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분 약속했지만 1개월만 반영”… 경기도 장애인콜택시 예산 논란

경기도 “불용 가능성 고려한 편성”·장애인단체 “기존 이동권 정책 후퇴”
단체장 교체 이후 정책 연속성도 과제로

<사진=경기도청 전

경기도가 올해 특별교통수단 운영비 부족분을 추가경정예산으로 확보하겠다고 밝힌 뒤 실제 추경안에는 당초 계획보다 적은 1개월분만 반영하면서 장애인 이동권 예산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경기도는 올해 본예산에 특별교통수단 운영비 363억원을 편성했다. 이는 장애인단체가 연간 운영에 필요하다고 주장한 약 480억원보다 117억원 적은 규모로, 당시 경기도는 부족한 3개월분 운영비를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지난 19일 발표된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에는 특별교통수단 운영비 36억6100만원이 추가 편성됐다. 추경을 포함한 올해 예산은 약 400억원으로, 장애인단체가 당초 예상했던 3개월분 운영비에는 미치지 못한다.

경기장애인차별철폐연대와 전국장애인이동권연대 경기지부는 25일 경기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초 추경을 통해 확보하기로 한 3개월분 가운데 약 1개월분만 반영됐다며 나머지 운영비를 확보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장애인단체는 특별교통수단이 장애인의 출퇴근과 병원 이용, 일상생활을 위한 필수적인 이동수단이라고 주장했다. 예산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을 경우 운전원 충원과 차량 운행에도 영향을 미쳐 이용자들의 대기시간이 길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단체들은 경기도가 올해 초 31개 시·군에 연간 12개월분 특별교통수단 예산을 편성하도록 요청하면서 도비 부족분은 추경을 통해 확보하겠다는 취지의 계획을 전달했다고도 주장했다. 이에 따라 시·군에는 연간 운영을 전제로 예산을 편성하도록 해놓고 경기도는 당초 계획만큼 예산을 확보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반면 경기도는 실제 집행 가능성을 고려한 예산 편성이라는 입장이다. 도는 그동안 특별교통수단 운영 예산을 증액해왔지만 결산 과정에서 일부 예산이 불용 처리된 사례가 있었고, 재정 여건을 고려해 실제 집행 규모에 맞춰 예산을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운전원 채용 구조도 경기도가 제시한 이유 가운데 하나다. 특별교통수단 운전원은 각 시·군 또는 운영기관이 채용하고 있어 예산을 늘리더라도 정원총량제와 채용 여건 등의 문제로 인력 충원이 이뤄지지 않으면 예산이 집행되지 못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경기도는 다음 달부터 특별교통수단의 하루 이용횟수를 기존 4회에서 6회로 확대할 계획이다. 예산을 줄이는 대신 서비스 이용 기준을 개선하는 정책을 함께 추진하고 있는 만큼, 실제 운영 과정에서 현재 편성된 예산이 충분한지 여부가 앞으로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논란은 예산 규모와 함께 지방자치단체장 교체 이후 기존 정책의 연속성 문제도 제기한다. 특별교통수단 운전원 확충과 운영체계 개선은 이전 도정부터 장애인단체와의 논의를 통해 추진돼 왔지만, 새로운 도정이 출범하면서 재정 상황과 정책 우선순위가 달라져 기존 계획 역시 조정되는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새로 선출된 단체장이 재정 여건과 사업 효과를 검토해 예산과 정책을 조정하는 것은 지방행정의 일반적인 과정이다. 다만 단체장 교체에 따라 장기간 논의된 정책의 방향이 크게 달라질 경우 사업의 지속성과 정책 대상자의 예측 가능성이 낮아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기도의 특별교통수단 예산 논란은 당초 계획했던 운영비를 얼마나 확보할 것인가와 함께 기존 정책의 변경 과정이 적절했는지를 확인하는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앞으로 실제 예산 집행액과 불용 규모, 운전원 충원 현황, 이용자 대기시간 등을 통해 현재 예산 편성이 서비스 운영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검증할 필요가 있다.




전장연 지하철 시위 멈췄지만…이동권·일자리 해법 놓고 남은 과제

전장연은 예산 반영 촉구, 정부는 재정원칙 강조
서울시의회는 제도화 추진, 서울시는 권리중심공공일자리 운영 방식에 이견

<사진=유튜브 동영상 갈무리>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4년 넘게 이어온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를 73차례를 끝으로 중단했다.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이 장애인의 이동권과 노동권 보장을 위한 조례 개정을 추진하기로 하면서 시위 중단을 결정한 것이다.

