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의 복지’ 비전 아래 장애인 돌봄·자립 지원 강화 포함

정부가 제3차 사회보장기본계획 수정계획을 확정하고 장애인 맞춤형 서비스 확대를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그러나 장애인 일자리에 특화된 내용은 사실상 빠져 있어 아쉬움이 나온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6일 국무회의에서 ‘제3차 사회보장기본계획 수정계획(안)’을 보고했다. 앞서 12일 사회보장위원회 심의를 거쳤다. 계획 기간은 2026년부터 2030년까지다.
이번 수정계획은 2024년 수립된 제3차 기본계획을 전면 보완한 것이다. 기존 계획의 비전이 ‘약자부터 촘촘하게, 지속가능한 복지국가’였다면 수정계획의 비전은 ‘모두의 복지, 함께 잘 사는 사회’로 바뀌었다. 목표도 ‘국민 삶의 질 향상, 사회통합 증진’에서 ‘넓게 보장하고 생애 전 과정을 함께 하는 모두의 복지 실현’으로 전환됐다.
정책 방향도 달라졌다. 기존 계획이 취약계층·사회적 약자 중심의 선별적 정책을 기반으로 했다면, 수정계획은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보편성을 강화하고 기존 제도와 차별된 대안적 대책을 추구한다. 사회서비스 분야에서도 민간 주도·시장 중심 방식에서 국가 주도 지역기반 보편 서비스 확대로 방향이 바뀌었다. 사회보장체계 혁신 전략에서는 재정 지속가능성 중심의 중앙 관리 체계에서 AI·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중앙-지방 협력 방식으로 전환됐다.
세부과제 수는 기존 27개에서 26개로 한 개 줄었다. 3대 전략 9대 중점과제 체계는 유지됐다.
핵심 변화를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기존 계획이 ‘약자를 먼저 챙기는 선별복지’에 방점을 뒀다면 수정계획은 ‘모든 국민이 기본적 삶을 누리는 보편복지’로 무게중심을 옮긴 것이다.
장애인 관련 내용은 ‘국가와 지역사회가 책임지는 돌봄서비스 지원’ 과제에 포함됐다.
최중증 발달장애인 맞춤형 돌봄을 확대하고, 장애인 건강주치의 사업을 넓혀간다. 지역사회 자립지원 시범사업도 추진해 장애인 당사자와 가족의 일상을 보호하는 서비스 체계를 갖추겠다는 방침이다.
지역사회 통합돌봄은 올해 3월 전국 시행에 들어간 만큼, 대상자와 서비스를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노쇠 예방부터 재가임종까지 전 주기 지원체계를 확립할 계획이다.
그러나 장애인 고용과 일자리에 특화된 내용은 이번 수정계획에서 찾아보기 어렵다. 일자리 관련 전략은 청년 노동시장 진입 지원, 중소기업 중심 AI 직업훈련, 노인 일자리 확대에 집중됐다. 장애인 구직자를 위한 별도의 고용 진입 지원 방안은 언급되지 않았다.
5년 단위 국가 사회보장 로드맵에서 장애인 고용이 특화 과제로 다뤄지지 않은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장애인 맞춤형 직업훈련, 장애인 표준사업장 지원 강화, 중증장애인 지원고용 확대 등은 일반적인 고용 지원 체계만으로는 채우기 어려운 영역이다. ‘모든 국민을 위한 보편복지’를 강조할수록 구조적으로 노동시장 진입이 어려운 장애인은 정책의 틈새에 놓일 수 있다는 점에서, 보편복지와 장애인 특화 고용 정책이 함께 설계돼야 한다는 과제가 이번 계획에서도 해소되지 않았다.
이는 사회보장기본계획이 보건복지부 소관인 반면, 장애인 고용은 고용노동부 소관의 장애인고용촉진법 체계와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주된 역할을 맡고 있는 구조적 분리에서 비롯된 측면도 있다. 그러나 장애인 당사자 입장에서 고용과 복지는 분리되지 않는다. 두 부처 간 정책 연계가 강화되지 않는 한, 이 공백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
‘찾아가는 복지지원체계 구축’ 과제에서는 AI를 활용한 복지 접근성 강화를 담았다. 복지상담부터 신청까지 한 번에 연계되는 서비스를 구축하고, 별도 신청 없이 자동 지급하는 보편급여 체계로 단계적으로 전환한다. 제도를 몰라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례를 줄이기 위한 선제적 발굴 시스템도 고도화한다.
일자리 관련 과제에는 여성·중장년·노인 등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직업훈련과 재취업 서비스 제공이 포함됐다. 노인 일자리는 지속 확대하고, 지역 여건에 맞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지역고용활성화법」 제정도 추진한다.
기초생활보장 생계급여 선정기준의 단계적 완화, 의료급여 부양비 폐지도 계획에 담겼다.
수정계획의 3대 전략은 국민의 삶을 지키는 소득 보장, 국민 삶의 질을 높이는 기본서비스 강화, 미래를 대비하는 사회보장기반 혁신이다.
9대 중점과제로는 소득보장 강화, 일자리 창출·지원을 통한 소득 안정, 새로운 소득 및 지역협력 모델 추진, 국가와 지역사회가 책임지는 돌봄서비스 지원, 국민중심 의료·건강서비스 확립, 지역기반 생활밀착서비스 확대, 찾아가는 복지지원체계 구축, 지방분권시대 균형발전, 사회보장 지속가능성 확보가 포함됐다.
정은경 장관은 “AI 대전환과 인구구조 변화 등 새로운 시대적 전환 속에서 국민 삶의 불안을 줄이고, 누구나 기본적인 삶을 보장받을 수 있는 사회안전망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앞으로도 소득·돌봄·의료 등 삶의 핵심 영역에서 국민이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는 사회보장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연차별 시행계획을 마련해 과제 이행 여부를 점검하고, 전략별 핵심 성과지표를 선정·관리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