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9년까지 단계 인상 확정, 민간 2.99%·공공 230곳 기준 못 지켜

정부가 민간기업의 장애인 의무고용률을 6년 만에 상향 조정했다. 하지만 민간과 공공 모두 현행 법정 기준조차 달성하지 못하고 있어 의무 비율 인상만으로는 고용 확대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10일 국무회의에서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 시행령 일부개정안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현재 3.1퍼센트인 민간기업 장애인 의무고용률은 2027년 3.3퍼센트, 2029년 3.5퍼센트까지 단계적으로 상향된다. 고용노동부는 전체 인구 고용률 63.8퍼센트 대비 장애인 고용률 34.0퍼센트로 나타난 격차를 줄이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정부는 의무고용률 상향과 함께 중소기업 지원 정책도 확대했다. 50인 이상 99인 이하 사업장이 의무를 달성하면 장애인 고용개선 장려금을 지급하고, 연체금 부과 방식도 사업주에게 유리하게 개편했다. 정부는 이번 조치로 향후 4년간 장애인 일자리가 약 3만3000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현행 기준조차 달성하지 못하는 현실은 제도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2023년 기준 민간부문 장애인 고용률은 2.99퍼센트로 의무고용률 3.1퍼센트를 충족하지 못했다. 제도 시행 이후 민간기업이 법정 의무고용률을 달성한 적은 없었다. 공공부문 역시 의무고용률이 3.8퍼센트로 상향됐으나 전체 779개 공공기관 가운데 230곳이 기준을 지키지 못하고 있다. 이 중 43곳은 장애인을 한 명도 고용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기업 규모에 따른 고용 편차도 뚜렷하다. 2023년 기준 장애인 근로자의 51퍼센트는 500인 이상 대기업에 집중됐다. 반면 100인 미만 중소기업의 장애인 고용률은 2.05퍼센트로 가장 낮았다. 중소 사업장은 직무 개발과 근무 환경 개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의무고용률 상향이 고용 확대보다 부담금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일부 사업장에서는 장애인이 수행할 수 있는 직무를 구체적으로 발굴해 고용을 늘린 사례가 나타났다. 연세대학교는 환자 이동 보조와 키오스크 안내 등 신규 직무를 개발해 장애인 86명을 채용했다. 한화생명금융서비스는 청각장애인을 위한 네일관리사 직무를 도입하고 통역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했다. 교보문고는 도서 포장과 소화기 점검 등 매장 특성에 맞는 직무를 만들어 중증 장애인 13명을 신규 채용했다.
고용노동부는 “민간기업의 장애인의무고용률 상향을 통해 장애인 일자리 기회를 확대하면서도 기업들이 의무를 이행할 수 있는 여건 마련을 위한 노력을 병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제도 개선과 함께 장애인이 장기 근무할 수 있는 직무 분석 지원과 근무 환경 개선이 병행돼야 실질적인 고용 확대가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