전장연은 2021년 12월 3일부터 지하철 탑승 행동을 이어오며 장애인의 이동권과 노동권, 탈시설과 지역사회 정착을 위한 예산 반영을 요구해 왔다. 이번 중단 결정 역시 요구를 철회한 것이 아니라 조례 개정을 계기로 정치와 행정이 예산과 정책으로 답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전장연은 서울시의회가 추진하는 교통약자 이동권 보장 조례와 권리중심 중증장애인 맞춤형 공공일자리 관련 조례 개정을 주요 변화로 평가하고 있다. 조례를 통해 장애인의 이동과 노동을 제도적으로 보장하고, 이후 서울시와 정부가 관련 예산을 편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전장연의 시위 중단 결정을 환영했다. 박 장관은 장애인의 이동권과 노동권, 돌봄과 소득보장 강화에 필요한 정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지만, 정부 예산은 집회나 시위의 강도와 관계없이 정책적 필요성과 사업의 타당성, 재정원칙에 따라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정부의 입장은 장애인 정책 확대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시위 중단과 예산 편성을 직접 연결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정리된다. 전장연이 장애인권리예산의 반영을 요구하는 데 대해 정부는 개별 사업의 필요성과 효과를 검토한 뒤 예산 편성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은 장애인의 이동권과 노동권 보장을 조례로 명문화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교통약자의 이동을 단순한 ‘편의’가 아닌 ‘권리’로 규정하고, 서울시가 폐지한 권리중심 중증장애인 맞춤형 공공일자리의 제도적 근거를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권리중심공공일자리는 중증장애인이 장애인권리협약을 알리고 장애인 인식개선과 문화·예술, 권익옹호 활동 등을 수행하는 방식으로 운영돼 왔다. 전장연은 기존 노동시장에서 일하기 어려웠던 최중증장애인에게 노동의 기회를 제공하는 새로운 형태의 일자리라고 보고 있다.

반면 서울시는 권리중심공공일자리의 취지보다 실제 운영 방식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과거 사업 참여자들의 활동 가운데 집회·시위·캠페인 비중이 높았고 수행기관이 일부 단체에 집중됐다는 점을 들어, 공공일자리의 직무 범위와 예산 집행의 투명성을 보다 명확히 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서울시는 조례안에 포함된 장애인권리협약 홍보와 이행 촉구 활동의 범위도 문제로 제기하고 있다. 해당 표현이 집회나 시위 참여까지 공공일자리의 직무로 인정하는 근거가 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서울시는 장애인 인식개선과 권익옹호라는 취지를 유지하면서도 직무 기준을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전장연은 이에 대해 권리중심공공일자리를 단순히 집회나 시위에 참여하는 일자리로 보는 것은 제도의 취지를 왜곡한 것이라고 반박한다. 장애인의 권리를 알리고 협약 이행을 점검하며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는 활동 역시 노동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에 따라 향후 쟁점은 권리중심공공일자리의 재도입 여부뿐 아니라 어떤 활동을 공공일자리의 직무로 인정할 것인지에 모일 것으로 보인다. 조례가 통과되더라도 실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서울시의 예산 편성과 함께 직무 기준, 수행기관 선정, 사업 관리와 예산 집행 방식 등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장애인기업, 7월 공공구매 1839억… 한 달 새 21.5% 증발

장애인기업종합지원센터 ‘2026년 7월 장애인기업 동향 조사’ 발표
경기체감 93.5p로 4.7p↓, 공공조달 감소가 매출 직격탄

2026년 7월 장애인기업 경영 동향 <사진=장애인기업종합지원센터 제공>

장애인기업의 경기가 7월에도 내리막을 이어갔다. 내수 부진에 공공기관 납품·조달 감소까지 겹치며 체감 경기가 전월 대비 하락했다.

장애인기업종합지원센터가 25일 발표한 ‘2026년 7월 장애인기업 동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7월 경기 체감 BSI는 93.5p로 전월보다 4.7p 내렸다. 8월 경기 전망 BSI도 98.0p로 3.5p 하락했다.

BSI(Business Survey Index, 경기실사지수)는 기업 경기를 수치로 나타낸 지표다. 100p 미만이면 경기가 악화됐다고 느끼는 기업이 더 많다는 뜻이다.

