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국감] “장애인, 시설에 따라 권리 달라져”… 김예지 의원, 국감서 복지 사각지대 전면 문제 제기

국정감사서 복지부 질타… “장애인복지시설 아닌 곳 거주자, 자립·권익 모두 배제”
자립 청년 지원금 최대 9배 격차 지적에 정은경 장관 “사각지대 확인·개선하겠다”

질의 중인 김예지 의원(사진 왼쪽)과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 <사진=국회방송 갈무리>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이 15일 열린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 장애인복지시설 외 타 복지시설에 거주하는 장애인들이 제도의 사각지대에 방치돼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같은 장애인인데도 어떤 시설에 있느냐에 따라 권리와 지원이 달라지는 건 명백한 차별”이라며 복지부의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김 의원은 이날 감사에서 “장애인이 꼭 장애인복지시설에만 사는 게 아니다”라며 “복지시설별 법체계가 달라 장애인복지법상 보호·지원 체계가 적용되지 않는 이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현재 약 3만800명의 장애인이 다양한 거주시설에 거주 중이며, 전체 보장시설 생계급여 수급자 9만5천15명 중 52.2%가 장애인으로 추산된다. 그는 특히 노숙인복지시설의 경우 “거주자의 절대다수가 장애인”이라며 “이들이 나가면 시설 존폐가 위태로울 정도”라고 강조했다.

아동복지시설과 노인복지시설 내 장애인 비율도 각각 12.2%, 37.4%에 달한다. 김 의원은 “이들 상당수는 10년 이상 장기 거주 중이며, 선택지가 없어 시설을 떠날 수 없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노숙인복지법, 정신건강복지법, 아동복지법 등 개별법으로 운영되는 시설에선 장애인복지법상 자립지원이나 권익구제 절차가 적용되지 않는다”며 “학대 피해 쉼터나 자립 연계 지원에서도 완전히 배제돼 있다”고 비판했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거주시설 장애인에게 필요한 서비스나 장비가 부족할 수 있다”고 답했으나, 김 의원은 “부족이 아니라 아예 ‘미지원’ 상태”라며 “장애인이 제도 밖에서 방치되고 있다”고 일침을 놓았다. 정 장관은 이후 “사각지대를 확인해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며 시행령 개정 논의 과정을 국회에 보고하겠다고 밝혔다.

김예지 의원이 제공한 전체 보장시설 시설생계급여 수급자와 장애인 이용자 수 자료 <사진=국회방송 갈무리>

김 의원은 장애인 자립 청년의 지원금 격차 문제도 거듭 제기했다. 그는 “아동복지시설이나 가정위탁 보호 종료 청년은 자립정착금 1천만~2천만원에 더해 5년간 월 50만원씩 지원받지만, 장애인거주시설 청년은 지자체 자립수당 500만~2천만원 수준에 그친다”며 “세종시는 관련 예산이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같은 청년이 자립을 시도하는데, 단지 ‘어디 있었느냐’로 출발선이 달라지는 건 차별”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정 장관은 “동의한다”며 “예산 편차와 제도 공백을 점검하겠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자신이 대표 발의해 올해 통과된 ‘장애인 지역사회 자립지원법’을 언급하며, “2027년 시행에 앞서 시행령 단계에서부터 타 복지시설 거주 장애인도 차별 없이 포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시행령 완성 뒤에 보여주면 늦다”며 “종합감사 전이라도 논의 상황을 국회와 공유하라”고 압박했다.

또한 장애아동의 거주시설 배치 기준이 불명확하다는 점도 문제로 꼽았다. 그는 “장애인거주시설에는 1,364명, 아동복지시설에는 908명의 장애아동이 거주하고 있다”며 “누가 어느 시설로 가는지는 체계가 아니라 위탁 경로에 따라 결정되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복지부가 15세 이후로만 자립수당을 제한하면서, 장애아동이 아동복지시설에서 장애인시설로 옮겨간 경우 지원이 끊기는 일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일부 지자체의 착오 지급 후 환수 사례에 대해서도 “안 주는 것보다 뺏는 게 더 나쁘다”며 철저한 점검을 요구했다.

김 의원은 “모든 장애인이 동일한 권리와 자립 기회를 누릴 수 있어야 한다”며 “법과 시설의 경계 때문에 차별받는 현실을 더 이상 외면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자립지원 제도의 사각지대를 면밀히 살피고 개선책을 마련하겠다”고 답했다.




