예술가 발굴과 가능성 확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일본, 장애인 고용 확대 압박…기업들 “할당 늘지만 현장은 준비 부족”

쿼터 인상 앞두고 고용주 불안 가중…의미 없는 단순 업무·높은 이직률 지적

<사진=언스플레시 제공>

일본의 기업들이 내년부터 강화되는 장애인 고용 의무를 앞두고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미국의 HR 전문지 HR Brew는 일본 정부가 2026년 여름부터 장애인 근로자 의무 고용률을 현행 2.5%에서 2.7%로 높일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기업들은 정원을 맞추기 위해 채용을 늘리더라도, 장애인이 접근하기 쉽고 기술을 발휘할 수 있는 업무 환경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점을 들어 우려를 표하고 있다.

파이낸셜 타임즈에 따르면 일본은 1970년대 1.5%의 쿼터제를 도입한 이후 수차례 비율을 상향했지만, 현재 목표치를 달성한 기업은 46%에 불과하다. 일본 인구 1억2400만 명 가운데 약 70만 명이 장애인 근로자지만, 기업들은 여전히 채용 인원을 채우는 데 고전하고 있다.

일본 타임즈는 일본 기업들이 보조 기술을 도입하고 비장애인 근로자 교육을 강화하는 등 포용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여전히 대부분의 직장이 신체 장애인을 고려하지 않은 구조로 설계돼 있고, 어떤 장애인은 기술과 맞지 않는 단순 업무에 배치돼 높은 이직률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AJU 자립생활센터 츠지 나오야 소장은 파이낸셜 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사회가 무장애 환경을 만드는 데 일정한 진전은 있었지만, 직장 환경이 더 개방적이라면 더 많은 장애인이 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고용주들이 장애인의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더 큰 유연성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호세이대 신보 사토코 교수는 일본 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빠른 속도의 적극 채용이 고용의 질과 직무 적합성 문제를 낳을 수 있다”며 “기업들은 장애인 근로자와 조건과 업무를 꾸준히 조율해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인터뷰] 강남 호텔에 핀 감빛의 꽃, 장애 예술이 물들인 객실

SDAM 제1회 공모전 수상작, ‘언노운바이브-더갈라’서 가족애의 서사를 걸다

안다즈 서울 강남 객실 내부에 전시된 SDAM 제1회 공모전 수상작들 <사진=SDAM 제공>

객실 문이 열리자, 호텔 조명이 먼저 물결쳤다. 뒤이어 장애 예술인의 목소리가 벽을 타고 번졌다. 객실 안 가득 찬 작품들은 모두 입을 모아 가족애를 말하고 있었다. ‘나의 첫 풍경, 엄마’와 ‘나의 또 다른 나, 아이’를 주제로 모인 이 작품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가족과 성장의 기억을 풀어냈다.

9월 19일부터 21일까지 사흘간 안다즈 서울 강남 ‘언노운바이브-더갈라’에서 제1회 스담(SDAM) 공모전 수상작들이 관람객을 맞았다. 다름을 넘어선 이야기들이, 화려한 공간을 채우는 방식은 생각보다 조용했고 더 강렬했다. 가장 먼저 눈에 띈 건 ‘다름’의 서사가 아닌 ‘사랑’의 시각화다.

SDAM 제1회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임대진 작가 <사진=SDAM 제공>

“감빛에 피어난 꽃은 제 눈물과 기도에요”

대상을 받은 임대진 작가는 제주에서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전직 교사다. 그는 사고로 심한 장애를 입게 됐지만 시를 쓰고 그림을 그리며 몸과 마음을 다시 일으켜 세웠다.

“장애를 입은지 20년이 넘었어요. 처음엔 전혀 움직이지 못했는데, 그림을 그리면서 조금씩 관절이 움직였습니다. 그렇게 독학으로 그림을 그리는데, 주변에서 복지관을 추천해주더군요. 복지관에 다니다 대회 소식을 들었죠”

그의 수상작 ‘감빛선율에 피어난 모녀의 꽃’은 제주 여름의 푸른 감, 일명 땡감을 따서 광목천에 물을 들인 뒤, 말려둔 꽃잎을 얹어 완성한 작품이다.

