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발달장애인 돌봄 국가책임제의 본격적인 추진을 위해 민관협의체를 구성하고 첫 회의를 열었다. 복지부는 9월 26일 오전 10시 서울 이룸센터에서 주요 단체 대표와 전문가들이 참여한 가운데 제1차 민관협의체 회의를 개최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했다고 밝혔다.
발달장애인 돌봄 국가책임제는 국민주권정부 국정과제의 하나로, 발달장애인에 대한 국가책임 범위를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주간활동서비스와 최중증 발달장애인 통합돌봄서비스를 비롯해 생애 전주기에 걸친 연계 지원을 강화하여 국가가 주도하는 돌봄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날 협의체에는 고선순 한국장애인부모회 회장, 김용직 한국자폐인사랑협회 회장, 윤종술 전국장애인부모연대 회장, 이정식 한국지적발달장애인복지협회 회장이 참석했다. 학계에서는 김미옥 전북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와 김동기 목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가 참여해 정책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협의체는 그간 정부가 추진한 정책 현황과 2026년도 예산 반영 내용을 공유하고 향후 과제를 점검했다.
손호준 보건복지부 장애인정책국장은 “발달장애인 돌봄 국가책임제가 국정과제로 포함된 것은 발달장애인 정책 발전의 전환점”이라며 “현장과 전문가의 의견을 바탕으로 정책이 안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신고해도 또…” 장애인 재학대 4배 폭증, 피해 10명 중 7명 ‘발달장애’
2024년 학대의심사례 3,033건…재학대 189건 중 84.7% 발달장애인 신고 의존형 구조 고착…본인 신고 늘었지만 사후지원 역량은 제자리
ai로 생성한 일러스트 <사진=장애인일자리신문>
장애인학대는 신고 의존 구조 속에서 발달장애 청년층과 아동을 집중적으로 겨냥하고 있으며, 중복 피해와 재학대가 구조적으로 반복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장애인권익옹호기관은 전국에서 접수된 학대 신고를 종합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2024 장애인학대 현황보고서’를 26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한 해 접수된 장애인학대 관련 신고는 6천31건으로 전년보다 9.7% 늘었다. 이 가운데 학대의심사례는 절반에 해당하는 3천33건(50.3%)으로, 역시 소폭 증가했다. 의심사례의 98.4%인 2천984건이 실제 조사로 이어진 점은 들어온 사건은 철저히 본다는 신호다. 다만 신고 경로의 79.1%가 ‘신고’, 경찰 통보가 12.0%였다는 사실은 현장 포착이 아니라 누군가의 제보에 구조 전체가 달려 있음을 보여준다. 들어온 건 제대로 보지만 들어오지 않으면 아무도 모른다는 것.
신고자 구성을 보면 구조의 공백은 더 확연하다. 비신고의무자가 73.7%로 압도적이고, 신고의무자는 26.3%에 불과했다. 비의무자 가운데서는 본인 신고가 20.2%(612건)로 전년보다 15.5% 증가했는데, 지적장애인의 본인 신고는 21.1% 늘어 특히 눈에 띈다. 가족·친인척이 약 14%였고, 유관기관 종사자도 23%를 차지했다. 신고의무자 중에서는 사회복지시설 종사자가 12.0%, 초중등 교원이 3.7%를 차지했으나 의료·장기요양 영역은 여전히 미미했다. 학대 피해자가 직접 목소리를 내야 구조가 작동하는 기형적 현실이 드러난 셈이다.