블루바이저시스템즈, AI 로봇 ‘버프파일럿’으로 두바이 GITEX 2025 참가

한국로봇산업진흥원 K-로봇 공동 홍보관 사업 선정
중동 시장 진출 본격화

<사진=블루바이저시스템즈 제공>

인공지능(AI)·로봇 기술 전문기업 블루바이저시스템즈(대표 황용국)는 자사의 AI 로봇 플랫폼 ‘버프파일럿(BuffPilot)’으로 중동 최대 규모의 ICT 박람회인 ‘2025 두바이 IT정보통신 대전(GITEX 2025)’에 참가한다고 15일 밝혔다.

이 행사는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이 추진하는 ‘2025년 해외전시회 한국로봇관(K-로봇 공동 홍보관)’ 사업의 일환으로, 국내 로봇산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과 비즈니스 활성화를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GITEX 2025는 10월 13일부터 17일까지 두바이 월드 트레이드 센터에서 열린다.

버프파일럿은 ‘외국어나 직무를 배우지 않아도 누구나 게임처럼 일할 수 있는 AI 로봇’을 슬로건으로 내세운 차세대 디지털 업무 플랫폼이다. 구글의 ‘제미니(Gemini)’와 오픈AI의 ‘챗GPT(ChatGPT)’ 등 최신 대화형 인공지능 모델과 실시간 연동되며, 다양한 LLM(대규모 언어모델) 기술을 기반으로 업무별 특화 AI 모델을 적용할 수 있다. 사용자는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를 통해 별도의 전문 교육 없이도 손쉽게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또한 메타퀘스트, 안드로이드 태블릿, 스마트폰, PC 등 다양한 IT기기에 설치할 수 있어 물리적 한계를 넘어선 확장성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실시간 통역, 음향 및 영상 효과, 감정표현 기능 등 복합적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으며, 상담·안내·홍보·교육·리셉션·다국어 대화 등 6개 업무 분야에 활용 가능하다.

특히 포용성과 장애인 접근성 측면에서의 혁신이 눈에 띈다. 청각장애인을 위한 실시간 자막 및 통역 기능, 중증장애인을 위한 원격조종 시스템, 자동·하이브리드 모드의 유연근무 지원 등 다양한 계층이 제약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황용국 블루바이저시스템즈 대표는 “버프파일럿은 언어와 신체의 장벽을 넘어 누구나 접근 가능한 AI 로봇 플랫폼”이라며 “이번 GITEX 참가를 통해 한국 기술의 우수성을 알리고, 중동 지역의 스마트시티·관광·교육·의료 분야와의 협력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블루바이저시스템즈는 AI가 자율적으로 재테크를 수행하는 ‘하이버프’ 재테크 솔루션으로 업계 최초 GS인증 1등급을 획득했으며, 금융당국 RA 테스트베드 1위, 뉴욕 패밀리오피스 챌린지 우승, 오라클 이노베이션 챌린지 우승 등 국내외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은 바 있다.




손끝으로 보는 지도 ‘촉각지도’를 아시나요?

시각장애인의 이동권을 상징하는 ‘흰 지팡이의 날’
정보 접근성 향상에도 관심이 필요

국립서울맹학교에 설치된 ‘서울 지하철노선 촉각지도'<사진=실로암시각장애인학습지원센터 제공>

10월 15일은 시각장애인의 이동권, 자립성, 사회참여를 홍보하고 장애 인식 개선을 촉진하기 위해 지정된 ‘흰지팡이의 날’이다.

‘흰지팡이’는 시각장애인이 타인에게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활동할 수 있는 보조도구이자 자립의 상징이다. 또한 사회가 시각장애인에게 제공해야할 물리적 환경, 제도적 보장, 배려와 인식의 필요성을 일깨워주는 계기이기도 하다.

그런데 우리 사회 곳곳에는 시각장애인이 길을 찾아가기 어려운 현실들이 여전히 존재한다. 안내 표지판은 글자 중심으로만 구성돼 있고, 복잡한 건물 구조로 인해 방향 감각을 잡기 어렵다.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는 대안으로 ‘촉각지도’가 주목받고 있다.