지역별로는 충청권(97.5p)이 1.8p 오르며 유일하게 상승했다. 경상권이 10.6p 떨어져 86.2p를 기록했고, 수도권(-6.7p), 전라권(-3.8p), 강원권(-1.0p) 순으로 하락했다. 제주권(92.9p)은 보합을 유지했다.

8월 전망에서는 강원권(102.1p)이 5.2p 오르며 유일한 반등 지역이 됐다. 경상권(-6.0p), 수도권(-5.7p), 충청권(-4.3p)은 하락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업종별로는 도소매업(99.5p)만 9.5p 오르며 반등했다. 제조업(-10.4p)과 서비스업(-9.8p)은 두 자릿수에 가까운 낙폭을 나타냈다. 기타업(-8.9p), 건설업(-5.0p)도 동반 하락했다.

8월 전망에서는 기타업(100.8p)이 0.8p 오르며 유일하게 상승 전환했다. 서비스업(100.0p)은 보합, 제조업(-8.7p)과 도소매업(-7.1p)은 하락세를 이어갔다.

장애 정도별로는 경증이 92.7p(-5.8p), 중증이 95.1p(-3.3p)로 모두 내렸다. 8월 전망 역시 경증 97.3p(-3.5p), 중증 99.2p(-2.0p)로 동반 하락했다.

7월 매출이 감소한 기업 가운데 ‘공공기관 납품·조달 감소’를 원인으로 꼽은 응답 비율이 29.7%로 가장 높았다. ‘일반 소비자 판매 감소'(28.1%)가 뒤를 이었다. 8월 전망에서도 ‘공공기관 납품·조달 감소'(30.0%), ‘일반 소비자 판매 감소'(23.8%)가 매출 감소를 우려하는 주요 이유로 나란히 꼽혔다.

실제 수치도 이를 확인해준다. 조달청 조달데이터허브에 따르면, 장애인기업의 7월 공공구매 실적은 1,839억 원으로 전년 동월(2,176억 원) 대비 15.4%, 전월(2,343억 원) 대비 21.5% 각각 줄었다.

박마루 장애인기업종합지센터 이사장은 “이번 조사분석을 통해 공공판로가 장애인기업의 경영 여건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현행 1%인 장애인기업 제품 법정 우선구매비율 상향 등 공공판로 확대를 위한 정책적 지원 방안을 적극 발굴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중증장애인 채용하면 연 540만원…전국 시행 8개월, 기업들은 알고 있나

광주지역본부 홍보 계기로 다시 주목받은 장애인고용개선장려금
50~99인 의무고용 미이행 기업 대상 신규 고용 인센티브

<사진=AI Gemini 생성 이미지>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올해부터 전국적으로 시행 중인 ‘장애인고용개선장려금’이 최근 광주지역본부의 홍보를 계기로 다시 알려지고 있다. 상시근로자 50인 이상 100인 미만의 장애인 의무고용 미이행 기업이 중증장애인을 새로 채용하면 1명당 연간 최대 540만원을 지원하는 제도다. 전국 사업으로 시행된 지 8개월째지만, 지역 언론과 기업 현장에서의 인지도는 아직 높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광주지역본부는 지난 23일 장애인 고용의무를 이행하지 못한 지역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제도를 안내했다. 광주지역에만 적용되는 별도 사업은 아니지만, 지역본부가 관할 기업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홍보에 나서면서 지역 언론을 통해 제도 내용이 알려졌다.

지원 대상은 상시근로자 50인 이상 100인 미만의 장애인 의무고용 미이행 민간사업주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은 제외된다. 2026년 1월 1일 이후 중증장애인을 신규 고용해 장애인 고용 인원이 증가한 경우 지원받을 수 있으며, 최대 12개월간 장려금이 지급된다.

지원액은 중증장애인 남성 1명당 월 최대 35만원, 여성은 월 최대 45만원이다. 1년간 지원받을 경우 각각 최대 420만원과 540만원이다. 현재 중증장애인을 고용하고 있지 않은 기업도 앞으로 신규 채용을 통해 지원 요건을 충족하면 장려금 신청이 가능하다.

