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자폐인사랑협회, 발달장애 예술인 출퇴근형 문화예술 일자리 추진

서울시 지원 사업… 창작·전시·인식개선 직무 결합한 맞춤형 고용 모델 도입

발달장애 예술인들이 출퇴근 기반 문화예술 일자리 사업에 참여해 창작 활동을 진행하는 모습 <사진=한국자폐인사랑협회 제공>

한국자폐인사랑협회가 서울시 지원을 받아 최중증 발달장애 아마추어 예술인을 대상으로 한 출퇴근 기반 문화예술 일자리 사업을 추진한다고 11일 밝혔다. 협회는 이 사업이 재택 중심 일자리의 한계를 보완하고, 발달장애인이 실제 직장 환경에서 규칙적으로 출퇴근하며 사회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된 새로운 고용 모델이라고 밝혔다.

서울시는 올해 장애인 고용 확대를 위해 약 1200억원을 투입해 공공·민간을 포함한 약 1만 개의 장애인 일자리 지원에 나섰다. 장애인일자리사업은 공공형·민간형·특화형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서울시와 서울문화재단은 그간 장애예술인 창작공간 입주 지원, 복지관 연계 문화예술교육 강사 채용, 자립생활센터 기반 문화예술 복지일자리 등 다양한 형태로 장애인 문화예술 활동을 지원해 왔다. 그러나 기존 사업은 창작 지원이나 재택 기반에 머무는 경우가 많았고, 출퇴근과 사회적 상호작용, 도슨트·강사 직무를 결합한 형태는 드물었다.

협회는 이번 사업의 배경에 대해 “보호작업장 근로자는 최저임금 적용 대상에서 제외돼 공공일자리 참여자에 비해 현저히 낮은 임금을 받고 있으며, 이 격차가 생산 현장을 기피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직무 역량 축적 기회 감소와 숙련 인력 이탈로도 이어지고 있다” 고 설명했다.

참여자는 문화예술 창작 및 콘텐츠 제작, 장애인식개선 강사 활동 두 가지 직무를 수행한다. 작품 창작과 전시, 굿즈 제작, 도슨트 활동 등이 포함되며, 장애인식개선 직무는 발달장애인이 자신의 작품과 경험을 바탕으로 직접 시민과 소통하는 방식으로 구성됐다. 장애인을 지원의 대상으로만 보던 기존 구조에서 벗어나, 당사자를 소통의 주체로 세운다는 점에서 기존 사업들과 차별화된다.

사업 운영 공간은 카페와 전시를 결합한 문화복합공간 형태로, 창작·전시·관람이 함께 이뤄지는 환경을 단계적으로 조성한다. 학교와 연계한 ‘찾아가는 전시회’를 통해 발달장애 예술인이 직접 작품을 설명하고 시민과 만나는 경험도 제공할 예정이다.

협회는 멘토링, 직무교육, 현장 코칭 등 체계적인 지원으로 참여자의 창작 역량과 직무 능력을 지속적으로 키워나갈 계획이다. 기존 문화예술 사업과 연계해 발굴-육성-전시-고용으로 이어지는 단계적 지원 체계를 구축하고, 향후 전국 표준 모델로 발전시키는 것도 목표다. 협회는 이번 고용 사업 외에도 재산관리지원, 가족휴식지원, 권익옹호, 인식개선 교육, 실무자 연수 등 다양한 복지사업을 전국 13개 지부와 6개 부설기관을 통해 운영하고 있으며, 과거에는 하나금융과 연계해 자폐성장애인 바리스타 및 예술가를 고용하고 복합문화공간을 운영한 사업을 진행한 바 있다.

김용직 한국자폐인사랑협회 회장은 “현재 장애인 일자리 정책은 유형 간 보상 격차로 인해 현장의 균형이 무너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장애인의 노동이 정당하게 평가받을 수 있도록 제도적 보완과 함께, 발달장애인의 강점을 반영한 일자리 모델 확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발달장애 예술인이 사회와 소통하는 주체로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지속 가능한 일자리 구조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장애예술인 창작물, 상점형 전시로 판로 연다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18~27일 ‘모두예술상점’ 개최

모두예술상점 포스터 <사진=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제공>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이 장애예술인의 창작물 유통과 판로 확대를 위한 상점형 전시 행사 ‘모두예술상점’을 오는 18일부터 27일까지 서울역 서울스퀘어 별관 5층 모두미술공간에서 개최한다.

