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시각장애인과 저시력자를 위한 AI 가전 매뉴얼 ‘모두를 위한 사용법’ 공개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10월 15일 ‘흰지팡이의 날’을 맞아 시각장애인과 저시력자를 위한 인공지능(AI) 가전 매뉴얼 ‘모두를 위한 사용법’을 선보였다.
‘흰지팡이의 날’은 1980년 세계시각장애인연합회가 시각장애인의 권리를 보호하고 사회적 인식을 높이기 위해 제정한 기념일이다. 삼성전자는 시각장애인이 기존의 시각 중심 매뉴얼로는 가전제품 사용 정보를 얻기 어렵다는 점에 주목해 이번 매뉴얼을 개발했다.
이 매뉴얼은 삼성전자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C랩 아웃사이드’에 선정된 시각보조앱 개발사 투아트(TUAT)와의 협업으로 제작됐다. 화면 읽기 기능을 제공하며, 하단 재생 버튼을 누르면 음성으로 주요 내용을 들을 수 있다. 사용자는 삼성닷컴과 AI 기반 시각보조앱 ‘설리번 플러스’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모두를 위한 사용법’은 제품 외관과 조작부 위치, 음성 제어 기능 등을 시각적 묘사 없이도 이해할 수 있도록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예컨대 비스포크 AI 콤보 세탁건조기의 먼지필터를 청소하는 절차에서는 ‘세탁기 전면부 상단 오른쪽 모서리에 먼지필터 도어가 있습니다’처럼 구체적 위치를 안내하고, 부품 크기도 ‘손바닥보다 조금 큰 문’으로 묘사한다.
또한 시각장애인을 위한 촉각 스티커 부착 위치를 포함해 접근성을 한층 높였으며, 음성인식 Q&A 기능과 자주 묻는 질문(FAQ) 메뉴를 통해 필요한 정보를 빠르게 탐색할 수 있게 했다.
삼성전자는 매뉴얼의 실효성을 검증하기 위해 한국접근성평가연구원의 리서치 결과와 삼성화재 안내견학교, 시각장애인 임직원 자문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이번 매뉴얼은 △2024년형 및 2025년형 비스포크 AI 콤보 세탁건조기 △인피니트 AI 콤보 세탁건조기 △비스포크 AI 원바디 세탁기·건조기 △비스포크 AI 세탁기·건조기 등 6개 제품군을 대상으로 우선 제공된다. 향후 한국어를 비롯해 영어, 스페인어, 프랑스어 등 20개 언어로 확대될 예정이다.
양혜순 삼성전자 DA사업부 부사장은 “모든 사용자가 불편 없이 제품을 활용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지속 강화하겠다”며 “혁신 기술과 사회적 가치를 결합해 더 나은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리어프리 인터페이스를 묻다] ① 첫 화면에서 멈춘 사람들
‘설정’ 뒤에 숨은 접근성, 시작조차 허락하지 않는 인터페이스
<사진=Unsplash>
자동화는 효율의 이름으로 우리의 일상을 재편했다. 은행 창구 대신 ATM기가 늘고, 매장엔 주문용 키오스크가, 역엔 발권기가 줄지어 있다. 이제 인간은 ‘기계 앞의 사용자’로 존재한다. 그러나 누구에게나 공평한 변화는 아니다. 화면의 높이, 글자의 크기, 안내음의 속도, 메뉴의 깊이 하나까지가 새로운 경계가 된다. 장애인·노인·비숙련 이용자는 기술의 중심에서 다시 주변으로 밀려난다. ‘스마트’라는 이름의 혁신이 실제로는 얼마나 많은 사람을 바깥에 세워두는가. ‘배리어프리 인터페이스를 묻다’는 해외 사례를 통해 미국의 맥도날드, 영국의 런던교통공사, 독일의 베를린교통공사 등 해외 사례를 통해 ‘접근성은 왜 첫 화면이어야 하는가’를 다루고, 쉬운 언어와 되돌리기 같은 인지 친화적 인터랙션을 살핀다. 마지막으로 접근성을 기술이 아닌 제도, 즉 조달 기준으로 끌어올린 국가들의 변화를 추적한다. 자동화의 시대, 기계의 설계는 결국 사회의 태도를 닮는다. 우리는 누구를 위해 이 화면을 만들고 있는가. [편집자주]
키오스크는 이미 일상적인 기반시설이 되었다. 은행 창구를 대신하는 ATM, 식당의 주문용 키오스크를 넘어, 공공기관과 교통 현장에서까지 모두가 반드시 거쳐야 하는 관문이 되어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접근성은 별도의 ‘추가 옵션’이 아니라 사용의 출발점이어야 한다. 첫 화면에서 모드를 선택할 수 없으면, 특정 집단은 시작조차 하지 못한다. 실패는 사용자의 잘못이 아니라 설계자의 무책임으로 귀결된다.
2024년 한국 보건복지부 조사에 따르면, 장애인 277명 중 44.8%가 ‘직원 주문’을 선호한다고 답했으며, 키오스크 사용을 선호하는 답변은 절반 이하에 그쳤다. 특히 시각장애, 중증 장애, 휠체어 사용자 중에서는 70% 이상이 직원 주문을 선호했다. 가장 큰 불편 원인은 ‘버튼 위치·메뉴 탐색’과 ‘주변 시선·혼잡’이었다. 장애인 응답자의 80%가 자동 주문기에 큰 어려움을 겪었으며, 실제로 전국 무장애(Barrier-free) 인증 키오스크는 466대에 불과하다.