위치 인텔리전스 분야의 글로벌 리더인 에스리(Esri)가 시각장애인을 위한 지도 제작 지침서 ‘촉각 지도: 시각장애인을 위한 지도 제작(Tactile Mapping: Cartography for People with Visual Impairments)’을 출판했다.

이 책은 시각장애인의 공간 정보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지도 제작 방법을 담고 있으며, 전문가들이 집필한 이론적 해설과 실제 사례 연구, 사용자 경험이 함께 수록돼 있다.

최근에는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한 정밀 족각지도 제작이 확대되고 있다. 국토지리정보원과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등은 주요 관광지와 교육시설을 중심으로 점자 촉각지도를 보급하고 있으며,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공공청사 내 안내판을 촉각형으로 교체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저시력인을 위한 고대비 색상 인쇄본과 디지털 촉각지도 연구도 활발히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동권 보장은 접근권 보장과 맞닿아 있다”며 “손끝으로 세상을 이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흰 지팡이의 날’을 기념하는 일이라 생각한다”고 말한다.

‘흰 지팡이의 날’ 하루만을 기념하고 그칠 것이 아니라 누구나 경계 없이 이동하고 손끝으로도 세상을 읽을 수 있는 사회를 위해 관심과 제도적 지원이 여전히 절실하다.




오늘은 ‘흰 지팡이의 날’…시각장애인 이동권 여전히 취약

점자블록 미설치율 54.7%, 횡단보도 45.3% 음향신호기 부재… “시설·기술·시민의식 삼박자 개선 필요”

지난해 10월 15일 열린 제 45회 흰지팡이날 기념 전국시각장애인권익증진대회 모습 <사진=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제공>

10월 15일은 ‘흰 지팡이의 날’이다. 시각장애인의 자립 보행과 이동권 보장을 상징하는 이 날은, 시각장애인을 보호 대상이 아닌 독립적인 보행자로 인식하고 보행 환경의 접근성을 점검하자는 취지로 운영돼 왔다.

흰 지팡이는 그저 보행 보조기가 아니라 도시 보행 인프라의 품질을 나타내는 상징이다. 점자블록, 음향신호기, 안내 표지 등 공공시설의 안전성과 연속성은 시각장애인의 이동권을 가늠하는 주요 지표로 평가된다.

그러나 국내 이동 환경의 현실은 여전히 열악하기만 하다.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가 2023년 전국 337개 대상 시설을 조사한 결과, 교통시설 점자블록의 적정 설치율은 7.8%로 나타났다. 부적정 설치율은 37.5%, 미설치율은 54.7%에 달한다. 전체 절반 이상이 점자블록이 없는 상태로, 시각장애인이 대중교통 접근 과정에서 경로 단절을 겪는 비율이 높다는 의미다.

음향신호기 설치율 또한 낮다. 지난해 한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전국 횡단보도의 45.3%가 음향신호기 미설치 상태다.

보행 중 사고 위험도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한국소비자원 조사 결과 인구 10만 명당 보행 사망자 수는 3.3명으로 OECD 평균의 3.3배에 달했다. 장애인 편의시설 전체 설치율은 89.2%로 매년 조금씩 상승하고 있지만 여전히 ‘적정 설치율’은 이 보다 낮은 수치를 기록 중이다.

서울시가 시 전역 1,671km 구간의 보행로를 전수조사한 결과, 1km당 44건, 총 74,320건의 장애인 보행 불편 요소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주요 항목은 점자블록 단절, 보도 턱 미비, 불법 적치물 등이다.

전문가들은 이동권 개선을 위해서는 행정·기술·시민 의식의 세 축이 함께 작동해야 한다고 짚었다.

지자체들은 보도 턱 표준화, 점자블록 보수 주기 정례화, 음향신호기 점검 강화 등 제도적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교통·도시·복지 부서 간 협업 체계를 구축해 설계 단계부터 장애인 접근성을 반영하는 ‘유니버설 디자인’ 정책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기술 측면에서는 디지털 보조 도구의 활용이 늘고 있다. 실내 내비게이션, 비콘 기반 길안내, 스마트폰 화면낭독기와 연동되는 지도 서비스 등은 시각장애인의 독립적 이동을 지원하는 대안으로 확산되고 있다. 교통카드와 위치 기반 데이터를 결합해 실시간 보행 안내를 제공하는 시범사업도 일부 지자체에서 운영 중이다.

