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장애인종합복지관, 최중증 발달장애인 지원 실무자 대상 온라인 공유회 개최

사람중심 적극적 지원 모델 소개와 현장 적용 사례 공유

<사진=시립서울장애인종합복지관>

서울장애인종합복지관(관장 최미영)은 오는 12월 16일 최중증 발달장애인 지원 실무자를 대상으로 한 온라인 공유회 ‘최중증 발달장애인 사람중심 적극적 지원, 첫걸음’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공유회는 최중증 발달장애인을 지원하는 전국의 실무자들에게 사람중심 적극적 지원(Person Centered Active Support) 모델을 소개하고, 복지관이 현장에서 축적해 온 실천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행사는 온라인으로 진행되며, 사전 신청자에 한해 시청 링크가 제공된다.

행사 1부에서는 최미영 관장이 ‘사람중심 적극적 지원이란?’을 주제로 강의를 진행한다. 강의에서는 일상적인 지원 과정에서 실무자가 실천할 수 있는 작은 변화가 발달장애인의 삶에 어떤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오는지를 중심으로 설명할 예정이다.

이어지는 2부에서는 최중증 발달장애인 통합돌봄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복지관 소속 사회복지사 4명이 현장에서 경험한 사람중심 적극적 지원의 4대 원칙 적용 사례를 발표한다. 발표는 이론 설명에 그치지 않고 실제 이용자와의 사례와 경험을 중심으로 구성돼 실무 현장에서의 활용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최미영 관장은 “사람중심 액티브 서포트는 특정한 기법이 아니라, 지원을 바라보는 관점과 태도의 변화에서 출발한다”며 “이번 공유회가 발달장애인 지원 현장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당사자의 주도적인 삶을 지원하는 데 의미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참가 신청은 서울장애인종합복지관 공식 홈페이지와 복지관 블로그를 통해 가능하다.




88세…공부하기 딱 좋은 나이

고령 장애인 학습자 대상 맞춤형 지원 이어온 결과
장애인을 포함한 포용 교육의 필요성 재고

전주 장애인야학교에 참여한 최은섭 씨가 중학교 검정고시 합격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전주시 제공>

전주시 장애인야학교에서 88세 장애인 학습자가 중학교 검정고시에 합격하며 장애인 교육의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전주시는 사단법인 다온복지센터 장애인야학교에 참여한 최은섭 씨(88세)가 8월 시행된 중학교 졸업학력 검정고시에 합격했다고 9일 밝혔다. 최 씨는 학령기에 정규 교육을 받지 못했으나, 장애인야학교에서 기초 문해교육과 개인 맞춤형 수업으로 실력을 쌓아 합격의 결실을 맺었다.

장애인 교육은 법적·정책적 권리로 보장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는 여전히 많은 도전과 과제를 안고 있다. 국제 연구들은 장애인을 포함한 포용 교육이 교육적 형평성과 사회적 통합을 증진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문 교원 부족, 물리적 인프라의 제약, 장애인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사회적 낙인 등이 실질적인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음을 지적한다.

예컨대 포용 교육에 대한 학술자료에 따르면 장애 학생이 일반 교실 및 통합 교육 환경에 참여할 때 사회적 기술, 정서적 안정, 학업 성취도 향상 등 긍정적 효과가 보고되고 있지만, 동시에 교사의 전문성 부족과 시설 지원의 한계가 실행의 걸림돌로 작용한다고 한다.

또한 국제 기구인 유니세프는 장애아동이 같은 교실에서 교육받을 수 있도록 모든 수준의 시스템 변화—교사 연수, 접근성 개선, 교육 자료 제공—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 같은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국내외에서 장애인 교육의 긍정적 성과를 보여주는 사례들이 점진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전주 최은섭 씨의 사례는 성인 장애인이 체계적 지원을 통해 실제 학력을 취득한 성공 사례로 주목된다. 전주시 장애인야학교는 기초 문해에서 검정고시 대비까지 맞춤형 수업과 상담·이동 지원·시험 응시 안내 등 통합적 지원체계를 갖추어 학습자 접근성을 확대해 왔다.