장애인이 키오스크 사용 개선을 위해 제안한 대책에는 ‘진입구 근처 전담 직원 배치’, ‘부르는 호출벨 설치’, ‘초보자용 전용 존 조성’, ‘접근성 캠페인’ 등이 포함되어 있다. 장애인 51.1%만이 장애인 차별금지법 개정 내용을 알고 있어 제도 인식의 격차도 드러났다.
그래서 미국의 맥도날드와 영국의 런던교통공사(TFL·Transport for London), 독일의 베를린교통공사(BVG·Berliner Verkehrsbetriebe)는 모두 첫 화면에 접근성 모드를 전면 배치한다. 선택의 순간을 입구로 옮기는 단순한 변화가 배제의 구조를 끊어내는 출발이 된다.
대부분의 키오스크는 접근성 옵션을 설정 메뉴 깊숙한 곳에 감춘다. 시각적 보조나 인지 지원이 필요한 사람은 출발선에서 막히고 만다. 실제 매장과 지하철역은 소음과 혼잡으로 가득하다. 화면 속 글자를 읽고, 목소리를 듣고, 버튼을 찾는 일이 동시에 요구될 때 오작동은 예견된다. 첫 화면에서 즉각 모드를 선택하고 다감각적 전환을 할 수 있도록 설계해야 한다. 더 나아가 휠체어 접근 높이나 화면 각도 같은 물리적 조건은 배치 단계에서 이미 결정된다.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만으로는 이런 한계를 보완할 수 없다.
맥도날드는 리테일 환경에 맞춰 즉시 전환형 접근성을 도입했다. 첫 화면 상단에 고대비, 확대, 쉬운 모드 아이콘을 고정해두고, 전면에는 이어폰 잭과 물리 버튼을 마련했다. 휠체어 사용자가 앉은 상태에서도 첫 화면을 조작할 수 있도록 높이와 각도를 표준화했다. 혼잡한 점심시간에도 접근성 모드 선택이 흐름을 방해하지 않도록, 토글 후 단계 수를 최소화하고 오류 복구 버튼을 고정 위치에 두었다. 접근성 진입 자체의 학습 비용을 없앤 셈이다.
TfL은 소음 많은 역 환경을 고려해 단순화에 집중했다. 티켓 키오스크 첫 화면 하단에 ‘고대비’, ‘확대’, ‘스크린리더’ 아이콘을 크게 배치해 손 닿는 곳에서 전환할 수 있도록 했다. 음성 안내는 음량 조절과 시각 피드백을 동시에 제공한다. ‘간소화 모드’로 문장을 짧게 다듬고 단계 수를 줄였다. 역 직원이 접근성 버튼 위치를 바로 가리킬 수 있도록 물리적 위치를 표준화했고, 원격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언어와 테마를 빠르게 확장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했다.
BVG는 인지 부담을 줄이는 데 집중했다. 첫 화면에서 ‘쉬운 독일어’와 다국어 모드를 선택할 수 있게 해 이용자의 여정을 새롭게 설계했다. 접근성 모드는 단순히 텍스트 크기나 색상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절차를 줄이고 실수를 회복하기 쉽게 만드는 체계다. 항상 노출되는 ‘되돌리기’ 버튼과 최근 선택 재확인 단계가 대표적이다. 장애인 단체와의 반복 테스트를 통해 버튼 크기와 대비, 위치를 검증하며 표준을 다듬었다.
미국 ADA와 유럽의 접근성 지침에 따르면, 접근성 옵션은 여러번 눌러야 하는 하위 메뉴가 아니라 첫 화면 즉시 접근 가능한 위치에 있어야 하며, 화면 조작부 및 정보 표시는 휠체어 기준 높이(최대 1,220mm 이내, 하단 최소 380mm) 내에 설치되어야 한다. 소프트웨어만으로 보완 불가한 물리적 한계는 설치 단계에서부터 반영되어야 한다.
접근성 기능은 확대·고대비, 음성 안내, 버튼 크기·배치 표준화, 버튼·이어폰잭 등 물리 입력, 다국어·쉬운 언어, 오작동시 실시간 복구 안내 등이 포함된다. 장애인 집단과 반복 실증 테스트가 국제 표준의 필수 절차임이 강조된다.
사용자는 첫 터치 이전부터 이미 제약을 가진다. 기본 모드를 먼저 거쳐야만 옵션에 도달할 수 있다면, 이는 선택이 아니라 강요다. 매장과 역의 현실은 소음과 혼잡, 시선 분산이 기본값이다. 탐색을 요구하는 순간 실패가 발생한다. 접근성이 첫 화면에 있어야 하는 이유다. 첫 화면 고정 배치는 직원 교육과 안내, 유지보수단순화와도 이어진다.
접근성은 사후적 보정이 아니라 시작의 조건이다. 버튼 하나의 위치를 바꾸는 일 같아 보여도, 이는 누군가가 출발선에 서지 못하는 근본적인 차이를 없애는 일이다. 결국 첫 화면의 설계는 기술이 아니라 태도의 문제다. 접근성을 어디에 두는지는 곧 누구를 사용자로 상정하는지의 답변이 된다.
英 정부 복지 개편안에 근로 장애인 수만명 수당 삭감 우려
시민단체 “취업 지원보다 재정 지원 축소 우선”
<사진=pixabay>
영국 정부가 추진 중인 복지 개편안으로 수만 명의 장애인이 현금 지원을 잃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고 최근 영국 매체 버밍엄라이브가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영국 공익 상담단체 ‘시티즌 어드바이스(Citizens Advice)’는 최근 보고서에서 건강상 이유로 영국형 통합수당인 유니버설 크레딧에 추가 지원을 받으면서 일부 근로가 가능한 장애인들이 정부 개편안으로 모든 지원을 박탈당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재 ‘업무 능력이 제한적'(LCWRA) 판정을 받은 수급자는 월 423파운드(약 76만원)의 추가 지원금을 받는다. 이들은 일을 할 경우 일정 소득까지 수당 감액 없이 유지할 수 있는 ‘근무 수당’ 제도의 혜택도 받는다. 그러나 2028∼2029년 근로 능력 평가(WCA)가 폐지되고 장애인 개인 독립 지불(PIP)의 ‘일상 생활 요소’ 수급 여부가 건강 관련 추가 지원의 자격 기준이 되면 상황이 달라진다.
