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권자·결혼이민자도 장애인연금·활동지원 등 이용 제한
“국적보다 국내 정착과 필요성 고려해야”

국내에 정착해 살아가는 이주장애인이 1만명에 육박했지만 장애인연금과 활동지원서비스 등 주요 장애인복지제도에서는 대부분 제외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애인 등록은 가능하지만 복지서비스 이용은 제한되는 제도적 간극이 지속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건복지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6년 6월 기준 장애인복지법에 따라 등록한 이주장애인은 9703명이다. 2022년 5712명에서 2023년 6935명, 2024년 8238명, 2025년 9291명으로 늘어 4년 반 만에 69.9% 증가했다.
체류자격별로는 재외동포가 6030명(62.1%)으로 가장 많았고 한국 영주권자 1939명(20%), 결혼이민자 890명(9.2%), 난민인정자 113명(1.2%), 재외국민 95명(1%) 순이었다. 상당수가 국내에 장기간 거주하며 생활하는 이주민이라는 점에서 단순 외국인 체류 문제와는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장애 유형별로는 청각장애가 4078명(42%)으로 가장 많았으며 지체장애 2069명, 뇌병변장애 1091명, 신장장애 912명, 시각장애 697명 순이었다. 지적장애와 자폐성장애를 합친 발달장애 등록자도 489명에 달했다.
현행 장애인복지법은 일정한 체류자격을 가진 외국인과 재외동포의 장애인 등록을 허용하고 있지만, 장애인복지사업 지원은 제한할 수 있도록 별도로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장애인연금·장애수당·장애아동수당과 장애인활동지원, 장애아동 발달재활서비스, 발달장애인 주간·방과후활동서비스, 최중증발달장애인 통합돌봄 등 주요 8개 사업에서 재외동포와 외국인은 원칙적으로 제외된다.
예외적으로 신청자격이 인정되는 대상은 난민인정자와 특별기여자 등이다. 따라서 등록 이주장애인 9703명 가운데 난민인정자 113명을 제외한 대다수가 주요 장애인복지사업의 제도적 접근에서 배제되는 구조다. 다만 113명은 실제 서비스 이용자가 아니라 제도상 신청자격을 인정받을 수 있는 규모라는 점에서 구분할 필요가 있다.
실제 서비스 이용자도 극소수다. 2025년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를 이용한 외국인은 25명, 발달장애인 방과후활동서비스 3명, 주간활동서비스 1명 등 모두 29명이었다. 같은 해 등록 이주장애인 9291명의 0.3% 수준이다.
발달장애 분야의 공백도 확인된다. 이주장애인 가운데 발달장애 등록자는 489명이지만 주간활동서비스는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이용자가 없다가 2025년 1명이 처음 이용했다. 최중증발달장애인 통합돌봄은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이용자가 한 명도 없었다.
장애아동 역시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장애아동수당과 장애아동 발달재활서비스, 발달장애인 방과후활동서비스가 원칙적으로 제한되면서 이주장애아동을 둔 가정은 치료와 돌봄에 필요한 비용과 부담을 가족이 감당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
소득보장제도도 이용 규모가 제한적이다. 2026년 6월 기준 난민인정자 가운데 장애인연금 수급자는 3명, 장애수당 3명, 장애아동수당 11명 등 모두 17명이었다. 각 제도는 소득인정액과 기초생활보장·차상위계층 여부 등 별도의 요건도 충족해야 한다.
정부는 외국인에 대한 장애인복지사업 제한이 현행법과 상호주의 원칙에 따른 것이라는 입장이다. 반면 장애인·이주민단체에서는 영주권자와 결혼이민자처럼 국내에 장기간 거주하는 사람까지 국적을 이유로 주요 복지서비스에서 배제하는 것은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이 문제는 국제사회에서도 반복적으로 지적돼 왔다. 유엔 장애인권리위원회는 2014년 대한민국에 대한 심의에서 장애를 가진 이주민의 기본적인 서비스 접근을 보장할 것을 권고했으며, 2022년에도 사회보장 급여 접근과 관련한 우려를 재차 제기했다. 서미화 의원은 “영주권자와 결혼이민자 등 장기 체류 이주장애인부터 지원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