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직무개발사업 우수사례 (13)] “안전도 지키고 고용도 잡고”… 장애인 신직무 ‘소방 안전 파트너스’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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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재해처벌법 대응과 장애인 채용 결합한 혁신 모델
교보문고 등 선제적 도입… “반복적 점검 직무, 장애인 적합성 높아”

<사진=한국장애인고용공단 제공>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발간한 ‘2024년 직무개발사업 우수사례집’은 장애 적합 직무 부족이라는 구조적 과제를 해소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의 성과를 담고 있다. 선도기업 전략직종 직무개발, 현장 중심 직무개발, 중증장애인 고용모델 개발·확산사업 등에서 발굴된 13건의 우수 사례와 164건의 아이디어 공모 성과는 변화하는 산업환경 속에서 장애인 고용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다. 본지는 해당 사례들이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구현되고 있는지 점검하고, 지속 가능한 직무 개발을 위한 과제와 개선 방향을 연속 기획을 통해 심층적으로 살펴볼 예정이다.[편집자주]

장애인 고용의 새로운 해법으로 제시된 ‘소방 안전 파트너스’ 직무가 현장에 안착하며 제도 변화와 기업 수요를 연결하는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단순한 신규 채용 성과를 넘어, 중대재해 예방이라는 사회적 요구와 장애인 일자리 확대 정책을 결합한 모델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 경기북부지사는 지난해 사업장 내 소방 안전시설을 점검·관리하는 직무인 ‘소방 안전 파트너스’를 개발하고, 이를 통해 총 16명의 장애인 근로자를 채용했다고 밝혔다. 채용 인원은 교보문고 7명, 이노위드 9명이다.

이번 직무 개발의 배경에는 중대재해 예방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자리하고 있다. 2022년 시행된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은 일정 규모 이상 사업장에 안전·보건 관리 의무를 강화했다. 적용 대상이 확대되면서 5인 이상 사업장에서도 효율적인 안전관리 체계를 구축해야 하는 부담이 커졌다. 그러나 소규모 또는 비제조 업종 사업장의 경우 전문 인력을 별도로 두기에는 비용 부담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경기북부지사는 이러한 현실에 착안해 기존 안전관리 인력을 대체하지 않으면서도, 사업장 내 소화전·소화기·비상출입구 등 기본적인 소방 안전시설의 점검과 기록 관리, 이상 유무 확인을 전담하는 직무를 설계했다. 초기 단계에서는 안전팀과의 업무 중복, 기존 인력 대체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이에 지사는 각 사업장의 인력 구조와 시설 현황을 분석해 역할을 세분화하고, 기존 인력은 법정 점검과 총괄 관리에 집중하도록 조정했다.

직무의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한 체계도 마련됐다. 소방 안전 분야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직무 모형을 설계하고, 맞춤형 직업훈련 과정을 운영했다. 기초 직업 소양 교육에 이어 소방시설 구조 이해, 점검 절차, 안전 수칙 교육 등 현장 중심의 심화 과정이 병행됐다. 훈련 이후에는 지원고용 프로그램과 취업 후 적응 지도가 이어져 근로자의 직무 숙련도를 단계적으로 높이고 있다.

참여 기업 입장에서도 제도적 유인이 작용했다. 장애인 의무고용률을 충족하지 못해 부담금을 납부하던 사업체의 경우, 이번 채용을 통해 의무 고용률을 초과 달성하면서 부담금 면제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이미 의무고용을 이행하던 사업체는 고용장려금 증가라는 재정적 효과를 얻는다. 기업의 안전관리 수준을 강화하면서 동시에 법적 의무를 이행하는 구조가 형성된 셈이다.

현장에서는 직무 안정성에 대한 평가도 나온다. 소방 안전시설 점검은 정기성과 반복성이 뚜렷해 업무 범위가 명확하고, 일정한 매뉴얼에 따라 수행할 수 있어 직무 표준화가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는 중증장애인을 포함한 다양한 유형의 장애인에게 적합한 근무 환경을 제공할 가능성을 높인다.

다만 지속 가능성을 위해서는 몇 가지 과제가 남아 있다. 첫째, 직무가 단순 보조 업무에 머물지 않도록 역량 단계별 경력 경로를 설계할 필요가 있다. 둘째, 타 업종과 타 지역으로 확산하기 위해서는 업종별 안전관리 체계에 맞춘 세부 직무 조정이 요구된다. 셋째, 실제 재해 예방 효과에 대한 정량적 평가가 뒤따라야 제도적 설득력이 강화될 수 있다.

경기북부지사는 향후 지자체 및 유관기관과 협력해 직무 설명회와 간담회를 확대하고, 참여 기업의 전국 지점으로 채용을 넓히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공단 역시 직무 표준안 고도화와 후속 모니터링을 통해 모델의 안착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소방 안전 파트너스’는 장애인 고용을 단순한 복지 정책이 아니라 산업 현장의 구조적 수요와 연결한 사례로 평가된다. 안전관리 강화라는 사회적 과제와 고용 확대라는 정책 목표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이 모델이 지속 가능한 일자리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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