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연금 44만 원의 역설… 물가 오르는데 삶은 더 팍팍
월 최대 43만9700원, 1인 가구 최저생계비의 60%도 안 돼
장애 추가 비용 빼면 실제 생활비 17만 원… “소득 보전 취지 무색”

정부가 올해 장애인연금을 월 최대 43만9700원으로 인상했지만, 중증 장애인의 생활 여건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물가 상승을 반영한 인상에도 불구하고 장애로 인한 추가 비용과 일반 가구와의 소비 격차를 고려하면 최소한의 생계를 유지하기에도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올해 확정된 장애인연금 수급액 43만9700원은 2026년 기준 1인 가구 최저생계비로 예상되는 약 76만 원의 58% 수준에 그친다. 경제활동이 사실상 어려운 저소득 중증 장애인에게 장애인연금이 유일한 소득원인 경우가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제도 설계 자체가 빈곤선 아래에서 출발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반 가구와의 소비 격차는 더욱 뚜렷하다. 통계청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일반 1인 가구의 월평균 소비지출액은 160만~180만 원 수준이다. 장애인연금 전액을 생활비로 사용하더라도 일반 가구 지출의 4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해, 기본적인 사회 활동과 문화생활에서의 배제가 구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장애로 인해 발생하는 추가 비용은 문제를 더욱 심화시킨다. 장애인연금은 기초급여 외에 의료비와 교통비, 보조기기 구입 등 추가 비용을 보전하기 위한 부가급여를 포함하고 있지만, 올해 부가급여는 월 3만~9만 원 수준에 머물러 있다. 보건복지부의 ‘2023년 장애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중증 장애인의 월평균 추가 비용은 27만2000원에 달하며, 신장 장애나 뇌병변 장애 등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경우에는 50만 원을 넘기도 한다.
이 같은 현실을 적용하면 장애인연금 최대치인 44만 원을 받아도 장애 추가 비용을 지출한 뒤 실제로 남는 생활비는 월 17만 원 안팎에 불과하다. 이 금액으로 식비와 주거비, 통신비 등 모든 생활비를 감당해야 하는 것이 다수 중증 장애인 가구의 현실이다.
전문가들은 단순한 물가 연동 인상으로는 장애인 가구의 상대적 빈곤을 해소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일반 가구의 소득 증가 속도나 장애 비용의 구조적 상승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이유에서다.
장애계 관계자는 “장애인연금법의 취지는 장애로 인한 소득 감소를 보전하는 데 있지만, 실제로는 빈곤을 간신히 유지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며 “기초급여를 최저생계비나 최저임금과 연동하고, 부가급여를 장애 유형별 실제 비용에 맞게 현실화하는 제도 개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올해 선정 기준액 상향으로 수급 대상을 확대했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장애인연금이 실질적인 생활 안정 수단으로 기능하는지에 대한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