무엇보다 시민 참여와 인식 개선도 중요하다. 점자블록 위 상품 진열이나 킥보드 주차를 금지하고, 흰 지팡이를 든 보행자에게 양보하는 문화를 확산하는 것이 기본이다. 불법 적치물이나 작동 불량 신호기를 신고할 수 있는 시민 제보 시스템을 활성화하면 유지·보수 효율성도 높아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동권은 시설 확충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의 공공성 수준을 가늠하는 지표”라며 “흰 지팡이의 날을 단순한 기념일이 아니라 도시의 보행 안전성과 접근성을 점검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장애인 핵심 공공기관도 ‘전자결재 접근성’ 미흡

장애인정책 수행기관조차 화면낭독기 호환 안돼…“결재·열람 직원 도움 의존, 구조적 차별”

<사진=pixabay>

장애인 지원 업무를 맡는 주요 공공기관마저 시각장애인이 단독으로 이용할 수 있는 전자결재 등 업무망 환경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더불어민주당 서미화 의원이 제출받은 자료 분석 결과에 따르면 한국장애인개발원, 장애인기업종합지원센터, 한국장애인고용공단, 대한장애인체육회,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등 주요 기관의 내부 결재 시스템은 전맹 시각장애인이 화면낭독기와 키보드만으로 결재·열람·반려 등 전 과정을 혼자 수행하기 어려웠다. 일부 기관은 결재창 구성요소가 낭독되지 않거나 포커스 이동이 불가능해 실사용은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관장 본인이 시각장애인인 한국장애인개발원조차 화면낭독기 호환이 확보되지 않아 민감한 정보가 담긴 결재 문서를 직원의 도움을 받아 처리하는 사례도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의 경우 내부 중증 시각장애인 근로자가 6ㅇ명 근무하고 있으나 전자결재 시스템 접근성은 여전히 미흡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지능정보화 기본법’ 개정으로 국가와 공공기관 업무망의 정보접근성이 의무화됐으나, 실제 내부망 적용과 개선 속도는 더디다는 평가가 반복되고 있다. 2024년부터는 ‘모든 유·무선 정보통신서비스’의 접근성과 ‘장애인·고령자 보조기구 호환’ 의무가 강화됐지만, 전자결재·그룹웨어 등 내부 시스템의 체감 변화는 미미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2022년 개정된 웹 접근성 국가표준은 점검 항목을 24개에서 33개로 확대해 음성 이용과 키보드 조작 보장을 강화했지만, 2024년 공공기관 웹사이트의 평균 점수는 100점 만점에 66.7점에 그쳤다. 정보통신접근성 품질인증을 받은 사이트는 약 2천 곳에 불과하며, 내부 인트라넷의 실제 준수율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무인단말기 접근성 문제도 여전하다. 시각장애인의 이용 곤란 비율은 72.3%, 휠체어 사용자는 61.%로 나타났다.

고용 현황을 살펴보면 접근성의 한계가 드러난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의 2023년 통계에 따르면, 30인 이상 사업장의 시각장애인 근로자 중 70% 이상이 경증(5~6급)으로, 중증 시각장애인의 고용 비중은 낮았다. 내부 시스템의 접근성 부족으로 결재권을 가진 시각장애인 근로자의 배치와 승진이 제약을 받을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전문가들은 단기 개선 과제로 ▲조달 단계의 접근성 요구사항 의무화 ▲결재·열람·승인 등 핵심 업무 흐름의 화면낭독·키보드 100% 보장 ▲스캔 이미지 문서의 단계적 퇴출 ▲당사자 참여형 사용성 테스트의 정례화를 제안했다. 또한 정보화 예산 내 접근성 항목의 최소 비율을 설정하고, 미이행 기관에 평가지표상 불이익을 부과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서미화 의원은 “이번 사례는 기술적 한계가 아니라, 시각장애인 근로자들이 공공기관 내에서 동등하게 일할 수 없게 만드는 구조적 한계가 드러난 것”이라며 “장애인 고용 확대가 형식적 수준에 머물고 있는 현식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이어 “장애인 정책의 중심에 있는 공공기관부터 접근성을 철저히 갖추고, 모든 행정 시스템이 장애 유형과 관계없이 활용될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장연, 10일 서울역서 결의대회…”이동권 보장하라”

장애인이동권대투쟁 선포 후 첫 결의대회…교통약자이동권보장법 제정 촉구

장애인이동권대투쟁 선포 농성장 <사진=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제공>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10일 오후 2시 서울역 농성장에서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연다.