예술원은 지난해에도 같은 공간에서 열린 ‘이음아트포트 2025’를 개최한 바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이 공동 주최했던 이음아트포트 2025는 장애예술인 50명의 작품 100점을 선보이며 창작물 우선구매제도를 공공기관에 본격적으로 알리는 계기가 됐다. 당시 행사는 전시와 더불어 공공기관 맞춤형 작품 정보 제공, 현장 구매 상담, 저작권 교육 강연, 업무협약 체결 등을 아우르며 장애예술인 창작 생태계 조성을 위한 종합 플랫폼으로 주목받았다.

올해에는 ‘모두예술상점’으로 이름을 바꾸고 행사 형식을 ‘상점형 전시’로 전환해 작품과 관람객의 거리를 좁혔다. 회화·일러스트·공예 등 다양한 창작물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으며, 관람객은 작품을 직접 살펴보고 구매 가능한 창작물 정보를 현장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작품별 정보와 구매 안내, 동선 안내를 함께 제공해 관람과 구매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했다.

이번 행사는 장애예술인의 창작 활동이 지속 가능한 예술 활동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실질적인 유통과 판로 확대에 초점을 맞췄다. 공공기관과 유관기관 관계자들이 장애예술인 창작물을 직접 살펴보고 작품 구매·대여·전시 협력 등 다양한 연계 방안을 검토할 수 있도록 구성된다.

특히 오는 24일에는 우선구매기관을 대상으로 장애예술인 창작물 우선구매제도 설명회가 운영된다. 장애예술인 창작물 우선구매제도는 2023년 3월부터 시행된 제도로,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공공기관 등이 해당 연도 창작물 구매 총액의 3% 이상을 장애예술인 창작물로 구매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설명회에서는 제도 취지와 구매 기준, 구매·대여 절차 등을 안내하고 현장에서 실제 구매와 전시 협력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다.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은 “‘모두예술상점’은 장애예술인의 창작물을 소개하는 자리이자 실제 구매와 협력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남의 장”이라며 “이번 행사를 통해 장애예술인의 작품이 더 많은 공간과 일상 속에서 함께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장애 예술인 고용, 전시로 꽃피우다…LS일렉트릭 ‘그린캔버스’ 첫 공식 전시회

작품 감상 넘어 ‘연결과 공감’ 메시지 전달
장애인 고용과 문화예술 활동 지원의 새로운 모델 제시

<사진=LS일렉트릭 제공>

발달장애 예술인들이 기업의 구성원으로서 창작 활동을 이어가며 사회와 소통하는 새로운 장애인 고용 모델이 주목받고 있다.

LS일렉트릭은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서울 종로구 이음갤러리에서 발달장애 예술인 미술단 ‘그린캔버스(Green Canvas)’의 첫 공식 전시회 ‘전기가 흐르는 사이(Where Electricity Flows)’를 개최했다.

이번 전시는 단순한 작품 전시를 넘어 장애 예술인의 창작 역량과 사회 참여 가능성을 보여주는 자리로 마련됐다. 지난해 창단된 그린캔버스 소속 작가 10명은 약 30점의 작품을 선보이며 각자의 시선과 감성을 관람객들과 공유했다.

전시의 중심에는 작가들이 함께 제작한 대형 공동작품 ‘세계와 이어지는 LS일렉트릭’이 자리했다. 작품에는 LS일렉트릭의 국내외 사업장이 세계 지도 위에 배치됐으며, 이를 빛으로 연결해 전력망의 역할과 사람 사이의 연결 가치를 동시에 표현했다.

특히 관람객이 참여하는 인터랙티브 방식이 눈길을 끌었다. 작품과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거나 여러 사람이 함께 작품 앞에 설수록 조명이 더욱 밝아지도록 설계해 존중과 공감, 그리고 협력의 의미를 시각적으로 구현했다. 이는 전기가 연결될 때 에너지를 만들어내듯 사람 역시 관계와 소통을 통해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개인 작품 역시 관람객들의 관심을 모았다. 자연과 도시, 일상과 상상 속 풍경을 다양한 색채와 표현 방식으로 담아낸 작품들은 발달장애 예술인들의 독창적인 감성과 창의성을 보여줬다. 관람객들은 작품 속에서 순수한 시선과 풍부한 상상력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번 전시가 주목받는 이유는 작품성뿐 아니라 장애인 고용의 새로운 방향성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많은 장애인 고용이 단순 반복 업무 중심으로 이뤄지는 현실에서, 그린캔버스는 장애인의 재능과 전문성을 직업으로 연결한 사례로 평가된다.

LS일렉트릭은 문화예술 분야를 통한 장애인 고용 확대를 위해 지난해 중증 발달장애 미술인 10명을 정식 직원으로 채용해 그린캔버스를 창단했다. 이들은 안정적인 고용 환경 속에서 창작 활동을 이어가며 전문 예술인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앞서 LS일렉트릭은 2023년 발달장애인 11명으로 구성된 합창단 ‘그린보이스’를 창단해 운영해 왔다. 그린보이스는 미국 뉴욕 카네기홀 무대에 오르며 장애 예술인의 가능성을 국내외에 알린 바 있다.