“땡감으로 물을 들이면 굉장히 아름다운 색이 나와요. 가끔 행사 때 받은 꽃을 버리기 아까워 하나하나 말려뒀는데, 그걸 천과 함께 작품으로 만들어보자 했습니다. 제가 쓰러졌을 때 아이들이 기도하던 모습, 재활하며 느낀 것, 20여 년동안 흘렸던 눈물들을 꽃으로 피워낸 거에요”

향후 계획을 묻는 질문에 임 작가는 그림과 시를 통해 변화하는 풍경을 기록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제 나이가 60이 넘었습니다. 직업을 갖는 건 어렵지요. 다만 취미 삼아 시를 쓰고 그림을 그리고 있으니, 이걸 통해 기후 변화로 달라지기 전의 제주 풍경을 담아 후손들에게 남기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장애인들이 이런 무대에 더 많이 나와 자신감을 얻길 바랍니다.”

SDAM 제1회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조성우 군과 가족들 <사진=SDAM 제공>

“강박은 성우를 힘들게도 하지만, 지키기만 하면 그 안에서 편안함을 느끼죠”

우수상을 받은 11살 조성우 군은 자폐성 장애인이다. 성우의 작품은 몬드리안의 추상 기법을 바탕으로, ‘선을 넘지 않는 강박’이 담겨있다.

조 군의 보호자는 “성우는 줄 세우기, 선 넘기 같은 강박이 아주 심해요. 복지관의 선생님께서 성우의 이런 강박을 잘 포착하셔서 이렇게 선을 긋는 작업 방향을 정해주셨어요”라며 제작 계기를 밝혔다.

보호자는 성우의 강박으로 가족이 힘들 때가 정말 많았다고 설명했다. “가족 안에서는 성우를 이해할 수 있지만, 바깥에 나갔을 때 공중 화장실의 변기를 전부 내려야한다던지 하는 부분은 고치고 싶었어요. 그래서 그걸 깨보기 위해 일부러 성우의 환경을 흐트러뜨리기도 했죠”

하지만 강박이 작품으로 드러나는 순간, 의미는 달라졌다. “강박은 성우를 괴롭히지만, 그 강박을 지킨다면 성우는 그 안에서 안정감을 얻습니다. 이제 우리 가족은 성우의 강박을 사랑해요”

수상 소식은 성우 가족에게도 큰 선물이 됐다. “복지관 복도에나 걸리던 그림이 강남 호텔에 걸렸습니다. 이렇게 멋진 공간에서 다른 작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게 너무 벅찼습니다. 성우보다 훨씬 재능 있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그 아이들에게도 이런 기회가 주어졌으면 좋겠습니다.”

SDAM 제1회 공모전에서 장려상을 수상한 안채민 군(사진 가운데)과 안 군의 어머니(사진 왼쪽), 남양주시장애인복지관 모아 미술프로그램 지도자 <사진=SDAM 제공>

“우리 가족은 모두 다를 수 있지만, 언젠가 저 멀리에 있는 바다에 함께 닿을거에요”

자폐성 장애인이자 바다를 좋아하는 여덟 살 안채민 군은 서로 다른 감정을 지닌 가족이 하나의 방향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담은 작품으로 장려상을 수상했다.

안 군의 보호자는 “아이는 물놀이는 힘들어하지만, 바다에 있는 걸 무척 좋아합니다. 생각은 달라도 결국 같은 바다로 향하는 가족처럼, 언제나 함께라는 의미를 담았어요”라고 설명했다.

이어 “아이의 재능이 무엇인지 아직 다 찾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이런 경험이 자신이 좋아하는 걸 찾아가는 길이 될 거라 믿습니다. 더 많은 기회가 있었으면 합니다”라고 바람을 전했다.

“호텔 안에서 열린 전시를 보니 감정이 복받쳐 올라요. 관심을 가지고 찾아주시는 모습을 보니 행복합니다. 더 많은 홍보를 통해 우리 아이들이, 아이들의 작품이 널리 알려졌으면 좋겠네요”

이번 9월 언노운바이브-더갈라 아트페어에서는 오현경, 조은숙, 최윤영 세 배우가 ‘연예인 도슨트’로 위촉됐다. 이들은 도슨트 프로그램에서 관람객들과 직접 소통하며 작품의 숨겨진 이야기와 감상 포인트를 전달했다.

특히 SDAM갤러리를 찾은 배우 조은숙은 임대진 작가의 작품 앞에서 감상을 밝혔다.

“제가 정말 좋아하는 천경자님의 자화상이 떠오릅니다. ‘감빛선율에 피어난 모녀의 꽃’이라는 제목만 들어도 이 안에 가득찬 사랑이 느껴져요. 특히 꽃의 색감이 아름답습니다”라며 “오늘 호텔 창으로 보는 풍경이 너무 예쁜데도, 그림이 너무 화려해서 되레 바깥의 풍경이 흑백처럼 보일 정도”라고 찬사를 보냈다.