지난 2일 서울역에서 ‘장애인이동권대투쟁’을 공식 선포하고 천막농성에 돌입한 이후 처음 열리는 대규모 결의대회다. 이날 결의대회에서는 22대 국회 1호 법안인 ‘교통약자이동권보장법’의 조속한 제정을 촉구할 예정이다.

전장연은 현재 서울역 농성장에서 ‘1만인 서명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추석 연휴 기간 고향을 오가는 시민 2천여명이 서명에 참여했으며, 추석 당일인 6일에는 노동당·녹색당·정의당 등 진보정당과 세종호텔 복직투쟁 노동자, 인권운동가, 연대 시민들이 함께 차례를 지내며 연대의 뜻을 나눴다.

전장연은 “장애인도 이동하고, 교육받고, 노동하며, 감옥 같은 시설이 아닌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고 싶다”며 “국민주권정부에서만큼은 이동권에 대해 약속해달라”고 촉구했다.

전장연은 오는 22일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과의 면담을 앞두고 있다. 이 자리에서 그간 모은 서명을 전달하고 ‘교통약자이동권보장법’의 조속한 제정과 부처 내 이동권 TF 설치, 정부 차원의 ‘이동권 선언’ 발표를 요구할 계획이다.




“신고해도 또…” 장애인 재학대 4배… 피해 10명 중 7명 ‘발달장애’

신고 접수 매년 늘지만 인력·예산 제자리… 피해자 1명당 지원 횟수 오히려 감소
신고 의존형 구조 고착…본인 신고 늘었지만 사후지원 역량은 제자리

ai로 생성한 일러스트 <사진=장애인일자리신문>

장애인 학대 신고가 매년 가파르게 늘며 ‘구조적 인권 재난’ 수준에 도달했다. 정부의 장애인 보호 체계가 신고 건수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피해 장애인들은 더 적은 상담과 지원을 받는 ‘공공 보호의 후퇴’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장애인권익옹호기관이 발표한 ‘2024 장애인학대 현황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접수된 학대 신고는 6,031건으로 전년(5,497건) 대비 9.7% 증가했다. 2019년(4,376건)과 비교하면 5년 사이 37.8% 급증한 수치다. 연평균 6.6%씩 신고가 늘어나는 동안, 학대 확정 사례 역시 지난해 1,449건으로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통계는 우리 사회 장애인 학대가 특정 계층에 집중된 ‘타격형 범죄’임을 증명한다. 2024년 학대로 확정된 피해자 중 발달장애인(지적·자폐성) 비중은 71.1%로, 지난 10년간 70%대를 유지하며 ‘고정된 위험군’임을 보여준다.

연령별로도 30대 이하가 전체 피해자의 63.5%를 차지했다. 등록장애인 인구 대비 학대 발생 건수를 대입하면 발달장애 청년과 아동이 겪는 학대 노출 농도는 일반 장애인보다 월등히 높다. 전문가들은 “보호와 의사소통이 취약한 계층이 학대의 1차 타깃이 되는 구조가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더 심각한 것은 ‘반복되는 지옥’이다. 2024년 재학대 사례는 189건으로 5년 전(49건)보다 3.9배 늘었다. 전체 학대 확정 사례 대비 재학대 비율은 13.0%다. 이는 아동학대 재학대율(약 15.9%)과 큰 차이가 없는 수치로, 장애인 학대 역시 아동학대처럼 ‘상시적인 재피해 구조’ 속에 놓여 있음을 방증한다.

상황이 이런데도 사회적 안전망은 헐거워지고 있다. 학대 피해자에 대한 상담 및 지원 횟수는 지난해 1만 6,514회로 전년 대비 3.6% 줄었다. 학대 확정 사례가 1,449건임을 감안하면, 피해자 1인당 평균 지원 횟수는 약 11.4회에 그쳐 전년(약 12.1회)보다 오히려 감소했다.

구조의 근본적 허점은 ‘신고 의존성’에 있다. 전체 신고 경로의 79.1%가 제보에 의존하고 있으며, 수사기관의 인지는 12.0%에 불과하다. 현장을 적극적으로 포착하기보다 외부의 고발을 기다리는 수동적 체계가 유지되는 셈이다.