판정 결과 학대로 확정된 사례는 1천449건(47.8%)이었다. 비학대는 36.8%, 잠재위험군은 10.8%, 기타는 4.6%로 나타나 위험 관리 체계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피해자의 다수는 발달장애인으로 나타났다. 확정 학대 피해자 1천449건 중 71.1%(1천30건)가 발달장애(지적·자폐성)인이었고, 부장애유형까지 포함하면 72.9%에 달했다. 성별로는 여성이 54.0%, 남성이 46.0%였고, 연령별로는 20대가 22.6%로 가장 많았으며, 30대 18.1%, 10대 이하 18.6% 순이었다. 30대 이하가 전체의 63.5%를 차지했고, 특히 10대 이하와 30대 피해자는 전년 대비 각각 5.1%, 14.9% 늘었다. 수치를 통해 보호와 의사소통이 취약한 청년·아동층이 고위험군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가해자는 남성이 66.9%로 여성의 두 배였으며, 관계별로는 가족·친인척이 38.0%로 가장 많았다. 부·모·배우자·형제 순으로 나타났고, 타인 비율도 37.4%에 달했는데 그중 지인이 22.6%로 두드러졌다. 모르는 사람 6.8%, 동거인 3.1%, 고용주 2.3%였다. 시설 종사자 등 신고의무자도 20.6%나 차지했고, 이 가운데 사회복지시설 종사자가 15.7%로 비중이 컸다. 결국 집안의 친밀권력, 시설의 제도권력, 일상의 생활권력이 학대 발생의 세 축으로 작용한 셈이다.
학대 유형은 중복 피해가 31.7%로 적지 않았다. 단일 유형 가운데서는 신체적 학대가 33.6%(692건)로 가장 많았고, 정서적 학대 26.5%(547건), 경제적 착취 18.6%(384건), 성적 학대 12.6%, 방임 8.4% 순이었다. 노동력 착취를 포함한 경제적 착취의 경우 임금 미지급 등이 74건(5.1%)이었고, 그중 77%가 지적장애인이었다. 맞고 모욕당하고 돈까지 빼앗기는 중첩 양상이 흔하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발생 장소는 피해자 거주지가 45.0%로 가장 많았고, 가해자 거주지가 7.4%였다. 장애인복지시설은 16.9%로, 그중 거주시설이 12.7%를 차지했다. 직장은 4.8%, 교육기관은 3.3%였고, 상업시설 5.7%, 온라인 공간이 2.8%로 나타나 생활 반경 확장이 새로운 위험으로 떠오르고 있다.
재학대는 189건(13.0%)으로, 5년 전 49건에 비해 약 3.9배 늘었다. 이 중 84.7%(160건)가 발달장애인이었고, 장애아동 학대사례도 270건(18.6%)에 달했다. 가해자는 부모가 39.6%(107건)로 가장 많았다. 학대가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반복된다는 사실은 초기 대응의 질과 가해자 분리, 사후 관리의 부실을 드러낸다.
한편, 2024년 학대 판정 사례 1천449건에 대해 장애인권익옹호기관은 총 1만6천514회의 상담과 지원을 제공했으나, 이는 전년보다 3.6% 줄었다. 꾸준히 늘어나는 신고 건수에 비해 인력과 자원이 부족해 후속 지원에 한계가 뚜렷하다는 분석이다.
지역 중심 장애인 자립지원 논의의 장, 10월 1일 열려
서울시복지재단, ‘제7차 장애인 자립지원 포럼’ 개최 온·오프라인 동시 진행
<사진=서울시 보도자료>
서울시복지재단은 오는 10월 1일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 이룸센터 이룸홀에서 「제7차 장애인 자립지원 포럼」을 개최하며 참가자를 모집한다고 밝혔다. 이번 포럼은 ‘지역 중심의 통합적 자립지원, 무엇이 필요한가?’를 주제로 실제 현장의 다양한 사례를 공유하고 논의하는 자리로 마련된다.
재단은 지난 2022년부터 총 여섯 차례의 포럼을 진행해 왔으며, 올해 일곱 번째로 열리는 이번 행사는 총신대학교 사회복지학과 백은령 교수의 기조강연으로 시작된다. 강연에서는 ‘통합적 자립지원의 의미와 과제’가 다뤄질 예정이다.