장애인 고용이 단순히 의무를 이행하는 수준을 넘어 개인의 재능과 잠재력을 발굴하고 사회적 가치로 연결하는 방향으로 변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번 전시는 장애 예술인들이 창작을 통해 사회와 연결되고, 기업 역시 포용적 고용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로 평가된다.




청년 장애인에게 필요한 것은 시혜가 아닌 기회…정책 사각지대 드러낸 ‘이음’ 포럼

교육·취업·주거·문화생활까지
청년 장애인들이 마주한 현실적 장벽 재조명

<사진=보건복지부 제공>

보건복지부와 한국장애인개발원이 최근 출범시킨 청년 장애인정책 포럼 ‘이음’은 단순한 의견수렴 기구를 넘어 청년 장애인들이 직면한 현실적 문제를 정책 의제로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그동안 장애인 정책은 돌봄과 복지, 소득보장 중심으로 추진돼 왔다. 그러나 청년 장애인들이 실제로 마주하는 문제는 교육과 취업, 주거, 문화생활, 디지털 접근성 등 생애 전반에 걸쳐 복합적으로 나타난다. 이번 포럼에서 청년 당사자들이 교육, 자립, 문화, 접근성 분야를 주요 의제로 제시한 것도 이러한 현실을 반영한 결과로 볼 수 있다.

먼저 교육 분야에서는 여전히 출발선의 격차가 존재한다. 장애 학생의 고등교육 진학률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대학 생활 과정에서 필요한 지원은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강의자료 접근, 실습 참여, 진로 상담, 취업 연계 프로그램 등에서 비장애 학생과의 격차가 발생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특히 지방에 거주하는 장애 청년들은 교육 기회 자체가 수도권에 비해 제한적인 경우가 많다.

취업과 자립 역시 중요한 과제다. 장애인 고용률은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청년 장애인들이 원하는 양질의 일자리를 얻기는 여전히 쉽지 않다. 취업 이후에도 승진 기회 부족, 낮은 임금 수준, 제한된 직무 선택 등 다양한 문제에 직면한다. 일부 청년들은 취업을 하더라도 기초생활보장제도나 각종 지원제도와의 관계 속에서 소득 증가가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하는 현실을 경험하기도 한다.

주거 문제도 청년 장애인의 자립을 가로막는 대표적인 장애물로 꼽힌다. 독립생활을 원해도 접근 가능한 주택이 부족하고, 활동지원 서비스와 연계된 주거 지원 체계도 충분하지 않다. 특히 중증장애인의 경우 지역사회에서 독립적으로 생활하기 위해 필요한 지원 인프라가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문화와 여가 영역은 더욱 오랫동안 정책적 관심에서 비켜나 있었다. 청년기는 또래 관계를 형성하고 다양한 문화 경험을 통해 사회적 정체성을 만들어 가는 시기다. 그러나 장애 청년들은 이동의 어려움과 시설 접근성 부족, 정보 접근 제한 등으로 인해 문화생활과 사회참여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은 경우가 많다. 이는 단순한 여가 문제를 넘어 사회적 고립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는 사회 환경 역시 새로운 과제를 만들고 있다. 무인 주문기와 온라인 서비스, 인공지능(AI) 기반 플랫폼이 일상화되고 있지만 상당수 서비스는 장애인의 이용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하고 있다. 정보 접근성 부족은 교육과 취업, 소비 활동 전반에 영향을 미치며 새로운 형태의 사회적 배제로 이어질 수 있다.

재난 대응 체계 또한 청년 장애인들이 우려하는 분야 가운데 하나다. 긴급 상황 발생 시 장애 유형별 특성을 고려한 정보 제공과 대피 지원 체계가 충분히 마련되지 않았다는 지적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최근 기후위기와 자연재해가 증가하면서 이러한 문제는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이 같은 현실 속에서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포럼 단원들과의 대화를 통해 청년 장애인들이 겪고 있는 교육, 자립, 문화, 접근성 분야의 경험과 애로사항을 직접 청취했다. 정 장관은 “청년들과 가까이서 소통할 수 있었던 뜻깊은 자리를 통해 장애 청년의 관심사와 고민을 더욱 깊이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었다”며 “오늘 첫걸음을 디딘 포럼이 장애 청년이 직접 장애인 정책을 제안·설계하고 정부는 이를 경청하여 반영하는 장애인 정책 수립 과정의 새로운 틀이 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청년 장애인 정책이 단순히 장애인 정책의 일부가 아니라 청년정책과 장애인정책이 만나는 독립적인 영역으로 접근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청년이라는 생애주기 특성과 장애라는 환경적 제약이 동시에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번 ‘이음’ 포럼이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장애 청년들이 정책의 수혜자가 아니라 정책을 설계하는 주체로 참여하게 됐다는 점이다. 청년 장애인의 삶에서 출발한 목소리가 실제 정책으로 연결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성북구립도서관, 청각장애인 위한 수어 안내 영상 공개