이 제도가 주목받는 이유는 기존 장애인고용장려금과 지원 대상이 다르기 때문이다. 기존 장려금이 의무고용률을 초과해 장애인을 고용한 사업주를 대상으로 하는 반면, 장애인고용개선장려금은 의무고용률을 채우지 못한 기업의 신규 고용을 유도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특히 대상이 되는 50~99인 기업은 장애인 고용의무는 있지만 장애인 고용부담금 부과 대상에는 해당하지 않는 사업장이다. 정부가 부담금 부과 대신 직접적인 채용 인센티브를 통해 이들 기업의 장애인 고용을 유도하기 위해 별도의 장려금을 신설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전국 단위 제도임에도 시행 이후 이를 별도로 다룬 지역 보도자료나 언론 기사는 많지 않았다. 지원 대상이 특정 규모의 기업으로 제한돼 있고, 기존 ‘장애인고용장려금’과 명칭이 유사해 새로운 정책이라는 점이 충분히 부각되지 못했을 가능성도 있다.

또한 시행 첫해인 만큼 실제 지원 기업과 신규 채용 인원 등 성과가 아직 충분히 축적되지 않은 점도 제도 확산의 한계로 꼽힌다. 정책 발표나 신청 안내만으로는 기업의 관심을 끌기 어렵고, 실제 기업의 채용 사례와 중증장애인의 취업 성과가 나와야 제도의 실효성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정연 한국장애인고용공단 광주지역본부장은 “이번 고용개선장려금 신설이 중소기업의 장애인 고용 부담을 완화하고, 상대적으로 취업이 어려운 중증장애인에게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결국 제도의 성패는 장려금 규모보다 정책 대상인 기업들이 이를 얼마나 알고 실제 채용으로 연결하느냐에 달려 있다. 전국 시행 8개월째를 맞은 장애인고용개선장려금이 광주지역의 홍보 사례를 넘어 다른 지역에서도 적극적으로 알려지고, 실제 중증장애인 신규 일자리 확대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장애인 노동자 우울감, 비장애인의 1.8배…마음건강 안내서 전국 사업장 배포

고용개발원, ‘내 마음건강 지키기’ 발간…불안·우울·트라우마 대처법·QR 동영상 연계

「내 마음건강 지키기」 표지 이미지 <사진=한국장애인고용공단 고용개발원 제공>

장애인 노동자 10명 중 6명이 고용 불안 상태에 놓인 가운데, 한국장애인고용공단 고용개발원이 장애인 노동자를 위한 마음건강 안내 책자 ‘내 마음건강 지키기’를 발간하고 전국 장애인 다수 고용 사업장에 배포했다.

장애인의 마음건강 문제는 수치로 확인된다. 한국장애인개발원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장애인의 15.7%가 지속적인 우울감을 경험하고 있다. 비장애인의 우울감 경험 비율 8.5%의 약 1.8배다.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불안감을 겪는 장애인 비율도 8.7%로 비장애인(5.2%)을 크게 웃돈다.

직장 현장은 더 심각하다. 고용개발원의 ‘발달장애인 일과 삶 실태조사’에서 발달장애인이 일상과 직장 생활에서 겪는 문제 1위는 우울·스트레스 등 정신적 문제였다. 게임·스마트폰 중독도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여기에 장애인 임금근로자 중 고용·임금·사회보험 측면에서 불안정 노동 상태에 놓인 비율은 61.2%에 달한다. 전체 인구 불안정 노동자 비율의 약 2배 수준으로, 이 같은 고용 불안이 마음건강 악화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이번 책자는 고용개발원이 2023년 펴낸 ‘발달장애인을 위한 알기 쉬운 마음건강 지키기’를 토대로 더 쉬운 글과 그림으로 재구성한 것이다. 장애인을 포함해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정보를 만드는 사회적기업 ‘소소한 소통’이 제작에 참여해 완성도를 높였다.

책자에는 불안·우울·분노·트라우마·중독 등 마음건강 문제별 설명과 대처 방법, 일상에서 마음건강을 돌보는 법, 관련 전문기관 정보가 담겼다. 마음건강 문제별 정보형·사례형 동영상을 QR코드로 연결해 텍스트만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이용자도 영상으로 함께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책자는 공단 대표 누리집에서 PDF 파일로도 내려받을 수 있다.

이동영 원장은 “누구나 자신의 마음을 이해하고 돌볼 수 있어야 한다”며 “장애인 노동자의 정보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알기 쉬운 자료를 더욱 확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장애인을 가르치는 대학’에서 ‘장애인이 가르치는 대학’으로

삼육대, 중증 뇌병변장애인 안형진 박사 강사 임용
장애 당사자의 경험을 교육·연구의 지식으로

<사진=삼육대학교 전경>

장애인을 교육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데서 나아가 장애 당사자가 직접 교육의 주체로 참여하는 대학의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

삼육대학교는 중증 뇌병변장애인 안형진 박사를 일반대학원 사회복지·디지털통합돌봄학과 정규 강사로 임용했다. 안 박사는 2학기부터 대학원 정규 교과목을 맡아 강의를 진행한다.