미국 워싱턴대학교 DO-IT Center의 프로그램 성과 분석에 따르면, DO-IT 프로그램 참여 학생은 일반적인 장애 학생보다 고등학교 졸업률이 높았다는 보고가 있다.

세계 여러 국가에서도 포용교육을 확대하기 위한 정부·NGO 협력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유럽 일부 단체는 포용 교육의 모범 사례를 발굴해 공유하며, 장애학생이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교육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이처럼 장애인 교육의 발전 방향은 단순한 제도적 보장이 아니라, 현장 기반의 맞춤형 지원 확대, 전문 교원 역량 강화, 장애 특성에 맞춘 접근성 향상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지적이 학계와 교육 현장에서 공통적으로 제기된다. 국제 연구들은 효과적인 포용교육 실현을 위해 체계적인 정책 개혁과 교육 인프라 개선, 사회적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언한다.

장애인 교육의 긍정적 사례는 이 같은 방향성의 실현 가능성을 보여준다. 장애인야학교에서의 최 씨 합격 사례는 개인의 노력과 기관 지원의 결합이 교육적 성취로 이어질 수 있음을 확인시켰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성과를 토대로 맞춤형 지원과 포용적 제도 강화를 지속해 나가는 것이 향후 장애인 교육 정책의 핵심 과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탈 시설 후 작곡가 꿈 키워”…장애인 457명 지역사회 안착

복지부, 시범사업 성과공유회 개최
주거확보·안전망 구축 우수 지자체 표창

2024년 장애인 지역사회 자립지원 대상자 입주 <사진=화순군 제공>

보건복지부와 한국장애인개발원은 11일 서울 프레지던트호텔에서 ‘2025년 장애인 지역사회 자립지원 시범사업 성과공유회’를 열고 현재까지 총 457명에게 주거 결정권 보장 등 지역사회 자립을 지원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이웃과 함께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지난 2022년부터 시범사업을 추진해 왔다. 특히 지난 3월 관련 법률이 제정됨에 따라 오는 2027년 3월 본사업 전환을 목표로 법적 기반을 다지고 있다.

이날 행사에서는 시범사업 활성화에 기여한 지자체와 유관기관 15곳이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경기도 시흥시는 자립주택을 확충하고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해 자립 지원 체계를 강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전북 익산시는 후원금을 조성해 재가 장애인에게 주택 보증금을 지원했으며, 충청남도는 민간 네트워크를 통해 임대주택을 발굴하는 등 주거 확보에 힘썼다. 전남 화순군은 도어락과 CCTV 설치를 지원해 안전망을 구축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현장에서는 구체적인 자립 성공 사례도 공유됐다. 무연고자로 25년간 시설에서 생활했던 지적장애인 A씨(20대)는 지난 10월 지역사회로 나왔다. 근위축증 진단을 받은 A씨를 위해 지자체는 주 1회 재활치료와 단백질 위주 식단 관리를 연계했다. A씨는 “초등학교 때부터 조금씩 배운 악기로 저만의 음악을 만들어보고 싶다”며 인근 학원에 등록해 작곡가의 꿈을 키우고 있다.

고령의 부모와 살던 자폐성 장애인 B씨(30대)는 어머니의 건강 악화로 홀로서기를 결심했다. 체험형 주택인 ‘에이블하우스’에서 9개월간 훈련을 거친 뒤 LH 영구임대아파트에 입주했다. 현재 일러스트 작가로 활동 중인 B씨는 활동지원사의 도움을 받아 요리 등 일상생활을 꾸려가며 “자신이 그린 그림을 보면 매우 행복하다”고 전했다.