이어 현장 사례 발표가 이어진다. 새날동대문장애인자립생활센터 안준모 실장은 ‘정신장애를 동반한 발달장애인 지원 경험’을, 성민복지관 안은정 과장은 ‘평범한 일상을 엮어 나만의 일상으로’를 주제로 발표한다. 또한 서부장애인종합복지관 조미연 팀장은 ‘지역에서 나로서기, 고립을 넘어 지역으로’를, 나로장애인자립생활주택지원센터 노진영 센터장은 ‘대구지역의 통합적 지원 현황과 과제’를 소개한다.
발표가 끝난 뒤에는 발제자들과 함께 장애인 자립지원의 현황과 향후 과제를 주제로 종합토론과 질의응답이 이어질 예정이다.
포럼은 온·오프라인으로 동시 진행되며, 재단 유튜브 채널 ‘서울시복지재단TV’를 통해 누구나 시청할 수 있다. 실시간 수어통역도 제공되며, 오프라인 참가자는 오는 9월 28일까지 사전 신청할 수 있다.
서울시복지재단 사회서비스지원센터 유연희 센터장은 “장애인의 지역사회 자립은 개별 지원을 넘어 통합적이고 지속가능한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며 “이번 포럼이 정책과 현장의 경험을 연결하고 더 나은 지원체계를 모색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장애인개발원, 제5회 장애인삶 패널조사 학술대회 개최
10월 1일 대한상공회의소서 일반연구 11편·대학원생 논문 5편 발표
<사진=한국장애인개발원 제공>
장애 발생 이후 개인과 가족의 삶에 나타나는 변화를 다각도로 조망할 수 있는 학술의 장이 마련된다.
한국장애인개발원(원장 이경혜, 이하 개발원)은 오는 10월 1일 오전 9시 50분부터 서울 대한상공회의소 중회의실A에서 ‘제5회 장애인삶 패널조사 학술대회’를 개최한다. 이번 대회에서는 지난 7월 공모를 통해 선정된 일반 연구 11편과 대학원생 논문경진대회 수상작 5편 등 총 16편의 연구 성과가 발표된다.
일반 연구 부문에서는 장애인의 심리·건강, 가족, 노동과 사회참여, 여가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룬 논문이 소개된다. 금창민 한국기술교육대 조교수는 장애인의 우울에 영향을 미치는 회복탄력성과 정서적 지지 요인을 분석했으며, 현재원 연세대 박사후연구원은 간장애 노인과 가족돌봄제공자의 삶의 만족도를 상호의존 모델로 해석한 연구를 발표한다. 이밖에 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의 운동 습관, 생애주기별 건강행동, 가족 갈등과 정서적 스트레스, 장애 수용과 삶의 만족도, 청년 장애인의 노동시장 진입 요인, SNS 이용과 취업 성과, 시각장애인의 여가제약 등이 주제로 다뤄질 예정이다.
대학원생 논문경진대회에서는 총신대 김율하 학생의 ‘1인 가구 장애인의 우울 변화 유형화 및 영향요인’ 연구가 최우수상으로 선정됐다. 성균관대 임정민·장윤선·정주영 학생은 ‘장애 발생 시기와 노후준비 궤적’을 주제로 우수상을, 한신대, 연세대, 서울시립대 대학원생들이 제출한 연구는 장려상에 올랐다. 수상자들에게는 상장과 함께 총 550만 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좌장은 서울대 강상경 교수와 단국대 신은경 교수가 맡고, 각 발표에 대해 학계와 현장의 전문가들이 토론을 이어간다. 학술대회 참가를 원하는 이들은 9월 30일 오후 6시까지 장애통계데이터포털에서 사전등록을 할 수 있다.
이경혜 원장은 “장애인삶 패널조사는 장애 발생 이후 개인과 가족, 사회적 변화 전반을 담고 있어 연구자들에게 중요한 기초 자료가 되고 있다”며 “이번 학술대회가 장애인 복지 정책 발전에 새로운 통찰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개발원은 장애 발생 이후의 삶과 소득, 건강, 복지 욕구, 사회참여 등을 종합적으로 파악해 정책 수립의 기초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2018년부터 장애인삶 패널조사를 진행해왔으며, 올해는 8차 조사가 실시된다.
