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장애인 지원 활동 다변화…고용 넘어 기술·문화까지 경영 전략으로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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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유통·IT·문화예술 전 산업에서 참여 확대
지속성 확보 여부가 향후 성패 가를 변수

웅진 코웨이 ‘물빛소리 합창단’의 공연모습<사진=장애인일자리신문>

기업들의 장애인 관련 활동이 특정 부서 중심의 사회공헌을 넘어 조직 전반의 전략 영역으로 확대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관련 소식이 장애인의 날을 중심으로 집중적으로 등장하는 경향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지만, 단순 후원이나 행사 참여를 넘어 고용과 직무 설계, 기술 개발, 문화예술 활동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되는 양상이 확인된다. 이는 장애인 관련 활동이 기업 이미지 관리 차원을 넘어 인력 운영과 서비스 경쟁력 확보와도 연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유통과 식품업계에서는 직무교육 중심 프로그램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일부 기업은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제과제빵 기술 교육과 실습 프로그램을 통해 직무 역량을 실제 취업으로 연결하려는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예를 들어 SPC그룹은 발달장애인을 대상으로 제과제빵 기술 교육과 현장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장애인의 직업 역량 강화를 지원해 왔다. 이러한 프로그램은 단순 체험 활동에 머무르지 않고 일정 기간 교육을 통해 실무 능력을 축적하도록 설계된 점에서 기존 행사 중심 활동과 차이를 보인다. 유통업계 전반에서도 장애인을 고객과 근로자라는 두 측면에서 동시에 고려하는 서비스 개선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산업 전반의 인식 변화를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금융권에서는 장애인 고용 확대와 함께 직무 다양화와 경력 설계 지원이 동시에 추진되는 흐름이 확인된다. 단순 채용 인원 확대보다 직무 배치와 성장 경로 설계에 초점을 맞추는 움직임이 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대표적으로 KB금융그룹은 장애인 청년을 대상으로 한 기업 체험 프로그램과 인턴십 운영을 통해 직무 경험 기회를 제공하고 있으며, 일부 계열사에서는 장애인을 사회공헌 기획과 같은 전문 영역에도 배치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의무고용 기준 충족을 위한 단기적 대응에서 벗어나 조직 내 인력 구조 속에 장애인을 안정적으로 포함시키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IT와 플랫폼 기업에서는 고용 확대와 더불어 디지털 접근성 개선이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서비스 이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접근성 문제를 줄이기 위한 기술 개발이 이어지고 있으며, 이는 장애인을 특정 집단이 아닌 일반 서비스 이용자 집단의 일부로 바라보는 인식 변화와 맞물려 있다. 카카오는 장애인의 서비스 이용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접근성 서포터즈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음성 안내와 화면 구성 개선 등 사용자 환경 개선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디지털 서비스 의존도가 높아지는 환경에서 접근성 확보는 단순한 복지적 조치가 아니라 기업 경쟁력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문화예술 분야에서도 기업 참여가 꾸준히 확대되는 모습이 나타난다. 과거에는 일회성 공연이나 후원 중심 사업이 주를 이뤘다면 최근에는 장애인 예술단 운영과 같은 장기 프로젝트가 증가하고 있다. 코웨이는 시각장애인으로 구성된 합창단 ‘물빛합창단’을 운영하며 정기 공연을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활동은 단순한 후원을 넘어 기업 내부 구성원과 외부 고객이 함께 참여하는 문화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사회적 가치 확산과 브랜드 이미지 형성을 동시에 고려한 전략적 사업으로 평가된다.

이 같은 산업별 사례는 장애인 관련 활동이 특정 영역에 국한되지 않고 기업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최근 보도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주요 키워드는 고용 확대, 직무 맞춤, 접근성 강화, 문화예술 참여 등으로 요약된다. 이는 장애인 관련 활동이 사회공헌 부서에만 머무르지 않고 인사와 기술, 서비스 운영, 브랜드 관리 등 다양한 부서와 연계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눈에 띄는 변화는 단발성 행사 중심 활동이 점차 줄어들고 일정 기간 지속되는 프로그램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단기 행사 중심 활동은 언론 노출 효과는 크지만 실제 장애인의 삶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이에 따라 일부 기업은 장기 교육 과정 운영, 정기 공연 개최, 지속적인 직무 개발 프로그램 도입 등 구조적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변화는 장애인 관련 사업이 기업 내부에서 하나의 독립적 프로젝트가 아니라 장기 운영이 필요한 사업으로 인식되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흐름의 배경에는 ESG 경영 확산과 함께 장애인 의무고용 제도에 대한 대응 필요성이 동시에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기업 입장에서는 사회적 책임 이행과 법적 의무 준수를 동시에 충족해야 하는 환경이 지속되면서 장애인 관련 활동이 일회성 사업이 아닌 조직 운영의 일부로 편입되는 흐름이 형성되고 있다. 동시에 소비자와 투자자들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을 중요한 평가 기준으로 인식하기 시작한 점도 기업 참여 확대를 이끄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다만 이러한 활동이 실제 장애인의 고용 안정성과 직무 만족도 향상으로 이어지고 있는지에 대한 평가는 아직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상태다. 일정 시기에 다양한 기업 활동이 집중되는 현상 자체는 긍정적인 신호로 볼 수 있지만, 일시적 관심에 머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장애인 관련 정책과 기업 활동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연중 지속 가능한 프로그램 운영과 함께 성과를 점검할 수 있는 평가 체계 마련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최근 나타나는 기업들의 움직임은 단순한 사회공헌 확대를 넘어 경영 구조 전반의 변화를 요구하는 신호로 읽힌다. 과거에는 참여 여부 자체가 관심의 대상이었다면, 이제는 어떤 방식으로 참여하고 그 결과가 조직과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가 중요한 평가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변화가 단기적 현상에 그칠지, 아니면 기업 경영의 장기적 방향으로 자리 잡을지는 앞으로 각 기업이 보여줄 지속성과 실효성에 달려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