신고 건수는 폭발적으로 늘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인력과 예산은 제자리걸음이다. 인권옹호기관이 사건 당 감당해야 할 업무 강도는 높아지고, 정작 피해자에게 돌아갈 심리치료와 주거 지원 등 실질적 회복 서비스의 질은 낮아지는 악순환이다.

학대 피해 장애인 지원 현장에서 활동하는 한 전문가는 “신고 10% 증가, 지원 3.6% 감소했다는 사실이 우리 사회 인권 감수성의 현주소”라며 “피해자별 조력인 확대와 상시 감시 체계 도입 등 근본적인 구조 개선 없이는 늘어나는 통계 속에서 피해자들의 고통만 쌓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가족 없는 장애인, 시설에서 평생을 보낸다…’자립지원 점수제’, 가장 취약층 또 배제

최근 5년간 신규 입소자 7.7% 가족 없는 상태…올해도 5.1% ‘무연고 입소’ 확인

ai로 생성한 이미지 <사진=장애인일자리신문>

시설 유형별로 보면 무연고 비율은 더욱 뚜렷하게 드러난다. 중증장애인거주시설 11.65%, 유형별 거주시설 11.34%, 장애영유아거주시설 10.65%, 공동생활가정 9.87%로, 단기거주시설을 제외한 모든 유형에서 대체로 열 명 중 한 명꼴로 무연고 입소자가 발생했다. 지역별로는 경기 140명, 서울 136명, 전남 36명, 부산 33명, 인천 28명, 충북 25명 순으로 집계됐다. 다만 단순 수치만으로는 지역별 실태를 정확히 읽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설 규모와 지역 인구를 함께 고려해야 비율이 실질적으로 드러난다는 것이다.

수치 이면에 놓인 문제는 더 구조적이다. 가족이 없는 장애인은 지역사회로 나오는 과정 자체가 가로막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탈시설을 위한 지역사회 전환에는 주거 계약, 돌봄 연계, 일상 지원 등 복합적인 기반이 필요하다. 가족이 이 역할을 대신해주지 않는다면 공적 지원 체계가 그 자리를 채워야 하지만, 현실에서는 이를 담당할 공식 제도가 충분히 갖춰져 있지 않다는 지적이 반복된다.

법률·행정 영역에서도 공백이 발생한다. 예금 관리, 주거 계약, 복지 급여 신청, 의료 동의 등 일상적인 절차에서 대리인이나 후견인이 없을 경우 행정 처리가 지연되거나 중단될 수 있다. 의료 현장에서는 이 문제가 더 심각하게 나타난다. 응급수술 동의나 연명의료 결정처럼 즉각적인 판단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가족이 없는 환자는 의사결정 공백 상태에 놓일 수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표준 프로토콜과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는 제도적 정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시설 입소 기간이 길어질수록 지역사회 복귀는 더욱 어려워진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사회적 관계망이 끊긴 상태에서 시설 생활이 장기화되면 사회 적응력 저하, 정신건강 악화, 고립 심화 등 복합적인 어려움이 누적된다. 이는 곧 탈시설 지원 제도에서 다시 배제되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현행 자립지원 점수제는 이 악순환을 제도적으로 고착시킨다는 비판을 받는다. 자립지원 대상자를 선정하는 평가 항목에 ‘가족 유무’가 포함돼 있어, 무연고자는 처음부터 낮은 점수를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자립을 원해도 지원 선정에서 탈락하거나 후순위로 밀려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고 현장에서는 전한다.




장애여성 산부인과 이용 절반 불과…英·美·濠 낮은 문턱 배워야

국내는 접근성 한계에 막히지만 해외는 장비 의무화·코디네이터 제도로 대응
국내는 의원급 진료부터 접근 막혀, 해외는 시스템·보상·전담인력으로 해결

서미화 국회의원이 보건복지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 동안 장애여성과 비장애여성의 산부인과 이용 경험률 격차가 의원·병원급을 중심으로 크게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본 사진은 ai로 생성한 이미지 <사진=장애인일자리신문>