발달장애인 권리보장 시행령 개정…재산관리 지원·지역센터 운영 법적 근거 마련
국민연금공단에 재산관리 서비스 위탁, 한국장애인개발원에 지역센터 운영 맡겨 2025~2026년 단계적 시행
발달장애인 재산관리지원서비스 수행 체계 <사진=보건복지부 제공>
보건복지부는 국무회의에서 「발달장애인 권리보장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 개정령안이 의결됐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개정은 지난 4월 법률 개정으로 신설된 발달장애인 재산관리 지원서비스와 기초자치단체장의 지역발달장애인지원센터 설치 근거를 구체화하기 위해 추진됐다.
개정안은 먼저 발달장애인을 위한 재산관리 지원서비스 업무를 국민연금공단에 위탁하도록 하고, 이를 수행하기 위해 민감정보와 고유식별정보를 처리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또 시·군·구청장이 설치하는 지역발달장애인지원센터의 운영 업무를 한국장애인개발원에 위탁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복지부는 내년도 재산관리 지원서비스 대상 인원을 450명으로 늘려 올해보다 약 세 배 확대할 계획이다. 이는 시범사업에서 본사업으로 전환되는 과정에 맞춘 조치다.
모두순 장애인서비스과장은 “이번 시행령 개정은 재산관리 지원서비스와 지역발달장애인지원센터 운영을 전문성을 갖춘 공공기관에 위탁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며 “발달장애인의 권리 보장과 지원 체계를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함께 개정되는 시행규칙에는 재산관리 지원서비스 이용 절차와 지역발달장애인지원센터 운영에 관한 세부 사항이 담길 예정이다. 재산관리 지원서비스는 2025년 10월 2일, 지역발달장애인지원센터 설치는 2026년 4월 2일부터 시행된다.
기아, 추석 맞아 장애인 가정 귀성·가족여행 지원 참가자 모집
따뜻한 명절 나눔 위해 차량·명절지원금 제공
<사진=사단법인 그린라이트 제공>
기아의 대표 사회공헌사업인 ‘기아 초록여행’이 다가오는 추석을 맞아 장애인 가정을 위한 ‘귀성&가족여행’ 참가자를 모집한다. 이번 프로그램은 예년보다 긴 연휴 기간과 변화된 명절 문화에 맞춰 고향 방문뿐 아니라 가족여행까지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다.
모집 대상은 초록여행 회원으로 가입한 장애인이며 최근 1년 이내 선정된 경험이 없는 가정에 한한다. 신청은 오는 9월 21일까지 초록여행 누리집이나 전용 앱을 통해 가능하며, 선정 결과는 9월 24일 발표된다. 총 27가정이 선정될 예정으로, 서울 5가정, 제주 4가정, 부산·광주·대전·강릉·전주·대구에서 각각 3가정씩 지원한다.
선정된 가정에는 오는 10월 2일부터 13일까지 11박 12일 동안 귀성 및 가족여행에 필요한 혜택이 제공된다. 장애인 편의장치가 장착된 차량을 만충 상태로 제공하고, 반납 시 추가 충전 없이 이용 가능하다. 또 최대 30만 원의 명절지원금이 지급돼 여행 경비 부담을 덜 수 있다.
그간 초록여행을 통해 고향을 찾은 참가자들은 “휠체어를 이용하는 가족과 함께 오랜만에 친척을 만날 수 있었다”, “편의장치가 설치된 차량 덕분에 스트레스 없이 명절을 보냈다”는 후기를 전하며 큰 호응을 보였다.
기아는 이번 행사를 통해 이동 제약으로 가족과의 명절을 함께하지 못했던 장애인 가정들이 보다 편안하게 고향을 방문하고, 긴 연휴 동안 다양한 지역에서 여행을 즐기며 뜻깊은 추억을 쌓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기아 초록여행은 2012년부터 사단법인 그린라이트와 함께 운영되고 있는 사회공헌사업으로, 지금까지 10만여 명이 이동 지원을 받았다. 이동권 향상을 통한 삶의 질 개선을 목표로 하며, 장애인 가정을 위한 대표적 이동 지원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고 있다.
