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전남·경북 등 지자체별 역대 최대 예산 투입과 법정 고용률 상회하는 공격적 채용 정책 분석

3월에 접어들 국내 주요 지방자치단체와 교육청이 발표한 장애인 일자리 시행계획에는 공통된 변화의 흐름이 감지된다. 장기화된 경기 침체와 지방 재정의 어려움 속에서도 장애인 고용을 위한 예산은 오히려 역대 최대 규모로 편성되었으며, 정책의 지향점 또한 단순한 소득 보조 차원을 넘어 전문 직무 개발과 권리 옹호라는 능동적 자립 설계로 진화하고 있다. 이는 장애인을 사회적 수혜자로만 바라보던 기존의 관점에서 벗어나, 지역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실질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주체로 인정하기 시작했음을 시사한다.
경기도의 행보는 이러한 변화를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경기도는 올해 장애인 일자리 예산으로 전년 대비 약 11% 증가한 2,353억 원을 편성하며 1만 개 이상의 일자리 창출에 나섰다. 재정 여건이 녹록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고용 예산을 최우선으로 확대한 배경에는 일자리가 곧 최상의 복지라는 정책적 판단이 자리 잡고 있다. 특히 경기도는 공공기관 법정 의무 고용률인 3.8%를 상회하는 5%의 자체 목표를 수립하고, 장애 청년 인턴제를 확대 시행함으로써 공공부문이 민간 시장의 고용을 견인하는 마중물 역할을 자처한다.
경상북도교육청 역시 공공기관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파격적인 채용 수치를 제시하였다. 올해 신규 지방공무원 임용 시험에서 장애인 선발 비율을 법정 기준의 두 배가 넘는 8%로 설정한 것은 공직 진출의 문턱을 획기적으로 낮추겠다는 실천적 의지로 풀이된다. 이러한 수치 중심의 성장은 전라남도가 추진하는 직무의 전문화와 결합하며 정책의 완성도를 높인다. 전라남도는 올해 문화예술, 인식개선, 권익증진 등 장애 특성을 반영한 11개 맞춤형 신규 직무를 도입하며, 중증 장애인이 동료의 자립을 돕는 상담가로 활동하거나 지역사회 모니터링 요원으로 활약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하였다.
이번 기획 취재를 통해 확인된 2026년 장애인 고용 정책의 핵심은 일자리의 양적 팽창과 질적 성숙이 동시에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경기도가 시행 중인 기회수당과 같이 훈련 단계부터 안정적인 소득을 지원하고, 이를 전문 직무 교육과 취업으로 연결하는 원스톱 지원 체계는 고용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핵심 동력이 된다. 다만 이러한 공공부문의 노력이 일시적인 성과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개발된 직무들이 민간 기업의 채용 수요와 맞물릴 수 있도록 하는 세밀한 인센티브 제도 보완이 향후 과제로 남을 전망이다.
결과적으로 2026년 3월에 나타난 장애인 일자리 동향은 지자체들이 법적 의무라는 소극적 테두리를 벗어나, 장애인의 노동권을 보장하고 지역사회 정주 여건을 강화하는 적극적인 행정으로 선회했음을 보여준다. 각 지역에서 시작된 역대 최대 규모의 고용 실험이 장애인의 경제적 자립을 넘어 우리 사회의 포용성을 측정하는 중요한 척도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