이번 임용은 장애 당사자의 경험을 복지서비스의 수혜자 입장에서만 바라보지 않고 교육과 연구에 활용할 수 있는 전문적인 지식으로 인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동안 장애 관련 교육과 연구에서는 비장애인 전문가가 장애인의 삶과 복지서비스를 연구하고, 그 결과를 다시 장애인에게 제공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장애 당사자가 연구와 정책의 대상이 아니라 직접 지식을 생산하고 학생을 가르치는 경우는 상대적으로 많지 않았다.

안 박사가 강의를 맡는 분야는 자기주도지원(SDS·Self-Directed Support)과 사람 중심 실천이다. SDS는 장애인 등 서비스 이용자가 자신의 삶에 대한 선택과 결정권을 갖고 필요한 지원을 스스로 구성할 수 있도록 하는 사회서비스 방식이다.

이번 임용은 이러한 교육철학과도 맞닿아 있다. 삼육대는 장애 당사자가 현장에서 축적한 경험과 지식을 정규 교육과정에 반영하고, 당사자가 직접 교육과 연구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안 박사는 “‘사람중심실천’이란 ‘이 사람이 어떤 삶을 원하는가’를 묻는 데서 출발한다”며 “장애 당사자가 무엇을 가르치고 어떤 지식을 만들지 스스로 결정하는 주체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변화는 장애인 교육을 바라보는 관점에도 질문을 던진다. 장애인의 교육권을 보장하는 것뿐 아니라 장애인이 교원과 연구자로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도 포용적 교육의 중요한 영역이기 때문이다.

한국장애인재활협회는 이번 임용과 관련해 장애인의 교육 주체로서의 참여 확대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장애인 교직원과 연구자의 참여 확대와 함께 의사소통 지원, 보조공학 활용, 합리적 편의 제공 등 교육기관의 지원체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실제 장애 당사자가 대학에서 강의와 연구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역량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도 있다. 강의와 연구 과정에서 필요한 의사소통 지원과 보조공학, 이동과 업무 수행을 위한 편의 등 대학 차원의 지원체계가 함께 마련돼야 한다.

이번 사례가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장애인의 대학 진학과 교육권 보장을 넘어 장애인이 대학에서 지식을 생산하고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는 단계까지 교육의 범위를 넓혀야 한다는 과제를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육대학교 대학원 사회복지·디지털통합돌봄학과는 국내 대학 가운데 유일하게 SDS 전문 사회복지사 1년 석사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학과는 자기결정과 선택을 중심으로 한 사회서비스와 돌봄을 교육하고 있다.

장애 당사자가 해당 분야의 교육자로 참여하면서 학생들은 장애를 서비스의 대상으로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결정하고 사회적 지식을 생산하는 주체로 이해할 수 있는 교육을 접하게 됐다.

이번 임용을 계기로 대학의 장애인 교육이 어디까지 확대될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장애인에게 교육받을 기회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장애인이 직접 교육과 연구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대학의 장애인 포용성을 판단하는 또 다른 기준이 될 수 있다.

장애인을 가르치는 대학에서 장애인이 가르치는 대학으로. 안형진 박사의 강사 임용은 장애인의 교육권을 교육받을 권리에만 한정하지 않고, 지식을 생산하고 전달할 권리까지 확장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다.




서울 장애아동 1만2668명 맞춤형 지원…발달지연 영유아 9756명 조기개입

장애아동지원센터 운영 시작
개인별지원계획 수립·복지서비스 연계

<사진=한국장애인개발원 제공>

한국장애인개발원은 서울특별시발달장애인지원센터를 확대·통합한 ‘서울특별시장애아동·발달장애인지원센터’ 운영을 시작한다고 12일 밝혔다.

센터는 「장애아동복지지원법」에 따른 지역장애아동지원센터로, 장애아동의 발달 수준과 생활환경, 가족의 욕구 등을 파악해 필요한 복지서비스를 연계하고 사후관리를 지원한다. 발달지연이나 장애 위험이 있는 영유아를 대상으로 조기개입 서비스도 제공한다.