성재경 복지부 장애인정책과장은 “대상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한 것은 관계자들의 노고 덕분”이라며 “2027년 법 시행 전까지 시범사업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이경혜 한국장애인개발원장은 “이번 행사가 격려와 화합의 장이 되길 바라며 정책 발전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부, 장애인 고용 확대 성과 기관 선정

보훈부 5년 연속 의무고용률 초과…공공부문 장애인 채용 확산 주목

제7회 균형인사 성과공유대회 포스터 <사진=인사혁신처 제공>

정부가 공공부문에서 장애인 고용을 꾸준히 확대한 기관들을 올해 균형인사 우수기관으로 선정하며 장애인 공직 진출 확대 정책을 강조했다.

인사혁신처는 지난 11일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제7회 균형인사 성과공유대회를 열고 장애인 고용 확대와 포용적 근무환경 조성에 기여한 9개 기관과 유공자 9명에게 표창을 수여했다.

올해 우수기관에는 고용노동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가보훈부 등 중앙부처와 대구시, 서울시, 울산시 등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연금공단, 국토안전관리원,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등이 포함됐다. 노동부 공연화 주무관 등 9명도 균형인사 유공자로 선정됐다.

행사에서 가장 주목받은 사례는 보훈부의 장애인 고용 확대 성과였다. 보훈부는 5년 연속 장애인 공무원 의무 고용률을 초과 달성했고, 본부와 소속기관에 장애인지원관을 지정해 근무 적응을 체계적으로 지원해 왔다. 인사 배치 과정에서도 장애인 직원의 안정적 근무환경을 우선 고려한 방식을 발표했다.

대구시는 임신·출산·육아로 인해 경력이 끊기지 않도록 맞춤형 지원을 제공하며 장애인 공무원의 근무 지속성 강화에도 기여한 근무환경 개선 사례를 소개했다.

공무원연금공단은 취약계층 청년을 인턴으로 채용해 공공기관 경력 형성 기회를 제공하고, 상담 연계와 역량 교육 등을 통해 장애 청년을 포함한 사회적 약자의 공직 진입 기반을 강화한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행사에서는 민간 분야 사례도 함께 공유되며 공공부문의 장애인 고용 확대 전략을 논의하는 자리로 이어졌다. 김성훈 인사처 차장은 앞으로도 장애인이 공직에서 안정적으로 근무할 수 있도록 균형인사 정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26년 만에 의료급여 ‘부양비’ 전면 폐지…장애인 의료접근성 개선 기대

가족 소득 간주 규정 내년 1월 폐지…정신건강·간병 지원도 확대

<사진=Unsplash>

보건복지부가 의료급여 제도상의 부양비를 내년 1월 폐지하기로 하면서 장애인을 비롯한 취약계층의 의료 접근성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복지부는 의료급여 수급 자격 산정 시 적용해온 부양비 규정을 2026년 1월부터 전면 폐지한다고 지난 9일 밝혔다. 부양비는 부양의무자의 소득을 수급자 소득으로 간주해 의료급여 대상 여부를 판단해온 제도로, 2000년 도입 이후 26년 만에 폐지되는 것이다.

복지부는 국비 기준 내년 의료급여 예산을 전년 대비 1조 1500억원 늘어난 9조8400억원으로 편성했다. 예산에는 부양비 폐지에 따른 신규 수급자 진료비, 정신질환 관련 수가 개선, 요양병원 간병비 시범사업 비용 등이 포함됐다.

부양비 폐지로 가족과 실제 교류가 없거나 지원을 받지 못하는 장애인 1인 가구 등이 수급권을 회복할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복지부는 내다봤다.

정신건강 분야도 확대된다. 개인 상담치료 급여는 주 최대 2회에서 7회로, 가족상담은 주 1회에서 최대 3회로 늘어난다.

중증·응급 정신질환자 대상 초기 집중치료 수가가 신설되고 입원료도 인상된다.

