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장애인 고용률은 비장애인의 절반…통계와 현장 사이 간극은 여전

지난해 말 기준 장애인 고용률이 3.21%를 기록하며 전년보다 0.04%포인트 상승했다. 고용 인원도 298,654명으로 7,331명 늘었다. 특히 민간부문의 법정 의무고용률 달성률이 1991년 제도 시행 이래 가장 높은 수준에 근접했다. 수치상으로는 뚜렷한 개선세다.
그러나 의무고용 통계 바깥 현실은 판이하게 다르다. 같은 해 하반기 기준 15세 이상 등록 장애인 전체의 고용률은 34.5%로, 같은 기간 전체 인구 고용률 63.3%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의무고용 제도 안에서는 목표치 근접을 말하지만 노동시장 전체에서 장애인은 여전히 비장애인의 절반에 묶여 있는 셈이다.
고용노동부는 28일 2024년 장애인 의무고용현황을 발표했다. 조사는 국가·지방자치단체와 상시근로자 50인 이상 사업체 등 총 32,692개소를 대상으로 지난해 12월 말 기준으로 실시됐다. 민간부문 고용률은 3.03%로 전년 대비 0.04%포인트 올랐으며 법정 의무고용률 3.1%와의 격차는 0.07%포인트까지 좁혀졌다. 1991년 의무고용제도 시행 이후 가장 작은 격차다.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상황은 복잡하다. 고용인원 증가분 7,331명 가운데 민간부문이 6,914명을 차지해 전체 고용 증가를 주도했지만 이는 의무고용 대상 전체 상시근로자를 모수로 볼 때 극히 미세한 변동이다. 일반 사업장에서 장애인 동료가 눈에 띄게 늘었다고 체감하기는 어려운 수준이라는 뜻이다.
대기업의 고용 개선세도 제도의 경직성을 드러낸다. 1,000인 이상 기업의 장애인 고용률은 2.97%로 전년보다 0.09%포인트 상승했으며 2021년 2.73%에서 3년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그럼에도 민간 전체 의무고용률 3.1%에는 여전히 0.07%포인트 미달이다.
대기업들이 미달분을 어떻게 채우는지 들여다보면 제도의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다. 장애인 의무고용률을 채우지 못한 기업이 납부하는 장애인고용부담금이 2024년 기준 약 4조2천억 원 규모로 추산된다. 제도 시행 30년이 지난 시점에도 전체 업종의 실제 장애인 고용률이 1.57%에 그친다는 것은 부담금을 내면서도 채용은 최소화하는 구조가 고착돼 있다는 뜻이다.
20대 대기업 중 13곳이 여전히 의무고용률을 맞추지 못해 부담금을 납부했다. 삼성전자는 약 213억 원, 현대차 96억 원, 대한항공 61억 원을 납부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규모는 형식적 고용회피 선택이 단순한 경영 판단을 넘어 재정 규모 있는 기업 전략임을 보여준다.
자회사형 표준사업장도 마찬가지 문제를 내재하고 있다. 2024년 말 기준 전국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은 128곳에 6,117명의 장애인을 고용하고 있다. 그 가운데 중증장애인 비중이 77.6%에 달해 제도 자체는 중증장애인 일자리 창출에 집중되어 있다. 하지만 의무고용 대상 전체 장애인 근로자 29만8,654명과 비교하면 자회사형을 통한 고용은 약 2%에 불과하다. 최소치만 맞추는 방식이 차지하는 비중이 생각보다 크지 않다는 점은 현장의 회피 패턴이 얼마나 광범위한지를 반증한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4월 발표한 2024년 하반기 장애인경제활동실태조사는 의무고용 통계와 현실의 간극을 더욱 명확히 보여준다. 등록장애인 전체 고용률 34.5%는 경제활동참가율 35.9%, 실업률 4.0%와 함께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고용률과 경제활동참가율이 각각 0.5%포인트 상승했지만 절대수준의 격차는 거의 줄지 않은 상태다.