서울시 장애아동은 1만2668명이다. 장애 유형별로는 자폐성장애가 4832명(38.1%)으로 가장 많았고, 지적장애 4577명(36.1%), 뇌병변장애 1418명(11.2%) 순이었다. 이밖에 청각장애, 지체장애, 언어장애, 시각장애 등이 있다.

거주 권역별로는 동북권이 3749명(29.6%)으로 가장 많았다. 서남권 3662명(28.9%), 동남권 3125명(24.7%), 서북권 1649명(13.0%), 도심권 483명(3.8%) 순이다.

영유아 건강검진 발달검사에서 추가 평가나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분류된 영유아는 9756명이다. 심화평가 권고 대상이 7636명, 지속관리 필요 대상이 2120명이다.

센터는 장애 등록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개인별지원계획과 영유아 조기개입 서비스를 주요 사업으로 운영한다.

개인별지원계획은 아동의 특성과 생활환경, 가족의 욕구 등을 파악해 필요한 복지서비스를 계획하고 관련 기관과 연계하는 사업이다. 서비스 이용 이후에는 지원 상황을 확인하는 사후관리도 진행한다.

대상은 장애를 등록한 18세 미만 아동이다. 9세 미만 아동은 장애 등록 전이라도 발달재활서비스 대상자 결정통지 확인서나 의사 소견서 또는 진단서가 있으면 신청할 수 있다.

영유아 조기개입 서비스는 71개월 이하 영유아와 가족을 대상으로 상담, 종합평가, 개인별가족지원계획 수립, 가정 중심 양육코칭, 서비스 연계 등을 제공한다.

등록 장애 영유아 외에도 발달재활서비스 대상자, 의사 소견서나 진단서를 통해 발달지연 또는 장애 위험이 확인된 영유아가 신청할 수 있다. 건강검진 발달 선별검사에서 심화평가 권고 또는 지속관리 필요 판정을 받은 영유아도 대상에 포함된다.

서비스는 0~35개월 영아와 36~71개월 유아로 구분해 제공한다. 영아는 최대 24개월, 유아는 최대 6개월까지 이용할 수 있다.

서울특별시장애아동·발달장애인지원센터 이복실 센터장은 “이번 센터 통합 개편을 통해 장애아동뿐만 아니라 발달지연 영유아와 그 가족까지 아우르는 보다 신속하고 체계적인 지원이 가능해졌다”라며, “아동의 성장을 지원하고 양육자의 부담을 덜어주는 맞춤형 지원기관으로서 역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장애인 표준사업장, 성폭행에도 적발 2년 3회는 넘어야 인증 취소…뒤늦은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성폭행 발생 인천 장애인 표준사업장, 3년간 공단 현장 점검에도 ‘특이사항 없음’

지난 7월 21일 인천광역시지적발달장애인복지협회와 인천장애인성폭력상담소가 ‘지적장애여성 성폭력 가해자 장애인 표준사업장 전 간부 엄벌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성폭력 가해자의 엄벌을 촉구하고 나섰다. <사진=인천장애인성폭력상담소 제공>

인천의 한 장애인 표준사업장에서 70대 임원이 20대 지적발달장애 여성 노동자를 성폭행해 출산까지 이르게 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업장은 정부로부터 설립·운영 자금을 최대 10억 원 지원받았다. 하지만 이번 사건 하나로는 인증이 취소되지 않는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 내부 규정상 인증취소 요건이 “2년 이내 3회 이상 중대한 인권침해 적발”이기 때문이다.

노동부와 공단은 사건 초기 “인권침해에 해당하나 인증취소 요건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여론이 들끓자 그제야 인증취소 절차 착수와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도입을 발표했다.

이 사업장은 최근 3년간 세 차례(2024년 9월·10월, 2025년 5월) 공단 현장점검을 받았다. 결과는 매번 ‘특이사항 없음’이었다. 그사이 피해자는 임신하고 출산했다.

2년 내 3회 기준은 법률이 아니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 내부 규정 ‘장애인 표준사업장에 대한 지원업무 처리규칙’ 제11조 제1항 제3호에 불과하다. 상위법인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에는 처벌 횟수 규정 자체가 없다.

2년이 지나면 적발 횟수는 리셋된다. 사업주가 시정조치만 따르면 연달아 두 차례 성범죄를 저질러도 인증은 유지된다.

기준이 이렇게 느슨해진 배경엔 고용률 수치와 사업장 개수를 지키려는 행정 관행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반 노동법 위반에 쓰는 단계적 처벌 방식을 중대한 인권유린 사안에 그대로 갖다 붙인 결과다. 인증을 즉시 취소하면 다른 장애인 근로자들까지 일자리를 잃는다는 논리도 완화된 규정을 지탱해온 명분이었다.