요양병원 중증 입원환자 간병비 지원은 하반기 중 추진된다. 복지부는 중증 장애인의 장기 입원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본인부담 차등제도 도입된다. 연간 외래진료 365회 초과 이용 시 본인부담률을 30%로 상향하되, 중증장애인·산정특례 등록자·아동·임산부 등은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다만 여전히 일부 부양의무자 기준이 남아 있어 실효성을 위해 추가 완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복지부는 상반기 중 부양의무자 기준 완화 로드맵을 마련하고, 폐지 이후 신규 수급자 발굴·안내 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지역사회 의료·복지자원 연계, 정신건강 서비스 인력 확충, 예산의 지속가능한 운용 등도 과제로 제시했다.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가족에게 실제로 받지 않는 소득을 ‘있는 것처럼’ 간주해 치료받을 권리를 가로막아왔던 불합리한 제도가 사라진다”며 “‘건강권은 가족이 아닌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비로소 반영됐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폐지가 취약계층 의료 접근성 확대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평가하면서도, 제도 변화가 현장에서 체감될 수 있도록 수급 절차 정비와 지역 인프라 보강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발달장애인의 키다리 아저씨·공공후견인에 대한 관심 필요

지역사회 자립을 위해 꼭 필요
신청 후 1년을 대기하기도…

<사진=네이버 블로그 갈무리>

동화속에서 키다리아저씨는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조용히 고아 소녀를 도와주는 사람이다. 현실속에서 이런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성인 발달장애인의 후견인들이다.

2013년 성년후견제도가 시행되면서 발달장애인도 성년후견제도를 이용할 수 있도록 2015. 11.부터 시행된 ‘발달장애인 권리보장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9조에 근거하여 공공후견 지원사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병원 진료, 관공서 민원, 은행업무등 평범한 일상생활의 모든 분야가 발달장애인에게는 넘어야 할 숙제이다. 이런 모든 일들의 뒤에 후견인들의 보이지 않는 도움이 있다.

공공후견지원사업이 운영 10여 년을 지나며 제도적 성과와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도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와 발달장애인지원센터를 중심으로 공공후견인 양성과 배치가 꾸준히 이뤄지고 있으나, 실제 현장의 목소리는 여전히 “제도가 삶의 변화를 안정적으로 뒷받침하기에는 부족하다”는 데 무게가 실린다.

현재 공공후견인으로 활동하는 이들은 주로 사회복지사, 자원봉사자, 지역사회 활동 경험이 있는 일반 시민 등 다양하다. 이들은 법률적·행정적 대리뿐 아니라 병원 동행, 작은 재정관리, 정서적 지지 등 피후견인의 삶 전반을 지원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각 지역 발달장애인지원센터에서는 꾸준히 교육과 정기 점검을 진행하고 있으나 후견인의 실제 업무는 표준화된 지침보다 훨씬 넓고 복잡한 영역에 걸쳐 있다. 일부 후견인은 “처음에는 봉사 정신으로 시작했지만 실제 활동은 예상보다 훨씬 무겁고 복합적이었다”고 털어놓는다.

후견인의 역할과 권한은 법적으로 정해진 틀이 있지만, 시설 종사자나 가족과의 조율 과정에서는 여전히 모호한 부분이 많다. 피후견인의 의사결정이 시설의 운영 방식이나 보호자의 기대와 충돌할 경우도 있고, 후견인이 법적 권한을 실질적으로 집행하기 어려운 사례도 적지 않다.

또한 후견인의 무거운 책임에 비해 처우나 전문적 지원체계는 충분하지 않아 지속적으로 활동하기 어려운 경우가 발생한다. 지역별 후견인 수급의 편차가 큰 상황에서 한 명의 후견인이 여러 명을 지원하는 경우도 있어 제도의 실효성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이러한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해 지자체나 기관등에서 간담회, 토론회, 후견인 모임 등을 꾸준히 운영하고 있다.

시설 중심의 지원 구조에서 벗어나 피후견인의 개별 욕구를 실질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지역사회 기반의 후견체계 구축이 강조되고 있다. 후견인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보장하기 위한 행정 절차 정비와 지자체의 책임성 강화도 함께 요구되고 있다.

