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연, 기획예산처에 국비 예산 보장 촉구…”서울 복원·전국 확대” 동시 추진

오세훈 서울시장이 2024년 폐기한 ‘권리중심공공일자리’를 되살리려는 움직임이 서울시의회와 장애인단체 양쪽에서 동시에 일고 있다. 서울시의회는 조례 개정을 통한 제도적 복원을 추진하고,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중앙정부를 상대로 국비 예산 반영을 압박하고 있다.
권리중심공공일자리는 서울시가 2020년 전국 최초로 시작한 사업이다. 최중증장애인을 노동자로 고용해 유엔장애인권리협약 홍보, 장애인 인식개선, 권익옹호 캠페인 활동을 수행하게 하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1990년 장애인고용촉진법 제정 이후에도 오랫동안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되며 노동시장에서 배제돼 온 최중증장애인들에게 공식 일자리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그러나 오세훈 서울시장이 이 사업을 “집회·시위 동원 일자리”, “기괴한 일자리”라고 규정하며 2024년 폐기했고, 그 결과 해당 일자리에서 일하던 최중증장애인 400명이 새해와 함께 일자리를 잃었다. 서울에서는 사업이 사라졌지만 현재 전국 13개 지방자치단체에서는 1660명의 중증장애인 노동자들이 같은 방식으로 일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서울시의회가 조례 개정을 통한 제도적 복원에 나섰다. 이상훈 의원은 지난 10일 ‘서울특별시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 지원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대표 발의했다. 강동길·고기판·고찬양 의원 등 총 80명이 공동 발의자로 이름을 올렸다.
개정안은 권리중심공공일자리의 정의를 조례에 처음으로 명시하고, 서울시장이 수립하는 장애인 고용촉진 추진계획에 사업의 개발·보급·확대를 의무적으로 포함하도록 했다. 지원 내용으로는 최저임금 이상의 임금 지급, 1년 이상의 계속고용 보장, 장애인자립생활지원센터 자립생활 프로그램 및 평생교육과의 연계를 규정했다.
위탁기관 조항도 새로 만들었다. 위탁기간은 최대 3년으로 하고, 전담인력 인건비와 운영 비용을 예산 범위에서 지원하되 근로자 5명당 전담인력 1명을 배치하도록 했다. 사업 운영 평가지표를 마련해 그 결과를 지원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한 것도 이번 개정안의 특징이다.
서울에서 조례로 사업을 복원하려는 이 흐름은 전장연이 중앙정부를 상대로 벌이고 있는 국비 예산 확보 요구와 맞닿아 있다.
전장연은 17일 성명서를 내고 이재명 정부 기획예산처에 2027년 장애인권리예산 보장을 공개 촉구했다. 오는 9월 초 기획예산처가 2027년 정부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하는 시한을 앞두고 압박 수위를 높인 것이다.
전장연에 따르면 고용노동부는 협의 결과 ‘지역주도 권리중심중증장애인 참여 공공서비스’ 명목으로 19억 9천만 원의 시범사업 예산을 기획예산처에 제출했으나, 기획예산처는 현재까지 반영을 거부하고 있다. 전장연은 기획예산처가 오세훈 서울시장이 사업을 폐기할 때 내세웠던 논리와 유사한 이유를 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장연은 박홍근 장관이 올해 초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들과 함께 권리중심공공일자리 복원을 약속한 당사자라는 점을 정면으로 거론했다. 전장연은 “그 약속을 믿고 지방선거가 끝날 때까지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를 중단하며 기다렸다”며 이행을 촉구했다.
결국 서울시의회의 조례 복원과 전장연의 국비 예산 요구는 같은 사업을 두고 서울과 중앙정부 두 방향에서 동시에 압박을 가하는 형국이다. 조례가 통과되더라도 예산 뒷받침 없이는 사업 운영이 어렵고, 국비가 확보되더라도 서울시 차원의 제도적 근거가 없으면 사업 복원에 한계가 있다.
전장연은 현재 ‘제72차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 행동을 진행 중인 서울역 승강장에서 박 장관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전장연은 “전장연이 더 이상 출근길에 지하철을 타지 않아도 되도록, 장애인권리예산을 수용해 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