서미화 국회의원이 보건복지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최근 3년 동안 장애여성과 비장애여성의 산부인과 이용 경험률 격차가 의원·병원급을 중심으로 크게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비장애여성의 의원급 산부인과 경험률은 3년 평균 17.1%였으나, 장애여성은 평균 8.3%에 불과했다. 특히 중증장애 여성의 경우 평균 6.6%로, 비장애여성 대비 약 3분의 1 수준에 머물렀다. 병원급에서도 비장애여성은 평균 6.6%였지만 장애여성은 3.5%에 그쳤으며, 중증장애 여성은 3.0%로 비장애여성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종합병원과 상급종합병원에서도 격차는 이어졌다. 종합병원 산부인과 이용률은 비장애여성 3.5%, 장애여성 2.8%였고, 상급종합병원은 각각 2.0%, 1.6%로 조사됐다.

현행 ‘장애인 건강권 및 의료접근성 보장에 관한 법률’에 따라 전국 10개 의료기관이 장애친화 산부인과로 지정돼 운영 중이지만, 상급종합병원 진료를 받기 위해서는 1차 의료기관에서 발급하는 요양급여의뢰서가 필요하다. 그러나 다수의 장애여성이 휠체어 진입로 부족 등 물리적 제약으로 1차 의료기관 방문 자체가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로 인해 상급종합병원 장애친화 산부인과 접근마저 제한되는 실정이다.

장애여성 당사자와 관련 단체들은 진료 과정에서의 구조적 어려움을 꾸준히 호소해 왔다. 진찰대 높낮이 조절이 안 돼 이동이 불편하거나, 수어 통역 등 의사소통 지원이 없어 진료 자체를 포기한 경험이 있다는 것이다. 단순한 이용률 수치 뒤에는 반복적인 불편과 진료 포기라는 현실이 있다는 지적이 장애계에서 제기된다.

해외의 경우 장애 친화적인 산부인과를 위한 노력을 제도화했다.

영국의 경우, NHS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NHS는 환자별로 필요한 지원을 전자의무기록에 표시해 예약 단계부터 장비와 동선을 미리 맞춘다. 휠체어 리프트가 필요한지, 더 긴 진료 시간이 필요한지 같은 정보를 시스템에 ‘플래그’로 남겨 현장에서 허둥대지 않게 한다. 의뢰서의 디지털 전환과 이 플래그 방식을 결합하는 방안이 국내 대안으로 거론된다. 동네 병원 방문이 어려운 환자라도, 상급병원이 사전 준비를 끝내고 바로 진료에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미국장애인법(ADA) 관련 규정에 근거해 접근성 장비를 “있으면 좋은” 권고가 아니라 “반드시 갖춰야 할” 의무로 못 박았다. 높낮이 조절 진찰대, 환자리프트 같은 기본 장비를 조달 단계에서부터 표준화하고, 장애 환자 진료에 더 걸리는 시간을 수가로 보상한다. 장비와 보상이 함께 작동하니 병원 입장에서도 손해볼 게 없다는 입장이다.

호주와 캐나다는 ‘장애 코디네이터’로 문턱을 낮췄다. 예약, 이동수단, 통역, 장비 준비를 한 사람이 끝까지 조정해 산전부터 분만, 산후까지 이어준다. 의뢰서는 이리페럴로 온라인 전송해 불필요한 재내원을 줄인다. 병원은 ‘리프트 보유’, ‘진찰대 높낮이 조절 가능’ 같은 접근성 정보를 공개해 환자가 스스로 선택할 수 있게 한다.

이렇듯 영국은 ‘사전 조정’, 미국은 ‘의무와 보상’, 호주·캐나다는 ‘전담 조정자와 전자 의뢰’로 장벽을 낮췄다.

국내 의료 현장에서는 장애 환자 진료 확대에 공감하면서도 현실적 제약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접근성 시설 확충에 드는 비용 부담과 장애 환자 진료에 추가로 소요되는 시간에 대한 별도 수가가 없다는 점이 걸림돌로 꼽힌다. 제도 개선과 함께 의료기관의 참여를 유도할 재정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의료계 일각에서 제기된다.

서 의원은 지난 6월 ‘장애인 건강권법’ 개정안을 발의해, 이동에 중대한 제약이 있는 장애여성이 상급종합병원의 장애친화 산부인과를 직접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보건복지부는 “취지에는 공감하나, 법 체계의 통일성을 고려할 때 개별법에 별도 근거 조항을 마련하는 것은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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