공공후견인지원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한 발달장애인지원센터 담당자는 “발달장애인들의 어려움을 공감하고 후견인 활동을 시작하신 분들이 현실적인 문제에 직면하고 그만두는 경우가 많다”며 “후견인들의 처우 개선과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한 교육등에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공후견지원사업은 후견인의 헌신과 노력으로 그 효과는 서서히 자리 잡고 있으나, 제도가 안정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현장의 경험을 반영한 정비가 필수적이다. 후견인의 전문성과 지속성을 보장하고 피후견인의 삶을 세밀하게 보호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될 때, 공공후견제도는 비로소 발달장애인의 실질적 권리 보장 장치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장애인 보도 기준 첫 통합안 마련…‘장애인 보도 권고기준 1.0’ 발표

계 인권의 날 맞아 한국장애인개발원ㆍ한국기자협회 첫 공동 기준 마련

<사진=한국장애인개발원 제공>

한국장애인개발원과 한국기자협회가 세계 인권의 날을 맞아 장애 관련 보도의 방향과 표현 원칙을 제시한 ‘장애인 보도 권고기준 1.0’을 발표했다. 이번 권고안은 그동안 기관별로 분산돼 있던 기준을 하나로 통합한 국내 최초의 종합 지침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보건복지부의 ‘2023 장애인실태조사’에 따르면 장애인의 80.1%가 일상에서 차별을 경험했다고 답해 사회 전반의 인식 개선 필요성이 다시 확인됐다. 장애인먼저실천운동본부의 ‘2023 언론 모니터 보고서’에서도 장애 차별 표현이 1,450건으로 집계돼 전년 대비 23.1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애 관련 보도에서 표현 방식과 용어 선택이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명확한 기준 마련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번 권고기준은 장애인의 인격권과 존엄성 존중, 편견과 고정관념 방지, 비하·차별 표현 지양, 개인정보 보호 및 정보 접근성 보장, 사회적 인식 개선을 위한 언론의 역할 등 5대 원칙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각 원칙에 구체적 사례와 세부 점검 항목을 포함해 실제 기사 작성 과정에서 기자들이 참고할 수 있도록 했다.

권고안은 빅데이터 분석을 비롯해 장애인·비장애인·언론인을 대상으로 한 델파이 조사, 표적집단인터뷰(FGI), 설문조사 등을 통해 마련됐다. 모든 장애 유형과 다양한 보도 상황을 포괄한 기준이라는 점에서 기존 부분적 가이드라인과 차별화된다.

현장에서 활용하도록 제작된 가이드북에는 체크리스트와 용어사전도 포함됐다. “보조기기를 불필요하게 강조하지는 않는가”와 같은 자가 점검 질문과 함께, 사용을 피해야 하는 표현과 적합한 대체 표현을 정리해 실용성을 높였다. 가이드북은 전자책 형태로 배포될 예정이다.

한국장애인개발원 이경혜 원장은 “장애를 결함이 아닌 다양성의 한 형태로 바라보고, 장애인의 일상을 있는 그대로 전달하는 것이 이번 기준의 핵심”이라며 “언론이 이 기준을 바탕으로 더 정확하고 균형 있는 보도를 이어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개발원과 한국기자협회는 향후 권고기준의 확산과 교육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장애인 재난안전 대비 강화…개발원, 한파·폭설 대응 가이드 공개

장애유형별 맞춤 요령 제시…지원자 역할도 강조

<사진=한국장애인개발원 제공>

한국장애인개발원은 겨울철 재난 위험에 대비한 ‘장애인 재난안전가이드 카드뉴스 2호(한파·폭설 대비)’를 발행했다고 8일 밝혔다. 이번 자료는 2021년부터 축적된 장애유형별 재난안전 안내서를 바탕으로 구성됐으며, 한파와 폭설 상황에서 장애 특성에 맞춰 적용할 수 있는 실질적인 안전수칙을 담고 있다.

카드뉴스는 이동이 어렵거나 시각 정보 습득이 제한된 장애인을 위한 기본 요령부터 음성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경우의 대처법, 정서 및 의미 이해가 어려운 장애인을 위한 지원 방향, 신체 건강 취약성을 고려한 공통 수칙 등 다양한 상황을 포괄한다.