영국 노동연금부(DWP)에 따르면 현재 LCWRA 지급을 받는 31만9천명이 PIP ‘일상 생활 요소’ 신청에서 거절된 상태다. 이들은 개편안 시행 시 LCWRA 지급액과 근무 수당을 모두 잃게 된다. PIP를 신청하지 않은 또 다른 50만명도 같은 처지에 놓일 것으로 추정된다.
시티즌 어드바이스는 “근무 수당 접근을 제한하기보다 장애인의 접근성을 확대하는 데 정부가 노력해야 한다”며 “근무 수당 유지 방안 마련과 한도 상향 조정을 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보고서는 “장애인을 위한 노동의 재정적 혜택을 확대하도록 설계된 사회보장 제도가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며 “많은 이들에게 고용으로 얻는 소폭의 재정 이익은 건강 악화 위험이나 필수 지원 상실보다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가 일자리로 인한 순이익을 개선해 장애인의 노동시장 참여 기반을 탄탄히 해야 한다”며 “근무 수당 접근성 확대와 금액 인상, 재평가 과정에서의 건강·장애 보호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DWP 대변인은 “근로 능력 평가를 폐지하고 ‘일할 수 있다, 없다’로만 단정하는 시스템을 개혁하려 한다”며 “38억 파운드 규모의 고용 지원 투자로 일할 수 있는 사람들을 지원하는 한편, 가장 취약한 사람들을 위한 안전망을 확보하고 있다”며 “장애인 중심의 PIP 평가가 미래에도 적합하고 공정한지 확인하기 위해 장관급 검토를 발표했다”며 “장애인 단체 등과 협력해 최선의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덧붙였다.
[현장] 관광업계, ‘직무 적합성’ 중심 장애인 고용 확대… 관광일자리 페스타 가보니
백오브하우스·보조 업무 중심 안착… “물리적 제약 넘어 실무 중심 채용”
‘2025 관광 일자리 페스타’ <사진=장애인일자리신문>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 제2전시관. 9월 30일부터 이틀간 열린 ‘2025 관광 일자리페스타’ 현장은 수백 명의 구직자와 130여 개 관광기업이 오간 채용 열기로 가득했다. 이곳에서는 서류 검토와 면접, 직무 상담뿐 아니라 인공지능 기반 인적성 검사, 프로필 촬영 등 실질적인 채용 준비가 한창이었다. 그중에서도 관광산업 내 장애인 채용 부스는 눈길을 끌었다.
한국장애인개발원은 그랜드코리아레저(GKL), 한국호텔업협회와 함께 장애인 고용을 지원하는 부스를 마련했다. 약 120여 건의 채용공고 가운데 13개 기업이 장애인에게 문을 열었고, 현장에서 면접과 상담이 동시에 진행됐다. 개발원은 부스를 찾은 장애인 구직자에게는 이력서와 경력에 맞춘 상담을, 기업 인사담당자에게는 ‘장애인 고용컨설팅’을 제공하며 매칭을 돕고 있었다.
에버랜드 리조트 부스 앞에는 상담을 기다리는 구직자가 길게 늘어섰다. 에버랜드 리조트는 중증을 포함한 다양한 유형의 장애인을 채용하고 있다. 다만 사업 특성상 현장 서비스 업무가 많아, 야외 활동이 가능한 정도의 신체적 조건을 실무 적합성의 기준으로 본다. 부스 담당자는 “현재 에버랜드 내부 기준으로는 평균 20명대의 장애인이 근무하고 있다”며, “담당 직무는 식음 부문 보조, 유모차 대여소 운영, 환경미화, 고객 안내 등으로 폭이 넓다”고 전했다.
주식회사 남이섬은 채용 과정에서 연령이나 장애 유무를 별도로 구분하지 않고 직무 적합성을 중심으로 평가한다. 장애인 전용 직무를 따로 두지 않으며, 동일 기준으로 채용을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담당자는 “현장 업무의 특성상 이동과 보행이 요구되는 경우가 있으나, 보행에 불편이 있는 경우라도 직무에 맞는 배치가 이뤄질 경우 장기 근무 사례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고용 현황은 법인별로 상이하나, 남이섬 법인 기준 약 4명이 근무 중이다. 계약직 포함 인력 운용이 촘촘한 편이지만, 직무 적합성이 확인될 경우 추가 채용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다. 출퇴근 과정에서 배를 이용해야 하고 도보 이동 구간이 존재하나, 현재 근무 중인 지체장애인 등 사례를 볼 때 실무 수행에 큰 문제는 없다는 설명이다.
워커힐은 장애인만을 위한 별도 세부 직무를 두지 않고, 동일 기준에 따라 현장에 배치한다. 다만 호텔 업장의 특성을 고려해 고객 대면 업무보다는 백오브하우스 중심의 배치가 주를 이룬다. 주요 담당 직무는 임직원 카페테리아에서의 조리·제작 보조, 영업장 후방에서의 식기·반찬 세팅 등 준비 업무다. 담당자는 “현재 즉시 채용 중인 상태는 아니며, 상담자 이력서를 확보해 두고 수요가 발생할 때 연락하는 방식으로 인재 풀을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하며 “향후 약 5명 내외 규모로 수요에 연동한 채용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행사장을 메운 구직자들은 이력서를 손에 쥔 채 담당자와 대화를 나눴다. 채용공고 수만큼이나 다양한 가능성이 열려 있었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이동과 활동 제약이라는 물리적 조건이 장애인 고용의 현실적인 벽으로 언급됐다.