성북구수어통역센터와 협력… 이용법부터 특화서비스까지 담아

성북구립도서관 수어 이용 안내 영상 썸네일(수어 통역 영상) <사진=성북문화재단 제공>

성북문화재단 성북구립도서관이 청각장애인을 포함한 모든 구민의 도서관 이용 편의를 높이기 위해 수어 통역 영상을 제작하고 지난 26일 공개했다. 성북구수어통역센터와 협력해 만든 이번 영상에는 성북구수어통역센터장이 직접 출연해 전문성과 신뢰도를 높였다.

영상에는 도서관 운영 시간, 회원 가입 방법, 자료 이용 안내 등 기본적인 이용 정보와 함께 독서회·문화 프로그램 등 특화 서비스까지 상세히 담겼다. 홈페이지를 통한 간편 회원 가입, 도서·전자책·잡지·신문 등 다양한 자료 이용 방법도 수어로 설명된다. 영상은 성북문화재단 유튜브 채널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구립도서관 내에서도 안내될 예정이다.

성북구립도서관 관계자는 “도서관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가장 낮은 문턱의 공공기관으로, 신체적·환경적 제약으로 정보에서 소외되는 구민이 없도록 지식정보취약계층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다채로운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사회 모두가 함께 누리는 ‘지식정보 복지’를 실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성북구립도서관은 도서관별로 지역 특성에 맞는 정보취약계층 사업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성북구수어통역센터 인근의 보문숲길도서관은 청각장애인을 위한 수어 연계 독서문화 프로그램과 그림책을 소개하는 수어 북 트레일러를 제공하고, 종암동새날도서관과 청수도서관은 지역 발달장애센터와 손잡고 발달장애인을 위한 회원증 발급·이용 안내, 그림책 스토리텔링, 독후활동·글쓰기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다문화 인구 비율이 높은 성북정보도서관은 다문화가정을 대상으로 스토리텔링과 문화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한편, 구립도서관들은 고령층을 위한 보이스피싱 예방, 생활 안전, 건강 관리, 디지털·문해력 향상 교육도 병행하며 정보 격차 해소와 안전한 지역사회 조성에 힘쓰고 있다.




‘2026 게임문화포럼-우리 모두의 로그인’…게임 접근성은 ‘복지’가 아니라 산업의 미래다

장애인 게이머 위한 기능, 결국 모두의 사용자 경험 바꾼다
“장애인도 함께 즐기는 게임문화.”

<사진=장애인일자리신문 제공>

22일 킨텍스에서 열린 ‘2026 게임문화포럼-우리 모두의 로그인’은 표면적으로는 장애인 게임 접근성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그러나 이날 포럼이 던진 진짜 메시지는 단순한 복지 담론에 머물지 않았다. 게임 접근성은 이제 사회적 배려의 영역을 넘어 게임 산업의 새로운 성장 전략이자 사용자 경험 혁신의 문제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국내 게임업계에서 접근성은 상대적으로 우선순위가 낮은 영역으로 취급돼 왔다. 일부에서는 장애인 이용자를 위한 기능을 “소수 이용자를 위한 비용 부담” 정도로 바라보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포럼에서는 이러한 시각 자체가 시대 변화에 뒤처진 인식이라는 점이 반복적으로 제기됐다.

실제로 접근성 기능은 장애인만을 위한 기술로 끝나지 않는다. 대표적인 사례가 시각·청각 보조 기능이다. 화면 자막 강화, 음성 안내, 방향 표시 UI 같은 기능은 장애인 이용자뿐 아니라 소리를 켜기 어려운 환경의 일반 이용자, 모바일 환경 이용자, 고령 게이머들에게도 동일하게 도움이 된다. 게임업계가 최근 강조하는 UX(사용자 경험) 개선과도 정확히 맞닿아 있는 부분이다.

해외 게임업계는 이미 접근성을 ‘시장 확장’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Xbox의 적응형 컨트롤러처럼 이용자의 신체 조건에 맞게 자유롭게 조합 가능한 기기들은 단순한 복지 제품이 아니라 새로운 하드웨어 시장 자체를 만들어냈다. 포트나이트의 시각적 사운드 표시 기능 역시 청각장애인을 위한 장치였지만, 현재는 일반 이용자들도 적극 활용하는 핵심 기능이 됐다.