시설 안 장애인 10명 중 1명은 무연고…’자립지원 점수제’, 가장 취약층 또 배제
최근 5년간 신규 입소자 7.7% 가족 없는 상태…올해도 5.1% ‘무연고 입소’ 확인
ai로 생성한 이미지 <사진=장애인일자리신문>
최근 5년간 장애인거주시설에 입소한 장애인 가운데 약 10%가 가족이 없는 무연고자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시설에 들어온 장애인은 총 7,033명이며 이 중 544명, 7.73%가 주민등록상 가족이 없는 무연고 상태였다. 올해 신규 입소자 역시 1,493명 가운데 77명(5.16%)이 가족 없이 시설에 들어왔다.
시설 유형별로 보면 중증장애인거주시설 11.65%, 장애영유아거주시설 10.65%, 유형별 거주시설 11.34%, 공동생활가정 9.87%로, 단기거주시설을 제외하면 대체로 열 명 중 한 명꼴로 무연고 입소자가 발생했다.
지역별로는 경기 140명, 서울 136명, 전남 36명, 부산 33명, 인천 28명, 충북 25명 순으로 많았다. 단순 수치에 그치지 않고 시설 규모와 인구 대비 비율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실태가 드러난다는 지적도 나온다.
문제가 되는 지점은 무연고 장애인이 시설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무연고 비율은 지역사회 기반의 지지망이 없다면 시설에서 장기 거주할 가능성이 있다. 가족이 없는 입소자는 지역사회 전환 과정에서 주거, 돌봄, 일상 지원 등에서 대체 보호가 요구되기 때문이다.
법률·행정 절차에서도 공적 대리가 필요하다. 무연고자는 예금 관리, 주거 계약, 복지 신청, 의료 동의 등에서 대리·후견 제도가 없을 경우 절차가 지연되거나 중단될 수 있다.
의료 현장에서는 응급수술 동의, 연명의료 결정 등 주요 의사결정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 관련 표준 절차와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는 프로토콜 마련이 요구된다.
사회적 관계망이 끊어진 채로 시설에 입소하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고, 이는 곧 지역사회 복귀를 더욱 어렵게 만든다. 시설 생활이 길어질수록 사회 적응력 저하, 정신건강 악화, 고립 심화 등 부정적 결과가 누적되며, 결국 탈시설 지원을 위한 제도적 사다리에서 다시 배제되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현행 자립지원 점수제 역시 문제로 지적된다. 제도는 ‘가족 유무’를 평가 항목에 포함해 무연고자가 낮은 점수를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 때문에 자립을 시도하려는 과정에서 탈락하거나 지원에서 후순위로 밀려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서미화 의원은 “무연고 장애인은 자립지원의 우선순위에서 밀려 평생 시설에 머물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며 “가족 유무를 지원 기준으로 삼는 것은 가장 취약한 이들을 배제하는 국가의 구조적 방임”이라고 지적했다.
인권위, “초등학교 방과후교육 장애학생 참여 보장 권고” 수용 확인
보조인력 배치·예산계획 마련 등 동등한 배움 기회 인정
ai로 생성한 이미지 <사진=장애인일자리신문>
국가인권위원회는 한 초등학교가 방과후교육 프로그램에서 장애학생 참여 보장 권고를 수용해 보조인력 배치와 지원 방안을 마련했다고 12일 밝혔다.
인권위는 지난 2월 5일, 한 초등학교 교장과 운영위원장에게 방과후학교(현 늘봄선택형교육) 프로그램을 계획할 때 학생의 장애 여부와 상관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교육보조인력 확보 등 지원 방안을 마련할 것을 권고했다.