통근 동선, 야외 활동, 고객 대면 등 물리적 요소가 고용의 지속 가능성을 좌우하는 것이 현실이다. 기업의 직무 재설계와 보조공학·보조인력 도입, 지자체의 교통·동선 개선이 맞물릴 때, 관광업의 장애인 일자리는 채용 숫자보다 지속 가능한 양질의 일자리로 평가받게 될 것이다.
(주)WE하다(대표 김윤오)와 사단법인 서울특별시지적발달장애인복지협회(회장 김태수)가 30일 장애인 고용 증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양 기관은 이날 협약식을 통해 장애인 고용 증진과 자립 지원을 위해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협약의 주요 내용은 ▲서울시지적발달장애인복지협회 산하 이용 장애인의 취업 지원 ▲장애인 고용 확대 및 안정 ▲장애인 정보 교류 ▲고용 확대를 위한 홍보 활동 지원 등이다.
이번 협약으로 서울시지적발달장애인복지협회를 이용하는 발달장애인들은 (주)WE하다를 통해 체계적인 취업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또한 고용 안정을 위한 지속적인 관리와 정보 교류도 강화될 전망이다.
김윤오 (주)WE하다 대표는 “이번 협약을 통해 발달장애인의 일자리 창출과 안정적인 고용 환경 조성에 기여할 수 있게 됐다”며 “장애인의 실질적인 자립을 돕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양 기관은 앞으로 정기적인 협의를 통해 협약 내용을 내실 있게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현장] “장애라는 수식어 없이, 무대 위 ‘우리’로 서는 법”
‘장애아티스트 리얼타임토크쇼—진짜, 우리 이야기’ 세번째 무대 배우 이성수·조우리, 직업 예술인으로서 이야기하는 ‘현장’
(사진 왼쪽부터) 배우 이성수, 배우 조우리, 아나운서 이창훈 <사진=장애인일자리신문>
“시각장애라고 해서 모두 안보이는 건 아닙니다. 저시력 장애도 있어요. 이건 장애의 정도가 아닙니다. 각각의 다른 몸이죠. 잘 안보이는 몸이 있고 더 잘 보이는 몸이 있는 것 뿐, 거기에 좋고 나쁘고는 없어요” 이성수 배우의 말에 관객의 끄덕임으로 객석에 작은 파도가 일었다.
지난 26일 KT&G 상상플래닛 8층 커뮤니티라운지에서 열린 ‘장애아티스트 리얼타임토크쇼—진짜, 우리 이야기’는 장애라는 말에 가려지지 않은 예술가들의 현재를, 있는 그대로 무대로 불러냈다. 진행은 시각장애 아나운서 이창훈이 맡았다. 무대에 선 배우 이성수와 조우리는 장애라는 이름에 가려지지 않은, 직업인으로서 예술가의 얼굴을 확인할 수 있었다. 관객석에서는 때때로 웃음이 섞였고, 공감의 박수가 이어졌다.
배우 이성수는 연극 무대를 중심으로 활동하며 뮤직드라마, 다큐, 무용 퍼포먼스를 넘나든다. 동시에 ‘힘빼고컴퍼니’를 이끌며 무대와 객석의 장벽을 낮추는 접근성 자문 활동을 이어왔다.
그는 접근성에 대해 화두를 던진다. “접근성을 누군가를 위한 보조적 서비스로 인식하는 순간 대상화가 시작되고, 시혜자와 수혜자가 생깁니다. 이를테면 경사로를 휠체어 보조 수단으로만 보면 ‘누구를 위해 설치해 준 것’이 되죠. 그냥 경사로가 있다는 것, 그리고 비장애인도 즐겁게 이용할 수 있도록 디자인한다면 어떨까요.”
그는 이어 “접근성 논의는 듣기에는 착한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기존의 기준·가치·문화를 바꾸는 일”이라고 말했다. 본질적으로 ‘투쟁’이며, 변화에는 물리적·정서적 에너지가 많이 든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처음엔 호의적이지만, 상황이 조금만 버거워지면 다수의 논리로 쉽게 돌아가 버립니다. 그 순간 제가 ‘빌런’처럼 보일 때가 많아요. 사회는 맥락보다 ‘화를 냈다’는 사실만 기억하니까요.” 그는 ‘착한 장애인’이라는 사회적 기대를 살아내야 했던 경험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오늘은 표정 관리하며 ‘착한 장애인 모드’로 와봤다”는 말에는 자조 섞인 웃음도 배어 있었다.
결론적으로 “접근성은 태도의 문제”라고 말한다. 물리적 환경은 하루아침에 달라지기 어렵다. 대신 ‘시설은 좋지만 응대가 나쁜 곳’과 ‘시설은 부족하지만 응대가 좋은 곳’ 중에서 다수가 후자를 선택한다는 사례는 접근성의 본질을 분명히 보여준다. 그는 단호하게 말했다. “접근성은 경청입니다. 특히 갈등의 순간, 다수나 권력자가 소수자의 말을 듣는 겸손이 가장 중요합니다.”