이번 인천 사업장의 인증취소 절차는 성범죄가 아니라 특별감독에서 별도로 적발된 임금체불 등 노동관계법 위반을 근거로 진행되고 있다.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는 법률 개정이 아닌 고시 개정 사안이다. 국회 절차 없이 행정예고만 거치면 하반기 시행이 가능하다. 문제는 소급 적용이 안 된다는 점이다. 개정 이전 발생한 사건에는 새 기준을 쓸 수 없다. 노동부가 인권침해가 아닌 다른 위반 사항을 엮어 취소 절차를 밟은 이유다.

지원금 환수 규정도 함께 신설될 예정이다.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은 “인증 취소와 지원금 환수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하지만 지원금 대부분이 설립 초기 시설·장비 구입에 이미 소진된 경우가 많아 실제 환수가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기존 지급분의 소급 환수는 신뢰보호 원칙상 어렵다.

고용노동부와 공단은 “직원들이 행정 인력이라 은밀한 성범죄를 확인할 근본적 한계가 있었다”고 해명한다.

더불어민주당 서미화 의원이 확보한 3년치 점검 기록을 보면 이야기가 다르다. 공단은 사업주가 배석한 자리에서 단순 질의응답 위주 면담만 반복했다. 매번 ‘특이사항 없음’으로 끝났다. 발달장애인의 의사소통 특성을 반영한 전문 조사 기법이나 인권 전문가 동행은 없었다.

수사권 유무는 핵심이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인권침해 여부를 스크리닝하는 건 관리·감독 기관의 고유 역할이다. 수사권이 없어도 장애인권익옹호기관 등 외부 전문기관과 협력할 통로는 있었다. 공단은 이를 쓰지 않았다.

형평성 문제도 있다. 복지관이나 장애인 거주시설을 감시하는 지자체 공무원도 수사권이 없다. 그런데도 단 한 번의 인권유린만으로 시설 폐쇄가 가능하다. 신고의무제가 작동하기 때문이다. 반면 장애인 표준사업장은 장애인복지법상 학대 신고의무기관에서 빠져 있다. 내부에서 알아도 신고할 법적 채널이 없다.

공단은 지난 6월 115개소 긴급점검에 이어 7월부터 전체 표준사업장 전수조사를 벌이고 있다. 여성 장애인 노동자를 다수 고용한 사업장 등 100곳은 오는 21일까지 집중 정기감독 대상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제도 개선을 신속히 추진해 하반기 내 개정 고시를 공포·시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집이 있어야 자립한다”…광명시, 장애인 지역사회 정착 지원

LH 전세임대주택 연계해 3~5명 선정
주거와 맞춤형 지원서비스 결합

<사진=광명시청 전경>

장애인의 지역사회 자립을 위해 주거를 기반으로 한 지원정책이 확대되고 있다. 단순히 거주할 공간을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주거와 일상생활 지원, 지역사회 정착을 연계하는 방식이다.

보건복지부의 2023년 장애인실태조사에 따르면 장애인이 국가와 사회에 가장 우선적으로 요구한 사항은 소득보장 43.9%로 가장 많았고, 의료보장 26.9%, 고용보장 7.9%, 주거보장 6.5%가 뒤를 이었다. 주거보장이 가장 높은 욕구는 아니지만 소득과 고용과 함께 장애인의 독립적인 생활을 뒷받침하는 주요 조건으로 꼽힌다.

특히 일상생활 수행에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한 장애인은 35.3%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장애인의 자립을 위해서는 주택을 확보하는 것뿐 아니라 활동지원과 건강관리, 일상생활 지원 등 주거를 유지할 수 있는 서비스가 함께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 정책도 이러한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2022년부터 장애인 지역사회 자립지원 시범사업을 추진하면서 거주시설 장애인뿐 아니라 시설 입소 가능성이 높은 재가장애인 등을 대상으로 지역사회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주거와 일자리, 자원 연계 등을 지원하고 있다. 2026년 현재 44개 지방자치단체가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장애인 지역사회 자립지원은 법률 제정으로 제도적 기반도 마련됐다. 「장애인 지역사회 자립지원에 관한 법률」은 2025년 3월 제정됐으며 2027년 3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정부는 현재 진행 중인 시범사업을 바탕으로 2027년부터 본사업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지방자치단체들도 지역 여건에 맞춰 주거와 자립지원 서비스를 결합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장애인이 시설이나 가족의 보호를 벗어나 지역사회에서 생활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주거가 우선적으로 확보돼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광명시는 이 같은 정책 흐름에 맞춰 ‘광명시 장애인 자립주택사업’을 추진한다. 자립을 희망하는 장애인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전세임대주택에 입주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주거 유지에 필요한 통합서비스를 연계하는 사업이다.