이에 대해 해당 초등학교는 7월 22일 인권위에 이행 결과를 회신했다. 새 학기 늘봄선택형교육 프로그램 위탁업체 공고 시 ‘장애학생 참여 보장 및 지원 방안’을 포함하도록 하고, 이를 충족하는 업체를 우선 선정했다고 밝혔다. 또 프로그램 개시 전 장애학생 수요를 파악해 보조인력 지원 여부를 결정하고, 필요한 경우 개별 보조인력을 배치하며 이에 필요한 예산도 수립했다.
인권위 장애인차별시정위원회는 8월 6일 해당 학교가 권고를 수용한 것으로 판단했다. 위원회는 이번 조치가 특수교육 대상자가 특수교육에 국한되지 않고 학교 활동 전반에서 차별 없이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특히 피해 학생에게 보조인력을 배치하기로 한 결정은 다른 학생과 동등한 수업 참여를 위한 정당한 편의 제공 의무를 인정한 사례라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인권위는 이번 권고 이행을 환영하며, 「국가인권위원회법」 제50조에 따라 관련 내용을 공표했다. 또한 “앞으로도 학교 현장에서 장애학생이 차별 없이 교육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권고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협력을 이어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장애여성 산부인과 이용 절반 불과…英·美·濠 낮은 문턱 배워야
국내는 접근성 한계에 막히지만 해외는 장비 의무화·코디네이터 제도로 대응 국내는 의원급 진료부터 접근 막혀, 해외는 시스템·보상·전담인력으로 해결
서미화 국회의원이 보건복지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 동안 장애여성과 비장애여성의 산부인과 이용 경험률 격차가 의원·병원급을 중심으로 크게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본 사진은 ai로 생성한 이미지 <사진=장애인일자리신문>
장애여성의 산부인과 이용률이 비장애여성의 절반 수준에 그친 것으로 드러났다. 해외에서 접근성 장비를 의무로 못 박고 ‘장애 코디네이터’를 두는 등 문턱을 낮추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서미화 국회의원이 보건복지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최근 3년 동안 장애여성과 비장애여성의 산부인과 이용 경험률 격차가 의원·병원급을 중심으로 크게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비장애여성의 의원급 산부인과 경험률은 3년 평균 17.1%였으나, 장애여성은 평균 8.3%에 불과했다. 특히 중증장애 여성의 경우 평균 6.6%로, 비장애여성 대비 약 3분의 1 수준에 머물렀다. 병원급에서도 비장애여성은 평균 6.6%였지만 장애여성은 3.5%에 그쳤으며, 중증장애 여성은 3.0%로 비장애여성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종합병원과 상급종합병원에서도 격차는 이어졌다. 종합병원 산부인과 이용률은 비장애여성 3.5%, 장애여성 2.8%였고, 상급종합병원은 각각 2.0%, 1.6%로 조사됐다.
현행 ‘장애인 건강권 및 의료접근성 보장에 관한 법률’에 따라 전국 10개 의료기관이 장애친화 산부인과로 지정돼 운영 중이지만, 상급종합병원 진료를 받기 위해서는 1차 의료기관에서 발급하는 요양급여의뢰서가 필요하다. 그러나 다수의 장애여성이 휠체어 진입로 부족 등 물리적 제약으로 1차 의료기관 방문 자체가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로 인해 상급종합병원 장애친화 산부인과 접근마저 제한되는 실정이다.
해외의 경우 장애 친화적인 산부인과를 위한 노력을 제도화했다.
영국의 경우, NHS(국민보건서비스)는 환자별로 필요한 지원을 전자의무기록에 표시해 예약 단계부터 장비와 동선을 미리 맞춘다. 휠체어 리프트가 필요한지, 더 긴 진료 시간이 필요한지 같은 정보를 시스템에 ‘플래그’로 남겨 현장에서 허둥대지 않게 한다. 우리에겐 의뢰서의 디지털 전환과 이 플래그 방식을 결합하는 방안이 대안이다. 동네 병원 방문이 어려운 환자라도, 상급병원이 사전 준비를 끝내고 바로 진료에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접근성 장비를 “있으면 좋은” 권고가 아니라 “반드시 갖춰야 할” 의무로 못 박았다. 높낮이 조절 진찰대, 환자리프트 같은 기본 장비를 조달 단계에서부터 표준화하고, 장애 환자 진료에 더 걸리는 시간을 수가로 보상한다. 장비와 보상이 함께 작동하니 병원 입장에서도 손해볼 게 없다는 입장이다.