메시지는 자연스럽게 ‘일’로 이어진다. 접근성이 보조가 아닌 공유의 원리로 설계될 때, 장애예술가는 관객이자 노동자로서 동등하게 일할 수 있다. 공연 현장의 응대, 리허설 시간 배치, 안전 동선, 음성·촉각 정보의 제공은 관람 편의가 아니라 채용과 지속 고용의 전제 조건이다. 시설이 조금 부족해도 응대가 좋은 곳을 사람들이 선택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좋은 응대는 곧 협업의 태도이고, 협업의 태도는 팀에 장애예술인이 ‘직업인’으로 참여할 수 있게 만드는 가장 직접적인 장치다.
‘장애아티스트 리얼타임토크쇼—진짜, 우리 이야기’ <사진=장애인일자리신문 제공>
배우 조우리는 뇌병변 장애를 가진 연출가이자 배우다. 그는 ‘틴에이지 딕’ 등 무장애 공연을 제작하며 무대 위에서 장애를 고정된 이미지가 아닌 새로운 감각으로 풀어왔다. 무대에 선 그는 “배우는 그저 캐릭터로 보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글쓰기에 대한 고민도 털어놨다. “글은 여전히 가장 어렵습니다. 몸의 언어를 문자로 번역하는 과정 자체가 큰 부담이에요.” 그럼에도 그는 비장애 배우들과 함께 시각·청각 등 다양한 감각을 탐색하며, 장애의 경험을 단순히 ‘이해해야 할 불편’이 아닌 새로운 무대 언어로 확장해 나가고 있다. “배우들이 장애의 감각을 직접 몸으로 겪어보는 과정이 있으면, 이해가 깊어지고 리얼리티가 생겨요.”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다. 그는 소극장의 열악한 접근성을 구체적으로 지적했다. 경사로와 화장실, 대기 동선, 냉난방, 밀집된 좌석 구조까지, 관람 자체를 어렵게 만드는 요소가 여전히 많다. “긴 대기, 비위생적이고 과밀한 공간은 몸에 직접적인 부담이 됩니다. 형식적 배려가 아니라 실제로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합니다.”
소극장의 경사로, 화장실, 대기 동선, 냉난방은 관람 편의를 넘어 근로환경의 핵심 요소다. 대기 시간이 길고, 과밀·비위생 환경이 이어지면 다음 날의 촬영이나 공연에 바로 타격이 간다. 개인의 의지 문제가 아니라, 제작 시스템이 ‘장애 예술가의 노동’을 가능하게 설계했는지의 문제다. 캐스팅 단계에서부터 당사자가 역할과 현장 규칙을 함께 설계하면 리얼리티는 올라가고, 이탈률은 내려간다. 즉, 접근성은 예술의 완성도와 고용의 지속성을 동시에 끌어올리는 생산성 변수다.
또 영화·드라마에서 발달장애인의 서사가 조금씩 늘고 있지만, 지체·청각·시각 등 다양한 장애 예술인의 주체적 참여는 여전히 드물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기술 집약적인 장르일수록 리얼리티는 당사자가 직접 참여할 때만 가능하다”며 “영화·드라마에서 장애인이 직접 캐스팅되고, 서사 결정에도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의 바람은 간단했다. “저는 이름 앞에 ‘장애인 배우’라는 수식 없이, 그냥 동등한 예술가로 평가받고 싶습니다. 장애가 서사의 도구나 장식이 아니라 작품의 고유성과 동등하게 취급되길 바랍니다”
두 배우는 시종 위트있는 발언으로 관객을 웃게 했지만, 무대에 흐른 공기는 결코 가볍지 않았다. 진심 어린 발언과 자조 섞인 유머, 그리고 단단한 문제의식은 깊은 울림을 남긴다. 접근성은 모객의 기술 뿐 아니라, 예술가가 오늘도 출근할 수 있게 만드는 최소한의 노동 인프라다. 경사로를 누가 ‘허락’해 주는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어떻게 ‘함께’ 타고 올라야 하는가 하는 물음이 생겼다. 그 물음에 대한 답을 경청해야 한다는 다짐도 함께.
“신고해도 또…” 장애인 재학대 4배 폭증, 피해 10명 중 7명 ‘발달장애’
2024년 학대의심사례 3,033건…재학대 189건 중 84.7% 발달장애인 신고 의존형 구조 고착…본인 신고 늘었지만 사후지원 역량은 제자리
ai로 생성한 일러스트 <사진=장애인일자리신문>
장애인학대는 신고 의존 구조 속에서 발달장애 청년층과 아동을 집중적으로 겨냥하고 있으며, 중복 피해와 재학대가 구조적으로 반복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장애인권익옹호기관은 전국에서 접수된 학대 신고를 종합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2024 장애인학대 현황보고서’를 26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한 해 접수된 장애인학대 관련 신고는 6천31건으로 전년보다 9.7% 늘었다. 이 가운데 학대의심사례는 절반에 해당하는 3천33건(50.3%)으로, 역시 소폭 증가했다. 의심사례의 98.4%인 2천984건이 실제 조사로 이어진 점은 들어온 사건은 철저히 본다는 신호다. 다만 신고 경로의 79.1%가 ‘신고’, 경찰 통보가 12.0%였다는 사실은 현장 포착이 아니라 누군가의 제보에 구조 전체가 달려 있음을 보여준다. 들어온 건 제대로 보지만 들어오지 않으면 아무도 모른다는 것.
신고자 구성을 보면 구조의 공백은 더 확연하다. 비신고의무자가 73.7%로 압도적이고, 신고의무자는 26.3%에 불과했다. 비의무자 가운데서는 본인 신고가 20.2%(612건)로 전년보다 15.5% 증가했는데, 지적장애인의 본인 신고는 21.1% 늘어 특히 눈에 띈다. 가족·친인척이 약 14%였고, 유관기관 종사자도 23%를 차지했다. 신고의무자 중에서는 사회복지시설 종사자가 12.0%, 초중등 교원이 3.7%를 차지했으나 의료·장기요양 영역은 여전히 미미했다. 학대 피해자가 직접 목소리를 내야 구조가 작동하는 기형적 현실이 드러난 셈이다.