특히 정서적 정보 이해가 어려운 장애인을 위한 항목에서는 지원자의 역할을 명확히 제시했다. 가족이나 활동지원사가 일상적으로 재난 상황을 반복 설명해 이해를 돕고, 한파나 폭설 시에는 위험 요소를 구체적으로 표현해 안내할 것을 강조했다.

이는 “맨홀뚜껑이 미끄러우니 천천히 걸어주세요”처럼 평소에도 익숙하게 들을 수 있는 문장을 활용해 행동을 안정적으로 유도하도록 하는 취지다.

이경혜 한국장애인개발원장은 장애인의 재난 대응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유형별 상황에 맞는 정보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겠다”며 관련 콘텐츠 개발을 이어갈 계획을 밝혔다. 이번 카드뉴스는 개발원 누리집과 SNS 채널을 통해 누구나 열람할 수 있다.




복지부, 장애인 통합돌봄 체계 공식화… 주민센터 등에서 신청

중증 장애인 지원 기준 구체화·전문기관 역할 확대…“지역사회에서 살아갈 권리 강화”

통합지원 절차도 <자료=보건복지부 제공>

중증 장애인의 지역사회 자립을 위한 통합돌봄 제도가 법적 틀을 갖추게 됐다. 보건복지부는 ‘의료·요양 등 지역 돌봄의 통합지원에 관한 법’의 시행령·시행규칙을 공포하며, 장애인을 통합돌봄의 핵심 대상에 명시하고 지원체계를 대폭 확장했다고 9일 밝혔다.

보건복지부는 이번 하위법령에서 통합돌봄 지원 대상을 65세 이상 고령자와 함께 ‘장애의 정도가 심한 장애인’으로 규정했다. 단순히 질병이나 노화가 아니라 장애 특성에 따른 장기적·일상적 돌봄 필요성을 국가가 제도적으로 인정한 셈이다. 특히 복지부 장관이 별도로 정하는 기준을 충족하는 중증 장애인이 지자체장의 판단을 통해 추가로 지원받을 수 있도록 문을 열었다.

신청 경로 역시 장애인 특성을 고려해 넓혔다. 본인이나 가족뿐 아니라 장애인복지관, 재가장애인서비스 제공기관 등 장애인이 실제로 생활하고 드나드는 시설에서도 동의가 있을 경우 통합돌봄 신청을 대리할 수 있다. 의사소통 어려움이나 이동 제약 때문에 행정 절차를 밟기 어려운 장애인의 현실을 반영한 조치다. 경제적 위기나 긴급 상황에 놓여 스스로 신청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담당 공무원이 직권으로 신청할 수 있도록 한 점도 눈에 띈다.

또한 장애인의 욕구를 제대로 파악하기 위한 조사 업무는 국민연금공단과 건보공단이 맡는다. 연금공단은 오랫동안 장애심사·장애특성 데이터베이스를 축적해온 기관으로, 이번 제도에서 장애 분야 종합판정 조사 지원을 전담하게 됐다. 장애인의 보건의료·주거·일상생활 지원을 통합적으로 계획하는 데 필요한 전문성 확보 장치로 평가된다.

개인별 지원계획을 심의하는 ‘통합지원회의’ 구성도 장애인 접근성을 고려해 확대됐다. 지자체와 보건소 인력뿐 아니라 장애인복지 전문가, 지역사회 기반 장애지원기관 실무자가 참여해 복지·의료·주거·돌봄을 하나의 계획으로 묶는다. 이는 기존에 의료 중심으로 흘러가기 쉬웠던 논의를 장애인의 생활 전반으로 확장시키는 효과가 있다.

전문기관 지정에서도 장애인 지원의 비중이 강화됐다. 한국장애인개발원이 공식 전문기관으로 포함되면서 장애특성 기반 지원 모델 개발과 정책 자문 등 장애인 통합돌봄의 중추 역할을 맡게 됐다. 중앙·시도 사회서비스원 역시 지역 기반 장애돌봄 서비스 확충을 위한 핵심 기관으로 참여한다.