시는 장애인의 자립 정도와 지원 필요성을 고려해 자립유지형·자립지원형·집중지원형으로 구분하고, 유형에 따라 간단한 자립 보조부터 활동지원, 장애인복지 부서 및 민간기관의 연계까지 맞춤형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공무원과 의료인, 장애인권익옹호기관 관계자 등으로 장애인자립지원위원회를 구성해 대상자의 지역사회 자립 가능성과 주거 전환, 지원 유형의 적합성 등을 심의한다. 8월 공모를 진행한 뒤 9월 중 3~5명의 입주 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광명시는 이번 사업을 통해 장애인이 가족이나 시설 중심의 생활에서 벗어나 지역사회 안에서 독립적인 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주거와 생활 지원을 연계한다는 계획이다. 향후 정부의 장애인 지역사회 자립지원 본사업 시행을 앞두고 지방자치단체가 지역 단위에서 주거 기반 자립지원체계를 어떻게 구축할지 주목된다.




인권위 “장애인표준사업장 폭력, 구조적 참사”…인증 취소 요건 즉각 강화 촉구

‘2년 내 3회’ 인증 취소 기준·학대 신고 의무 제외 등 제도 허점 지적…경찰·고용부에 개선 요구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이 2024년 12월 10일 세계인권선언 76주년을 맞아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2024 인권의 날 기념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국가인권위원회 제공>

국가인권위원회가 장애인표준사업장에서 반복되는 폭력 사건을 “구조적 참사”로 규정하고, 경찰과 고용노동부에 제도 개선을 촉구하는 안창호 위원장 명의의 성명을 10일 발표했다.

인권위는 이번 성명에서 거주 시설 성폭력, 염전 감금·강제 노동, 장애인표준사업장 내 성폭력 등 최근 잇따른 장애인 대상 폭력 사건을 열거했다. 특히 장애와 여성이라는 이중 취약성을 가진 장애 여성에 대한 젠더 폭력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인권위가 지목한 핵심 문제는 장애인표준사업장 인증 취소 요건이다. 현행 제도상 인증을 취소하려면 ‘2년 안에 세 번 이상’의 중대한 인권침해가 발생해야 한다. 인권위는 이 기준이 지나치게 높아 실효성이 없다고 봤다. 여기에 장애인복지법상 학대 신고 의무 대상에 장애인표준사업장이 빠져 있어, 내부에서 폭력이 발생해도 외부로 알려지기 어려운 구조라는 점도 지적했다.

장애인표준사업장은 국가로부터 설립·운영 자금으로 최대 10억 원을 지원받는다. 노동 시장 진입이 어려운 장애인에게 일자리와 편의시설을 제공하는 취지로 만들어진 제도다. 그러나 인권위는 이번 사건들이 해당 제도에 대한 관리·감독이 전반적으로 부족했음을 드러낸다고 밝혔다.

인권위가 제시한 개선 방향은 세 가지다. 중대한 인권침해가 확인된 사업장의 인증을 즉시 취소하고 지원금을 환수하는 것, 장애인표준사업장을 장애인 학대 신고 의무 기관에 포함하는 것, 장애인 노동자 개별 면담이 포함된 정기 인권 실태조사를 의무화하는 것이다.

수사 절차 개선 요구도 포함됐다. 인권위는 2024년 직권조사를 통해 수사기관에 장애인의 형사절차 진술권 보장을 권고했지만, 현장에서는 진술 조력인과 신뢰 관계인 동석 미준수, 2차 피해 예방 노력 부족 등의 문제가 계속 제기되고 있다고 밝혔다. 발달장애인 대상 수사 시 전담 수사관 참여를 의무화해야 한다는 점도 재차 강조했다.

안 위원장은 “장애인에게 노동은 생계 수단을 넘어 세상으로 나아가는 통로이자 자립과 복지의 출발점”이라며 경찰, 고용노동부,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관련 제도 개선을 추진하도록 동향 점검과 진정사건 조사를 통해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