판정 결과 학대로 확정된 사례는 1천449건(47.8%)이었다. 비학대는 36.8%, 잠재위험군은 10.8%, 기타는 4.6%로 나타나 위험 관리 체계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피해자의 다수는 발달장애인으로 나타났다. 확정 학대 피해자 1천449건 중 71.1%(1천30건)가 발달장애(지적·자폐성)인이었고, 부장애유형까지 포함하면 72.9%에 달했다. 성별로는 여성이 54.0%, 남성이 46.0%였고, 연령별로는 20대가 22.6%로 가장 많았으며, 30대 18.1%, 10대 이하 18.6% 순이었다. 30대 이하가 전체의 63.5%를 차지했고, 특히 10대 이하와 30대 피해자는 전년 대비 각각 5.1%, 14.9% 늘었다. 수치를 통해 보호와 의사소통이 취약한 청년·아동층이 고위험군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가해자는 남성이 66.9%로 여성의 두 배였으며, 관계별로는 가족·친인척이 38.0%로 가장 많았다. 부·모·배우자·형제 순으로 나타났고, 타인 비율도 37.4%에 달했는데 그중 지인이 22.6%로 두드러졌다. 모르는 사람 6.8%, 동거인 3.1%, 고용주 2.3%였다. 시설 종사자 등 신고의무자도 20.6%나 차지했고, 이 가운데 사회복지시설 종사자가 15.7%로 비중이 컸다. 결국 집안의 친밀권력, 시설의 제도권력, 일상의 생활권력이 학대 발생의 세 축으로 작용한 셈이다.
학대 유형은 중복 피해가 31.7%로 적지 않았다. 단일 유형 가운데서는 신체적 학대가 33.6%(692건)로 가장 많았고, 정서적 학대 26.5%(547건), 경제적 착취 18.6%(384건), 성적 학대 12.6%, 방임 8.4% 순이었다. 노동력 착취를 포함한 경제적 착취의 경우 임금 미지급 등이 74건(5.1%)이었고, 그중 77%가 지적장애인이었다. 맞고 모욕당하고 돈까지 빼앗기는 중첩 양상이 흔하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발생 장소는 피해자 거주지가 45.0%로 가장 많았고, 가해자 거주지가 7.4%였다. 장애인복지시설은 16.9%로, 그중 거주시설이 12.7%를 차지했다. 직장은 4.8%, 교육기관은 3.3%였고, 상업시설 5.7%, 온라인 공간이 2.8%로 나타나 생활 반경 확장이 새로운 위험으로 떠오르고 있다.
재학대는 189건(13.0%)으로, 5년 전 49건에 비해 약 3.9배 늘었다. 이 중 84.7%(160건)가 발달장애인이었고, 장애아동 학대사례도 270건(18.6%)에 달했다. 가해자는 부모가 39.6%(107건)로 가장 많았다. 학대가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반복된다는 사실은 초기 대응의 질과 가해자 분리, 사후 관리의 부실을 드러낸다.
한편, 2024년 학대 판정 사례 1천449건에 대해 장애인권익옹호기관은 총 1만6천514회의 상담과 지원을 제공했으나, 이는 전년보다 3.6% 줄었다. 꾸준히 늘어나는 신고 건수에 비해 인력과 자원이 부족해 후속 지원에 한계가 뚜렷하다는 분석이다.
제 28회 발달장애인 문화체육한마당, 30일 장충체육관서 개최
전시·공연·체육 체험에 연예인 봉사단도 합류 예술과 체육으로 잇는 공존의 무대…SDAM·스피노 등 참여, 사회적 가치 확산
제28회 발달장애인 문화체육한마당 포스터 <사진=서울특별시지적발달장애인복지협회 제공>
서울지적발달장애인복지협회가 주최·주관하고 서울시가 후원하는 ‘제 28회 서울특별시 발달장애인 문화체육한마당대회’가 오는 30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이어지는 이번 행사에는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 관계자 등 650여 명이 참가할 예정이다.
특히 올해에는 ‘오케이 좋아 연예인 봉사단’이 합류해 그 의미를 더한다. 봉사단은 오전 11시 30분 개회식에 참석한 뒤 정오부터 1시간 동안 특별 공연과 더불어 업무협약 체결식을 진행한다. 섹스폰 연주자 박종진, 마술사 함현진, 변검 공연자 김동영, 가수 강태풍, 레오, 크로키오, 초등학생 아이돌팀 ‘박서연의 화이트핑크팀’ 등 다양한 아티스트들이 무대를 꾸밀 예정이다. 또한 신창석 이사장, 최재성, 김보성 등 봉사단 주요 인사들도 재능기부로 참여한다.
대회는 전시문화, 공연문화, 체육문화 세 분야로 나뉘어 진행되며, 발달장애인 미술작품 전시, 노래·춤·악기연주 공연, 10종목의 생활체육 체험, 풍선아트 및 페이스페인팅 참여마당이 마련된다.
전시 문화 부문에 참여하는 SDAM 측은 “의미 있는 행사에 참여하게 되어 기쁘다”며 “앞으로도 장애 예술인의 가능성을 발굴하고 사회에 알리는 창구가 되겠다”고 전했다.