이번 포럼에서도 이러한 흐름은 명확히 드러났다. 발표자들은 장애인 게이머에게 특별한 ‘혜택’을 제공하는 방식보다, 누구나 동일한 경쟁 환경에 진입할 수 있도록 “입장 장벽 자체를 낮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단순한 선의의 문제가 아니라 게임 시스템 설계 철학의 변화에 가깝다.

이승훈 게임이용자보호센터 센터장은 “게임 접근성은 단순한 기술적 보완을 넘어 누구나 함께 참여할 수 있는 포용적 문화의 출발점”이라며 “개발자와 이용자, 당사자의 시선이 함께 모여야 진정한 변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게임 정보 콘텐츠를 운영하는 유튜버 김성회는 “장애인 게이머에게 필요한 것은 특별한 혜택이 아니라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입장권’”이라며 “문턱만 낮춰준다면 충분히 같은 환경에서 경쟁하고 협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접근성을 통해 확보된 기능들은 결국 비장애인 이용자들의 사용자 경험까지 개선하는 방향으로 이어진다”며 산업적 가능성도 함께 언급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접근성이 더 이상 인디게임이나 일부 기업의 실험적 시도가 아니라는 점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2022년부터 축적해 온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시각·청각·운동·인지 영역별 게임 접근성 가이드라인을 공개했다. 이는 접근성을 개인 기업의 선택 문제가 아니라 산업 표준의 영역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이철우 한국게임이용자협회 회장은 “게임 접근성은 단순한 배려의 문제가 아니라 누구나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기본권의 영역”이라며 “게임사들이 장애인 이용자 전용 의견 창구와 접근성 담당 체계를 보다 적극적으로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접근성 문제를 이용자 불편이 발생한 뒤 사후적으로 해결하는 수준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게임 산업은 오랫동안 ‘누구나 즐기는 문화콘텐츠’라고 말해 왔다. 그러나 실제로는 신체적 조건, 감각 차이, 조작 환경에 따라 누군가는 시작조차 어려운 구조가 존재했다. 접근성 논의는 바로 이 지점을 드러낸다. 모두에게 열려 있다고 말하는 산업이 정말 모두를 받아들이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이다.

흥미로운 점은 접근성 확대가 결국 게임 산업의 외연 자체를 넓힌다는 사실이다. 장애인 이용자, 고령층, 초보 이용자까지 포괄하는 설계는 결과적으로 더 많은 소비자를 시장 안으로 끌어들인다. 게임업계가 접근성을 ‘의무’가 아니라 ‘기회’로 바라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쿠팡 e스포츠팀 소속 김민준 선수는 “현실에서는 도움을 받아야 하는 존재로 인식될 때가 많지만 게임 안에서는 오직 실력으로 평가받는다”며 “승리와 성취 경험이 자신감과 자기효능감을 높여주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같은 팀 소속 김규민 선수는 “장애인 e스포츠가 하나의 독립된 스포츠 문화로 성장하려면 장애 자체보다 선수들의 경기력과 게임의 재미에 더 집중해야 한다”며 “선수 발굴과 리그 시스템, 팬 문화가 함께 성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포럼은 장애인 게임문화 논의의 시작점일 수 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행사 이후다. 접근성이 이벤트성 담론에 그치지 않고 실제 개발 단계와 운영 정책, e스포츠 구조, 게임 교육 과정까지 이어질 수 있느냐다. 게임의 미래 경쟁력은 그래픽 성능이나 AI 기술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얼마나 더 많은 이용자를 자연스럽게 게임 안으로 초대할 수 있는가 역시 중요한 산업 경쟁력이 되고 있다.




“보이지 않아도 플레이할 수 있다”…게임 접근성이 바꾸는 장애인 문화권의 기준

넷마블 사례로 본 ‘즐길 권리’의 확장
장애인 접근성, 복지 아닌 콘텐츠 경쟁력으로 떠올라

<사진=넷마블 제공>

게임 산업에서 장애인 접근성은 오랫동안 ‘부가 기능’ 정도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최근 게임업계 안팎에서는 접근성을 단순한 배려가 아닌 ‘문화 향유권’의 문제로 바라봐야 한다는 인식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시각장애인 이용자의 의견을 실제 게임 시스템 개선으로 연결한 넷마블의 사례는 이러한 흐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넷마블은 최근 오픈월드 RPG ‘일곱 개의 대죄: Origin’에 시각장애인을 위한 전용 접근성 기능을 도입했다. 계기는 일본의 한 시각장애인 이용자가 보낸 점자 편지였다. 이용자는 게임의 음향 연출에 높은 만족감을 드러내면서도, 방향 탐색과 사물 위치 파악에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고, 개발진은 이를 반영해 청각 기반 안내 시스템을 새롭게 적용했다.