15세부터 64세까지 생산가능 인구 범위 장애인 고용률도 49.4%로 집계됐다. 전체 취업 장애인은 88만8천 명으로 전년 대비 7천 명 증가했으나 미취업 비경제활동인구는 164만9천 명에 달했다. 이 중 특히 주목할 부분은 쉬었음 상태의 인원이 52만 명에 이르며 전년 대비 3만9천 명 증가했다는 점이다. 단순히 취업을 원하지 않는 인구가 아니라 일할 준비는 되어 있으나 기회가 없는 잠재 구직층이 증가하고 있다는 의미다.
장애인 취업자들이 종사하는 직업과 산업도 극도로 편중되어 있다. 취업자의 33.7%가 단순노무직에, 17.0%가 사무직에, 10.9%가 장치·기계조작 업무에 집중되어 있다. 산업별로는 보건·사회복지 분야 15.8%, 제조업 13.7%, 공공행정 9.8% 순이다. 이러한 편중은 장애인이 제한된 직종에만 취업 기회를 갖고 있다는 현실을 보여준다.
근로 형태의 변화도 불안정성을 드러낸다. 임금근로자가 2만7천 명 증가했고 이 중 상용근로자도 3만 명 증가했으나 자영업자는 1만1천 명 감소했다. 겉보기에는 임금근로로의 전환이 이루어진 것처럼 보이지만 전체 고용의 질이 개선되고 있지는 않다는 신호다.
공공부문도 평균 수치의 이면을 들여다봐야 한다. 공공부문 평균 고용률이 3.9%로 의무고용률 3.8%를 소폭 상회하지만 세부 유형별 격차는 심각하다. 지자체가 5.92%, 공공기관이 4.05%로 상대적으로 높은 반면 중앙행정기관은 3.36%, 헌법기관은 2.83%, 교육청은 2.52%에 그쳤다.
이 격차는 단순한 통계 편차가 아니다. 교원 비중이 큰 교육청과 군무원이 주축을 이루는 국방 조직 같은 특정직 공무원이 많은 기관의 고용률이 낮다는 것은 교육과 국방처럼 국민 생활과 가장 밀접한 조직에서 장애인 직원이 구조적으로 보이기 어렵다는 의미다. 정부가 의무를 지킨다는 서술과 달리 학교와 군 조직 같은 현장에서 장애인 동료를 일상적으로 마주치는 일은 여전히 드물다는 뜻이다.
장애인 근로자의 질적 구성은 개선 추세를 보이고 있다. 중증 장애인 비중은 35.8%, 여성 장애인 비중은 28.7%로 각각 전년 대비 0.8%포인트 상승했으며 두 지표 모두 5년 연속 상승세다. 이는 의무고용 제도가 취약 집단 포용이라는 본래 목표에는 어느 정도 기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 개선도 전체 장애인 노동시장의 절대적 부족을 해결하지는 못한다. 고용노동부 권진호 통합고용정책국장은 “장애인 고용 컨설팅 제공, 자회사형 표준사업장 설립규제 완화 등을 통해 민간기업의 장애인 고용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관계부처와 협력해 정부부문의 장애인 채용을 독려하고, 연계고용 등 다양한 방법으로 장애인 고용에 기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지적되는 부분은 정책 기조 자체의 방향성이다. 자회사형 규제 완화는 일반 사업장에서의 통합고용을 더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컨설팅 지원도 기존 제도 범주 내에서의 개선에 초점이 맞춰 있다는 평가다.
의무고용 통계가 3.21%로 목표에 근접해 보이는 동안 실제 노동시장에서 장애인의 선택지는 여전히 극도로 제한적이다. 0.04%포인트의 상승이 만드는 통계적 착시 속에서 장애인 일자리의 질적 전환과 구조적 확대를 위한 근본적인 정책 전환이 과제로 남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