체육문화 부문에 참여하는 스피노는 “운동 능력 향상은 물론 즐거움과 공정성을 동시에 담았다”며 “e-스포츠와 결합해 귀여운 캐릭터가 등장하는 게임 형식의 레이싱으로 즐거움을 만끽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이를 통해 발달장애인의 체육 참여 기회를 넓히고, 비장애인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접점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스피노는 규격화된 고성능 레이싱 휠체어를 기반으로, 누구나 동일한 조건에서 레이싱을 즐길 수 있도록 한다. 기존 휠체어 스포츠가 개인 장비 차이에 따라 공정성을 확보하기 어려웠던 점을 보완한 것이다. 또한 e-스포츠와 접목해 캐릭터 중심의 게임형 레이싱을 선보이며, 신체적 제약을 넘어서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
김태수 서울협회장은 “발달장애인들은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러한 가능성에 대한 탐구나 시도조차 어려운 현실이 있다. 매년 이 대회를 통해 발달장애인의 가능성을 조명하고, 새로운 문화 형성에 보탬이 되기를 바란다”는 소망을 전했다.
서울특별시 발달장애인 문화체육한마당대회는 발달장애인의 문화 향유권 및 신체 활동권 충족, 사회적 네트워크 형성을 위해 매년 열리고 있으며, 예술가 발굴과 가능성 확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일본, 장애인 고용 확대 압박…기업들 “할당 늘지만 현장은 준비 부족”
쿼터 인상 앞두고 고용주 불안 가중…의미 없는 단순 업무·높은 이직률 지적
<사진=언스플레시 제공>
일본의 기업들이 내년부터 강화되는 장애인 고용 의무를 앞두고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미국의 HR 전문지 HR Brew는 일본 정부가 2026년 여름부터 장애인 근로자 의무 고용률을 현행 2.5%에서 2.7%로 높일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기업들은 정원을 맞추기 위해 채용을 늘리더라도, 장애인이 접근하기 쉽고 기술을 발휘할 수 있는 업무 환경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점을 들어 우려를 표하고 있다.
파이낸셜 타임즈에 따르면 일본은 1970년대 1.5%의 쿼터제를 도입한 이후 수차례 비율을 상향했지만, 현재 목표치를 달성한 기업은 46%에 불과하다. 일본 인구 1억2400만 명 가운데 약 70만 명이 장애인 근로자지만, 기업들은 여전히 채용 인원을 채우는 데 고전하고 있다.
일본 타임즈는 일본 기업들이 보조 기술을 도입하고 비장애인 근로자 교육을 강화하는 등 포용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여전히 대부분의 직장이 신체 장애인을 고려하지 않은 구조로 설계돼 있고, 어떤 장애인은 기술과 맞지 않는 단순 업무에 배치돼 높은 이직률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AJU 자립생활센터 츠지 나오야 소장은 파이낸셜 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사회가 무장애 환경을 만드는 데 일정한 진전은 있었지만, 직장 환경이 더 개방적이라면 더 많은 장애인이 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고용주들이 장애인의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더 큰 유연성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호세이대 신보 사토코 교수는 일본 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빠른 속도의 적극 채용이 고용의 질과 직무 적합성 문제를 낳을 수 있다”며 “기업들은 장애인 근로자와 조건과 업무를 꾸준히 조율해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인터뷰] 강남 호텔에 핀 감빛의 꽃, 장애 예술이 물들인 객실
SDAM 제1회 공모전 수상작, ‘언노운바이브-더갈라’서 가족애의 서사를 걸다
안다즈 서울 강남 객실 내부에 전시된 SDAM 제1회 공모전 수상작들 <사진=SDAM 제공>
객실 문이 열리자, 호텔 조명이 먼저 물결쳤다. 뒤이어 장애 예술인의 목소리가 벽을 타고 번졌다. 객실 안 가득 찬 작품들은 모두 입을 모아 가족애를 말하고 있었다. ‘나의 첫 풍경, 엄마’와 ‘나의 또 다른 나, 아이’를 주제로 모인 이 작품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가족과 성장의 기억을 풀어냈다.
9월 19일부터 21일까지 사흘간 안다즈 서울 강남 ‘언노운바이브-더갈라’에서 제1회 스담(SDAM) 공모전 수상작들이 관람객을 맞았다. 다름을 넘어선 이야기들이, 화려한 공간을 채우는 방식은 생각보다 조용했고 더 강렬했다. 가장 먼저 눈에 띈 건 ‘다름’의 서사가 아닌 ‘사랑’의 시각화다.
SDAM 제1회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임대진 작가 <사진=SDAM 제공>
“감빛에 피어난 꽃은 제 눈물과 기도에요”
대상을 받은 임대진 작가는 제주에서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전직 교사다. 그는 사고로 심한 장애를 입게 됐지만 시를 쓰고 그림을 그리며 몸과 마음을 다시 일으켜 세웠다.
“장애를 입은지 20년이 넘었어요. 처음엔 전혀 움직이지 못했는데, 그림을 그리면서 조금씩 관절이 움직였습니다. 그렇게 독학으로 그림을 그리는데, 주변에서 복지관을 추천해주더군요. 복지관에 다니다 대회 소식을 들었죠”
그의 수상작 ‘감빛선율에 피어난 모녀의 꽃’은 제주 여름의 푸른 감, 일명 땡감을 따서 광목천에 물을 들인 뒤, 말려둔 꽃잎을 얹어 완성한 작품이다.
