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애인 일자리의 질을 높이기 위한 새로운 시도가 주목받고 있다. (사)한국장애인연맹 경기DPI는 인지적 능력이 있는 중증장애인을 대상으로 개방형 AI를 활용한 ‘DB구축정보검색사’ 직무를 개발하고, 이를 통해 정보통신기술 분야로의 장애인 진출 가능성을 열었다.
‘DB구축정보검색사’는 기업이나 전문가의 요청에 따라 기초 정보를 검색·수집·가공하고, 이를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해 제공하는 업무를 수행하는 직무다. 특히 이 직무는 재택근무가 가능해 이동이 어려운 최중증장애인도 수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4차산업 분야에서의 새로운 대안으로 평가받고 있다.
경기DPI는 기존 장애인 일자리가 대부분 단순하거나 기초적인 업무로 구성돼 있어 만족도가 낮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에 따라, 보편적이지만 장애인의 진출이 드문 4차산업 영역에서 인지적 역량을 가진 장애인을 위한 직무를 기획했다. 이 과정에서 공공조달 플랫폼인 나라장터를 활용한 정보검색, 데이터 가공, 자문 등의 기능을 포함한 직무 설계를 통해 전문성과 실용성을 겸비한 고용모델을 완성했다.
경기DPI는 이 직무를 고용모델로 발전시키기 위해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의 중증장애인 고용모델 개발·확산사업에 참여했다. 모집 과정에서는 공단 및 장애인 단체와 함께 홍보를 진행했고, 컴퓨터 활용능력 검증을 통해 참여자를 선발했다. 이후 총 10명의 훈련생을 대상으로 6개월간 양성훈련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훈련을 성실히 이수한 10명의 참여자는 모두 정보통신 전문 기업인 ‘한소울지식정보’에 취업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이는 단순노무를 넘어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직무로 중증장애인의 가능성을 실증한 사례로 평가된다.
경기DPI는 “현재는 ‘DB구축정보검색사’라는 직무가 희소하지만, 실제 현장에서 일하는 장애인 근로자의 모습을 통해 기업이나 기관에서도 유사한 직무를 도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특히 재택근무가 가능하다는 점은 출퇴근이 어려운 최중증장애인에게 새로운 일자리 기회를 열어주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경기DPI는 앞으로도 다양한 기관과 협업하며 이 모델을 확산시키고, 4차산업 분야에서 장애인의 일자리 지평을 넓히는 데 힘쓸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