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한국·일본 등 할당제 설계·이행 비교 분석…법적 정합성·모니터링·포용 생태계 등 17개 권고안 제시

국제노동기구(ILO)가 동아시아·동남아시아 8개국의 장애인 고용할당제를 비교 분석한 연구 보고서를 발간하며, 법적 의무만으로는 실질적인 장애인 고용 확대를 이끌어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ILO는 인도네시아의 장애인 고용 정책 개선을 지원하기 위해 인도네시아를 포함한 중국·일본·말레이시아·필리핀·한국·싱가포르·태국 등 8개국의 장애인 고용할당제와 관련 정책 체계를 비교 분석한 보고서 ‘Disability employment quotas: Lessons for Indonesia from ASEAN and East Asia’를 최근 펴냈다.
이 보고서는 동아시아·동남아시아 전반에서 장애인의 노동시장 참여율과 고용의 질이 비장애인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진단했다. 인도네시아는 공공 부문 2%, 민간 부문 1%의 장애인 고용 할당 의무를 법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이를 실질적인 고용 성과로 연결하는 데는 여전히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고용할당제가 사업주에게 장애인 고용 의무 비율을 부과해 노동 수요를 끌어올리는 데 목적이 있지만, 법적 의무 조항만으로는 실효성에 한계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명확한 규제 체계와 함께 이행 점검 및 모니터링 시스템, 지원 기관 및 인프라, 이행 인센티브, 고용 장벽을 제거하기 위한 포괄적 전략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보고서는 고용할당제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장애인 개인의 취업 역량 강화에만 집중하는 접근에서 벗어나, 포용적 고용을 지원하거나 저해하는 환경적 요인 전반을 함께 살피는 생태계적 접근으로 시각을 확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 사용자 단체, 노동자 단체, 장애인 당사자 조직 간의 협력도 효과적인 할당제 운영의 핵심 조건으로 꼽혔다.
보고서는 이 같은 분석을 바탕으로 ‘법적 정합성’, ‘제도적 지원’, ‘이행 관리’, ‘포용적 생태계’ 4개 축으로 구성된 17개의 증거 기반 권고안을 제시했다.
첫 번째는 법적·규제 체계의 정합성이다. 할당량 계산 방식을 풀타임·파트타임 기준과 최소 고용 기간 등으로 명확히 하고, 장애인 인증 체계를 국가 장애인 ID와 연계해 표준화할 것을 권고했다. 2016년 장애인법과 기존 노동법 사이의 규제 충돌을 해소하는 것도 선결 과제로 꼽았다.
두 번째, 기관 역량과 지원 시스템이다. 각 지역 노동청 산하 장애인 서비스 단위(ULD)의 전문성과 예산을 강화하고, 구인·구직 매칭 플랫폼 ‘시압 케르자(Siap Kerja)’의 접근성 개선과 데이터 연동을 권고했다. 국가개발기획부(Bappenas)·노동부·국가장애인위원회(KND) 간 범부처 협력 체계 구축도 포함됐다.
세 번째로 이행 준수 및 모니터링이다. 표준화된 기업 보고 시스템 구축과 정기 감사 절차 도입을 권고하면서, 미이행 기업에 대한 부담금(Levy) 제도 도입과 이행 기업에 대한 세제 혜택·공공조달 가점 등 실질적인 인센티브 강화를 함께 제안했다. 조세 및 사회보장(BPJS) 데이터와 연계한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도 권고안에 담겼다.
네 번째는 포용적 생태계 조성이다. 사업장 내 ‘정당한 편의 제공(Reasonable Accommodation)’ 가이드라인 보급과 역량 기반 채용 문화 확산, 직업훈련(TVET) 과정의 시장 수요 연계 개편을 통한 장애인 구직자 실무 역량 강화를 권고했다.
이 같은 권고안은 인도네시아 중기국가개발계획 4대 우선과제에 포함된 정규직 장애인 고용 목표와도 맞닿아 있다.
시므린 싱 ILO 인도네시아·티모르레스테 대표는 “핵심 이해관계자 간 대화를 촉진하고 증거 기반 정책 수립을 장려함으로써, 이 보고서가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여러 국가들이 누구도 배제하지 않는 노동시장을 구축하는 데 기여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