조 배우는 “‘지능이나 신체적으로 우리와 다른 사람이 그렸다’는 차별의 시선을 거두고, 있는 그대로의 작품을 봐주셨으면 좋겠어요”라며 당부했다.

이번 ‘언노운바이브-더갈라’에 참가한 SDAM은 “올해 7월 7일, 장애 예술 플랫폼으로 첫걸음을 내디뎠습니다. 오픈 이후 ‘제1회 SDAM 공모전’을 개최하고, 수상작을 선정해 아트페어에서 오프라인 전시까지 진행하면서 정말 숨 가쁘게 달려왔습니다.”라며 “짧은 기간이었지만 많은 분들이 관심과 응원을 보내주셨고, 장애예술 작가분들의 작품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소개될 수 있어 무척 기쁩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이번 전시는 SDAM이 지향하는 ‘장애 예술의 일상화’를 보여주는 중요한 시작이었고, 앞으로도 장애 예술가들이 편안하게 참여하고, 관람객들이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더 많이 만들어 가겠습니다.”며 “앞으로의 SDAM 여정도 지켜봐 주세요.”라는 당부의 말을 남겼다.




[전국장애인기능경기대회 참가 선수 이야기 ④] 기계로 다시 서고, 커피로 두 번째 인생 빚다

3D프린팅 이승주·바리스타 임영조, 전국장애인기능경기대회 무대에 선 두 도전자

ai로 생성한 이미지 <사진=장애인일자리신문>
이승주 선수(사진 왼쪽)와 임영조 선수 <사진=고용노동부 제공>



[전국장애인기능경기대회 참가 선수 이야기 ③] 금속에 꿈 새기고, 코드로 미래 짓는 선수들

전국장애인기능경기대회 도전하는 귀금속공예 이준영·웹마스터 신유석

ai로 생성한 이미지 <사진=장애인일자리신문>
이준영 선수(사진 왼쪽)와 신유석 선수 <사진=고용노동부 제공>



장애 예술인 작품, 호텔 아트페어 무대에 서다

SDAM 공모전 수상작, ‘언노운바이브-더갈라’서 전시

서울 안다즈 호텔 객실에 전시된 공모 수상작들 <사진=SDAM 제공>

장애 예술인의 목소리가 호텔 아트페어 현장에 울려 퍼졌다. 예술인 육성 플랫폼 SDAM(스담)이 개최한 제1회 공모전 수상작이 지난 9월 19일부터 21일까지 서울 안다즈 호텔에서 열린 프리미엄 아트페어 《언노운바이브-더갈라》에 전시된 것이다.

장애 예술인의 창작 무대를 넓히기 위해 출범한 SDAM(스담)이 올해 처음 개최한 ‘제1회 SDAM 공모전’을 성황리에 마쳤다. 이번 공모전에는 ‘나의 첫 풍경, 엄마’, ‘나의 또 다른 나, 아이’를 주제로 다양한 해석과 따뜻한 시선을 담은 작품들이 출품됐다.

대상은 임대진 작가의 ‘감빛선율에 피어난 모녀의 꽃’이 차지했다. 감물 들인 천 위에 말린 생화를 활용해 여성과 엄마, 장애인으로서의 삶을 눈물로 표현해 깊은 울림을 전했다. 최우수상에는 방제이콥흥식 작가의 ‘희망의 우산 아래, 엄마와 나’와 한명규 작가의 ‘첫만남’이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공모전의 최종 수상작은 9월 19일부터 21일까지 서울 안다즈 호텔에서 열린 프리미엄 호텔 아트페어 ‘언노운바이브-더갈라’에서 일반 관객과 만난다. ‘언노운바이브’는 한국 현대미술 거장부터 신진 작가까지 폭넓은 스펙트럼을 선보이는 자리로, 이번 전시에서 장애 예술인의 목소리까지 더해지며 의미를 확장했다.

행사를 주최한 아트페어 기획사 시즈포(SEES4)는 “K-Art의 현재와 미래를 동시에 조망하고, 예술이 일상이 되는 새로운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며, “모든 이해관계자들이 만족하고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아트페어를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전국장애인기능경기대회 참가 선수 이야기 ➁] 장애 넘어 기술로 빛나는 선수들

워드프로세서와 제과제빵에 도전한 이준영·김예진 이야기

ai로 생성한 이미지 <사진=장애인일자리신문>
이준영 선수(사진 왼쪽) 김예진 선수 <사진=고용노동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