“땡감으로 물을 들이면 굉장히 아름다운 색이 나와요. 가끔 행사 때 받은 꽃을 버리기 아까워 하나하나 말려뒀는데, 그걸 천과 함께 작품으로 만들어보자 했습니다. 제가 쓰러졌을 때 아이들이 기도하던 모습, 재활하며 느낀 것, 20여 년동안 흘렸던 눈물들을 꽃으로 피워낸 거에요”
향후 계획을 묻는 질문에 임 작가는 그림과 시를 통해 변화하는 풍경을 기록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제 나이가 60이 넘었습니다. 직업을 갖는 건 어렵지요. 다만 취미 삼아 시를 쓰고 그림을 그리고 있으니, 이걸 통해 기후 변화로 달라지기 전의 제주 풍경을 담아 후손들에게 남기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장애인들이 이런 무대에 더 많이 나와 자신감을 얻길 바랍니다.”
SDAM 제1회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조성우 군과 가족들 <사진=SDAM 제공>
“강박은 성우를 힘들게도 하지만, 지키기만 하면 그 안에서 편안함을 느끼죠”
우수상을 받은 11살 조성우 군은 자폐성 장애인이다. 성우의 작품은 몬드리안의 추상 기법을 바탕으로, ‘선을 넘지 않는 강박’이 담겨있다.
조 군의 보호자는 “성우는 줄 세우기, 선 넘기 같은 강박이 아주 심해요. 복지관의 선생님께서 성우의 이런 강박을 잘 포착하셔서 이렇게 선을 긋는 작업 방향을 정해주셨어요”라며 제작 계기를 밝혔다.
보호자는 성우의 강박으로 가족이 힘들 때가 정말 많았다고 설명했다. “가족 안에서는 성우를 이해할 수 있지만, 바깥에 나갔을 때 공중 화장실의 변기를 전부 내려야한다던지 하는 부분은 고치고 싶었어요. 그래서 그걸 깨보기 위해 일부러 성우의 환경을 흐트러뜨리기도 했죠”
하지만 강박이 작품으로 드러나는 순간, 의미는 달라졌다. “강박은 성우를 괴롭히지만, 그 강박을 지킨다면 성우는 그 안에서 안정감을 얻습니다. 이제 우리 가족은 성우의 강박을 사랑해요”
수상 소식은 성우 가족에게도 큰 선물이 됐다. “복지관 복도에나 걸리던 그림이 강남 호텔에 걸렸습니다. 이렇게 멋진 공간에서 다른 작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게 너무 벅찼습니다. 성우보다 훨씬 재능 있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그 아이들에게도 이런 기회가 주어졌으면 좋겠습니다.”
SDAM 제1회 공모전에서 장려상을 수상한 안채민 군(사진 가운데)과 안 군의 어머니(사진 왼쪽), 남양주시장애인복지관 모아 미술프로그램 지도자 <사진=SDAM 제공>
“우리 가족은 모두 다를 수 있지만, 언젠가 저 멀리에 있는 바다에 함께 닿을거에요”
자폐성 장애인이자 바다를 좋아하는 여덟 살 안채민 군은 서로 다른 감정을 지닌 가족이 하나의 방향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담은 작품으로 장려상을 수상했다.
안 군의 보호자는 “아이는 물놀이는 힘들어하지만, 바다에 있는 걸 무척 좋아합니다. 생각은 달라도 결국 같은 바다로 향하는 가족처럼, 언제나 함께라는 의미를 담았어요”라고 설명했다.
이어 “아이의 재능이 무엇인지 아직 다 찾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이런 경험이 자신이 좋아하는 걸 찾아가는 길이 될 거라 믿습니다. 더 많은 기회가 있었으면 합니다”라고 바람을 전했다.
“호텔 안에서 열린 전시를 보니 감정이 복받쳐 올라요. 관심을 가지고 찾아주시는 모습을 보니 행복합니다. 더 많은 홍보를 통해 우리 아이들이, 아이들의 작품이 널리 알려졌으면 좋겠네요”
이번 9월 언노운바이브-더갈라 아트페어에서는 오현경, 조은숙, 최윤영 세 배우가 ‘연예인 도슨트’로 위촉됐다. 이들은 도슨트 프로그램에서 관람객들과 직접 소통하며 작품의 숨겨진 이야기와 감상 포인트를 전달했다.
특히 SDAM갤러리를 찾은 배우 조은숙은 임대진 작가의 작품 앞에서 감상을 밝혔다.
“제가 정말 좋아하는 천경자님의 자화상이 떠오릅니다. ‘감빛선율에 피어난 모녀의 꽃’이라는 제목만 들어도 이 안에 가득찬 사랑이 느껴져요. 특히 꽃의 색감이 아름답습니다”라며 “오늘 호텔 창으로 보는 풍경이 너무 예쁜데도, 그림이 너무 화려해서 되레 바깥의 풍경이 흑백처럼 보일 정도”라고 찬사를 보냈다.
조 배우는 “‘지능이나 신체적으로 우리와 다른 사람이 그렸다’는 차별의 시선을 거두고, 있는 그대로의 작품을 봐주셨으면 좋겠어요”라며 당부했다.
이번 ‘언노운바이브-더갈라’에 참가한 SDAM은 “올해 7월 7일, 장애 예술 플랫폼으로 첫걸음을 내디뎠습니다. 오픈 이후 ‘제1회 SDAM 공모전’을 개최하고, 수상작을 선정해 아트페어에서 오프라인 전시까지 진행하면서 정말 숨 가쁘게 달려왔습니다.”라며 “짧은 기간이었지만 많은 분들이 관심과 응원을 보내주셨고, 장애예술 작가분들의 작품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소개될 수 있어 무척 기쁩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이번 전시는 SDAM이 지향하는 ‘장애 예술의 일상화’를 보여주는 중요한 시작이었고, 앞으로도 장애 예술가들이 편안하게 참여하고, 관람객들이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더 많이 만들어 가겠습니다.”며 “앞으로의 SDAM 여정도 지켜봐 주세요.”라는 당부의 말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