이번 사례가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히 한 기업의 ‘미담’ 차원을 넘어선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장애인 접근성 논의는 주로 교통, 교육, 고용, 금융 등 필수 생활영역에 집중돼 왔다. 반면 게임과 문화 콘텐츠는 상대적으로 우선순위에서 밀려 있었다. 하지만 디지털 사회가 심화될수록 문화 콘텐츠 접근 역시 삶의 질과 직결되는 요소로 평가받고 있다.

실제로 게임은 단순 오락을 넘어 사회적 관계 형성과 정서적 경험, 온라인 커뮤니티 참여까지 연결되는 현대의 대표적 문화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그럼에도 상당수 장애인 이용자들은 화면 중심 UI, 빠른 조작 요구, 음성 안내 부재 등의 장벽으로 인해 콘텐츠 이용 자체에 제한을 받아왔다.

특히 시각장애인의 경우 “게임은 애초에 즐길 수 없는 콘텐츠”라는 인식이 사회 전반에 존재해 왔다. 그러나 이번 사례는 완성도 높은 사운드 설계와 접근성 기술이 결합될 경우 시각 중심 콘텐츠 역시 충분히 새로운 방식의 경험으로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주목할 부분은 기업의 대응 방식이다. 넷마블은 단순 문의 응대 수준에 머무르지 않고 실제 시스템 구조를 수정하는 방향으로 접근했다. 몬스터 공격 상황이나 체력 저하를 경고음으로 전달하고, 보물상자 위치를 효과음으로 안내하는 방식은 시각 정보를 청각 정보로 전환한 대표 사례다. 향후 오브젝트 위치를 음성으로 설명하는 기능까지 추가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장애인을 위한 접근성 기술이 결과적으로 전체 이용자 경험 개선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실제 글로벌 IT·콘텐츠 업계에서는 자막, 음성안내, 진동 피드백 같은 접근성 기능이 비장애인 이용자에게도 활용되며 표준 기능으로 자리잡는 사례가 늘고 있다.

국내 게임업계 역시 최근 들어 접근성 논의에 조금씩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는 일부 대형사를 중심으로 제한적인 시도가 이어지는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접근성을 CSR이나 이미지 제고 차원이 아니라, 콘텐츠 산업의 기본 설계 철학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장애인의 문화 접근권은 단순한 ‘서비스 추가’ 문제가 아니라 사회 참여의 문제이기도 하다. 게임 속 세계에 접속할 수 있다는 것은 단지 플레이 가능 여부를 넘어, 같은 콘텐츠를 이야기하고 같은 경험을 공유할 수 있다는 의미를 갖기 때문이다.

이번 사례는 결국 하나의 질문으로 이어진다.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콘텐츠란 무엇인가.” 장애인 접근성이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상상력과 관점의 문제라는 점에서, 게임업계의 변화는 앞으로 다른 문화산업 전반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제3회 SDAM 장애인 미술 공모전’ 개최…장애 예술인의 자유로운 창작 무대 확대

㈜WE하다·스담·장애인일자리신문 공동 주최
역대 수상작 전시 이어오며 장애 예술인 사회 참여 플랫폼으로 성장

<사진=SDAM 제공>

㈜WE하다와 스담, 장애인일자리신문이 장애 예술인의 창작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제3회 SDAM 장애인 미술 공모전’을 개최한다. 이번 공모전은 장애 예술인의 작품 활동 기회를 확대하고, 전시와 도록 제작 등을 통해 사회적 예술 참여 기반을 넓히기 위해 마련됐다.

공모 주제는 제한 없이 자유롭게 진행된다. 참가자는 자신의 경험과 감정, 삶의 이야기를 회화 작품으로 표현하면 되며, 장애인복지법상 등록 장애인이라면 누구나 개인 자격으로 참여할 수 있다. 출품은 1인 1작품으로 제한된다.

공모 부문은 회화 분야로 유화, 아크릴, 수채화 작품 접수가 가능하다. 영상·사진·공예 작품은 제외되며, 작품 규격은 캔버스 기준 20호 이하로 제한된다.

접수는 1차로 작품 이미지를 JPG 또는 PNG 형태로 제출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후 1차 합격자에 한해 실물 작품 접수가 이뤄지며, 캔버스 작품 또는 표구 작업이 완료된 형태여야 한다.