이번 제정안에는 기본계획·지역계획 수립 방식, 서비스 제공 현황의 전산관리 체계 등 세부 운영 절차도 담겼다.

임을기 노인정책관은 “이번 시행령·시행규칙 제정을 통해 통합돌봄의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며 “그간 시범사업으로 추진되어 온 의료·돌봄 통합지원 사업의 경험을 바탕으로 통합돌봄을 전국에서 시행하기 위한 기틀이 갖춰졌다”라고 자평했다.




유니버설디자인, 장애를 넘어 모두의 삶을 편리하게 하는 공공의 기준으로 확산

경기도 누림센터 모델 구축 계기로 본 국내 유니버설 디자인의 현주소

캐나다 밴쿠버 롭슨 광장의 계단<사진=robsonsquare.ubc.ca>

유니버설디자인은 장애 유무, 성별, 연령을 불문하고 누구나 불편 없이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지향하는 설계 개념으로, 최근 국내 공공시설 개선 정책의 핵심 가치로 자리 잡고 있다.

미국 건축가 로널드 매이스가 1990년대에 주창한 이후 국제적 설계 철학으로 확립된 이 개념은 이용자의 차이를 배제하지 않으면서도 별도 조정 없이 모두가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1997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학교 연구진이 제시한 일곱 가지 원칙은 오늘날 전 세계에서 공공시설 설계 지침의 표준으로 널리 인용되고 있다.

유니버설디자인의 확산에는 장애인의 접근권을 시민권 차원에서 보장한 미국의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중요한 계기가 됐다. 이 법은 공공건축물뿐 아니라 도로, 대중교통, 통신 등 일상적 공간에 이르는 광범위한 영역에서 접근성 기준을 강화하며, 커브컷과 같은 구조적 변화가 모든 시민에게 이익을 주는 사례를 만들어 냈다.

유럽 주요 도시들도 이러한 흐름에 맞춰 교통체계와 공공건축물 개선을 확대해 왔으며, 영국 런던은 저상버스 도입과 지하철 승하차 간극 최소화를 통해 다양한 이용자의 이동권을 보장하는 도시 모델을 구축했다.

유엔 장애인권리협약은 접근성 보장을 국제 기준으로 명문화하며 각국의 제도 개선을 촉진하고 있다. 이러한 국제적 흐름 속에서 우리나라도 공공건축물, 교통시설, 도시 공간 등 여러 분야에서 유니버설디자인 적용을 확대하고 있다.

서울시는 공공건축물 설계 단계에서부터 유니버설디자인 적용을 의무화하는 정책을 시행해 왔으며, 우수 사례를 발굴·확산하기 위한 인증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경기도 역시 공공시설을 중심으로 다양한 유니버설디자인 적용 사업을 추진하며 지역별 모델 개발을 강화하는 추세다.

최근 경기도 수원에 위치한 경기도장애인복지종합지원센터가 추진 중인 유니버설디자인 모델화 사업은 이러한 국내 흐름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로 평가된다. 센터는 주출입구, 장애인 주차장, 장애인 화장실, 경보·피난 설비, 유도·안내 설비 등 다섯 가지 핵심 요소를 중심으로 실제 공공시설에 적용 가능한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센터는 지난해 조달청 공모를 통해 시공업체를 선정했으며, 오는 2026년 1월까지 공사를 마칠 계획이다. 운영을 중단하지 않은 상태에서 진행되는 사업인 만큼 안전관리에 각별히 주력하고 있으며, 완성된 모델은 도내 시군과 공공기관에 공유해 공공시설 접근성을 높이는 표준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유니버설디자인은 특정 집단만을 위한 복지 정책이 아니라 모두가 편리하게 생활할 수 있는 도시 환경의 기준이라는 점에서 그 필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국내 여러 지자체가 정책과 설계 과정에 이 개념을 적극 반영하고 있는 가운데, 지역 특성에 맞는 현장 중심의 모델 구축이 확산된다면 공공시설의 접근성과 안전성은 한층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