호주와 캐나다는 ‘장애 코디네이터’로 문턱을 낮췄다. 예약, 이동수단, 통역, 장비 준비를 한 사람이 끝까지 조정해 산전부터 분만, 산후까지 이어준다. 의뢰서는 이리페럴(eReferral)로 온라인 전송해 불필요한 재내원을 줄인다. 병원은 ‘리프트 보유’, ‘진찰대 높낮이 조절 가능’ 같은 접근성 정보를 공개해 환자가 스스로 선택할 수 있게 한다.
이렇듯 영국은 ‘사전 조정’, 미국은 ‘의무와 보상’, 호주·캐나다는 ‘전담 조정자와 전자 의뢰’로 장벽을 낮췄다.
서 의원은 지난 6월 ‘장애인 건강권법’ 개정안을 발의해, 이동에 중대한 제약이 있는 장애여성이 상급종합병원의 장애친화 산부인과를 직접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보건복지부는 “취지에는 공감하나, 법 체계의 통일성을 고려할 때 개별법에 별도 근거 조항을 마련하는 것은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서 의원은 “수치가 보여주듯 장애여성은 임신·출산과 관련한 진료 과정에서 구조적인 의료 접근 제한을 겪고 있다”며 “국회의 조속한 논의를 통해 제도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건복지부, ‘2025 대한민국 사회서비스 박람회’ 개최
AI와 지역 특화 모델로 돌봄서비스 미래 제시
2025 대한민국 사회서비스 박람회 포스터<사진=보건복지부 보도자료>
보건복지부(장관 정은경)는 중앙사회서비스원과 함께 9월 9일부터 10일까지 서울 서초구 aT센터 제1전시장에서 ‘사회서비스 ON, 연결의 빛을 밝히다’를 주제로 「2025 대한민국 사회서비스 박람회」를 개최한다. 이번 행사는 사회서비스 분야의 최신 동향과 우수 사례를 소개하며, 공공기관·대학·사회서비스 제공기관·유관단체 등 75개 기관이 참여해 100개의 홍보부스를 운영한다.
9일 개막식에서는 사회서비스 활성화에 기여한 유공자들에게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이 수여된다. 긴급돌봄을 제공한 광주사회서비스원과 소셜벤처 지원체계 조성에 힘쓴 (사)임팩트 얼라이언스 등이 대표적인 수상 기관이다. 또한 전국 시·도 사회서비스원 성과대회를 통해 대전·강원 사회서비스원이 최우수기관으로, 광주·경기·충남·전북·전남·경남 사회서비스원이 우수기관으로 선정돼 표창을 받는다.
전시관에서는 2026년 지역사회 통합돌봄 제도 시행을 앞두고 각 지자체별 특화 모델이 소개된다. 인공지능(AI) 안부 확인 서비스, 스마트 건강기기 등 최신 돌봄 기술 시연과 함께 주거개선·식사지원·정서지원 등 생활 밀착형 돌봄서비스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정책포럼은 ‘사회서비스 ON, 사람과 기술로 지속가능성을 꿈꾸다’를 주제로 열리며, ‘기술로 여는 새로운 돌봄의 시대’를 기조 강연으로 시작한다. 이어 네이버의 AI 기반 노인·장애인 돌봄 사례와 강원 농촌지역 마을단위 돌봄 협력체계 사례가 발표돼 AI 시대 사회서비스의 방향을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된다.
이스란 보건복지부 제1차관은 “초고령화 사회에서 누구나 사는 곳에서 의료와 요양, 돌봄을 통합적으로 받을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하다”며 “복지부는 이용자 중심의 복지와 돌봄으로 나아가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