공모 기간은 오는 5월 22일부터 7월 8일까지다. 참가자는 구글폼을 통해 작품을 접수한 뒤 참가비를 입금하면 된다. 참가비는 3만원으로 공모전 운영 전반에 사용될 예정이다. 주최 측은 심사가 진행된 이후에는 결과와 관계없이 참가비 환불이 불가능하지만, 중복 납부나 접수 기간 내 취소 등의 경우에는 환불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1차 합격자는 7월 15일 발표되며, 실물 작품 접수는 7월 16일부터 24일까지 진행된다. 최종 수상자는 7월 31일 발표될 예정이다. 심사는 창의성, 표현력, 전달력, 독창성, 완성도 등을 기준으로 외부 전문가가 포함된 심사위원단이 맡는다.

SDAM 장애인 미술 공모전은 이번이 세 번째 개최다. 앞서 진행된 1·2회 공모전에서는 장애 예술인들의 다양한 작품이 선정됐으며, 수상작들은 별도 갤러리와 아트페어 전시를 통해 일반 관람객과 만나왔다. 특히 제2회 공모전 수상작들은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더 블룸(THE BLOOM) 2026’ 아트페어에 전시되며 장애 예술인의 창작 세계를 대중에게 소개한 바 있다.

또한 제2회 공모전 대상 수상자인 양진영 작가 인터뷰 등 후속 콘텐츠도 이어지며 단순한 일회성 공모를 넘어 장애 예술인의 지속적인 활동과 사회적 연결을 지원하는 플랫폼 역할을 확대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공모전 총상금은 200만원 규모다. 대상 1명, 최우수상 2명, 우수상 4명 등이 선정되며, 수상자에게는 모바일 상장이 제공된다. 일부 선정작은 오는 8월 26일부터 28일까지 별도 전시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주최 측은 “장애 예술인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자유롭게 표현하고 사회와 소통할 수 있는 창작 무대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며 “예술 활동을 통해 장애인의 문화 참여 기회와 사회적 인식 개선에도 긍정적인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문화시설 접근성 픽토그램 48종 개발·배포

물리적·감각적·콘텐츠 서비스 접근성 세 분야 아우르는 그래픽 심볼 가이드도 함께 제공

문화시설 접근성 픽토그램(콘텐츠·서비스 접근성) 일부 <사진=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소개>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이 문화시설 이용 장애인의 접근성 향상을 위해 총 48종의 문화시설 접근성 픽토그램을 개발하고 무료 배포에 나선다.

이번 픽토그램은 2020년 12월 시행된 ‘장애예술인 문화예술 활동 지원에 관한 법률’을 계기로 장문원이 추진해온 문화시설 접근성 개선 사업의 연장선에 있다. 장문원은 앞서 공연시설·전시시설 등 문화시설에 적용 가능한 접근성 개념과 원칙을 정리한 ‘문화시설별 접근성 가이드(2024)’를 발간한 데 이어, 이번에는 시각적 안내 도구인 픽토그램을 새로 마련했다.

문화시설 접근성 픽토그램은 다양한 장애 특성과 이용 환경을 반영해 언어 없이 그림만으로 문화시설 환경 및 콘텐츠를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설계한 시각적 정보 디자인이다. 장애인은 물론 비장애인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보편성에 초점을 뒀으며, 감각적 표현보다는 실용적 활용을 우선한 것이 특징이다.

48종의 픽토그램은 세 가지 접근성 분야로 구분된다. 먼저 물리적 접근성 분야에는 자동문, 차량 이동 지원, 경사로, 단차, 안내 보행 지원, 접근성 테이블, 경로 안내, 키오스크, 전동휠체어 급속충전기 등 9종이 포함됐다. 문화시설에 도착하는 순간부터 시설 내 이동까지 동선 전반을 안내할 수 있도록 했다.

감각적 접근성 분야는 보조도구와 웹 항목으로 나뉜다. 보조도구에는 휠체어, 안심 인형·스트레스 볼, 소음 차단 헤드셋·이어 플러그, 색약 보조 안경, 스마트글라스, 우퍼조끼 등 6종이 담겼다. 예컨대 안심 인형·스트레스 볼 픽토그램은 불안감이나 감각 과부하를 느끼는 관람객을 위해 정서적 안정과 감각 조절을 돕는 보조도구 대여가 가능함을 안내한다. 웹 항목으로는 고대비와 글자 확대·축소 픽토그램 2종이 개발됐다.

콘텐츠·서비스 접근성 분야는 48종 중 가장 많은 항목이 포함된 핵심 영역으로, 공통·공연·전시·교육·감각지도 등 다섯 갈래로 세분화된다. 공통 항목에는 수어통역·해설, 문자통역·자막해설, 음성해설·화면해설, 큰글씨, 점자, 쉬운 글, 사전 안내 자료, 필담, AAC, 큰자극 주의, 후각 자료 등이 포함됐다. 수어통역 픽토그램은 손 모양을 활용한 수어 동작 이미지로 청각 정보를 수어 형태로 제공함을 나타내고, 문자통역·자막해설 픽토그램은 스피커 이미지와 화살표, 문자 요소를 조합해 청각 정보가 텍스트로 변환되는 과정을 시각화했다.

공연 분야에는 편안한 공연과 터치 투어, 전시 분야에는 촉각 자료·감각 상자·체험형 작품, 교육·체험 분야에는 교육 보조기기와 교육 도구 사용 주의 픽토그램이 각각 개발됐다. 감각지도 항목으로는 조용한·시끄러운, 밝은·어두운, 혼잡한, 냄새가 강한, 편안한 공간 등 5종이 포함돼 공간별 감각 환경 정보를 사전에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편안한 공간 픽토그램은 지붕 형태와 의자에 앉아 쉬는 사람 형상을 결합해 감각적 피로를 느끼는 이용자가 부담 없이 쉬어갈 수 있는 공간임을 한눈에 전달한다.

픽토그램 제작은 라운드 정사각형 템플릿을 기본 형태로 하며, 양화 사용을 권장한다. 형태 임의 변형, 비례 변경, 임의 색상 적용, 그림자 사용 등은 금지돼 있어 전국 어디서나 일관된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 하단에 픽토그램 명을 병기하는 것도 가능해 시각장애인을 포함한 이용자의 이해를 돕는다.

장문원은 이번 픽토그램을 ‘문화시설 접근성 픽토그램 그래픽 심볼 가이드’와 함께 무료로 배포한다. 포스터, 리플릿, 영상 등 각종 홍보물 제작에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으며, 관련 자료는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누리집 자료실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이용’ 넘어 ‘참여’로…진화하는 장애인 접근성

교육·문화·산업 현장서 확장되는 접근성 개념
“처음부터 모두를 위한 설계 필요”

<사진=미래엔 제공>

오는 5월 21일 ‘세계 접근성 인식의 날(Global Accessibility Awareness Day, GAAD)’을 앞두고 장애인 접근성을 둘러싼 사회적 논의가 교육과 문화, 산업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 최근에는 단순한 편의 제공을 넘어 장애인이 사회에 동등하게 참여할 수 있는 환경 조성에 초점이 맞춰지는 분위기다.

교과서 발행 기업 미래엔은 최근 특수교육디지털교육협회(SeeD)와 공동 개발한 음악 활동 앱 ‘모두의 음악’을 공개했다. 해당 앱은 저시력 학생을 위한 확대 기능과 색상 반전, 청각장애 학생을 위한 실시간 자막, 시각장애 학생을 위한 보이스오버 기능 등을 제공한다.

특히 ‘모두의 음악’은 장애학생만을 위한 별도 수업이 아니라 통합학급 안에서 모든 학생이 각자의 방식으로 같은 수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접근성을 ‘보조 기능’이 아닌 ‘포용형 교육 환경’의 개념으로 확장한 사례로 평가된다.

문화예술 분야에서는 접근성의 범위가 실제 문화 향유 경험까지 확대되고 있다.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은 최근 문화시설 접근성 픽토그램 48종을 개발해 무료 배포했다.

픽토그램은 수어·자막·음성해설·터치투어 등 문화시설에서 제공하는 접근성 서비스를 그림 형태로 안내하는 디자인이다. 물리적 접근성뿐 아니라 감각적 접근성과 콘텐츠·서비스 접근성까지 포함해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제작됐다.

이는 단순히 공연장이나 전시장에 들어갈 수 있는 수준을 넘어, 장애인이 실제로 공연과 전시를 이해하고 향유할 수 있어야 한다는 최근 접근성 논의를 반영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산업계에서는 접근성이 기업 경쟁력과 사용자 경험 전략의 일부로 자리 잡고 있다. LG전자는 최근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한 ‘글로벌 200대 접근성 혁신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LG전자는 점자패널과 수어안내, 스크린리더 기능을 적용한 키오스크와 높낮이 조절 기능 등을 선보였으며, 장애인과 고령자, 영유아 보호자 등 다양한 사용 환경을 고려한 제품과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키오스크는 디지털 전환 과정에서 장애인 접근성 문제가 가장 많이 지적됐던 분야 중 하나다. 최근에는 접근성 기능 강화가 단순 규제 대응을 넘어 기술 혁신과 보편적 사용자 경험의 영역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세 사례는 서로 다른 분야를 다루고 있지만 공통적으로 장애인을 사회 시스템의 ‘예외적 사용자’가 아니라 처음부터 함께 고려해야 할 기본 사용자로 바라보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가진다. 접근성의 개념이 단순한 이용 가능성을 넘어 사회 참여 구조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